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란트로피
노연희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아름다운재단
연령, 성별 다양성 떨어지는 한국 비영리 이사회… 바람직한 거버넌스 고민해야

비영리 조직 이사회의 구성 및 운영과 조직의 재무 책무성을 논의하는 세미나가 열렸다.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는 지난 14일, 아메리칸디플로머시하우스에서 ‘거버넌스와 재무적 책무성’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비영리 조직·공익법인 관계자, 학계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비영리 조직의 거버넌스란 조직의 목표 달성과 지속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한 관리 체제를 의미한다. 좁은 의미로는 이사회의 구성과 활동을 말하지만, 넓은 의미로는 이사회와 실무진의 소통까지 포함한다. 이사회는 조직을 경영하고 관리·감독하는 주체인 만큼, 이사회의 역할은 중요하다. 책무성은 조직을 투명하고 책임감 있게 운영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한국에서는 주로 회계의 투명성을 다루는 재무적 책무성이 자주 논의된다. 비영리 조직은 기부자와 대중에게 돈을 얼마나 모으고 어떻게 썼는지 알리고, 정부의 회계 공시에 충실히 따라야 한다. 재무적 책무성은 조직의 신뢰도와 연결된다. 오전 세션에서는 이영주 인디아나대학교 릴리 패밀리 스쿨 오브 필란트로피 교수가 거버넌스와 재무적 책무성의 이론을 풀이하고 미국의 사례를 소개했다. 이영주 교수는 “한국에 비해 미국 이사진이 성별, 연령, 직업 구성 등에서 모두 다양하다”며 “한국도 이사회 구성의 다양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미국 비영리 조직에서 여성 이사는 전체의 48%를 차지하지만, 한국의 비영리 이사회에서 여성 비율은 23%에 불과하다. 연령 분포도 마찬가지다. 미국에서는 50~60대 이사의 비중이 57% 수준이지만, 한국에서는 90%에 달한다. 이영주 교수는 “미국 비영리 조직은 사업이 높은 수익원”이라면서 “다양한 서비스 및 제품을 판매해 운영 자금을 충당한다”고 전했다. 유방암 피해자 지원과 인식 개선에 앞장서는 수잔 지 코멘 재단이

나민수 아산나눔재단 선임매니저
[사회혁신발언대] 아시아 벤처 필란트로피에 나타난 세 가지 변화

내년 소셜섹터 시장은 어떤 방향으로 움직일까. 그 힌트를 아시아의 사회적가치 창출 지원기관이 한데 모인 ‘아시아 벤처 필란트로피 네트워크(AVPN) 글로벌 콘퍼런스’에서 찾을 수 있다. 올해 AVPN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렸다. 여러 세션 가운데 투자 형식으로 자선사업을 펼치는 ‘벤처 필란트로피’ 관련된 세션에서 반복적으로 강조된 세 가지 키워드가 있다. 바로 ‘신뢰 기반(Trust based)’과 ‘담대한 필란트로피(Bold Philanthropy)’, 그리고 ‘패밀리오피스(Family Office)’였다. 기부자와 단체 간 신뢰 기반의 필란트로피 벤처 필란트로피에서 기부자와 기부금·보조금을 받는 단체 간의 신뢰를 강조하는 담론이 등장한 배경은 바로 팬데믹이다. 2년 넘게 이어진 코로나바이러스 대유행은 국제개발과 비영리 사업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특히 개발도상국의 국제개발 분야는 기부자와 현지 단체가 지리적으로 나뉘어 있어 국가·지역 간 이동이 어려워지면서 현지 단체에 현장 사업 운영을 믿고 맡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말레이시아 청년들을 위한 리더십 개발 프로그램인 ‘아큐먼 아카데미 말레이시아(Acumen Academy Malaysia)’다. 말레이시아 ‘YTL 재단’과 세계적인 비영리 벤처캐피털 ‘아큐먼’은 갑작스러운 팬데믹 때문에 최초의 온라인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글로벌 강사와 참가자 사이 시차, 온라인 교육의 효과성 등 염려가 있었지만, 지금까지 아큐먼의 발자취를 믿고 새로운 도전을 결심했다. 팬데믹이라는 역경이 필란트로피 영역에서 새롭고 혁신적인 도전을 촉진하게 된 것은 아이러니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새로운 도전 과정에서 얻은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축적된 협업 경험들은 기부자와 단체 간의 신뢰를 다지며 필란트로피로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담대한 필란트로피 그동안 임팩트 투자가 보다 역동적이고 과감한

