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신년기획] 주목할만한 2018 공익트렌드10 <上>

무술년(戊戌年) 새해가 밝았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더불어 제3섹터 역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더나은미래’는 현장 전문가들과 함께 신년을 맞아 기부·모금, 비영리, 사회적경제, CSR 등 제3섹터가 주목해야 하는 2018년 공익 트렌드를 전망해봤다.   #1. 공익법인 투명성 강화, 내외부에서 탄력받는다   지난해 화두가 됐던 ‘비영리 공익법인 투명성’ 문제는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1월에만 비영리 공익법인 비리를 둘러싼 사건 두 건이 언론에 보도됐기 때문. 황신애 한국모금가협회 상임이사는 “새희망씨앗이나 이영학 사건 같은 이전의 사건들이 비영리 콘셉트를 이용한 일반인의 ‘사기 행각’이었다면, 올해 보도된 두 사건은 비영리의 기본 가치인 책무성을 훼손했다는 데서 문제가 더 심각하다”고 밝혔다. 공익법인의 관리 감독 부실 지적이 계속되면서 지난해 문재인 정부는 100대 과제 중 하나로 ‘시민공익위원회 설치’를 내세웠다. 현재 윤호중 의원(더불어민주당)과 이은권 의원(자유한국당)이 시민공익위원회 설치를 포함한 ‘공익 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나란히 발의한 상태다. 공익법인 논란이 계속되며 올해 법안 통과에도 탄력이 더해질 전망이다. ☞시민공익위원회 설치, 어떤 의미일까? 연이은 투명성 이슈로 기부단체에 대한 불신이 커지면서, 비영리 공익법인의 자체적인 자정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나눔국민운동본부, 한국가이드스타, 한국비영리학회 등 15곳 비영리단체 및 협회가 모여 믿을 수 있는 기부를 위한 공익 캠페인 ‘쇼미더 트러스트(Show Me the Trust)’를 출범했다. ☞쇼미더 트러스트 캠페인이 궁금하시다면?   #2. 신뢰할 수 있는 비영리단체가 살아남는다   전국으로 퍼진 ‘기부 포비아’에도 불구하고 대형 모금 단체의 기업 및 개인 기부금 규모는 크게

저렴한 정수필터, 장애인을 사진 편집자로 고용… 남아시아의 사회적기업들<下>

남아시아의 사회적기업들이 최근 몇 년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확연한 성장세만큼 몇몇 사회적기업들은 사회적경제의 확대를 넘어 기업의 미션과 아이디어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최근 이 기업들은 임팩트 투자 방식의 청년사회혁신프로젝트 ‘리메이크 시티(Remake city)’에 참가하면서 사회 혁신의 주체로 진화 중이다. ☞리메이크 시티(Remake city)가 궁금하다면? 저렴한 정수 필터로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인도네시아의 사회적기업 나자바(Nazava)부터 장애인을 사진 편집자로 고용하는 베트남의 사회적기업 이멕터(Imagtor)까지. 주목할 만한 남아시아의 사회적기업들을 <上>, <下>편으로 나눠 소개한다. ☞농부에게 투자하고 구직자를 위한 일자리 연결 플랫폼까지… 남아시아의 사회적기업들<上>편 보기   네덜란드 출신의 리셀로트 히데릭(Lieselotte Heederik) 나자바(Nazava) 공동창립자는 2007년 인도네시아를 강타한 대지진과 쓰나미 복구를 돕기 위해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 북단에 있는 아체를 방문했다. 자원봉사를 하면서 물을 얻는 것이 무엇보다 힘들다는 걸 깨달은 히데릭은 쉽고 저렴한 방법으로 식수를 구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고심하다 ‘플라스틱 정수 필터’를 떠올렸다. 친구 귀도 반 호프 베겐(Guido van Hofwegen)이 필터 개발에 함께 했고, 둘은 2009년 아체에 정수 필터 개발 회사인 나자바를 세웠다. 나자바는 인도네시아 저소득층과 도서산간 지역민들에게 저렴한 가격(일반 식수 구매 비용의 87.5% 저렴한 가격)으로 박테리아를 99.9% 제거하는 정수 필터를 판매하고 있다. 나자바는 두 개의 투명한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하여 정수 필터를 개발했는데, 필터 사이에 세라믹으로 만든 또 다른 필터를 쌓아 올리는 것이 기술의 핵심이다. 이 세라믹 부품은 세균과 먼지 등이 통과하는 것을 차단하고 화학적 오염을 줄임으로써 물의 맛과 냄새를 개선한다. 현재 8만개의

[스쿨 오브 임팩트 비즈니스] 제6강 사회성과 평가와 CSV 측정, 어떻게 해야하나?

