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환희 포인핸드 대표는 “유기동물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려면 ‘동물등록제도’가 자리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서보민 청년기자
유기견을 다시 반려견으로… “편견 없는 입양문화 만듭니다”

[인터뷰] 이환희 포인핸드 대표 반려동물 인구 1000만 시대. 우리 사회에서 동물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유기동물 입양을 장려하는 캠페인도 다양하게 진행됐다.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라는 캠페인 문구는 동물권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정도로 유명해졌다. 하지만 반려동물을 구입하는 비율은 여전히 높고, 입양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농림식품축산부가 지난 2월 공개한 ‘2022 동물보호에 대한 국민의식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을 키우기로 했을 때 개인을 통해 분양하는 비율이 51.9%로 가장 많았다(유료 분양 포함). 펫샵 구매는 21.9%, 지자체 동물보호센터나 민간단체를 통해 유기견을 입양하는 경우는 10.4%였다. 지난달 24일 서울 마포구 포인핸드 입양문화센터에서 만난 이환희 포인핸드 대표는 “‘유기견은 키우기 어렵다’는 편견이 입양을 막는 가장 큰 장벽”이라고 말했다. 수의사인 이 대표는 10년 전 유기동물 입양 플랫폼 ‘포인핸드’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만들었다. 낮에는 수의사로, 밤에는 개발자로 시간을 보냈다. 지금까지 입양 보낸 동물은 10만마리. 이 대표는 플랫폼을 만들면서도 “상처 많은 유기동물이 새로운 가정에서 잘 적응하면서 살아갈 수 있을까?” 걱정을 했다고 했다. 현실은 달랐다. “지난 10년 동안 포인핸드를 운영하면서 제 편견도 많이 깨졌습니다. 사랑과 관심을 주면 아이들은 기대 이상으로 많이 변합니다.” 이 대표는 미디어에서 유기동물보호소의 열악한 환경을 집중적으로 조명한 것이 오히려 유기동물에 대한 편견을 강화했다고 지적했다. “방송에서 본 유기동물보호소를 떠올려보세요. 철창에 갇혀 두려워하는 모습, 털이 뒤엉킨 채 방치된 모습. 관리가 안 된 동물 모습이 보호소를 대표하는 이미지가 됐습니다. 보호소는 더러운 곳이고 이곳에 있는 유기동물은

개농장 폐쇄 명령에 농장주 잠적… 동물보호단체들 안락사 위기 식용견 50마리 구조

동물보호단체들이 경기 용인의 한 식용견 농장에서 안락사 위기에 놓였던 개 50여 마리를 구조했다. 국제동물보호단체 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HSI)은 “용인시청에 의해 폐쇄 조치가 이뤄진 한 개농장에 머물던 식용견을 구조하기 위해 최근 동물보호단체 라이프, 용인시동물보호협회, KoreanK9Rescue 등과 공동으로 작업을 벌였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HSI에 따르면, 식용견들은 먹이나 물 없이 뜬장에 갇힌 상태로 발견됐다. 개들은 극도로 말라 있었고, 피부질환 등 고통에 시달리고 있었다. 특히 개농장 내에 도살장이 함께 있는 구조였다. HSI는 “구조된 일부 개들은 도살 현장을 목격하거나 소리를 들었던 탓인지 트라우마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농장을 운영하던 농장주 4명은 동물보호법 위반 등으로 농장 철거 명령이 내려지자 시설을 버려두고 잠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장주 잠적 이후 남은 개들은 용인시청이 돌봐왔다. 조양진 용인시 동물보호과 과장은 “시에서도 농장견이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라며 “여러 단체의 도움으로 이를 이루게 돼 매우 기쁘다”고 밝혔다. 구출 현장에서는 개농장에서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진도믹스나 마스티프종을 비롯해 농장주가 반려견으로 기르던 테리어종도 발견됐다. 구조된 개들은 현재 안전한 곳으로 이동돼 예방접종을 차례로 진행 중이며, 향후 입양을 위해 미국·캐나다 내 현지 보호소로 이동할 계획이다. 김나라 HSI코리아 매니저는 “이번 농장의 개들은 구조되지 않으면 안락사 될 운명이었다”라며 “식용견 산업이 빨리 종식될수록 이 산업 안에서 야기되는 동물의 고통이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농장견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심인섭 라이프 대표는 “한국에서 동물보호법이 제정된 지 30년이