美 10대 고액기부자, 지난 한 해 11조원 쾌척… 기부왕은 빌 게이츠

지난해 미국의 고액기부 상위 10건의 기부액을 합산한 결과 93억달러(약 11조88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31일(현지 시각) 미국의 비영리 전문매체 크로니클오브필란트로피에 따르면,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는 지난해 빌앤멀린다게이츠재단에 50억달러(약 6조4650억원)를 기부하면서 최고액 기부자로 이름을 올렸다. 상위 10건의 기부 총액(93억달러)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셈이다. 그의 기부금은 공중보건, 국제개발, 교육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크로니클오브필란트로피는 지난 2022년 미국에서 개인이 공식적으로 밝힌 기부 활동을 집계해 이번 명단을 작성했다. 비공개로 벌인 자선활동, 현금 이외의 형태로 기부한 경우는 반영되지 않았다. 지난해 상위 10대 고액기부 내역을 살펴보면, 기부자 8명(중복 제외) 가운데 6명은 억만장자다. 이들 6명의 순자산을 합하면 3250억달러(약 415조3200억원)가 넘는다. 게이츠에 이어 2위로 이름을 올린 기부자는 글로벌 투자사 클라이너퍼킨스(Kleiner Perkins)의 이사장 부부 존 도어와 앤 도어였다. 존 도어는 지난 1980년대부터 실리콘밸리를 대표하는 밴처캐피탈(VC) 투자자로 이름을 날렸다. 그는 구글, 아마존, 선마이크로시스템스 같은 IT기업에 초기 투자자로 참여했으며 순자산만 90억달러(약 11조5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도어 부부는 자신들이 설립한 베니피커스재단을 통해 미국 스탠퍼드 기후지속가능대학에 11억달러(약 1조4000억원)를 기부했다. 식량안보, 지구과학, 에너지기술 등을 탐구하는 스탠퍼드 기후지속가능대학을 세계 최고의 기후변화 전문 교육기관으로 육성한다는 목적이다. 도어 부부의 기부금은 연구원 보조, 학과 신설, 신기술 개발 등에 사용된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의 부모 재클린·미겔 베이조스 부부는 세계적인 암 전문 연구기관인 미국 프레드허친슨암연구센터에 7억1050만달러(약 9050억원)를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부금은 향후 10년간 암 센터에서 진행될 임상 시험, 면역 요법 연구

