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팅터스
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WeTee)'는 청소년 당사자의 입장에서 성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제안하는 단체다. /위티 제공
심리·문화·윤리 아우르는 ‘포괄적 성교육’이 필요한 이유

“성(性) 평등은 우리 사회에 성적 욕망과 즐거움을 쫓는 것에 대한 억압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성적 즐거움은 모든 사람에게 보장돼야 한다는 이야기죠. 그게 바로 성적 권리입니다. 그런데 여성·노인·청소년 등은 여전히 성담론에서 배제되고 차별받고 있어요. 전 생애에 걸쳐 성적 권리를 찾아갈 수 있는 ‘포괄적 성교육(CSE·Comprehensive Sexuality Education)’의 도입이 필요합니다.” 이유정 한국청소년성문화센터협의회 사무국장은 포괄적 성교육을 통해 얻은 지식으로 타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하지 않는 성적 욕망과 실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괄적 성교육이란 인간의 생애에서 성과 관련된 모든 경험을 포괄하는 교육을 뜻한다. 신체와 심리 발달, 인간관계에 대한 이해, 문화와 윤리 등을 아우른다. 이 사무국장은 “세계건강학회가 2019년 발표한 선언문에도 모든 사람은 포괄적 성교육의 권리를 갖고, 이는 연령에 맞게 과학적으로 문화적 차이를 고려해서 인권, 섹슈얼리티, 성적 즐거움에 대한 긍정적 접근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성교육’에 대한 오해와 진실 국내 성교육 현실은 국제 기준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지난 2018년 한국여성연구원에서 실시한 ‘청소년 성교육 수요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30%는 자신의 성적 지향과 성정체성에 대해 고민해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이 성소수자라는 생각이 들 경우 어떻게 생각하거나 행동할 것인지를 물었을 때 가장 높은 응답률을 보인 항목은 ‘그런 생각을 없애기 위해 노력한다’였다. 한국여성연구원은 “청소년기의 성은 성적 욕구 충족뿐만 아니라 성정체감과 자아정체감 형성에 필요한 욕구도 포함하지만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사회적 통제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교육부가 지난 2015년 내놓은 ‘성교육

‘느슨한 모임’이 세상을 바꾼다

작은 모임이 세상을 바꾸고 있다. 이들은 고민이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 ‘일단’ 이야기를 나누는 데서 출발했다. 사회문제 하나씩 붙들고 할 일을 찾아 나선 모임들은 불과 2~3년 만에 결실을 내기 시작했다. 이 느슨한 모임은 번듯한 조직을 갖춘 시민단체나 사회적기업으로 성장하기도 했다. 사회적기업 ‘인스팅터스’가 대표적이다. 인스팅터스는 콘돔과 월경컵 등을 유기농 혹은 식물성 비건으로 제작하는 회사다. 지난해에는 매출 50억원을 올렸다. 지금은 10명 넘는 직원이 일하는 번듯한 회사가 됐지만, 인스팅터스의 시작은 20대 초반의 또래 3명이 만든 작은 모임이었다. 박진아 공동대표는 “콘돔은 건강한 성생활에 꼭 필요한 물건인데, 왜 언급 자체를 터부시할까 하는 고민에서 출발했다”면서 “이후 콘돔을 구하기 어려운 청소년, 발암 물질이 나오는 기성 콘돔 등의 문제로 옮겨갔고, ‘친환경 콘돔을 직접 만들어 팔자’는 생각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창업 6년 차가 된 올해는 퀴어 퍼레이드, 디지털 성범죄 방지 연구, 코로나19 의료진 등에게 돈과 물품을 기부할 정도가 됐다. 박진아 공동대표는 “사업 모델이 기존 공익 활동과 다르다는 점에서 번번이 지원 사업에서 떨어졌다”면서 “그렇게 2년이나 버텨야 했는데 마침 청년 모임에 모임비나 사업화 자금을 지원해주는 서울시 청년허브로부터 큰 도움을 받았다”고 했다. 박 대표는 최근 청년들의 공익활동 트렌드를 ‘다양한 방식으로 사회의 빈틈 메우기’라고 했다. “각자가 관심 있는 사회 문제를 즐길 수 있는 방법으로 풀어본다는 게 요즘 청년들 방식이에요. 시민단체나 창업가를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중요하지만, 기존 방식에 속하기 어려운 청년들의 활동을 지원해야 새로운 사회문제 해법이 나오지