식용견에서 반려견으로… 자유 향한 첫 외출

[Cover Story] 개농장 구조견 해외 입양 가던 날 국제동물보호단체 HSI 17번째 임무 ‘해미 개농장의 식용견을 구출하라’ 견사 나가면 죽는다 인식, 겁먹은 개들 흥분한 대형견 달래고 꺼내느라 ‘진땀’ 지난달 22일 오전 7시, 충남 서산 해미면. 노랗게 익은 벼가 바람에 흔들리는 한적한 시골 마을에 5t 화물차 세 대가 나란히 들어왔다. 차량 측면에는 ‘특수무진동트럭’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이날 수송 임무는 좀 특별했다. 작전명은 ‘해미 개농장 폐쇄’. 화물칸에 개 110마리를 실어 인천국제공항으로 보내야 하는 임무였다. 이날 현장 구조는 국제동물보호단체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HSI)이 주도했다. 이들은 한국의 식용견 농장에서 구출한 개를 미국·캐나다 등으로 해외 입양 보내는 구호 활동을 펼친다. 이번이 17번째다. 현장에는 HSI코리아 활동가를 비롯해 지난 10월 1일 입국해 2주간 자가 격리를 마친 미국 활동가 3명이 함께했다. 죽음 문턱을 넘다 마땅한 표지판도 없는 골목에 들어서자 묵직한 오물 냄새가 밀려왔다. 농장 규모는 820㎡(약 250평) 남짓. 대부분의 개는 철창으로 바닥을 만들어 공중에 띄운 ‘뜬장’에 갇혀 있었고, 목줄 채워진 개들이 곳곳에 있었다. 견종은 다양했다. 식용견이나 투견으로 팔려간다는 도사견을 비롯해 진도 믹스견, 골든레트리버, 셰퍼드, 포메라니안도 있었다. 죽음을 기다리던 눈빛이 처연하게 느껴졌다. 일정은 빠듯했다. 이날 작업을 총괄한 아담 파라스칸돌라 HSI 이사는 “밤 비행기를 타려면 오후 1시에는 여기를 떠나야 한다”고 했다. 인천국제공항까지 이동하고 세관을 거쳐 탑승하는 데까지 꽤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활동가들의 애타는 마음과 달리 개들은 견사에서 나오는 걸 두려워했다. 그간 밖으로

보호소 머무는 유기동물 전년比 6배 증가… 코로나로 발길 ‘뚝’

“혼자서 200마리가 넘는 아이들을 씻기고 먹이느라 힘듭니다. 그래도 코로나19가 퍼지기 전에는 봉사활동 오는 분들이 계셨는데. 지금은 혼자 다해요. 이것들도 다 생명인데, 어쩌겠습니까. 한번 버려진 아이들을 어디로 보내겠어요. 제가 끝까지 키워야죠.” 대구시 수성구의 유기견 보호소 ‘영자네’에서는 최영자(72)씨 홀로 200여 마리의 유기견을 보살핀다. 도움의 손길은 끊긴 지 오래다.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 2월 이후 6개월 넘게 봉사자들은 보호소를 찾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피해는 유기동물들도 피하지 못했다. 전국 유기동물 보호소에는 갈 곳을 잃고 헤매는 동물들이 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8월말 기준으로 전국 보호소에 머무는 유기동물은 1만4030마리다. 전년 동기 2428마리에 비해 6배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입양된 유기동물 수는 2만5096마리로, 전년 대비 1847마리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8월 전국에서 접수된 유기동물 수는 9만253마리에 이른다. 해마다 버려지는 반려동물은 매년 10만 마리를 훌쩍 넘지만, 보호소의 여건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사정이 더 어려워졌다. 특히 유기견보호소 영자네처럼 안락사가 없는 곳일 경우 비용과 일손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안락사는 안 시켜요. 다 귀한 생명인데, 어쩌다 버려져 갈 곳도 없는 애들을 누가 돌봐주겠어요. 시에서 운영하는 보호소에 가보면 개들이 그 좁은 데서 밥도 제대로 못 먹고 있어요. 다들 보름 내로 입양 안 되면 안락사 되는 애들이에요. 눈물 나서 그 모습 못 봐요. 불쌍해서. 그렇게는 못해요.” 최씨의 보호소는 사설 보호소다.

