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코로나19 재난기부금으로 사무실용 공기청정기 구입
Share on facebook
Share on twitter
Share on print

재협, 기부금 부당 사용 논란

코로나19 사태로 950억원이 넘는 돈을 모금한 전국재해구호협회(이하 ‘재협’)가 재난기부금을 목적과 상관없는 곳에 사용했다는 내부 고발이 나왔다.

최근 더나은미래가 입수한 협회 운영회계 자료를 살펴보면, 재협은 지난 5월 7일 ‘코로나19(모집경비)’로 100만원대 공기청정기 2대를 구입했다. 지출액은 총 209만원이며 구입처는 네이버파이낸셜 주식회사(네이버페이)다. 구입 명목은 ‘업무환경 개선을 위한 공기청정기 구입’으로 기록돼 있다. 공기청정기는 협회장실과 사무총장실에 각각 한 대씩 비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의 모금 전문가는 “코로나19 재난기부금은 관련 구호 활동에만 사용해야 하며, 목적과 맞지 않는 곳에 썼다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면서 “공기청정기 구입은 코로나 업무와 관련성을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기부금품의 모집 및 사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기부금을 모집 목적 외 용도로 사용할 경우 법인 등록이 말소될 수도 있다.

재협은 코로나19 재난기부금으로 노트북도 구입했다. 지난 3월 31일 ‘코로나19 모금 및 구호업무 지원용 노트북 구입’ 명목으로 541만4400원, 97만9000원을 각각 지출했다. 20년 넘게 재협에서 근무한 한 퇴직자는 “지금까지 재협이 긴급 재난기부금으로 노트북을 산 적은 없었다”면서 “자산(資産)으로 남게 되는 물품의 경우 연초에 편성한 협회 운영비로 사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재난기부금으로는 통상 현장으로 가는 구호 물품만 구입해 왔고, 임시로 고용된 직원들이 사용할 컴퓨터가 필요한 경우에도 단기 렌트로 조달해왔다는 것이다. 재협 내부 관계자는 “1000억원에 육박하는 엄청난 규모의 기부금이 갑자기 몰리면서 과거에는 볼 수 없었던 비정상적인 일 처리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재협의 투명성에 대한 문제 제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올 초에는 기부 물품을 직원들이 나눠 가졌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지난 2월 25일 서울 마포구 재협 회관에서 열린 제56차 정기총회에서 이사 중 한 명이 지난해 기부받은 계란을 직원들이 나눠 가진 사실을 문제 삼으면서다. 그는 사무총장을 향해 “지난 강원 산불 때 피해자 지원용으로 기부받은 계란 2400판 중 일부를 직원들과 나눠 가진 적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사무총장이 “기억이 안 난다”고 답하자 “직원 중에 계란을 받았다는 사람이 있는데 기억이 안 난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되받으면서 언쟁이 붙었다.

재협 전·현직 제보자들에 따르면, 재협 직원들은 지난해 9월 계란자조금관리위원회에서 기부한 계란 중 40판을 나눠 가졌다. 또 서류상 수량을 맞추기 위해 계란 110판을 보낸 모 단체에 연락해 150판을 받았다는 거짓 수령 문서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재협 측은 “현재 제기되는 의혹과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모두 절차에 맞게 진행됐다”면서 “정기총회에서 제기된 건은 계란자조금위원회에서 재협 직원용으로 계란을 써도 좋다는 뜻을 먼저 밝혀와 나눠 가진 것”이라고 말했다.

[문일요 더나은미래 기자 ilyo@chosun.com]

관련기사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전체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