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2월 4일(일)
[주목! 임팩트 비즈니스-③] 태어난 곳을 확인할 수 있는 반려견 입양 서비스, 페오펫

반려동물 인구 1000만 시대다. 대한민국 국민 5명 중 1명은 동물과 함께 산다. 동물보호법이 제정된 지도 올해로 26년째, ‘반려동물등록제’가 전면 시행된 지 5년째다. 하지만 여전히 그늘도 많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16년 한 해 동안 유기된 동물은 8만9732마리에 달한다. 2015년과 비교해 약 10%(7650마리) 가량 늘어난 수치다. 

특히 작년 EBS다큐와 SBS 동물농장 등 TV프로그램을 통해 ‘강아지 공장’의 현실이 집중 조명되면서, 반려견 시장의 구조화된 문제가 드러났다. 개 번식장을 뜻하는 강아지 공장에서는 비위생적인 환경은 물론 강제 임신과 인위적인 제왕절개 수술, 새끼 불법판매 등 온갖 불법적인 행태가 벌어진다. 이뿐 아니라 강아지 공장에서 생산된 새끼는 강아지 경매장으로 넘겨지고, 애견숍에서는 2~4배 가량의 마진을 남기고 고객에게 판매한다.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 ‘펫숍 분양을 금지시켜달라’는 청원글에도 13일 저녁까지 약 1만3639명이 동의하기도 했다. 

해결책은 없을까. 페오펫은 강아지 공장에서부터 경매장, 애견숍(펫숍)으로 이어지는 기존의 반려견 유통 구조를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하는 소셜벤처다. ‘전문 브리더(breeder, 사육자)’를 통해 강아지를 분양하는 게 가장 큰 특징이다. 브리더는 해당 견종에 대한 전문 지식을 가지고 강아지를 번식하는 사람으로, 한국에서는 등록된 ‘견사호'(犬舍號·Kennel, 애완견을 전문적으로 기르는 곳)를 운영하는 사람으로 이해하면 된다.  

“방송을 통해서 애견숍에 있는 강아지들이 공장에서 온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 받았어요. 강아지들은 태어나서 2개월 동안 사회화 과정을 학습하게 되는데, 전혀 불가능한 구조죠. 건강한 환경에서 자란 강아지가 아니기 때문에, 입양을 하고나면 배변이나 사회화 과정에서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됩니다. 새끼였던 강아지가 성견이 되면 주인의 애정도 떨어지기도 하고요. 이런 과정에서 개를 쉽게 버리게 되고, 유기견 문제가 발생합니다. 무엇보다 강아지들이 공장에서 생산돼 애견숍으로 보내지는 유통 구조를 바꿔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브리더를 내세워서요.”(최현일 페오펫 대표)

브리더와 예비 입양자를 연결해 강아지를 분양받도록 도와주는 O2O 플랫폼을 운영하는 페오펫의 멤버들. 제일 왼쪽이 최현일 페오펫 대표. ⓒ김경하 기자

페오펫은 브리더와 예비 입양자를 연결해 강아지를 분양받도록 도와주는 O2O 플랫폼이다. 브리더와 예비 입양자를 연결해 분양에 성공하면, 브리더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지난해 말부터 최현일 대표를 비롯해 강아지 문제에 관심을 가진 팀원 4명이 모여, 생활비는 각자 부담하며 평균 6개월 이상을 버텼다. 2017년 9월 말 스파크랩스에서 초기투자를 받으며 자본금을 만들었고, 지난달에는 제 12회 SVCA 대회에서 아이디어 부문 ‘우수상’을 받았다. 최현일 페오펫 대표는 “강아지를 상품으로 생각하는 소위 업자가 아니라, 해당 견종에 대한 전문지식과 애정을 가진 브리더를 확보하는 것이 핵심 과제”라고 말했다. 

현재 페오펫에서 관리하고 있는 브리더는 40명. 직접 견사를 방문해 검증 과정까지 마친 브리더는 20명 가량이다. 대부분 20년 이상의 브리더 경력을 가지고 있다. 최 대표는 올해 2월부터는 주말마다 남양주에 위치한 견사를 찾아가 브리더와 함께 생활하며 ‘강아지 훈련 과정’에 대해 배우기도 했다. 페오펫의 자문 역할을 하고 있는 배강철씨는 미국의 포토맥쇼, 달라스 단독전 등 도그쇼(dog show)에서 1위를 석권했던 25년 경력의 라브라도 리트리버 전문 브리더다.

페오펫의 자문 역할을 하고 있는 배강철씨는 미국의 포토맥쇼, 달라스 단독전 등 도그쇼(dog show)에서 1위를 석권했던 25년 경력의 라브라도 리트리버 전문 브리더다. ⓒ페오펫

고객 반응은 어떨까. 평균 가격은 100만원 이상. 30~50만원이면 강아지를 살 수 있는 애견숍과 비교하면 비싸다. 전문 브리더를 연결해 강아지를 분양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고가(高價)다. 이 때문에 페오펫의 타깃 고객층은 지불능력이 있는 30~40대 자녀가 있는 주부다. 정말 건강한 강아지인지, 부모견과 함께 잘 성장했는지 등에 대한 정보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고객층이다. 시범적으로 블로그와 SNS를 통해 브리더와 강아지를 소개하고 있는데, 9월 입양 건수는 총 4건, 거래액은 800만원 가량이다. 최 대표는 “입양을 문의하고 실제 분양까지는 최소 2주부터 한 달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아직 사업 초기지만, 페오펫은 사료, 동물병원, 숙박, 교통, 교육 등 14개 반려동물 관련 브랜드와 ‘펫 얼라이언스’를 구축했다. 페오펫을 통해 분양을 받은 고객들은 15% 할인된 금액으로 해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페오펫은 태어난 곳을 확인할 수 있는 반려견 입양 서비스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홈페이지로 연결됩니다.

“강아지를 키우다보면 더 많은 문제들이 생겨요. 갑자기 아프기도 하고, 사회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수도 있죠. 사실 이 문제를 가장 잘 해결해줄 수 있는 사람이 바로 브리더입니다. 부모부터 4~5대 위까지 혈통까지 보거든요. 믿을 수 있는 브리더를 발굴하고, 이분들을 브랜딩하면서 ‘믿을 수 있는 반려견 시장’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예를 들어, OOO 브리더가 유아기에 추천하는 간식을 판매한다든지요. 브리더 문화를 붐업(boom-up)하면서 건강한 애견 문화를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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