독일, 유기견 입양하면 ‘1년 면세’…싱가포르, 중성화시키면 ‘감세’

논란의 ‘반려동물세’, 다른 나라 상황은? 세금, 견주에게 책임감 키워 무분별한 입양 막을 수 있어 獨, 맹견 키우면 무거운 세금 네덜란드, 보유세 걷는 만큼 건강검진 무료 등 복지 탄탄 ‘반려동물의 천국’이라 불리는 네덜란드에서는 반려견이 버스를 타고 식당과 호텔을 자유롭게 출입한다. 개 전용 대중교통 패스(하루 3유로)도 있다. 반려견을 사람처럼 사회 구성원으로 대우하기 때문이다. 올해부터는 반려견의 건강 정보가 담긴 여권 발급을 의무화했다. 세금도 낸다. 지역별로 차이가 있지만 헤이그시(市)에서 개 한 마리를 키우려면 연간 124유로(약 16만원)를 내야 한다. 이른바 ‘개세금(Hondenbelasting)’이라고 불리는 ‘반려동물 보유세’다. 최근 국내에서도 반려동물 보유세 도입을 둘러싼 찬반 논란이 뜨겁다. 지난달 14일 농림축산식품부가 발표한 ‘동물복지 종합계획’에 처음 언급되면서다. 농식품부는 “아직 확정된 바 없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갑작스러운 과세 논란에 우려의 목소리에도 힘이 실린다. 성숙한 반려동물 문화가 자리 잡은 해외는 어떨까. 반려동물 보유세를 시행 중인 주요 나라의 상황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독일에선 지역·견종 따라 세금 차등 독일은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동물보호법이 작동하는 국가다. 반려동물 보유세도 유럽 국가 가운데 비싼 편에 속한다. 권한은 지방정부에 있고, 지역마다 세액이 다르다. 수도 베를린은 한 마리당 연간 120유로, 쾰른은 156유로, 프랑크푸르트는 102유로 등이다. 다른 지역으로 이사하게 될 경우 거주한 월수만큼 세금을 계산하고, 새 주소지에서는 해당 지역에 맞는 세금을 내야 한다. 도시마다 기본 세액이 명시돼 있지만 견종, 무게, 세대별 마릿수 등에 따라 내야 할 돈은 달라진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유기견에게 휴가를 선물해주세요!”…반달컴퍼니, ‘해피독 프로젝트’ 진행

  소셜벤처 반달컴퍼니가 오는 10일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 내 상암소셜박스 앞 잔디밭에서 유기견에게 휴가를 선물하는 ‘해피독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번 행사는 유기견 10마리에게 물놀이를 하고 잔디밭에서 뛰노는 즐거운 시간을 선물하고, 새로운 가족을 만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획됐다. 또 시민들의 참여를 통해 휴가철 급증하는 유기견 문제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환기하는 것이 목표다. 반달컴퍼니는 이웃끼리 서로 반려동물을 돌봐줄 수 있도록 연결해주는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행사장에는 시민 누구나 입장할 수 있으며 반려동물을 동반해도 된다. 참가자들은 유기견들과 함께 다양한 놀이활동을 즐기고, 펫티켓 교육 프로그램과 반려동물 간식 만들기 워크숍 등에도 참여할 수 있다. 이 밖에 잔디밭에서 반려동물과 영화를 볼 수 있는 ‘폴짝 상영회’도 열린다. 행사는 오후 2시부터 10시까지 진행된다.   [한승희 더나은미래 기자 heehan@chosun.com] –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폐업 원하는 개 농장 주인들을 돕습니다”

