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4일(화)

3개월 만에 완공된 ‘우정마을’, 야간 빛 다시 밝혔다 [위성으로 본 튀르키예] 

[코이카 x 더나은미래 공동기획] K-인도주의 여정, 어둠 속 빛이 되다 <2>
위성 사진으로 본 튀르키예 대지진 복구 현장

2023년 2월 6일, 튀르키예 중부와 남부 지역을 강타한 대지진으로 약 230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유럽연합 대표부와 EU 공동연구센터의 ‘튀르키예 지진 복구 및 재건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2023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건물은 50만 채가 넘은 것으로 파악됐다.

안타키아 시내 건물들이 무너져 있다. /연합뉴스

하타이주의 도심 안타키아(Antakya)는 가장 참혹한 피해를 입은 곳이다.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이하 KDRT)가 구조활동을 펼칠 지역으로 선정한 곳이기도 하다. 당시 중앙119구조본부장이었던 조인재 대한소방공제회 상임이사는 당시 상황을 “건물이 전부 내려앉고 기울어져 전멸 수준이었다”고 회상했다.

◇ 지진 이후 침체된 안타키아, ‘우정마을’로 활기 되찾다

안타키아의 야간 빛 세기는 지진 이후 크게 감소했다. NASA의 지구관측위성 수오미(Suomi) NPP의 VIIRS 센서로 분석한 결과, 지진 발생 직후 전력 공급 중단과 물리적 피해로 인해 야간 빛의 세기가 현저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역 경제 활동과 사회적 회복 수준의 침체를 보여주는 간접적인 지표다.

튀르키예 지진 전후 야간 빛의 세기 위성 사진. /위성사진=나라스페이스, 영상=더나은미래

그러나 한국이 주도한 ‘한국-튀르키예 우정마을’ 건설이 시작되면서 빛 세기는 점차 회복되기 시작했다. 우정마을은 지진으로 거주지를 잃은 튀르키예 이재민들을 돕고자 코이카를 주축으로 국내 3개 비정부조직(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 굿네이버스 인터내셔날, 희망친구 기아대책)이 마련한 공간이다. 1000만 달러(약 143억7000만 원) 규모의 사업으로, 지난해 6월부터 8월 초까지 공사해 약 4만㎡ 규모에 500개의 컨테이너 하우스가 조성됐다.

우정마을 입주가 본격화된 지난해 8월 이후부터는 빛 세기가 뚜렷이 증가해, 복구 작업과 지역 경제가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정마을 입주 후 빛의 세기 회복 추이. /위성사진=나라스페이스, 영상=더나은미래

◇ 빠른 협상과 빠른 복구, 이재민 안정 도왔다

유럽우주국(ESA)의 센티넬-2 위성영상을 통해 우정마을 조성 과정을 살펴본 결과, 단 3개월 만에 완공된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비슷한 시기(23년 9월) 튀르키예 정부가 주도한 대규모 컨테이너 마을인 ‘마야 후주르 구벤 컨테이너 시티’는 약 7개월이 소요됐다.

우정마을과 마야 후주르 구벤 컨테이너 시티의 조성 과정. /위성사진=나라스페이스, 영상=더나은미래

우정마을 조성에 참여한 김수지 굿네이버스 국제사업본부 국제보건팀 팀장은 “9월쯤 됐을 때 우정마을뿐 아니라 튀르키예 정부가 직접 조성한 컨테이너 마을, 그리고 벨기에와 독일 등에서 후원을 받아 들어온 컨테이너 마을들이 곳곳에 자리 잡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국 정부가 튀르키예 정부와 협상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능력이 매우 돋보였다”며 “우정마을 조성이 다른 마을들보다 훨씬 빨리 진행된 덕분에 이재민들의 경제적 안정과 사회적 재활성화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강조했다.

우정마을 건립 전과 후의 위성 사진 비교. /위성사진=나라스페이스, 영상=더나은미래

한국의 KDRT는 지난해 튀르키예 대지진 구호 활동에서의 공로를 인정받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으로부터 ‘인도주의 활동 공로자 훈장’을 수여받기도 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수여식에서 “언어, 종교, 문화, 인종을 뛰어넘는 인류애를 보여준 긴급구호대가 튀르키예 국민들에게 희망의 상징이 됐다”고 밝혔다.

조유현 더나은미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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