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월 31일(금)

‘사회적 가치’가 곧 경쟁력, 시장 넓히는 프랜차이즈들

프랜차이즈, 임팩트를 입다 <2>

“어떤 운동이 저한테 맞을까요?”

서울의 한 필라테스 센터. 강사가 회원의 자세를 확인한 뒤, 태블릿을 건넸다. 화면에는 회원의 신체 특성에 맞춘 운동 프로그램이 추천되어 있었다. 장애 유형별 맞춤 운동 솔루션을 제공하는 ‘디아앤코’의 배리어프리 필라테스 센터다. 일반적인 필라테스 프랜차이즈와는 다르다. 기존 프랜차이즈가 ‘빠른 확장’을 목표로 했다면, 이들은 ‘배리어프리’라는 ‘사회적 가치’를 핵심 전략으로 삼는다.

장애인과 시니어 등 운동 취약계층을 위한 ‘배리어프리 필라테스’ 솔루션을 제공하는 디아앤코. /디아앤코

프랜차이즈는 보통 표준화된 운영 시스템을 통해 확장력을 극대화한다. 매뉴얼이 정교할수록 점주 교육이 쉬워지고, 고객도 어디서나 동일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들은 이 과정에서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다. 장애인 고객을 위한 운동법, 장애인 근로자의 업무 효율성 향상… 기존 프랜차이즈에서는 잘 다루지 않던 요소들이다.

김민석 경기도사회적경제원 사업본부장은 “임팩트 프랜차이즈는 단순한 사업 확장이 아니라, 검증된 사회적 가치를 안정적으로 확산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이를 위해선 일관된 서비스 제공을 위한 운영 매뉴얼 구축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 장애인·고령층 위한 서비스, 표준화로 확장한다

필라테스 센터 ‘디아앤코’는 장애인과 시니어를 위한 ‘배리어프리 필라테스’를 운영한다. 지난해 가맹업 등록을 마친 뒤, 운영 매뉴얼을 구축하는 데 집중했다. 핵심은 ‘고객 유형별 맞춤 운동 진단 테스트지’ 개발이었다. 테스트를 하면 척수장애, 하지 절단, 지체장애 등 10가지 장애 유형별로 집중해야 할 운동법을 진단받을 수 있으며, 직업 및 일상생활 유형 등에 따라 최적화된 운동법도 제공받을 수 있다.

이디다 디아앤코 대표는 “가맹점주는 테스트 결과를 바탕으로 고객에 맞는 운동을 제안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또한, ‘피드백 카드’ 앱도 개발 중이다. 강사가 수업 후 회원의 심박수 등 운동 데이터를 기록하면, 회원들은 이를 바탕으로 자신에게 맞는 운동 프로그램을 조정하고 목표를 효과적으로 설정할 수 있다.

덕분에 이 대표는 지난해 필라테스 센터 1곳과 가맹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다. 해당 센터는 디아앤코의 매뉴얼을 도입한 후, 기존 고객 외에도 장애인 고객 4명을 추가 유치하며 수익을 확대했다. 이 대표는 올해 5곳의 가맹점을 추가로 확보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복지유니온 홈페이지 갈무리

복지유니온은 임팩트 프랜차이즈 사업에 참여하면서 ‘연하식(삼키기 쉬운 음식) 표준화’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전국 100여 개 요양원에 연하식을 공급하고 있지만, 영양 돌봄 서비스가 표준화되지 않아 공급자마다 서비스 품질이 다르다는 한계가 있었다.

장성오 복지유니온 대표는 “멘토링을 통해 맞춤형 식사 제공 매뉴얼이 필요하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를 바탕으로, 기존의 개인 식생활 진단용이었던 ‘영양 알고케어’ 앱을 ‘식생활 데이터 공유앱’으로 고도화하고 있다. 가맹점주는 이 앱으로 고객별 건강 상태(치아 상태, 소화 능력 등)를 확인하고, 맞춤형 식단을 추천받을 수 있다.

장 대표는 “올해 안에 앱을 상용화해 지점 간의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공유하고, 고객 맞춤형 제품 배송 및 피드백 반영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며 “올해 추가로 10개 가맹 계약을 추가로 체결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 새로운 고객, 새로운 시장

이커머스 반품 솔루션 ‘리터니즈(returneeds)’를 운영하는 리터놀이 프랜차이즈화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난관은 가맹 계약 대상 선정이었다. 국내에 물류 공장형 가맹점 사례가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리터니즈 솔루션으로 상품을 검품하고 있다. /리터놀

리터놀은 해결책으로 ‘장애인 표준 사업장’을 구축하려는 B2B(기업간 거래) 기업을 주요 가맹 대상으로 설정했다. 이를 위해 기존 검품 센터를 자회사 ‘리터놀 오피에스’로 전환하고, 장애인 근로자를 직접 고용했다.

윤대건 리터놀 대표는 “사업에 참여하면서 장애인 고용 공고 작성 방법부터 소통을 위한 업무 매뉴얼 작성법 등을 컨설팅 받았다”며 “장애인 근로자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제품명 인식 자동화 기술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권은주 마라톤 전 국가대표 선수가 피츠인솔 ‘부상 예측 보행 분석 서비스’로 측정하고 있다. /피츠인솔

이뿐만 아니다. 보행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깔창(인솔)을 제작하는 기업인 ‘알키메이커’도 임팩트 프랜차이즈 사업을 계기로 가맹점 운영의 표준화를 추진했다. 그동안 보행 분석은 전문가가 있어야 가능했지만, 가맹점주가 전문 지식 없이도 데이터를 해석하고 고객에게 적절한 운동법을 안내할 수 있도록 ‘보행 분석 가이드’를 제작한 것이다.

특히, 시각장애인과 보행이 불편한 고객을 위한 맞춤형 인솔을 개발하면서, 잠재 고객의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해당 인솔은 올해 3월 출시를 앞두고 있다.

알키메이커는 지난해 필라테스, 정형외과 등 4곳과 가맹 계약을 체결하며 시장을 넓혀가고 있다. 채경훈 알키메이커 대표는 “향후 은퇴 선수를 가맹점주로 한 스포츠 전문 운동센터를 만들어, 보행 분석과 맞춤형 운동 처방 서비스를 제공하는 새로운 모델을 구현하고 싶다”고 전했다.

조유현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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