개 농장 폐쇄 지원하는 국제 동물권 옹호 단체 ‘HSI코리아’ 지난 10월 4일 오후 1시 인천공항 화물터미널. 말라뮤트 믹스견 피터(가명)는 지난 석 달간 자신을 돌봐준 이모, 삼촌들과 작별인사를 나눴다. 피터는 이날 오후 3시 30분 비행기를 타고 캐나다로 갔다. 같이 자란 15마리 개도 함께 떠났다. 피터를 비롯한 16마리의 개는 모두 국제 동물권 옹호 단체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 코리아(Humane Society International Korea, 이하 HSI 코리아)’에 의해 경기도 남양주의 한 개 농장에서 구조됐다. 캐나다에 도착하면 HSI 캐나다의 보호소에서 새로운 가족을 만나게 된다. 피터가 있던 개 농장은 HSI 코리아가 2015년부터 진행 중인 개 농장 폐쇄 프로젝트의 열세 번째 대상지다. 피터네 농장 주인 이종민(71)씨는 30여년간 신문 배급소를 운영하다 은퇴하고서 12년 전 노후대책으로 이 개 농장을 인수했다. 처음엔 돈이 좀 됐다. 하지만 갈수록 개고기 수요는 줄어들고 ‘고깃값’이 떨어져 적자가 났다. 이씨는 “이제는 개고기 먹는 사람보다 안 먹는 사람이 훨씬 더 많지 않으냐”며 “여름 한 철 장사인데 그것마저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개들도 잘 팔리지 않는 판국에, 사료 대신 식당에서 ‘짬밥(음식물 쓰레기)’를 얻어다 먹이는 게 불법이 되자 농장 운영이 더 어려워졌다. 200마리가 넘는 개들을 먹일 사료비를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각종 과태료까지 내고 나면 이씨 손에 떨어지는 게 거의 없었다. 이씨는 “답답했던 찰나에 이 사람들(HSI)이 농장 폐쇄를 도와줄 수 있다고 해서 반가웠다”고 했다. 캐나다로 간 17마리를 시작으로,

고양이 퀴즈 풀어 ‘길냥이’ 돕는 게임을 아시나요?

‘착한 게임’ 만드는 사회적기업가들 <1> 소셜벤처 플레이임팩트 김경훈 대표   반려동물 인구 1000만 시대, 국민 5명 중 1명이 반려동물과 살고 있다. 이중 한 해에 발생하는 유기동물은 8만~9만 마리. 서울 내에서만 9000여 마리에 달한다. 이에 반려동물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전하면서, 유기동물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선 청년 창업가가 있다. 소셜벤처 플레이임팩트 김경훈 대표(29)의 이야기다.  “가수 이효리씨가 유기견 문제에 목소리를 높이면서, 많은 사람이 심각성을 알게됐어요. 하지만 대다수는 행동하지 않았고,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었어요. 그래서 대학생 때 유기견 보호소 봉사단을 만들어 4년 반 동안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에게 동물들과 함께 하는 즐거운 경험을 만들어주고 입양이나 기부를 하는 장벽을 낮추려고 했죠. 그때 우연히 ‘트리플래닛’ 앱을 알게 됐고, 게임 속에서 유기견 보호소를 육성하면서 실제 보호소 동물도 후원하는 팜(farm)류 게임 ‘웰피’를 구상했습니다.” 김경훈 대표는 유기견 후원 강아지 생활용품 브랜드 ‘웰피(Whelpy)’, 5종의 반려동물 캐릭터 상품 브랜드 ‘멜리언즈’ 등을 만들었다. 2015년 ‘사회적기업가 육성사업’ 참여를 시작으로, H-온드림 5기 펠로, 한국콘텐츠진흥원,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사회연대은행-IBK기업은행 등 각종 지원사업에 참여하며 창업에 박차를 가했다. 이후 그의 미션에 공감한 개발자와 디자이너 등 3명의 팀원이 합류하면서 지난 2월 1일, 첫 안드로이드용 스마트폰 게임 ‘냥덕능력시험’을 출시했다. “유기동물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수익금 기부’의 한계를 느꼈어요. 보다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고 싶었습니다. 저희가 제시하는 솔루션은 ‘행복한 반려생활’이에요.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모든 이들이 행복할 수 있도록 돕는 거죠. 냥덕능력시험 역시, 고양이에 대해 조금

