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으로 간 현장포럼…광주·창원 시민과 정책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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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력(力)이 큰다] ②지역사회와 시민 참여

지난 8월 광주광역시에서 열린 ‘찾아가는 현장포럼’ 현장. ⓒ행정안전부

지역사회가 당면한 과제는 제각각이다. 서울은 인구 집중, 지역 중소도시는 인구 소멸로 고민한다. 지역 간 불균형도 핵심 이슈다. 수도권은 분산과 분권을 말하고, 지방은 마을공동체와 도시재생을 강조한다. 시민들이 원하는 정책도 사는 곳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

국민이 직접 정책을 제안하는 ‘열린소통포럼’은 중앙행정 차원의 논의를 벌이는 정기포럼 외에 지역사회의 목소리를 듣는 ‘찾아가는 현장포럼’(이하 현장포럼)을 진행하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8월 광주, 9월 경남 창원에서 현장포럼을 개최해 시민 제안10여개를 발굴했다. 오는 29일에는 세종에서 ‘더 나은 자치주권을 위한 제안’이라는 주제로 포럼을 개최할 예정이다.

현장포럼은 지역을 기반으로 살아가는 시민과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중앙 부처 공무원, 관련 전문가 등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어떤 정책이 지역사회에 필요한지 논의하는 자리다. 지자체 차원에서 해결이 안 되는 문제를 중앙 부처와 함께 논의해가면서 해결 방안을 찾는 셈이다.

광주 현장포럼의 주제는 ‘광주시민이 제안하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정책’이었다. 이 자리에서는 지난 3년간 지자체 차원에서 논의된 시민 제안 가운데 지역 차원에서 해결하기 어려웠던 5건(마을 자치와 일자리, 마을공동체 재정 운영, 청년 주거, 여성 안전, 복지 공공성)의 정책 제안이 논의됐다.

시민이 생각하는 지역사회에 필요한 정책은 매우 구체적이다. 윤희철 광주광역시 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총장은 “11월쯤 마을공동체 사업이 마무리되면 회계 처리를 해야 하는데, 자치구와 담당 공무원마다 원하는 서류가 다르다”며 “명확한 회계 정산의 원칙과 기본이 없기 때문에 강사비 하나 지출하는 데 최대 10건의 서류를 제출해야 할 정도로 과도한 행정을 요구받는다”고 설명했다. 매년 지자체는 ‘공익활동 지원사업 안내 및 회계 처리 지침’을 발표하고 있다. 하지만 이 지침은 마을공동체 사업과 맞지 않는 ‘비영리민간단체 지원법’의 관련 규정과 지침을 따르고 있어 매번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행정안전부는 공무원과 보조사업자가 편리하게 사용·관리할 수 있는 지방보조금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며 마을에 맞는 회계 지원단 인력 배치, 회계 교육·컨설팅 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청년 주거의 경우, 지역 영구임대아파트 공실을 청년에게 내주고, 입주 청년은 이웃에게 재능 기부를 하면서 새로운 공동체를 만드는 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이에 대한 논의에서는 사업 확대를 위해 공공임대 마을활동가 양성, 커뮤니티 공간 활용을 위한 법 개정, 도시재생 국비 지원, 입주 자격 기준 완화 등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로 확장됐다. 이처럼 지역사회에서 제안된 정책은 각 주무 부처에 배분돼 실행 가능성을 검토받고 있다. 마을자치·마을공동체 정책은 행정안전부, 청년 주거는 국토교통부와 LH한국주택공사, 여성 안전은 여성가족부와 경찰청, 복지 공공성 확대는 보건복지부에서 고민하는 식이다.

사회문제를 지역 차원에서 해결하려는 노력도 있다. 경남 창원에서 열린 현장포럼에서는 ‘외로움에 대처하는 공동체적 해법’을 주제로 외로움이나 고독을 개인 문제가 아닌 사회문제로 인식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논의를 벌였다. 그 결과, ‘만남의 공간’ 마련에 대한 제안이 집중적으로 쏟아졌다. 대개 1인 가구로 살아가는 청년들이 서로 모여 대화할 공간과 기회가 필요하다는 지적, 퇴직자들이 인생 이모작을 준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공간이 있어야 한다는 의견이 접수됐다. 40~50대 중년층을 위한 심리상담과 경력 단절 여성을 위한 제도적 지원 정책의 필요성도 제기됐다. 경남도는 이런 시민들의 제안을 여성가족부 등 중앙 부처와 함께 정책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조소연 행정안전부 공공서비스정책관은 “현장포럼은 시민이 참여하는 숙의형 공론화 과정을 통해 민관이 함께 정책을 제시하는 뜻깊은 자리”라며 “포럼에서 나온 정책들을 각 지자체와 함께 정책화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했다.

 

[문일요 더나은미래 기자 ily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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