아시아 15개국 기부 여건 들여다봤더니

“미국에선 비영리, 재단 등 ‘필란트로피’ 분야가 전체 GDP의 2% 수준이다. 아시아에서도 전체 GDP의 2%가 기부 등 ‘필란트로피’ 목적으로 쓰인다고 가정해보자. 5070억 달러(약 572조4000억원) 규모로, 아시아 전역으로 들어오는 ‘해외 원조금’ 보다 11배 큰 액수다(2015년 기준). 아시아의 고액자산가, 기업, 개인이 지역 내 문제를 해결하는 데 더 많은 자원을 기부하도록 할 수 있다면 훨씬 큰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아시아 내 기부 및 사회투자를 장려하기 위한 법제가 뒷받침돼야 하는 이유다.” 루스 샤피로<사진> 아시아 필란트로피 소사이어티 센터(Center for Asian Philanthropy and Society, 이하 CAPS) 대표의 말이다. 2013년 설립된 CAPS는 아시아 내 필란트로피 맥락과 현황 등을 연구하는 비영리 연구 및 자문기구다. 지난 1월, CAPS에선 2년여에 걸친 야심찬 연구를 발표했다. 아시아 필란트로피 현주소를 짚는 ‘공익활동 환경평가지수(Doing Good Index∙이하 DGI)’가 바로 그것. 한국, 중국, 일본, 싱가포르, 홍콩, 대만,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15개국의 기부 관련 제도와 정책, 생태계를 비교한 연구다. 2013년, CAPS를 설립하고 DGI 연구를 이끈 루스 샤피로 대표는 “지난 10여년간 아시아 전역의 기업가, 고액자산가에게 ‘왜 더 많이 기부하지 않느냐’고 물으면 국적 불문 ‘국내 비영리를 신뢰할 수 없다’는 대답이 돌아오더라”며 “아시아 내 비영리에 대한 신뢰가 굉장히 낮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했다. 그는 “아시아 맥락에서 필란트로피의 현황을 분석한 데이터가 나온다면, 막연한 불신을 없애고 신뢰를 높여 갈 수 있을거라 생각했다”고 CAPS를 설립한 이유를 소개했다. 지난 13일, 아름다운재단에서 열린 DGI 결과

비열한 자본주의 막 내리고 건강한 자본주의 싹틔울 때

특집 인터뷰_사회 혁신의 대가 제프 멀건 네스타 CEO “사회가 어떤 시점에 어떻게 변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어떤 변화’를 상상할 수 있는가는 그 사회의 역량에 달렸다. 어떤 혁신을 발견해내는지, 자원을 연결하는지, 사회가 딛고 있는 가치를 고찰하는지에 따라 사회는 새로운 방향으로 도약하기도 하고, 머물기도 하고, 후퇴하기도 한다.” ‘사회 혁신가의 혁신가’, 제프 멀건<사진> 네스타(NESTA) CEO의 말이다. 네스타는 세계적인 사회 혁신 싱크탱크. 2011년부터 네스타를 이끌어 온 그는 ‘사회의 변화’를 키워드로 공공과 민간의 경계를 넘나들었다. 일상의 민주주의, 연구와 실천이 결합된 싱크탱크 ‘데모스(Demos)’를 설립했고, 영국 총리실에서 일하기도 했으며, 이후엔 영 파운데이션(Young Foundation) 대표를 맡아 사회적 기업과 비영리 조직, 정부 정책의 사회 혁신을 주도했다. 네스타에선 전 세계의 사회 혁신을 연결하고, 생태계를 짚어 왔다. ‘새로운 사회는 어떻게 가능할까. 변화는 어디에서 올까.’ 더나은미래는 창간 8주년을 맞아 제프 멀건 네스타 CEO를 스카이프로 인터뷰했다. 최근 한국엔 그의 저서 ‘메뚜기와 꿀벌: 약탈과 창조, 자본주의의 두 얼굴’이 번역됐다. 그에게 새로운 자본주의를 말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변화는 어디에서 가능할지 물었다. ◇메뚜기와 꿀벌… 건강한 자본주의를 상상하다 ―’사회 혁신’의 선두에서 ‘자본주의’에 대한 책을 냈던 이유가 무엇인가. “2008년 금융 위기가 터진 뒤 원인에 대한 여러 진단이 나왔다. 기업인의 탐욕을 지적하는 이들도, 과도하게 복잡해진 금융 시스템을 문제 삼은 이들도 있었다. 그러나 진단에 비해 여러 나라의 대응은 실망스러웠다. 위기의 근본 원인은 건들지 않고, 기존 방식을 답습했다. 국가재정을 들여 금융 위기의 핵심에

[연구로 읽는 제3섹터] 세상을 바꾸는 필란트로피, 현 주소는?

