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24일(화)

세상을 따뜻한 색으로…

홈플러스 고객 건강 위한 사회공헌
유방암·백혈병소아암 등 사각지대를 가다

중증 스트레스 겪는 유방암
예방 캠페인·치료비 지원서 심리치료까지 큰 호응

60%가 치료후유증 소아암
발병되면 놓치는 교육·심리지원 등 토털 케어

“가슴 속에 있는 화(火)를 다스릴 수가 없었어요. 제어가 안 되니 미치겠더라고요.”

이희연(가명·47)씨는 자신의 감정이 낯설었다고 했다. 2011년 수술로 제거한 유방암이 3년 만에 재발한 직후부터였다. 암은 간과 폐로 전이돼 치료가 시급한 상황이었다. 지난해 10월부터 1년 넘게 항암 치료를 받고 있는 이씨는 “어린시절 학대를 받은 경험이 어머니를 비롯, 사람들을 향한 분노로 이어졌다”고 했다. 남편과 사별한 것도, 아들과 관계가 원만치 못한 것도 원망스럽기만 했다. 정신건강센터에 가도 우울증 약을 줄 뿐, 내면 깊숙한 상처를 치료하는 심리상담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때 발견한 것이 바로 국립암센터에서 진행되는 ‘힐링스튜디오’였다.

“유방암 환우들과 함께 자신이 화났을 때 점수를 1~10점까지 매긴 뒤, 다른 상황에선 어떤지 서로 이야길 나눴어요. 지금 내가 화난 상태란 것을 빨리 알아차리고, 그럴 때 상대방 처지를 이해하고 이야기하는 방법을 배웠어요. 처음엔 반신반의했는데, 10회기쯤 되니 놀랍게도 감정 제어가 되기 시작하더라고요.”

홈플러스 나눔봉사단이 파주시 금촌동에서 벽화 그리기 자원봉사를 하는 모습. /홈플러스 제공
홈플러스 나눔봉사단이 파주시 금촌동에서 벽화 그리기 자원봉사를 하는 모습. /홈플러스 제공

◇사각지대 찾아 프로그램 개발… 고객 건강 챙기는 사회공헌

전 세계 여성암 중 발병률 1위인 유방암. 국내에선 1년에 1만7000명, 여성 인구 10만명당 70.7명꼴로 이 질병에 걸린다. 게다가 재발률이 높아 전체 치료 일수 및 총진료비가 다른 암에 비해 가장 많다. 국내 유방암 권위자인 노동영 서울대 의대 교수는 “최근 심리적 불안·우울증·수술 이후 건강 관리 프로그램 등에 대한 요구가 높은 반면, 이러한 사후 관리에 대한 지원이 매우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가 유방암 환우를 위한 사회공헌을 시작한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고객의 건강을 위한 사회공헌을 고심하던 홈플러스는 대한암협회, 국립암센터 등 전문가를 찾아가 사각지대를 발굴하기 시작했다. 예방교육 및 검진·치료비 지원·인식개선·심리치료 등 예방부터 유방암 수술 이후 관리까지 4단계에 걸친 체계적 시스템을 갖췄다. 이렇게 탄생한 홈플러스의 유방암 예방 캠페인 ‘핑크 플러스 위드 홈플러스(Pink Plus with Homeplus)’는 민간의 지원이 부족한 분야를 집중 지원하고 있다. 서울보다는 지방에 사는 환자들을 위해 전국 7개 병원과 협력, 보험 처리가 안 되는 비급여 항목까지 1인당 최대 300만원 치료비를 지원한다. 20~30대를 대상으로 유방암 예방 캠페인도 진행하고 있다. 최근 20~30대의 발병률이 치솟고 있지만, 정부의 유방암 건강검진 지원은 40대부터 적용되기 때문. 지난 10월 11일엔 유방암 예방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걷기 대회를 열어, 참가자 5704명의 참가비 1100만원을 모아 대한암협회에 기부하기도 했다. 심리치료 프로그램 ‘힐링스튜디오’ 역시 반응이 뜨겁다. 이은숙 국립암센터 연구소장은 “심리상담사와 신경정신과 의사들이 함께 전문적 상담치료를 진행하는 만큼 전문성과 만족도 모두 높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1년간 유방암 예방을 위해 사용된 사회공헌 비용만 20억원에 달한다.

