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5일(목)

노르웨이 연금운용사가 10년 수익률 9%, 1년간 16% 수익률 달성한 비결은?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사회책임투자가 틈새시장에서 작은 규모로 이루어지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북유럽에선 사회책임투자가 트렌드로 자리 잡은 상황입니다. 또한 사회책임투자는 사회 위험 요소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비즈니스와 결합해 더 큰 규모로 확장될 수 있다고 봅니다. 실제로 스토어브랜드는 다년간 이 분야에서 경험을 축적하며 지속 가능한 투자의 높은 수익률을 입증해왔고, 그 결과 북유럽 국가에서는 사회책임투자를 선택하면 수익률이 떨어진다는 잘못된 미신이 전혀 통하지 않습니다.”(사우게스타드 스토어브랜드 자산 운용 CEO)

노르웨이의 개인연금 운용사 스토어브랜드는 지난 10년간 약 9.34%, 최근 3년간은 12.23%의 수익률을 올렸다. 이뿐만 아니다. 지난 1년 동안은 무려 15.89% 수익률을 달성했다(2017년 12월 기준). 스토어브랜드는 약 890억 달러(한화 약 95조)의 개인연금을 운용하는 노르웨이 최대 개인연금 운용사다. SK 하이닉스, LG생활건강, 현대모비스, 신한금융그룹, 네이버 등 국내 96개 기업에 약 1조 3300억원을 투자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스토어브랜드의 투자원칙은 단순명료하다. 기후나 환경에 심각한 피해를 주거나 지속가능성이 낮은 기업에는 투자하지 않는다는 것. 즉, 사회에 책임있는 투자를 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25일,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KoSIF)에서 마련한 ‘국민연금의 기업관여와 기업의 사회적 책임 제고 방안’ 토론자로 방한한 스토어브랜드의 얀 에릭 사우게스타드(Jan Erik Saugestad·사진) 자산 운용 CEO는 “사회책임투자(SRI)야말로 똑똑한 투자이자, 사회적으로도 옳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얀 에릭 사우게스타드(Jan Erik Saugestad) 스토어브랜드 CEO.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

사회책임투자는 기관 및 개인이 투자의사 결정시 기업의 재무적 요소뿐 아니라 환경(Environmental)·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 등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영향을 미치는 비재무적 요소를 동시에 고려해 투자하는 것을 말한다. 이번 토론회에 주요 연사로 초청된 스토어브랜드는 1995년부터 ‘지속가능성’을 기준으로 기업 활동을 평가해온 사회책임투자기관의 대표주자다. 2005년엔 UN의 사회책임투자 원칙(Principles for Responsible Investment, PRI)을 기준으로 사회책임투자를 강화했으며, 2013년부터는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석탄 화력발전 관련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투자를 철회하고 있다.

사우게스타드 CEO는 “스토어브랜드의 사회책임투자는 꾸준히 진화하고 있으며 2020년까지 기준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면서 “지속가능성을 투자에 반영하는 것은 우리 모두가 가야 할 길”이라 강조했다. 현재 스토어브랜드 블랙리스트에는 191개 기업이 올라와있는데, 삼성전자, 포스코, 포스코대우, 롯데케미칼 등 한국기업도 포함돼있다. ☞사회책임투자가 더 자세히 알고싶다면?

스토어브랜드는 어떤 기준으로 사회에 책임있는 투자를 한다는 것일까. 사우게스타드 CEO는 사회책임투자 방법론으로 ▲퇴출(exclusions) ▲적극적인 주주권(active ownerships) ▲해결책(solutions) 등 세 가지를 소개했다. 먼저 ‘퇴출’은 ‘지속가능성’ 기준에 맞지 않는 기업을 투자 목록에서 제외하는 방법이다. 기업이 제공하는 상품이 지속가능한 것인지, 부패 방지 시스템을 갖추었는지, 근로자 및 하도급업체의 권리를 보장하는 적합한 프로세스를 마련해두었는지 등을 평가한다. 이때 퇴출 결정은 독자적인 전문위원회의 자문을 따른다.

스토어브랜드 영문 소개 홈페이지.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홈페이지로 연결됩니다.

‘적극적인 주주권’은 투자자로서 기업 경영에 개입하는 것으로, 특정 프로세스에 따라 기업들과 대화하며 건설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이 목적이다. ‘기후 변화 대응’ 등 광범위한 이니셔티브에 참여하기 위해 여러 투자기관과 공동 행동에 나서기도 한다. 전 세계 약 300개 투자기관과 함께 ‘기후 행동 100+(Climate Action 100+)’를 조성해 해당 기업들에 온실 가스 감축, 투명한 정보 공개 및 기업 지배구조 개선 등을 요구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해결책’은 UN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17가지에 대해 기업들이 어떤 태도를 보이고 있는지를 평가하는 것을 말한다.

스토어브랜드가 공동행동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Climate Action 100+ 홈페이지 화면.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홈페이지로 연결됩니다.

사우게스타드 CEO는 “스토어브랜드가 일찍이 투자 프로세스에 지속가능성을 반영한 것이 재정적 측면에서는 똑똑한 선택이었고 사회적 측면에서는 옳은 일이었다”면서 “한국의 국민연금과 금융기관들도 사회책임투자를 강화해야 하며, 그 일환으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적 노력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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