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9월 20일(금)

국제 분쟁 피해 아동 역대 최대 증가…“한국의 책임있는 기여 필요해”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국제 평화를 위한 대한민국의 역할’ 포럼이 열렸다. 이번 포럼은 오는 9월 21일 세계 평화의 날을 앞두고 국회 글로벌 지속가능발전·인도주의 포럼, 세이브더칠드런, 월드비전이 함께 주최했다. 전 세계가 직면한 인도주의적 위기와 시민단체의 인도적 지원 활동에 대한 국회의 인식을 높이고, 국제 평화 구축을 위한 국가의 역할과 책임을 촉구하기 위해 마련됐다.

9월 19일 국회에서 열린 ‘국제 평화를 위한 대한민국의 역할: 유엔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서 분쟁 피해 아동 보호를 위한 역할’ 포럼에서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세이브더칠드런

지난해 발발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전쟁이 1년을 앞둔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쟁,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까지 수많은 인도주의적 위기가 아동의 삶을 위협하고 있다.

올해 6월 유엔은 ‘아동과 분쟁 연례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분쟁에 의한 아동의 중대 침해가 전년 대비 21% 상승한 3만 2990건라고 발표했다. 전년보다 21% 증가했으며, 역대 가장 높은 수치다. 이는 모니터링을 통해 확인된 최소한의 수치로, 실제 피해 아동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세이브더칠드런이 발표한 보고서 ‘아동에 대한 전쟁을 멈춰라’에 따르면, 2021년 전 세계 아동 4억4900만 명이 분쟁 지역에 거주 중이다.

한편, 한국은 지난해 2024~2025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으로 선출됐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국제 분쟁이 발생했을 때 가장 취약한 계층이 바로 아동”이라며 “주변국과 협력해 모든 아동이 평화로운 환경에서 성장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한민국이 유엔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선출된 만큼 분쟁 피해 아동 보호를 위한 한국의 책임있는 기여가 더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명환 월드비전 회장은 “평화와 발전을 일으킬 주체인 아동을 분쟁으로부터 보호하고 이들에 중점을 둔 지원을 할 때에만 국제 평화가 도래할 것”이라며 “전쟁과 가난을 극복한 한국은 유엔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서 누구보다 분쟁 피해 아동을 잘 대변할 수 있다”고 짚었다.

9월 19일 ‘국제 평화를 위한 대한민국의 역할’ 포럼에서 아동들이 직접 전쟁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세이브더칠드런

세이브더칠드런은 이번 포럼의 주제 발표에 앞서 전쟁을 반대하는 아동이 직접 참석해 목소리를 내는 시간을 마련했다. 와지드(아프가니스탄·12), 세나(아프가니스탄·10), 라파(수단·12) 등 분쟁국 출신 아동 3인은 일기를 공개하며 상황을 알렸고, 한국의 김민재(18) 군도 전쟁이 멈추기를 바라는 마음을 글로 써 발표했다. 이는 세이브더칠드런의 ‘전쟁을 멈추는 동심일기’의 일환이다. 참가 아동들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의 휴전을 촉구하는 서명을 전달하기도 했다.

주제발표에서는 박주민 외교부 국제기구·원자력국인권사회과 과장, 릴리안 도조 월드비전 동아프리카지역 총괄책임자, 레이첼 커밍스 세이브더칠드런 팔레스타인 사무소 담당자가 분쟁이 아동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논했다.

릴리안 도조 월드비전 동아프리카지역 총괄책임자는 “수단은 현재 내전뿐 아니라 식량위기, 보건위기, 자연 재난을 함께 겪고 있다”면서 “다만 국제사회 지원은 필요의 41%만 채워져 2400만 아동과 주민이 인도주의적 위기에 내몰리고 있다”고 언급했다.

레이첼 세이브더칠드런 팔레스타인 사무소장은 가자지구에서 직접 마주한 아동과 가족의 실제 사례를 전하며, 분쟁지역 아동의 권리 실현을 위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인도적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또한 국제 평화를 위한 대한민국의 역할에 대한 토론도 이어졌다. 남승현 외교안보연구소 글로벌거버넌스 연구원 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박주민 외교부 인권사회과장 ▲윤 그라네 헤틀란드 주한노르웨이대사관 부대표 ▲엠마 켐벨 국경없는의사회 한국 사무총장 ▲자밀라 함마미 국제적십자위원회 한국사무소 대표 ▲남상은 월드비전 세계시민학교 옹호실 실장이 패널로 참석했다.

토론에서는 분쟁 피해 지역 아동의 교육권 보호 및 안전한 학교 선언, 보건, 인도주의 활동 지원, 안전 이슈 등 유엔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서 한국 정부 차원의 노력에 무게를 둔 논의를 펼쳤다.

이후 토론 내용에 대해 박주민 외교부 과장은 “무역분쟁에서 아동보호를 위한 감시 및 보고체계를 강화하고, 더불어 한국이 파병하는 유엔평화유지군 활동에 아동보호 임무를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채예빈 더나은미래 기자 yevi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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