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재단 아동청소년 기후위원, 전국 145곳 조사…기후안전 생활권 3대 정책 제안
환경재단 어린이환경센터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자치단체장·교육감 후보자를 대상으로 ‘아동환경권 보장을 위한 기후안전 생활권 조성’ 정책 제안을 발표했다.
이번 제안은 ‘아동청소년 기후위원회’ 1기 활동을 통해 도출됐다. 위원 29명은 공원, 학교, 버스정류장 등 일상 생활권을 직접 걸으며 기후위기가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고, 이를 바탕으로 3대 정책 과제를 제시했다.

조사는 전국 145곳에서 진행됐다. 공원·녹지, 공공기관, 대중교통 거점, 상업시설, 주거지역·골목 등 5개 공간 유형을 대상으로 자연체험, 생태환경, 기후대응, 이용환경, 환경 질, 개방성, 체류환경 등 7개 영역을 평가했다.
그 결과 평균 점수(2점 만점)는 공원·녹지 1.66점, 공공기관 1.65점, 주거지역·골목 1.58점, 대중교통 거점 1.22점, 상업시설 1.13점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중교통 거점과 상업시설은 기후 대응 기능이 취약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에서는 생활권 전반에 걸친 문제도 드러났다. 버스정류장 등 대중교통 거점에는 폭염이나 집중호우 시 대피할 수 있는 쉼터가 부족했고, 공원은 단순 여가 공간에 머물러 기후 대응 기능이 미흡했다. 가로수는 과도한 가지치기로 그늘을 충분히 제공하지 못했고, 빗물받이는 관리되지 않아 침수 위험을 키우고 있었다. 공원 바닥 상당수는 물이 스며들지 않는 아스팔트로 덮여 있었다.
학교 역시 접근성이 제한됐다. 방과 후나 주말에는 정문이 닫혀 녹지 공간 이용이 어려웠고, 상업시설 내 녹지는 입주민 전용이거나 소비를 전제로 운영돼 폭염 시 대피 공간으로 기능하지 못하는 사례가 많았다. 일부 주거지역에서는 흡연구역이 분리되지 않아 담배꽁초가 배수구에 쌓이며 침수 위험을 높이는 문제도 확인됐다.
아동·청소년 위원들은 조사 과정에서 체감한 문제를 직접 증언했다. 한민정(15) 위원은 “여름에는 바닥에서 올라오는 열기로 걷기 힘들었고, 비가 온 뒤에는 물이 잘 스며들지 않아 곳곳에 물웅덩이가 생겼다”며 “처음에는 단순히 날씨 때문이라고 생각했지만, 환경 구조의 문제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문설(13) 위원은 “학교에는 나무와 쉼터가 있지만 주말에는 들어갈 수 없어 폭염이나 폭우 때도 이용하지 못했다”며 “자연환경은 특정 조건을 충족해야만 누릴 수 있는 것이 아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후위원회는 이를 바탕으로 ▲생활권 자연환경 확충 ▲기후 적응 인프라 구축 ▲자연환경 접근성 및 생활환경 공기질 보장 등 3대 정책을 제안했다. 구체적으로는 도보 300m 이내 그늘·녹지 확보, 통학로 및 공원 내 투수성 포장 확대, 공공시설 냉방 공간 개방 의무화, 대중교통 거점 쉼터 개선 등을 요구했다.
제안서는 각 정당 정책위원회에 전달됐으며, 자치단체장과 교육감 후보자들에게 공약 반영을 촉구했다. 기후위원회는 “아동도 환경 문제를 직접 조사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 주체”라며 “이 같은 참여가 일상적으로 가능하도록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환경재단이 2025년 전국 아동·청소년 107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생태계 보전 정책이 시급하다’는 응답이 40.7%로 나타났다. 그러나 기후위원회 참여자를 대상으로 한 별도 설문에서는 ‘아동·청소년 의견이 기후 정책에 충분히 반영된다’는 항목 점수가 5점 만점에 2.23점에 그쳐, 정책 반영 체계의 한계도 드러났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