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연구개발(R&D)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린 성과가 대형 기술 수출로 결실을 보고 있다.
신약 파이프라인 강화를 위한 과감한 투자가 글로벌 빅파마와의 라이선스 계약으로 이어지며 산업 전반의 선순환 생태계가 정착되는 양상이다.

25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집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누적 기술수출 규모는 총 12건(비공개 계약 제외), 약 17조2472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전체 기술수출 실적(26조8898억 원)의 64%를 넘어서는 수준이다.
대표적으로 한미약품은 글로벌 제약사 로슈 그룹의 자회사 제넨텍과 3조5000억 원 규모의 비만치료제 기술이전 계약을 맺으며 성과를 견인했다. 대상 물질인 ‘HM17321’은 비인크레틴 계열 UCN2 유사체로, 체중 감량과 근육 보존을 동시에 기대할 수 있는 혁신 신약(First-in-Class) 후보물질이다. 한미약품이 추진하는 비만 전주기 치료 솔루션 프로젝트 ‘HOP, Hanmi Obesity Pipeline’의 핵심 축을 담당하고 있다.
바이오 벤처 기업들의 성과도 잇따랐다. 네오이뮨텍은 미국 톨러런스 바이오와 면역 재구성 치료제 후보물질 ‘NT-I7’의 미주·유럽 독점 권리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지분 4% 수령과 함께 향후 개발 및 상업화 단계에 따라 최대 2억6000만 달러(약 3669억 원)의 마일스톤을 확보하게 됐다. 상장 후 실적 악화로 관리종목 지정 위기를 겪었던 네오이뮨텍은 이번 계약으로 R&D 경쟁력을 다시 입증했다.
알테오젠 역시 하이브로자임 플랫폼 기반의 피하주사(SC) 제형 변환 기술 ‘ALT-B4’로 최대 3억6500만 달러(약 5219억 원) 규모의 추가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 같은 기술수출 물결의 배경에는 R&D 투자의 대폭 증액이 자리 잡고 있다. 유한양행, 종근당, 한미약품, 대웅제약, GC녹십자 등 주요 5개 제약사의 올해 상반기 R&D 투입액은 총 5628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한미약품(1255억 원)을 필두로 주요 제약사 대부분이 매출의 10~15%를 연구개발에 쏟아붓고 있다. 바이오 기업 중에서는 셀트리온이 상반기 2843억 원, SK바이오팜이 973억 원을 R&D에 투자하며 신약 개발 노력을 지속했다.
기술이전 대상 질환 분야가 넓어진 점도 긍정적이다. 과거 항암제에 치중됐던 파이프라인이 알츠하이머, 비만, 희귀질환 등으로 다변화되면서 기술적 우위를 확보했다. 아리바이오의 경구용 알츠하이머 치료제(중국 푸싱제약), 한미약품의 비만 치료제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축적된 임상 데이터가 글로벌 시장에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며 “올해 하반기에도 추가적인 기술수출 계약 성과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구지훈 더나은미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