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0월 28일(수)
공익변호사, 사회적 소수자의 권익 옹호의 최전선에서 싸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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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은 공익사단법인 두루 변호사 인터뷰

난민에 관심있는 사람이라면 언론을 통해 보도된 ‘인천공항 루렌도 가족’ 사건에 대해 들어봤을 것이다. 입국 허가를 받지 못해 287일간 인천공항에서 지내다 안산에 정착한 루렌도 가족. 난민 인정 심사조차 거부당했던 이들을 위해 나선 변호사들이 있다. 일명 ‘공익변호사’로 불리는 이들이다. 최근 ‘제3회 대한민국 법무대상’에서 구조대상을 받은 공익사단법인 두루에서 근무하는 강정은 변호사도 그중 하나다. 지난 8월 18일 만난 강 변호사는 “공익변호사는 ‘법률가’인 동시에 인권침해 현장에서 어려운 이들을 돕고 제도를 개선하는 ‘활동가’”라고 했다.

강정은 두루 변호사는 “공익변호사는 법률가의 ‘전문성’과 활동가의 ‘기획력’을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박창현 사진작가

공익변호사, 법률가의 전문성과 활동가의 기획력 지녀야

공익변호사는 공익적 활동을 전업으로 하는 변호사를 의미한다. 강 변호사는 “기본적으로 변호사는 법률 자문, 상담 및 소송을 기본적으로 지원하지만 공익변호사는 개별 사건에 그치지 않고 공익을 위한 제도 개선 활동까지 담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있는 법을 해석하는 활동’에 그치지 않고 ‘법을 바꾸는 활동’까지 하면서 틀을 깨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청소년 성매매 재판을 대리하면서 여러 가지 불합리함을 목격했어요. 성매매 사건에서는 모든 청소년이 사실상 피해자임에도 자발적 참여 여부를 검토받아야 했습니다. 이에 대한 문제의식이 아동성착취 관련 법 개정 활동으로 이어지게 되는 거죠. 개별 소송과 제도 개선 활동은 별개가 아닙니다. 서로 연결돼 있죠.”

제도 개선을 위해서는 국제인권기구를 활용한 연대활동을 하기도 한다. 해외 사례 연구, 판례 분석은 물론 현장에서 개선할 점을 찾기 위한 모니터링 활동도 활발하게 진행한다. 오랜 시간 ‘수용자 자녀’ 연구 및 제도 개선 활동도 해왔다. “입법을 하나 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공익변호사는 법률가로서의 ‘전문성’은 기본이고, 활동가의 ‘기획력’과 다양한 연대를 하기 위한 ‘조직력’도 갖춰야 합니다.”

현재 전업 공익변호사는 전국에 100명 남짓이다. 2019년 공익변호사 실태조사를 살펴보면, 현행 변호사법상 해결이 어려운 급여 문제 등 공익변호사들이 현실적으로 겪는 문제점들이 상세히 나와있다. 강정은 변호사는 “공익변호사 활동보다는 ‘공익법활동’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 같아요. 사실 변호사가 되는 순간부터 공익활동을 하는 거잖아요. 공익을 전업으로 하는 사람을 공익변호사로 분류할 뿐이지, 사실 변호사 모두의 문제이기 때문에 ‘공익법활동 생태계’를 개선하는 게 핵심인 것 같아요.”

심각한 인권 사각지대에 놓인 자유박탈 아동

강 변호사는 “처음부터 공익변호사가 되기 위해 로스쿨에 진학했다”고 했다. “다른 건 생각해보지도 않았어요. ‘변호사’라는 자격증을 가진 활동가로 살고 싶다는 마음으로 로스쿨을 다녔습니다.”

그는 현재 두루에서 아동·청소년, 여성 피해자 변호를 주로 담당한다. 이들의 경우 권리 구제 수단에 접근하기가 특히 어렵다. 목격자도 드물어 피해자의 진술이 유일한 증거이기 때문에 고소를 진행해도 피해자가 피해자임을 스스로 증명하는 과정에서 2·3차 가해가 일어난다. 아동·청소년과 여성 피해자 사건의 경우 변호사의 역할이 더 중요한 이유다.

최근에는 자유를 빼앗긴 아이들의 인권 문제에 집중하고 있다. 외국인 보호소에 부모와 함께 구금된 이주 아동, 교도소에 부모와 함께 생활 중인 아동 등이다. 강 변호사는 성인과의 분리 구금이 잘 이뤄지지 않는 점, 과밀수용 문제 등을 지적했다.

“유엔에서 진행하는 자유박탈 아동 국제연구에 대한민국만 빠져 있어요. 최근 시민단체와 한국 실무그룹을 구성해 직접 정부부처에 정보 공개 청구를 해 최초로 자유박탈 아동 실태조사를 했어요. 정부부처가 알아야 움직일 수 있고, 정책과 법이 바뀝니다. 이와 관련해 10월에 국제 세미나도 개최할 예정이에요. 이 연구의 중요성과 현황 등을 공유하는 자리가 될 겁니다.”

강 변호사는 공익법활동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했다. “비영리단체들과 마찬가지로 공익법활동도 재정 확보가 중요합니다. 공익변호사는 사회적 소수자의 권익을 옹호하는 활동을 통해 대중의 공감을 끌어내고 사회를 설득해야 합니다. 대중의 관심과 지지가 공익법활동 생태계에 대한 기부로 이어진다면 공익변호사들의 활동도 더욱 탄력을 받게 될 겁니다.”

기호진 청년기자(청세담1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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