제6강 기업의 사회성과 평가와 CSV 측정     “제 키가 177이라고 해보죠. 177이란 수치는 ‘측정’한 것이지만, 키가 크거나 작다고 하는 것은 ‘평가’입니다. 평가를 하면 ‘가치관’이 들어갑니다. SK는 사회적기업을 평가하는 지표를 만들었습니다. 바로 ‘사회성과 인센티브(Social Progress Credit·이하 SPC)’입니다. 사회적기업이 사회문제를 얼마만큼 해결했는지를 측정해 금전적인 인센티브를 주는 것입니다. 단순히 금전적으로 지원금을 주는 것이 아니라, 이를 가치 있고 교환이 되는 상품을 만들어내려는 현장의 실험입니다.”  지난 11월 9일, 한양대 제2공학관에서 열린 ‘스쿨 오브 임팩트 비즈니스’ 현장. 이날 특강을 맡은 박성훈 SK SUPEX PL의 이야기에 수강생들의 시선이 모아졌다. 전 세계적으로 기업의 사회적가치와 임팩트 측정이 화두다. 국내에선 최초로 사회적기업의 임팩트를 측정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SK의 사례가 스쿨 오브 임팩트 비즈니스 6번째 강의를 통해 소개됐다. 스쿨 오브 임팩트 비즈니스는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CSV(공유가치창출) 전문가 양성과정으로, 중소벤처기업부 주최로 산업정책연구원과 임팩트스퀘어가 개최했으며,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미디어 파트너로 함께 했다.    ◇SK 사회성과 인센티브 성과 공유…박성훈 SK SUPEX PL    SK의 사회성과인센티브(이하 SPC)는 사회적기업을 위한 다양한 지원 방안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탄생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탄소배출권을 거래하는 시장이 형성된 것처럼, 사회적기업에게도 ‘잘한 만큼 인센티브를 받는 시장’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이를 위해선 ‘측정’이 필수적이었다. 자연스레 ‘얼마만큼 잘했는지’ 측정할 수 있는 지표 및 기준 개발로 연결됐다. 박성훈 PL은 “지난 3년간 사회적 가치 측정을 통해 사회적기업에 인센티브가 주어지면, 이들의 성장과 성공 가능성이 커져 더 많은 창업이 일어난다는 가설을 검증해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2015년

농부에게 투자하고 구직자를 위한 일자리 연결 플랫폼까지… 남아시아의 사회적기업들<上>

남아시아의 사회적기업들이 최근 몇 년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인도 사회적기업의 절반 이상인 약 67%가 지난 5년 내에 세워졌으며, 방글라데시의 사회적 기업 절반 이상도 2013년 이후 생겨났다. 영국문화원의 남아시아의 사회적 기업 연구 자료에 따르면, 파키스탄의 사회적기업 약 90%가 향후 성장에 대한 계획을 갖고 있다고 응답했다. 확연한 성장세만큼 몇몇 사회적기업들은 사회적경제의 확대를 넘어 기업의 미션과 아이디어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최근 이 기업들은 임팩트 투자 방식의 청년사회혁신프로젝트 ‘리메이크 시티(Remake city)’에 참가하면서 사회 혁신의 주체로 진화 중이다. ☞리메이크 시티(Remake city)가 궁금하다면? 저렴한 정수 필터로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인도네시아의 사회적기업 나자바(Nazava)부터 장애인을 사진 편집자로 고용하는 베트남의 사회적기업 이멕터(Imagtor)까지. 주목할 만한 남아시아의 사회적기업들을 <上>, <下>편으로 나눠 소개한다.   인도네시아 농부의 절반 이상은 다른 직업에 비해 2.3배나 더 가난하다. 게다가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샤크’라고 불리는 50~100% 고금리 대출업자의 손을 빌려야만 한다. 반면 크라우디(CROWDE)는 시중보다 2배 이상 낮은 금리로 자금이 필요한 농부와 투자자를 연결한다. 크라우디는 인도네시아의 농업 시스템을 개선하는 사회적기업이다. 2015년 세워진 이 회사는 인도네시아 농업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투자자를 직접 끌어모으고, 농부들에게 잠재력을 키워주는 사업을 시작했다. 농부와 투자자를 한 데 모으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도움이 필요한 농부와 농사에 대한 정보를 올리면 예비 투자자들은 내용을 보고 원하는 곳에 투자를 결정한다. 현재 170억루피(약 13억6000만원) 이상이 자바 섬, 수마트라 섬, 칼리만탄 섬, 술라웨시 섬 등의 농부들에게 지원됐다. 1만명의 투자자와 500 개의 프로젝트를 진행

