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英서 1조2000억 ‘녹색국채’ 발행…日 연기금도 ESG 전략 고수 [글로벌 이슈]

中, 영국서 첫 녹색국채…日은 ESG 투자 고수
트럼프式 반환경 행보와 대조적 대응 부각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반(反)환경·ESG 기조를 노골화하는 가운데, 아시아 주요국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지속가능성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녹색 국채를 앞세워 친환경 투자 기반을 확대하고, 일본은 연기금과 민간 금융권 모두 ESG 전략을 유지하며 대응에 나섰다.

◇ 中, 런던서 첫 위안화 녹색 국채…9조 넘는 뭉칫돈 몰려

중국 정부는 이달 2일, 런던 증권거래소에서 첫 역외 위안화 표시 녹색 국채를 발행했다. 규모는 총 60억 위안(한화 약 1조2000억원)으로, 3년물과 5년물 각각 30억 위안씩 나뉘어 금리는 각각 1.88%, 1.93%로 결정됐다.

중국은 런던 증권거래소에 최초로 60억 위안 규모의 국채를 발행했다. /런던증권거래소

이번 국채에는 발행액의 8배가 넘는 470억 위안(약 9조4170억원)의 수요가 몰렸다. 이 중 약 22%는 ESG 중점 투자자들의 청약이 들어온 것이라고 차이나데일리 등 현지 매체는 전했다. 애초 금리는 2% 초반대가 예상됐으나, 수요 급증으로 낮게 조정됐다.

이번 발행은 지난 1월 베이징에서 열린 중·영 경제·금융 대화의 후속 조치다. 조달 자금은 전기차 충전 인프라, 수력발전, 해양 생태 복원 등 녹색 프로젝트에 사용된다. 랴오민 중국 재정부 부부장은 “녹색채권의 발행 지역, 통화,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류전민 중국 기후특사는 지난달 보아오포럼에서 “미국이 파리협정에서 이탈하더라도 세계의 에너지 전환 흐름은 멈추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치적 의지, 시장의 작동 원리, 기술 발전이 맞물려 어떤 국가도 이 흐름을 되돌릴 수 없다”고 했다. 또 선진국들이 COP29에서 약속한 연 3000억 달러(한화 약 439조원) 규모의 기후 기금 이행을 촉구했다.

◇ 日 연기금 “ESG 전략 흔들림 없다”…민간도 지속 강화

일본 국민연금투자기금(이하 GPIF)은 지난달 31일 발표한 지속가능성 투자 정책에서 ESG 전략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GPIF는 2024년 말 기준 총 258조 엔(한화 약 2567조원)을 운용하는 세계 최대 연기금 중 하나다. 이 중 약 17조8000억 엔(약 177조원)은 ESG 지수 추종 자산으로 구성돼 있다.

MUFG는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 지속가능성 업무 총괄하는 최고책임자를 선임했다. / MUFG 투자 서비스

GPIF는 앞으로 5년간 현재의 자산 배분 전략을 유지하면서 시장의 지속가능성 향상과 평균 수익 확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병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민간 금융권도 ESG 강화 기조를 이어간다. 일본 최대 금융그룹 미쓰비시UFJ파이낸셜그룹(이하 MUFG)은 지난 2일,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의 지속가능성 총괄 최고책임자(CSO)로 스티븐 제닝스를 선임했다. 이는 MUFG가 넷제로은행연합(NZBA)에서 탈퇴한 지 불과 2주 만의 조치다.

MUFG 측은 “연합에서 탈퇴했지만 넷제로 약속과 접근 방식은 변함 없다”고 밝혔다. MUFG는 2030년까지 100조 엔(한화 약 995조원) 규모의 지속가능 금융 달성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는 2019년 설정했던 목표(35조 엔)보다 약 3배 높인 수치다.

일본 민간 기업 전반에서도 ESG 기조는 유지될 전망이다. 지난 3월 로이터가 일본 주요 기업 225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77%가 향후 DEI(다양성·형평성·포용성)와 탈탄소 전략을 지속하겠다고 답했다. 전문가들은 “일본은 에너지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탈탄소 정책이 에너지 안보와도 직결돼 있다”고 분석한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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