[주목! 임팩트 비즈니스-③] 태어난 곳을 확인할 수 있는 반려견 입양 서비스, 페오펫

반려동물 인구 1000만 시대다. 대한민국 국민 5명 중 1명은 동물과 함께 산다. 동물보호법이 제정된 지도 올해로 26년째, ‘반려동물등록제’가 전면 시행된 지 5년째다. 하지만 여전히 그늘도 많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6년 한 해 동안 유기된 동물은 8만9732마리에 달한다. 2015년과 비교해 약 10%(7650마리) 가량 늘어난 수치다.  특히 작년 EBS다큐와 SBS 동물농장 등 TV프로그램을 통해 ‘강아지 공장’의 현실이 집중 조명되면서, 반려견 시장의 구조화된 문제가 드러났다. 개 번식장을 뜻하는 강아지 공장에서는 비위생적인 환경은 물론 강제 임신과 인위적인 제왕절개 수술, 새끼 불법판매 등 온갖 불법적인 행태가 벌어진다. 이뿐 아니라 강아지 공장에서 생산된 새끼는 강아지 경매장으로 넘겨지고, 애견숍에서는 2~4배 가량의 마진을 남기고 고객에게 판매한다.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 ‘펫숍 분양을 금지시켜달라’는 청원글에도 13일 저녁까지 약 1만3639명이 동의하기도 했다.  해결책은 없을까. 페오펫은 강아지 공장에서부터 경매장, 애견숍(펫숍)으로 이어지는 기존의 반려견 유통 구조를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하는 소셜벤처다. ‘전문 브리더(breeder, 사육자)’를 통해 강아지를 분양하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브리더는 해당 견종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가지고 강아지를 번식하는 사람으로, 한국에서는 등록된 ‘견사호'(犬舍號·Kennel, 애완견을 전문적으로 기르는 곳)를 운영하는 사람으로 이해하면 된다.   “방송을 통해서 애견숍에 있는 강아지들이 공장에서 온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 받았어요. 강아지들은 태어나서 2개월 동안 사회화 과정을 학습하게 되는데, 전혀 불가능한 구조죠. 건강한 환경에서 자란 강아지가 아니기 때문에, 입양을 하고나면 배변이나 사회화 과정에서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됩니다. 새끼였던 강아지가 성견이 되면 주인의 애정도 떨어지기도 하고요.

[기부 그 후] 강아지공장에서 구조된 천사들의 보금자리

‘강아지 공장’을 아시나요?  강아지 공장은 상업적 목적으로 강아지들을 사육하고 강제 임신·출산을 하게하는 번식장을 말합니다. 지난 2016년 5월, SBS TV동물농장에 방영(☞5월 15일자 방송)된 강아지 공장의 실태는 온 국민을 경악에 빠뜨렸습니다. 반복되는 강제적 임신과 출산, 번식장 직원이 아무렇게나 시행하는 제왕절개 수술까지…. 강아지들은 자궁종양, 유선종양 등 생식기계 질병은 물론, 불결한 환경에서 녹내장, 홍역 등 각종 질병을 앓았습니다. 당장 구조하지 않으면 더이상 희망을 품을 수 없는 상황. 동물자유연대는 이곳에서 와와와 키키 등 네 마리 강아지를 구했습니다.   2015년 11월에도 동물자유연대는 수많은 생명을 살렸습니다. 경기 남양주의 한 불법 번식장에서 무려 77마리에 달하는 강아지들을 구출한 것입니다. 이곳의 상황은 더욱 처참했습니다. 대부분의 강아지들이 중성화 수술도 받지 않은데다, 발정유도제를 이용한 끝없는 임신과 출산으로 아이들의 몸은 남아나질 않았습니다. 발바닥 염증, 골절염 등을 앓는 아이도 수두룩했습니다. 배변처리를 쉽게 하기 위해 지지발판도 없는 좁은 철장(일명 ‘뜬장’)에서 지냈기 때문입니다.  이런 불법적인 시술과 사육이 가능했던 이유는 뭘까요.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강아지 번식장(동물생산업) 영업은 ‘신고제’ 였습니다. 누구든 일정 시설과 조건만 갖춰 영업신고를 하면 번식장을 열 수 있는 것이죠. 때문에 열악한 시설과 방식으로 운영되는 곳들도 제대로 관리·감독이 되지 않았습니다. 이런 번식장이 은밀히 운영되는 곳까지 포함하면 국내에만 3만 곳에 달한다고도 합니다. 다행히 ‘동물보호법’ 개정으로 신고제가 ‘허가제’로 바뀌었지만, 지금의 현실이 과연 얼마나 달라질지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지상 지옥 같은 번식장에서 구출된 80여 마리 강아지들은 동물자유연대가 운영하는 ‘반려동물복지센터’로 보내졌습니다. 좁고 답답한 철장에 갇혀 땅도 제대로 밟아본 적 없던 강아지들이 이곳에서 안정을 취하며 필요한 검사와 치료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문제가 있었습니다. 현재 센터에 머무는 동물들의 수는 258마리. 2015년 77마리 강아지가 한꺼번에 입주하면서 일찍이 수용가능치(200마리)를 훨씬 넘긴 상태였습니다. 센터의 강아지들이 편하게 머물