‘전 세계 재단은 몇곳일까. 돈은 어떻게 쓰이고 있을까.’ 글로벌 필란트로피의 현주소를 다룬 야심찬 보고서가 나왔다. 전 세계 20개 팀이 협력해 3년이 넘게 걸린 ‘대규모’ 연구다. 지난 4월말, 하버드 케네디 스쿨의 하우저 시민사회연구소(The Hauser Institute for Civil Society)에서 내놓은 ‘글로벌 필란트로피 리포트(Global Philanthropy Report)’가 바로 그것. 이번 연구가 가능했던 건 스위스 금융그룹 UBS의 전폭적인 후원이 있었기 때문. 전 세계 초고액자산가(UHNW·Ultra High Net Worth)를 대상으로 필란트로피 분야에서 전략적 자문을 제공해 온 UBS는 2014년 초고액자산가 자선가 네트워크 모임인 ‘글로벌 필란트로피 커뮤니티(Global Philanthropists Community)’를 설립했다. 이후 글로벌 차원에서의 필란트로피 양상을 파악하기 위해 하버드 연구소와 함께 연구를 진행한 것. 연구의 핵심 키워드 4가지를 아래와 같이 정리했다. #1. 전 세계 민간 재단은 총 몇 곳? 전 세계 필란트로피 재단은 39개국, 26만 곳이었다. 그 중 60%가 유럽에, 35%가 북미에 위치하고 있었다. 연구에 따르면 필란트로피 재단은 수백년 전부터 여러 형태로 존재했으나, ‘재단’이“급격하게 증가”한 것은 최근의 일이다. 전 세계 약 8만개의 재단 중 72%에 달하는 재단이 지난 25년 사이에 설립됐으며, 전체 재단의 절반 가까이(44%)는 2000년대 이후 설립된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11만개의 재단 중 90% 이상이 ‘독립재단’으로 운영되고 있었으며, 그 중 5%는 ‘가족재단’이었다. 재단 형태는 지역에 따라 상이했다.  미국과 북미의 경우 각각 96%, 87% 이상이 독립재단인데 반해 중국과 아랍에미리트(UAE)에서는 각각 38%, 73% 이상의 재단이 정부와 협력해 운영되고 있었다. 중남미에서는 기업이 설립한

시민사회 30년, 이제는 ‘감시자’에서 ‘해결자’로… ‘시민사회연찬회’

“국가가 해야할 일을 하게 만들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을 못하게 견제하는 게 시민사회의 역할이라고 한다면, 지금까지 한국의 시민사회는 비판과 감시 역할을 주로 해왔다. 이제는 한발 더 나아가야 하는 시점이다. 정부가 세금으로만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늘고 있고, 시민들의 자발적인 공익활동도 활발해졌다. 시민사회에서 ‘사회문제의 해결자’로서의 역할을 고민해야 할 때다.” (손봉호 나눔국민운동본부 대표) 지난 4일, 서울올림픽파크텔에서 ‘시민사회 발전을 위한 연찬회’가 열렸다. 국무총리실에서 주최하고 나눔국민운동본부와 사단법인 시민에서 주관한 이번 연찬회에는 종교계·자원봉사계·지역재단·전국시민사회협의회·마을공동체·비영리단체(NPO)·중간지원조직 등 전국120여명의 시민사회 리더가 한 자리에 모였다. 지역과 활동 영역, 분야를 뛰어넘어 시민사회를 아우르는 리더들이 한데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민사회 발전을 위한 이번 연찬회의 주제는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시민사회 성장 전략을 찾아서’. 시민사회가 그간 해왔던 비판과 감시운동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사회문제의 직접적 해결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타진하고, 그에 필요한 요소가 무엇인지를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연찬회 개회사를 연 배재정 국무총리 비서실장은 “국무총리실과 시민사회가 함께 ‘시민사회 연찬회’를 열었다는 것 자체가 낯선 조합인 만큼 갖는 의미가 크다”며 “정부와 시민사회가 함께 할 수 있는 또다른 고리를 만들어가는 자리”라고 했다. 임현진 시민사회발전위원회 위원장(서울대 명예교수)은 “과거에는 ‘시민 없는 시민운동’을 고민했다면, 촛불 시위에서 봤듯 이제 시민들은 자발적으로 움직이는데 정작 시민단체 회원은 줄고 있는 역설을 고민해야 할 때”라며 “이제는 정부 감시와 비판 기능을 넘어 세대갈등·일자리·저출산·양극화 등 우리 사회가 직면한 여러 문제를 토론하며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역할로 나아가야