동아시아 첫 아쇼카 U 가입… “사회 혁신 물결 이끌어 갈 인재 양성”

국내 최초의 ‘사회혁신융합전공’ 개설, 국내 대학 최초의 ‘사회혁신센터’ 설립. 지속적으로 사회 혁신 행보를 밟아온 한양대가 새로운 타이틀을 획득했다. 지난 4월 글로벌 사회 혁신 대학들의 네트워크인 아쇼카 U(Ashoka U)의 ‘체인지메이커 캠퍼스(Changemaker Campus)’로 최종 선정된 것. 국내는 물론 동아시아 대학 중에선 최초다. 아쇼카 U가 설립된 2008년 이후 전 세계 9개국 45개 대학만이 체인지메이커 캠퍼스로 승인받았는데, 대부분이 미국 코넬대, 브라운대, 존스홉킨스대 등 유수 명문 대학들 위주다. 이번 아쇼카 U 가입으로 한양대는 글로벌 사회 혁신 대학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다. 아쇼카 U 가입 절차를 주도한 김종걸 한양대 글로벌사회적경제학과 교수는 “사회 혁신을 향한 비전과 전략, 체계적 사회 혁신 인재 양성 교육과정, 국내와 아시아·태평양, 글로벌을 잇는 사회 혁신 네트워크를 강점으로 제시했다”면서 “현장 심사에서 대학 차원의 강력한 비전과 리더십, 우수한 사회 혁신 커리큘럼을 갖춘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아쇼카 U에 가입하려면 사회 혁신 관련 교과목과 학생 활동, 사회 혁신 펀드 등을 면밀히 살펴보는 360도 캠퍼스 스캔(서류 심사)부터 2박 3일간의 현장 심사, 아쇼카 글로벌 패널의 심층 인터뷰 등 총 세 차례의 꼼꼼한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한양대는 지난 2016년 10월부터 아쇼카 U 가입을 준비해온 끝에, 올해 4월 미국 보스턴에서 열린 아쇼카 글로벌 패널 심사에서 최종 승인을 얻어냈다. ◇대학 내 지원 체계·거버넌스, ‘사회 혁신’으로 재편 한양대가 글로벌 사회 혁신 대학으로 발돋움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 우선, 교내 체인지메이커의 성장을 돕는

“누구나 안전한 사랑을 할 권리가 있다”

사회적기업 인스팅터스 인터뷰 “저희의 슬로건은 ‘누구나 안전하게 사랑할 권리가 있다’는 거예요. 청소년도 ‘누구나’에 포함될 수 있는 거죠.” 청소년이 콘돔을 사도될까? 이에 대한 사회적기업 인스팅터스의 대답은 너무나 명확하다. 이들은 콘돔이 필요한 청소년을 위해 친환경 콘돔을 반값으로 판매하고, 수익금의 일부는 위기청소년의 성교육에 활용한다. 한 달에 두 개씩 청소년에게 콘돔을 무료로 나눠주는 이벤트(프렌치레터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지난 6월 28일 수유동 사무실에서 인스팅터스를 설립한 박진아 CMO와 성민현 CEO를 만나 그들이 생각하는 ‘사랑의 권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공동설립자인 김석중 COO는 군 복무 중인 관계로 인터뷰에 함께하지 못했다) ◇ 성에 관심 많던 고교 동창생, 콘돔과 사회적 기업을 연결하다 고등학교 동창인 이들은 사람은 어렸을 적부터 성에 관심이 많았다. 성은 자연스럽고 아름다운 것인데, 이를 터부시하는 우리나라 특유의 분위기 탓에 미혼모, 낙태, 영아유기 등 사회문제가 발생하는 건 아닐까 생각했다. 폐쇄적인 성 문화 중에서도 특히 ‘약자’인 청소년이 눈에 띄었다. 현행법에 따르면 성적 자기결정권이 인정되는 나이는 만 13세부터다. 법이 정한 나이 기준을 넘어서, 청소년은 어린이가 성인이 되는 과정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청소년이 제대로 된 성지식을 습득하기 전에 ‘방생’된다. 박 CMO는 “실제로 콘돔을 어떻게 사용하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피임을 해야 하는 상황이 빈번히 발생한다”면서 “성인이 된 이후에는 성교육을 받을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에 청소년기에 건강한 성적 가치관을 확립할 수 있도록 돕고, 이들의 성적 권리를 보호해주는 게 곧 성문화 전체가 건강해지는 방향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일찍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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