[기부 그 후] 반려동물 입양으로 찾은 새로운 행복

노란 빛깔에 까만 입이 도드라져 ‘입이 시키먼 남자’, 줄여 ‘입시남’이라는 이름을 가진 강아지 ‘시남이’. 시남이의 어미 개는 중성화 수술이 되지 않은 채 버려져 길을 떠돌다 임신했고, 결국 차가운 바닥과 축축한 벽으로 둘러싸인 유기 동물 사설 보호소에서 시남이를 낳았습니다. 감기라도 한 번 돌면 시남이처럼 작은 강아지들은 죽음에까지 이를 수 있습니다. 그러나 200여 마리의 유기견들이 모여있는 보호소는 인력이 부족한 탓에 유약한 아기강아지에게 적합할 정도의 청결한 위생 상태를 유지하기 쉽지 않습니다. 다행히 시남이는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KARA)의 도움으로 홍대에 위치한 깨끗하고 소규모로 운영되는 유기견 입양 카페 ‘아름품’에 새 보금자리를 얻게 됐습니다. 낯선 이에게 경계심이 강하던 시남이는 쾌적한 환경에서 따뜻한 관심과 돌봄을 받으며 점차 안정을 찾아갔습니다. ◇입양과 구조에 보태진 4,841명의 힘 지난 6월,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KARA)에서는 시남이가 있던 곳과 같은 유기 동물 보호소들의 시설 보수와 의약품 제공 등 지원 및 유기견 입양을 독려하기 위해, ‘입양으로 강아지 공장을 멈춰주세요!’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네이버 해피빈에 모금함을 만들었습니다. 강아지 공장을 통해 한 달에 시장에 경매되는 강아지들의 숫자는 약 2만 마리. 공장에서 격리돼 무수한 강아지들을 낳아야 하는 모견들의 고통은 물론, 넘쳐나는 공급으로 소중한 생명을 언제든 돈 주고 구입할 수 있는 물건쯤으로 생각해 쉽게 사고 버리는 이들 때문에 반려동물들은 끝없는 공포를 겪습니다. 주인에게 버림받은 아픔, 언제 닥칠지 모르는 안락사의 공포까지. 이 모든 문제들의 중심에 ‘강아지 공장’이 있었고, 이를 막기 위해 카라는 시민들의 힘을

‘동물복지’의 더 나은 미래, 우리가 만듭니다

시민 1000명 2억원 출자한 국내 최초 협동조합 동물병원 유기견을 장애인 반려견으로 견공 만드는 유기견 훈련센터 입양 인식 바꾸는 행사도 열려 “작년 11월에 힘들게 찾아낸 장소예요. 조합원들이 가정집 형태의 동물병원을 원했거든요. 사랑방처럼 드나들 수 있어야 하니까요.” ‘우리동물병원생명 사회적협동조합'(이하 우리동생조합) 김현주 사무국장이 옅은 아이보리색 건물을 올려다보며 말했다. 서울 마포구 성산동의 50평짜리 주택을 1층 동물병원, 2층 애견카페로 개조한 모습이다. 김 국장은 “카페에는 우리 조합원 한 명이 들어와 있다”고 했다. 지난 4일 개원한 이곳은 국내 최초로 시민이 출자해 만든 협동조합 동물병원이다. ‘동물과 사람이 더불어 건강하고 풍요롭게 살아가자’는 미션으로 2013년 5월 우리동생조합을 설립했는데, 현재까지 조합원 954명(동물조합원 1743마리)이 출자금 약 2억원을 모으며 동참했다. 별다른 홍보 없이 ‘알음알음’으로 얻어낸 성과다. 김 국장은 “어제도 주변에 사는 아주머니 한 분이 강아지와 함께 와서 조합원이 되는 등 주민들 관심이 생각보다 크다”고 했다. ◇의료생협처럼… 국내 최초 시민이 만든 동물병원 탄생하다 반려동물 인구가 늘고, 유기와 학대 등 동물복지 문제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동물복지의 새로운 문화를 만들자’는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우리동생조합도 그중 하나다. “2012년 말에 마포구에 ‘의료생활협동조합’이 들어섰어요. 의사가 아니라 환자가 주인이 되는 병원에 대한 시민의 호응이 높았죠. 이후 ‘동물병원’도 그렇게 한번 만들어보자는 목소리가 나왔어요.” 김 국장의 설명이다. 특히 의료보험 체계가 없는 동물병원은 과잉 진료와 들쑥날쑥한 진료비에 대한 불평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었다. 마포 의료생협에 참여했던 협동조합 전문가를 시작으로 동물 애호가, 마을 활동가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