비영리기관 믿을 수 없어… 자산가·기업, 기부 안 늘린다

루스 샤피로 아시아 필란트로피전문 연구센터 대표 “지난 20여 년간 아시아 내 고액 자산가나 기업가들을 많이 만났다. ‘왜 더 많이 기부하지 않느냐’고 물으면, 국적 상관없이 돌아오는 답이 똑같았다. 자국 내 비영리단체를 신뢰하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아시아에서는 비영리단체에 대한 신뢰가 매우 낮다. 민간 기부를 촉진하기 위해선 낮은 신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봤다. 아시아 필란트로피 연구가 그 시작점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루스 샤피로〈사진〉 ‘아시아 필란트로피 소사이어티 센터(Centre for Asian Philanthropy and Society, 이하 CAPS)‘ 대표의 말이다. 2013년 설립된 CAPS는 아시아 내 필란트로피(자선) 정책을 연구하는 기관이다. 내년 1월, 한국·일본·중국·인도 등 아시아 15국 기부 문화 제도와 환경을 비교한 연구 ‘공익활동 환경평가지수(Doing Good Index)’ 발표도 앞두고 있다. CAPS를 설립한 샤피로 대표는 1997년에 아시아 내 주요 기업인들의 모임인 ‘아시아 비즈니스 위원회’를 설립하고 10여 년간 사무총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아시아 내 기업 고위 네트워크를 이끌었던 ‘기업통(通)’이 ‘필란트로피 전문 연구기관’을 설립한 이유가 뭘까. 지난 7일, 아름다운재단 기빙코리아 기조 강연을 위해 한국을 찾은 그에게 아시아 필란트로피의 특성에 대해 물었다. ―10년 가까이 아시아 내 기업가 네트워크를 이끌었는데, 아시아 ‘필란트로피’ 전문 연구기관을 설립한 이유가 궁금하다. “두 조직 모두 비슷한 고민의 연장선상에서 만들었다. 아시아 비즈니스 위원회를 설립했던 1997년은 외환 위기가 일어났던 해였다. 대량 해고, 실업 등 사회문제가 떠올랐고, 아시아 각국에서 기업의 사회적인 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기업들을 모아 사회적인 역할을 논의하기 위해 만든 네트워크 조직이