1 지난 10월 11일 유방암 예방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걷기 대회에 5704명이 참가했고, 홈플러스는 참가비 1100만원을 모아 대한암협회에 기부했다. 2 홈플러스e파란재단은 백혈병 소아암 환아들의 학교 복귀를 위해 ‘희망 책가방’을 전달했다. 3 홈플러스의 협력 회사 220곳은 매년 나눔 상품을 지정해 수익금의 1%를 기부하고, 홈플러스는 해당 금액을 매칭해 추가 기부하고 있다. 백혈병 소아암 환아들을 위한 나눔 상품이 진열된 모습.
1 지난 10월 11일 유방암 예방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걷기 대회에 5704명이 참가했고, 홈플러스는 참가비 1100만원을 모아 대한암협회에 기부했다. 2 홈플러스e파란재단은 백혈병 소아암 환아들의 학교 복귀를 위해 ‘희망 책가방’을 전달했다. 3 홈플러스의 협력 회사 220곳은 매년 나눔 상품을 지정해 수익금의 1%를 기부하고, 홈플러스는 해당 금액을 매칭해 추가 기부하고 있다. 백혈병 소아암 환아들을 위한 나눔 상품이 진열된 모습.

◇지속적인 파트너십··· 성과 높은 사회공헌의 비결

얼굴에 마스크를 쓴 아이들은 노란색 책상 위에서 덧셈·뺄셈 및 읽기 공부에 한창이었다. “선생님, 잘 모르겠어요.” 이현빈(가명·13)군이 손을 번쩍 들자, 교사가 달려가 ⅓, ⅔ 등 분수 개념에 대한 보충설명을 한다. 지난 10일,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에서 진행된 ‘힐링스쿨’ 현장. 백혈병소아암 환아를 위해 수학, 국어 교육은 물론 심리운동·체육·미술활동 등 사회성 향상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현재 국내의 백혈병소아암 환아 숫자는 총 2만5000여 명. 매년 1500여 명의 환아가 발생한다. 소아암은 특성상 치료가 끝난 후에도 60%가 만성적 후유증을 겪는다. 서정은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희망다미웰니스센터 과장은 “치료를 받는 2~3년 동안 아이들이 학교 생활을 하지 못해 교과 진도는 물론 사회성을 키우는 시기를 놓치게 된다”면서 “대부분의 기업이 수술비 지원에 그치는 반면, 홈플러스e파란재단은 백혈병소아암 발병 이후의 교육 및 심리지원 등 토털케어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와 홈플러스의 인연은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2년 홈플러스는 백혈병소아암 환아를 위한 지원금 15억원을 기부했다. 당시 정부에서 만 18세 이하 환아들까지만 지원하는 바람에, 자립이 시급한 만 19~24세 청소년들이 사각지대로 떠밀렸기 때문. 이에 홈플러스는 4년간 총 56억원의 사회공헌 비용을 지원했다. 지원을 받는 환아 선정을 위해 의료진·병원 사회사업실·복지전문가 등으로 심의위원회를 구성, 매월 25명의 관계자가 모여 체계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백혈병소아암 어린이 지원은 홈플러스의 협력회사들도 동참하고 있다. 매년 220여 협력회사가 나눔 상품을 지정해 수익금의 1%를 기부하고 있는 것. 홈플러스는 동일 금액을 매칭해 추가 기부한다. 지금까지 1200종류의 나눔 상품을 통해 약 9000만명의 고객이 기부에 동참했고, 이를 통해 백혈병소아암 환아 500여 명이 지원받았다. 천진욱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사무총장은 “한번 시작한 파트너와 지속적으로 사회공헌을 함께 업그레이드시키는 것이 홈플러스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홈플러스 e파란재단은 매년 6만명의 어린이가 참가하는 ‘e파란 어린이 환경그림 공모전’을 유엔환경계획(UNEP)과 함께 15년째 지속, 확산시키고 있다.

협력회사 및 전국 홈플러스 점포와 함께하는 나눔도 눈에 띈다. 홈플러스는 각 점포별로 ‘나눔 플러스 봉사단’을 조직해 직원 및 고객과 함께 연중 상시 자원봉사를 진행하고 있다. 8년간 꾸준히 봉사를 이어온 홈플러스 삼천포점은 매월 두 번 ‘자원봉사의 날’을 정했다. 80명 직원이 머리를 맞대고 월별 봉사활동 일정을 정한 뒤, 영업에 지장이 없도록 서로 스케줄을 조정한다. 노인대학, 장애인복지센터 등 지역 복지기관에서 오랜 기간 봉사한 공로를 인정받아 최근 경남 사천시청으로부터 ‘봉사상’을 받기도 했다. 점포 및 문화센터에 부착한 홍보 전단을 본 고객들의 봉사 참여도 증가하고 있다. 전국 140개 점포와 함께 총 1699명의 고객 가족이 봉사에 참여했다. 김인숙 홈플러스 사회공헌본부장은 “고객 1명이 봉사에 참여할 때마다 홈플러스 e파란재단이 2000원씩 매칭해 유방암 환자 치료 비용으로 기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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