[시니어 공익을 만나다] “은퇴 후 NGO에서 펠로우십, 새로운 ‘눈’을 키웠어요”

‘시니어, 공익을 만나다’ 시리즈 마지막 편, ‘시니어 공익 현장을 가다’     ◇“은퇴 후에도 일과 열정이 필요해”   서울시50플러스재단, 서울시NPO지원센터와 스위치온은 김영조씨처럼 은퇴 후 보람과 일자리를 모두 찾는 시니어들을 위해 ‘50플러스NPO펠로우십’(이하 펠로우십)을 운영했다. 펠로우십은 공공영역에서 제2의 커리어를 꿈꾸는 중장년층과 이들의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제3섹터를 연결하는 프로그램이다. 펠로우십은 서울시 ‘보람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됐으며 서울시50플러스재단이 매월 57시간 근무를 기준으로 활동비 월 46만원 가량을 지원했다.  서울시50플러스재단과 서울시NPO지원센터는 지난 6월 50∼67세를 대상으로 시니어 참가자와 참가단체를 모집했다. 지난 8월 시니어 21명을 선발, ‘매칭데이’를 열어 아름다운가게, 한국자원봉사문화 등 13개 NPO, 사회적기업과의 직무를 매칭했다. 시니어 참가자들은 9월부터 12월 초까지 약 3개월간 본격 인턴 활동에 나섰다. 지난 11일 서울시50플러스 서부캠퍼스에서 자연의벗연구소에 근무했던 김영조씨, 국제개발협력단체인 호이와 한국자원봉사문화에서 각각 일했던 석동화씨, 이종화씨를 만났다. 제3섹터에서 인턴으로 일했던 경험이 만족스럽냐는 질문에 세 사람은 모두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 ‘그렇다’고 말했다. 특히 김영조씨는 매칭데이 때 내렸던 결정에 아주 만족한다고 했다. 단체의 요구조건과 자신의 능력이 딱 일치하는 좋은 사례였기 때문.  “아무것도 모르는 분야에 들어가 짐이 되면 안되잖아요. ‘자연의벗연구소’에서 가장 필요로 하던 일이 바로 학교 판로 개척과 중앙부처와의 네트워킹이었는데 교육공무직에 오래 있었던 내가 잘할 수 있는 일이더라고요. 실제 인턴 입사 두 달만에 서울시교육청과 학교 교장직을 두루 거쳤던 경험을 살려 교육청과 MOU 체결을 성사시켰죠.” 한국은행에서 근무했던 석동화(64)씨도 NPO 인턴 활동이 무척이나 좋았다고 이야기한다. 2012년 은퇴해 조경을 배우며 한적함을

새로운 사회적기업 생태계를 만드는 이들

2017 H-온드림 사회적기업 창업오디션 시상식 현장   발표자로 선 H-온드림 6기 펠로 ‘닥터노아’ 박근우 대표의 말에 참가자들이 술렁였다. ‘닥터노아’는 대나무로 칫솔을 만들어 베트남의 빈곤문제를 해결하는 사회적기업이다. 이들은 대나무 산지에 공장을 짓고 지역 여성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 지속 가능한 자립모델을 만들었다. 경제적 가치가 낮은 대나무에, 새로운 가치를 더해 칫솔로 재탄생시킨 결과다. 지난 10월 19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열린 2017 H-온드림 사회적기업 창업오디션(이하 H-온드림) 시상식 및 사업발표회 현장. 이날 ‘닥터노아’를 포함해 ‘H-온드림 6기 펠로’로 선정된 총 25개팀이 참여해 ‘어떻게 사회 문제를 해결했는가’를 주제로 각 팀의 사업을 소개했다. 모두 전국 200여개 사회적 경제 조직들이 참여한 가운데, 1차 서류심사와 2차 그룹토론 및 현장평가 등 치열한 전형을 거쳐 최종 펠로로 선정된 이들이었다. H-온드림은 사회문제를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해결하는 사회적기업을 찾아내 각 기업이 사회적기업 생태계에 잘 자리잡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이다. 현대차그룹과 현대차 정몽구재단이 고용노동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사단법인 씨즈, 한국메세나협회와 함께 실시해왔다. 지난 5년간 150여개가 넘는 사회적기업들이 H-온드림을 통해 성장했다. 위안부 할머니를 모티브로 한 패션디자인 상품을 제작·판매하는 ‘마리몬드’와 소외계층의 주거문제를 해결하는 ‘녹색친구들’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 2017 H-온드림 6기 펠로 팀들을 더나은미래가 소개한다.   ◇친구 이상의 고민을 털어놓는 애플리케이션, ‘나쁜기억 지우개’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고민을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고민을 털어내지 못해 마음의 병이 생기곤 하죠. 이제 그 고민을 나누고 지우세요. 고민은 누군가와 나눌 때 지워집니다.” 이준호 코툰(COTOONE) 대표는 마음의 병 예방법 ‘나쁜기억 지우개’를 소개했다. ‘나쁜기억 지우개’는 친구에게도 털어놓을

