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인구 99%가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을 초과한 오염된 공기를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4일(현지 시각) WHO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세계보건기구 대기질 데이터베이스 2022’ 보고서를 발표했다. WHO는 2011년부터 전 세계 도시의 대기질을 측정하고 2~3년 주기로 관련 데이터를 업데이트하고 있다. 이번 보고서에는 전 세계 117개국 6743개 도시에서 측정한 대기질 분석 결과가 담겼다.
WHO는 세계 인구의 99%가 초미세먼지, 미세먼지, 이산화질소 등으로 오염된 공기로 숨 쉬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직전 조사인 2018년 92% 대비 7%p 상승한 수치다.
이번 조사에서는 초미세먼지(PM2.5)와 미세먼지(PM10)에 더해 이산화질소로 인한 오염 정도를 처음으로 측정했다. 이산화질소는 주로 자동차 배기가스로 배출되며, 도심 지역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는 대기오염 물질이다. WHO는 이산화질소에 노출되면 천식 같은 호흡기질환과 기침,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겪을 수 있고 설명했다. 현재 WHO의 대기질 가이드라인은 미세먼지의 경우 연간 평균 15㎍/㎥, 초미세먼지 연간 평균 5㎍/㎥ 이산화질소 연간 평균 10㎍/㎥를 유지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대기질은 소득 수준이 낮은 국가일수록 더 나빴다. 고소득 국가에서 WHO의 초미세먼지·미세먼지 가이드라인 권고 수준을 준수한 도시의 비율은 17%인 반면 중·저소득 국가에서 권고 수준을 준수한 곳은 1%에 그쳤다. 지역별로 보면 동남아시아, 지중해 동부, 아프리카, 서태평양 지역 도시에서 권고 수준을 준수한 비율은 3%보다 낮았다.
세계기상기구(WMO)는 지난해 9월 ‘대기 질과 기후 회보’를 발표해 2019년 전 세계에서 지역 대기오염으로 인해 조기 사망한 사람이 450만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1990년 230만 명 대비 두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테드로스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이번 데이터는 대기오염과 기후변화라는 두 가지 건강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시급함을 보여주고 있다”며 “화석 연료에 훨씬 덜 의존하는 세상으로 더 빨리 움직여야 한다”고 했다.
강명윤 더나은미래 기자 mymy@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