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슈] 폐허 방치, 수년째 미완성… ‘실패한’ 국제 원조 고발합니다
Share on facebook
Share on twitter
Share on print
왓웬트롱 설립자 피터 디캄포가 2013년 가나에서 발견한 버려진 영양 지원 센터 모습. ⓒPeter Dicampo

“What went wrong?(뭐가 잘못된 거지?)”

국제기구나 NGO들이 아프리카에서 벌이는 각종 국제 원조(aid) 프로젝트 가운데 실패했거나 중단 상태로 방치된 사례들을 적발해 세상에 알리는 곳이 있다. 아프리카에서 주로 활동하는 미국인 사진작가 피터 디캄포(35)가 2016년 개설한 온라인 플랫폼 ‘What Went Wrong?(왓웬트롱?)’이다. 왓웬트롱은 ‘잘못돼버린(went wrong)’ 국제 원조 프로젝트 사례들을 현지 주민들로부터 제보받아 세상에 알리고 있다. 주민들은 왓웬트롱에 문자 메시지를 보내거나 전화를 걸어 사례를 고발하고, 사진작가와 기자로 꾸려진 왓웬트롱 자원봉사자들이 현장 검증을 거친 뒤 사례들을 온라인에 공개하는 식이다.

왓웬트롱은 디캄포의 개인 작업에서 출발했다. 2006년 자원봉사를 위해 가나에 온 그는 아프리카에서 벌어지는 국제 원조 프로젝트 중 잘못된 것이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상황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는다는 것. 그는 아프리카를 누비며 실패한 원조 프로젝트 현장들을 기록했고 이를 소셜 미디어 계정과 온라인 매체를 통해 세상에 알렸다. ▲영어를 할 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마을에 들어선 영어책 도서관 ▲폐허 상태로 방치된 영양 지원 센터 ▲수년째 지붕 없이 미완성 상태인 초등학교 건물 등 부조리한 현장들이 낱낱이 공개됐다.

디캄포는 2016년 매그넘재단, 임팩트아프리카기금, 퓰리처센터 등의 지원을 받아 왓웬트롱 플랫폼을 개설했다. 지난해 케냐에서 첫 왓웬트롱 프로젝트를 진행한 결과, 실패한 국제 원조 사례 142건이 적발됐다. 이 중 6건은 지난 2월 국제개발협력 분야 소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온라인 매체 데벡스(Devex)에 소개됐다. ▲지원이 툭하면 중단되는 유엔세계식량계획(WFP)의 생활자금 지원 프로젝트 ▲전화 연결이 안 되는 미국 국제개발협력단체 ‘머시콥스(Mercy Corps)’의 24시간 성폭력 피해 신고 핫라인 등이 대표적이다. 왓웬트롱은 “해당 단체들에 연락을 취했지만, 답변이 오지 않거나 형식적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고 설명했다.

무엇이 잘못됐기에 국제 원조 프로젝트들이 실패하는 걸까. 왓웬트롱은 프로젝트 진행 과정에서 현지 주민들이 소외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주민들이 해당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을 듣거나, 질문을 하거나, 어떤 요청을 할 기회가 전혀 없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왓웬트롱은 “주민들은 실패한 프로젝트에 대해 실망과 분노를 느끼고 있다”며 “앞으로 실패한 프로젝트를 적발하고 알리는 일을 계속하며 프로젝트들이 왜 실패하는지, 현지 주민과의 직접적이고 꾸준한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널리 알리겠다”고 밝혔다.

 

[한승희 더나은미래 기자 heehan@chosun.com]
–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관련기사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전체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