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복지사각지대] 신속한 ‘현금 지원’만이 위기가정 숨통 틔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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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위기가정 재기지원 사업 <끝>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적 어려움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중앙자살예방센터에 따르면 자살 시도로 응급실에 실려온 환자 수는 지난 4월 1664명에서 5월 1959명, 6월 2046명으로 매월 큰 폭으로 증가했다. 올 상반기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은 6278명으로 추산된다.

이러한 현상은 코로나19로 인한 실직·소득감소 등 경제적 위기와 무관하지 않다. 9일 부동산114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상가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올해 2분기 서울 지역의 상가 수는 37만321개로 1분기(39만1499개)보다 2만1178개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에서만 하루 평균 235곳이 문을 닫은 셈이다. 저소득자를 대상으로 하는 정부 보증 대출 상품인 햇살론17의 연체율도 급증하고 있다. 국내 5대 은행의 햇살론17 연체율은 지난 1월 최고 3.1% 수준이었지만, 7월 기준으로 최고 11.88%까지 치솟았다. 전국 가계대출 평균 연체율 0.25%의 약 50배 수준이다.

대출금 이자마저 감당하지 못하는 인구가 는다는 건 위기가정 증가의 대표적인 징후 중 하나다. 위기가정이란 갑작스러운 실직, 사고, 질병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에 부닥친 빈곤 가구나 빈곤층 전락 위기에 놓인 가구를 뜻한다.

전문가들은 위기가정 대상 현금 지원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지자체나 공공기관에서는 긴급생계비를 선불카드나 지역상품권으로 지급하는 경우가 많은데, 현금으로만 해결할 수 있는 지출도 있기 때문이다. 이용우 건국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장을 보거나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는 건 카드 결제로 가능하지만, 위기가정에 당장 시급한 밀린 월세와 대출 이자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금이 필요하다”고 했다.

/조선일보DB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굿네이버스는 신한금융지주와 함께 지난 2018년 5월부터 ‘위기가정 재기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매주 약 50가구의 위기가정을 발굴해 ▲생계 주거비 ▲의료비 ▲교육양육비 ▲학대 피해 지원비 ▲재해 재난 구호비 등을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위기가정 발굴에는 전국 복지기관 302곳의 전문 인력이 투입된다. 이들은 현장에서 지원 대상자의 위기 정도와 법정 지원 여부, 자립 가능성 등을 따져 긴급 지원이 가능하도록 돕는다. 특히 복지 시스템상으로 구제받기 어려운 특수 고용 노동자, 이주민 등에게도 열려 있다.

지난 8월까지 위기가정 재기 지원 사업으로 도움받은 사람은 2398가구 7460명이다. 누적 지원 금액은 40억400만원에 달한다. 1차 연도 사업 기간(2018년 5월~2019년 4월)에는 718가구 2273명 대상으로 16억8000만원, 2차 연도(2019년 5월~2020년 4월)에는 1141가구 3500명 대상으로 16억7000만원을 지원했다. 지난 5월부터 진행된 3차 연도 사업에서는 4개월 만에 539가구 1687명이 6억5400만원을 지원받았다.

지원 분야별로 따지면 생계주거비가 가장 많다. 총 지원 금액의 절반이 넘는 26억6300만원을 차지했다. 의료비는 6억7800만원, 교육 양육비는 3억6700만원, 학대 피해 지원비는 1억5820만원, 재해 재난 구호비는 1억3780만원이었다.

민간 차원의 긴급 지원금은 신속한 판단과 지원이 강점이다. 정부의 위기가정 지원 사업은 두 달에 한 번 ‘위기 징후 가구’를 선별하기 때문에 선제 대응에 한계가 있다. 또 위기가정이 발굴되더라도 실제 지원이 이뤄지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수도권의 한 지자체 관계자는 “법정 지원의 경우 행정 절차를 차례로 거쳐야 하기 때문에 한 사례를 지체없이 처리해도 열흘 이상 걸릴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민간 지원을 통해 발굴되는 위기가정을 각종 사회 보장 시스템에 연결해야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은 “일시적인 현금 지원으로 위기가정의 숨통을 틔우는 일도 중요하지만,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야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서 “꾸준한 사례 관리를 통한 각종 복지제도 연결로 위기 이전의 삶을 회복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문일요 더나은미래 기자 ily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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