[해외 비영리 트렌드] 美억만장자, 트럼프 ‘파리협약’ 철회 반대하며 직접 대응나서

“미국인들은 파리 협정을 떠나지 않을 것이다. 정반대로,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 기후변화 협정 탈퇴를 전격 선언하면서, 미국 내 억만장자, 재단, 기업 등 각계각층에서 직접 행동에 나섰다. 미국 억만장자 마이클 블룸버그(75∙사진) 전 뉴욕 시장은 유엔의 기후변화 대응을 위해 1500만달러(약 168억원)를 기부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파리 기후변화 협정 탈퇴를 전격 선언한 데 따른 것이다. 블룸버그 자선재단(Bloomberg Philanthropies)은 지난 1일, 이와 같은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하며 “파리 협정 당사국들의 목표 이행을 돕고 유엔의 기후변화협약 운영을 지원하기 위해 기부한다”고 밝혔다. 블룸버그통신 설립자이자 세계에서 8번째 부자인 블룸버그는 유엔기후변화 특사이기도 한데, 평소에도 트럼프 행정부의 기후변화 정책과 관련해 소신발언을 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이전부터 미국 최대 환경운동 단체 시에라 클럽(Sierra Club)에 총 8000만달러(약 870억원)을 기부하는 등 석탄 반대 및 기후변화 문제에서 적극적인 반대 행보를 보여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파리 기후협정 탈퇴 선언으로 인해, 미국은 시리아∙니라라과에 이어 파리기후협정에 가입하지 않은 3번째 국가가 됐다.  블룸버그 전 시장의 기부는 개인적인 차원의 ‘고액기부’로만은 끝나지 않을 전망이다. 그는 “미국은 도시, 주 및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파리협정을 계속 준수해나갈 것”이라며 “워싱턴(정치)이 우리를 막을 순 없다”고도 덧붙였다. 그의 주도에, 기업 및 미국 내 대학, 시, 주 정부 등 각계각층에서도 ‘트럼프의 기후변화협약 탈퇴’에 대해 적극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재 수백곳의 기업, 80개 대학 총장, 시장 및 주지사 등은 ‘미국의 서약(America’s Pledge)’이라는 이름으로 ‘파리 기후변화 협정’을

[Cover Story] 복지와 자선 사이 ‘제3의 길’을 찾다

[창간 7주년 특집 인터뷰] 유럽 내 필란트로피 연구 선구자 ‘테오 슈이츠’ 암스테르담 자유대 교수   “정부냐, 시장이냐, 복지국가냐, 민간 기부 활성화냐, 이런 이분법은 고리타분하다. 현실에도 안 맞는다. 복지국가라는 유럽에서도 20년 전부터 ‘필란트로피(Philanthropy)’의 역할과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정부는 그 영역의 존재를 인정하고, 최대한 역할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한다.” 테오 슈이츠(Theo Schuyt·사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자유대 필란트로피학과 교수의 말이다. 최근 아름다운재단은 그의 책 ‘이타주의자의 시대: 유럽 필란트로피의 뿌리와 현대적 재발견’을 번역·출판했다. 유럽 내 필란트로피를 다룬 다소 딱딱한 책에서 그는 “복지국가와 필란트로피는 함께 가야 한다”며 “민주주의를 완성시키는 기제로서도 필란트로피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다. ‘복지국가의 꽃’이라는 유럽에서, 민간 기부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 미국식 기부 문화와 유럽식 복지 정책, 둘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는 한국은 어디로 나아가야 할까. 창간 7주년을 맞아, 더나은미래는 지난 25년 유럽 내 필란트로피를 연구해 온 테오 슈이츠 교수를 스카이프로 인터뷰했다. 네덜란드에서 나고 자란 그는 유럽 내 필란트로피 연구를 이끌어 온 선구자다. 1995년부터 네덜란드 내 민간 규모를 집계한 ‘기빙 인 더 네덜란드(Giving in the Netherlands)’ 연구를 이끌어왔으며, 10년 후인 지난 5월 초엔 40여 연구진과 함께 유럽 전역의 민간 기부 현황을 담은 최초의 연구 ‘기빙 인 유럽(Giving in Europe)’도 발표했다. 2007년엔 유럽 전역의 필란트로피 연구자들을 모아 ‘유럽 필란트로피 연구 네트워크’도 결성했다. ◇복지국가 유럽 vs 자본주의 미국? ―흔히 유럽과 미국은 대척점에 있다고 여겨진다. 작은 정부에 민간 기부가 활성화된 미국,

