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지주 5년간 포용금융에 70조원 투입…시민사회 “자립 구조까지 함께 설계해야”
금융위원회가 ‘포용적 금융 대전환’을 내세우며 정책금융과 민간 금융권의 역할 재정립에 나섰다. 금융접근성 제고와 채무조정, 금융안전망 강화를 핵심 과제로 제시했지만, 단기적인 금리 인하와 채무 완화에 그치지 않고 취약계층의 자립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를 두고 과제가 남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위는 지난 8일 열린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통해 ▲금융접근성 제고 및 금융비용 부담 완화 ▲신속한 재기지원 ▲금융안전망 강화를 3대 과제로 설정하고,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TF)를 통해 세부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향을 밝혔다. 긴급 민생금융 지원에서 나아가 금융소외, 장기 연체, 과도한 추심 관행 등 구조적 문제를 손보겠다는 구상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위기 대응 중심의 단기 처방을 넘어 금융의 역할 자체를 포용 중심으로 전환할 시점”이라며 “금융소외와 장기 연체 같은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민생 금융 부담은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금융위는 정책서민금융 금리를 단계적으로 낮추고, 청년과 사회적 배려대상자를 위한 저금리 상품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2026년부터는 금융소외 계층에 시중금리보다 3~6%포인트 낮은 정책금융을 공급하고, 은행권 ‘새희망홀씨’ 대출 공급 규모도 2028년까지 연 6조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포용금융에 적극 참여한 금융회사에는 서민금융 출연금 조정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평가 체계도 도입한다.
재기지원과 관련해서는 금융권 자체 채무조정 활성화와 연체채권 관리 관행 개선이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장기·과잉 추심을 유발하는 반복 매각과 소멸시효의 기계적 연장 관행을 점검하고, 연체채권 매입·추심 업체 요건을 강화하는 제도 개선도 검토 대상에 올랐다. 불법사금융 대응과 대포통장 차단 등 금융안전망 강화 방안도 병행 추진된다.
이와 함께 5대 금융지주는 향후 5년간 약 70조원 규모의 포용금융 확대 계획을 내놨다. KB금융은 저축은행·대부업권 대출의 은행권 대환과 자체 채무조정을 통해 약 17조원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신한금융은 저신용 개인과 소상공인 중심으로 약 15조원, 하나금융은 청년·개인사업자 대상 금리 인하와 대환 지원을 통해 약 16조원을 추진한다. 우리금융은 고금리 신용대출 부담 완화와 긴급자금 지원을 중심으로 약 7조원, 농협금융은 소상공인·농업인을 중심으로 약 15조원 규모의 포용금융을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시민사회에서는 포용적 금융이 금융권의 공급 확대나 금리 인하에 머물 경우 한계가 뚜렷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제윤경 지방시대 생산적주거 포용적금융위원회 위원장은 “포용은 단순히 빚 부담을 덜어주는 데서 끝나는 개념이 아니다”라며 “안정적인 주거와 지역 기반 일자리, 소득 회복 구조와 결합되지 않으면 금융 지원은 다시 연체와 빈곤의 고리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매월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열어 과제별 세부 대책을 순차적으로 발표하고, 전문가와 금융 이용자 의견을 반영해 정책을 보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