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편의시설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모든 학생의 이동의 자유를 위한 실태조사 결과발표 간담회’에 참석한 학생들이 발언하고 있다. /협동조합 무의
“우리 학교엔 왜 엘리베이터가 없을까?”…장애·비장애 학생 함께 국회서 ‘교내 이동권’ 촉구

“‘이 학교에는 왜 엘리베이터가 없나요?’ 장애 인식 개선 교육을 위해 학교를 방문했던 선생님께 들었던 질문입니다. 거동이 불편한 분이었습니다. 순간 부끄러웠습니다. 이 질문을 듣기 전까지는 엘리베이터를 장애인 편의시설이라 생각해본 적이 없기 때문이죠. 왜 우리 학교에는 엘리베이터가 없는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로 결정했습니다.”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모든 학생의 이동의 자유를 위한 실태조사 결과발표 간담회’에서 최민기(18·현대청운고3)군은 “교내 장애인 편의시설은 모든 학생의 기본권”이라고 주장했다. 협동조합 무의와 장애인학생지원네트워크가 강민정·최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함께 주최한 이번 간담회는 초중고교 내 장애편의시설 설치 현황을 점검하고, 법·정책을 제언하기 위해 열렸다. 강민정 의원은 “우리나라 교육제도와 운영의 근간을 정하고 있는 ‘교육기본법’은 장애학생의 교육권을 보장하지 못한다”며 “장애학생에 대한 교육 차별 현실을 드러내고 장애학생들의 교육권을 되찾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현대청운고 학생들을 비롯해 유지민 전 대안학교 거꾸로캠퍼스 학생, 실천교육교사모임, 법무법인 디라이트, 세이브더칠드런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 강미정 세이브더칠드런 아동권리정책팀장은 지난해 세이브더칠드런이 서울대학교 사회복지연구소와 진행한 ‘한국 장애아동의 삶의 질’ 연구 결과를 인용해 장애아동들이 학교에서 소외감을 느낀다고 주장했다. 장애아동 16명을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진행한 결과, 한 지체장애아동은 체육교사로부터 ‘체육 수행평가인 팔굽혀펴기 영상을 찍어서 보내라’는 문자를 받은 적이 있다고 했다. ‘특수학급이 일반학급과 멀리 떨어져 있어 친구들을 만날 일이 없어요’ ‘장애인 화장실은 있지만, 주로 창고로 활용되고 있어요’라는 답변도 있었다. 지체장애를 가진 유지민(16)양은 “사립고에 입학하고 싶었는데 학교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지 않아서 포기했고, 또 다른 학교는

유지 관리가 잘못된 점형 블록./보건복지부 제공
“시각장애인 지자체 접근 어렵다” 전국 청사 시설 60% 기준 미달

국내 지방자치단체 청사 대부분이 시각장애인을 위한 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점자블록 등 시각장애인에게 꼭 필요한 점자 안내 시설의 미설치율은 52.9%에 달했다. 보건복지부는 25일 이 같은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각 지자체에 시정 명령을 내렸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는 지난달 전국 도·시·군·구 업무청사의 시각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실태를 조사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총 278개 청사, 6021개 조사 대상 항목 중 세부 기준에 따라 올바르게 설치된 비율(적정설치율)은 38.8%였다. 올바르지 않게 설치된 시설 비율(부적정설치율)은 38.8%, 미설치율은 23.8%였다. 조사는 ▲매개시설(출입구 접근로 정비, 출입구 단차 제거 등) ▲내부시설(문·복도·승강기·에스컬레이터 사용 편의) ▲위생시설(화장실) ▲안내시설(점자블록, 경보·피난 설비) ▲비치용품(점자 업무 안내 책자, 8배율 이상 확대경) 등으로 구분해 시행됐다. 이 중 위생시설의 적정설치율이 15.1%로 가장 열악했다. 다음은 안내시설(26.7%), 비치용품(33.1%), 매개시설(47.9%), 내부시설(48.7%) 순으로 미흡했다. 특히 주요 시각장애인 편의시설인 점자블록, 점자 표지판, 점자 안내판 등의 적정설치율은 28.1%로 매우 낮았다. 미설치율도 52.9%로 높게 나타나 개선이 필요한 상태였다. 지역별로는 충북 소재 청사의 적정설치율이 31.9%로 17개 지역 중 가장 낮았다. 경북 소재 청사도 미설치율이 35.5%로 가장 높아 열악한 상태였다. 울산광역시 소재 청사는 부적정설치율이 44.4%에 달했다. 연합회 측은 이에 대해 “장애인 편의시설 설치 방법과 지침에 대한 숙지와 준수가 요망된다”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조사결과를 토대로 잘못 설치된 편의시설은 올바르게 설치하도록 조치하고, 미설치된 곳은 조속히 설치할 수 있도록 25일 전국 지자체에 시정명령을 했다”고 밝혔다. 시정명령을 받은 지자체는 올해 상반기까지 조치한 후 결과를

“출입문 통과도 어려워”….학습권 침해받는 장애인 대학생

“먼저 가세요.” 6월 2일 오전 10시, 서강대학교 로욜라 도서관(중앙도서관). 휠체어를 탄 기자의 뒤로 기다리는 줄이 늘어섰다. 양보를 하면서도 미안한 마음에 얼굴이 달아올랐다. 로욜라 도서관 출입구 폭은 83cm로 휠체어의 폭(68cm)을 고려하면 여유 공간은 고작 15cm에 불과했다. 좁은 입구에 맞도록 휠체어의 각도를 조정할 때 마다 바퀴를 굴리는 손이 계속 문에 부딪혔다. 설상가상으로 휠체어에 걸어놨던 가방까지 문에 걸려 떨어지기를 반복했다. 출입문을 온전히 빠져나오려면 활동보조인의 도움이 필요했다. 앞서 서강대는 368개 대학을 대상으로 한 ‘장애대학생 교육복지 지원실태 평가(국립특수교육원, 2015)’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은 바 있다. 그러나 두 시간 동안 활동보조인과 함께 휠체어를 굴리며 이동체험을 한 기자에게 교정은 험난한 장애물 코스와 같았다. ◇장애인 이동권 제약, 학습권 침해로까지 이어져 ‘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이하 편의증진법)’에 따르면 장애인이 출입 가능한 문의 유효폭은 80cm다. 대부분의 대학이 설계도면상으로는 이 편의증진법을 준수했다. 하지만 더나은미래 청년기자들이 취재한 결과, 기자재이나 벽의 위치 때문에 실제 출입문의 폭은 그보다 좁은 경우가 허다했다. 서강대 도서관 화장실은 문 뒤에 청소도구함이 있어 최대한 열어도 79cm밖에 되지 않았다. 대형교양강의가 많이 열리는 김대건관 역시 문에 걸린 걸쇠 때문에 실제 폭은 77cm에 불과했다. 서강대학교 커뮤니케이션학과에 재학 중인 지체장애인 박지원(가명·27)씨는 “도서관 출입구 뿐만 아니라 사회과학대학 엘리베이터 등 휠체어 이용 장애인의 입장을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건물 설계가 아직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서강대학교와 함께 최우수 등급을 받은 서울대학교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휠체어를

더나은미래 특별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