국내 최초 필란트로피 학회 ‘필란트로피 소사이어티’ 출범

국내 최초 ‘필란트로피 학회’가 설립됐다.  지난 17일,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는 ‘한국 필란트로피 소사이어티(Korea Society of Philanthropy ,KSoP)가 창립 총회 및 세미나를 갖고 본격 출범했다. 임기 3년의 초대회장으로는 한국의료지원재단 유승흠 이사장이, 수석부회장에 이진수 국립암센터 발전기금 이사장(전 국립암센터 원장)이 선출됐으며 5000만원 규모의 2017년도 예산을 확정했다.   유승흠 초대회장은 이날 창립총회에서 “한국의 비영리 분야는 지난 10여년 간 비약적으로 성장했다”면서도 “필란트로피 학문적 기초가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지식체계를 축적하고 각 분야의 실천 방안을 찾아내야만 제대로 된 필란트로피를 실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필란트로피 소사이어티’ 창립 이유를 밝혔다. 유 회장은 “특정 단체에 기업의 돈이 몰릴 수 밖에 없는 구조,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NPO 단체의 공익활동 성과와 영향력에 대한 통계 부족, 투명성과 지속 가능성을 어렵게 하는 시스템 및 인프라, 30~40년 전과 비교해 큰 변화없는 정책과 제도 등 여전히 한국의 비영리 분야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수없이 많다”며 “‘필란트로피 소사이어티’는 분야 간 울타리를 넘어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새로운 형태의 학문적 융합을 이루어내고, 구체적인 실천 방법의 모색을 통해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필란트로피 활동의 발전과 확산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창립총회에 이어 진행된 세미나에서는 박태규 연세대 명예교수, 박용주 전(前) 한국경영혁신중소기업협회 회장, 이승훈 을지대 의료원장이 필란트로피와 관련한 다양한 주제로 발표하였고, 홍콩에서 특별 초청된 CPF(Child Psychoecology Foundation) 빈센트 로우(Vincent Law) 회장은 ‘아동 및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필란트로피 교육의 중요성’에 대해 연설하기도 했다.  이 날 창립총회에는

유산 1억원 기부한 김영걸 카이스트 교수…“유산기부 동참 많아지길”

김영걸 카이스트 교수, 기아대책에 유산 1억원 기부 어머니 고 설순희 여사에 이어 헤리티지클럽 4번째 회원   “제가 그동안 어머니께 가장 잘한 일이 뭔지 아세요? 기아대책의 헤리티지 클럽 가입을 권해드린 일입니다. 어머니께서는 유산을 기아대책에 기부하시고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해하셨어요. 지금 저도 어머니와 같은 마음입니다.” 김영걸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대외부학장)가 국제구호단체인 기아대책에 유산 1억원을 기부했다. 지난 4일 서울 강서구 기아대책 강당에서 김 교수의 유산 기부 약정식이 열렸다. 김 교수와 그의 아내와 딸이 함께 유산 기부 약정서에 서명하는 자리였다. 이로써 김 교수는 어머니인 고 설순희 여사의 뒤를 이어 기아대책의 유산 기부자들의 모임인 ‘헤리티지 클럽’의 네 번째 회원이 됐다.   2006년부터 기아대책에 정기후원을 한 고 설순희 여사는 2015년 7월 20일 기아대책의 유산기부 1호 후원자다. 당시 유산 약정식에서 설 여사는 “나 역시 어려운 시절을 겪어온 만큼 가난한 이웃을 보면 늘 안타까웠다”면서 “남은 생을 어떻게 보낼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에 유산기부를 결심했는데, 가난한 어린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고 설순희 여사는 지병으로 지난해 3월 26일 세상을 떠났다. 김 교수는 지난달 26일 고 설순희 여사의 기일을 기념해 자신의 유산 1억원을 기아대책에 전달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 설 여사의 기부금 1억원은 아프리카 카메룬 은가운데레 지역의 아동 센터 건립에 사용됐다. 유산기부란 자신의 재산을 사회에 나누고 떠나는 것으로, 재산의 일부 또는 전부를 사망 시점에 공익 목적으로 기부하는 것을 말한다. 보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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