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이 14일(현지 시각)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열린 ‘제27차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 결의문 초안에 ‘손실과 피해’(loss and damage) 기금 조성 방안을 담았다고 발표했다. 이번 총회에서는 기후변화로 피해를 본 개발도상국의 ‘손실과 피해’에 대해 선진국이 별도의 보상을 하는 것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14일(현지 시각) 로이터 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번 초안을 두고 200여 개국의 외교관과 장관들에 의해 협의를 거친 뒤 총회 종료 시점에 최종 채택 여부가 결정된다.
초안에 따르면 각 국은 개도국에 자금을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2년간 연구한다. 자금 마련을 위해 유엔 차원의 기금 지원이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시됐다. 또 유엔 산하의 기후 관련 기구가 자금 지원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내년까지 더 광범위하게 논의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130곳 이상의 개발도상국들은 ‘손실과 피해’ 자금이 실질적으로 운용되는 데까지는 몇 년이 걸리더라도, 이번 COP27에서 기금 출범에 대한 확고한 결정이 내려지길 요구하는 상황이다.
한편 이날 주요 7국(G7)의 의장인 독일은 ‘글로벌 실드'(Global Shield)라는 보험 성격의 기후금융을 출범하겠다고 발표했다. 1억7000만 유로(약 2315억 260만원)의 기금을 마련해 개도국에 기후 관련 재난이 발생할 경우 원조하는 방식이다. 독일은 최초 수혜국은 방글라데시, 코스타리카, 피지, 가나, 파키스탄, 필리핀, 세네갈 등이 될 것이라고 했다.
COP27 현장의 일부 기후 운동가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레이첼 사이먼 기후행동네트워크 활동가는 “이미 개도국들이 받은 기후 피해를 규모는 보험이 보장하는 범위를 넘어섰다”라며 “유엔이 주도하는 COP27의 감독 내에서 새로운 기금을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캐롤라이나 세실리오 기후변화 관련 싱크탱크 E3G 정책 전문가는 “성명서 초안에 적힌 내용이 여전히 모호하다”며 “COP27에서 손실과 피해 보상을 위해 무엇을 제공할 것인지 명확한 결정이 필요하다”고 했다.
백지원 더나은미래 기자 100g1@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