[문재인 정부 100대 과제] 사회적기업 10년 새 30배 늘어… 인증제도 개편 등 ‘질적 성장’의 단계로

문재인 정부 100대 과제 분석③ <사회적 경제 활성화> “사회적 경제는 우리 경제가 직면한 고용 없는 성장과 경제적 불평등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다.” 지난달 18일 문재인 대통령이 제3차 일자리위원회 회의에서 ‘사회적 경제’를 설명한 문구다. 문재인 정부는 민간 일자리 정책으로 ‘혁신 창업’과 ‘사회적 경제 기업 육성’ 두 가지를 핵심 축으로 보고 있다. 사회적 경제 기업은 사회적기업, 마을 기업, 자활 기업, 협동조합 등 다양한 경제주체를 포괄한다. 발달 장애인을 고용해 인쇄물·커피 등을 제조·판매하는 사회적기업 베어베터, 인천 지역 동네 서점 60여 개 사업자가 조합원으로 참여해 공동 브랜드를 구축한 ‘인천서점협동조합’ 등이 대표적이다. 사회적기업육성법이 시행된 지 올해로 10년. 2007년 55개에 불과했던 고용노동부 인증 사회적기업은 1856개로 30배 이상 규모로 증가했다(2017년 11월 기준). 지난 2012년 ‘협동조합’이라는 별도 법인 격 회사가 도입된 이후 1만2000개가 넘는 협동조합도 설립됐다. 전문가들은 “한국에서는 정부 주도하에 양적 성장을 이룬 사회적 경제 기업이 이젠 질적 성장을 준비할 단계”라고 진단한다. 문재인 정부 100대 과제 심층 분석, 제3편은 사회적 경제 활성화 과제다. ◇사회적 가치 확산에 드라이브 건 정부, 사회적기업 인증 정책 개편 고려해야 지난달 18일 역대 정부 최초로 발표한 ‘사회적 경제 활성화 방안’ 내용에는 소셜 벤처 분야가 포함됐다. 소셜 벤처는 경제적 가치 창출과 함께 사회적 가치도 동시에 추구하는 스타트업을 말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제3차 일자리위원회를 주재한 사회 혁신가들의 코워킹스페이스 헤이그라운드 입주사들의 90% 이상은 인증 사회적기업의 울타리 속에 속하지 않는다. 수익금의 일부를

사회적경제, 새로운 전환을 이야기하다

[사회적경제 세계 석학 대담]   멈춘 경제성장·실업·워킹 푸어 등 사회적 위기서새롭게 주목받는 칼 폴라니의 ‘거대한 전환’ “캐나다 퀘벡주는 1990년대 초 경제 위기 당시 실업률이 14%에 달했다. ‘위기’에서 사회적경제가 시작됐고, 지금은 퀘벡주 전 인구(약 800만명)보다 협동조합 조합원 수(약 880만명)가 더 많다. 농수산물 소비자생협에서부터 의료생협, 대학의 학생협동조합이나 주택조합 등 사회적경제 조직이 7000곳이 넘는다.”(마거릿 멘델 칼폴라니정치경제연구소장) 사회적경제는 일자리 창출과 양극화 해소의 열쇠가 될 수 있을까. 지난 18일 문재인 대통령이 3차 일자리위원회 회의에서 “사회적경제는 우리 경제가 직면한 고용 없는 성장과 경제적 불평등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밝힌 후 사회 곳곳에서 사회적경제가 주목받고 있다. 이에 더나은미래는 20일 ‘제14차 칼폴라니 국제학회’를 찾은 2인의 석학을 만나 ‘사회적경제, 새로운 전환을 이야기하다’라는 주제로 대담을 진행했다. 캐리 폴라니 레빗 교수(캐나다 맥길대 명예교수)는 사회적경제의 이론적 기반을 만든 ‘칼 폴라니’의 딸이다. 책 ‘거대한 전환’을 집필한 헝가리계 오스트리아 경제학자 칼 폴라니(1886~1964)는 “시장경제를 탈피해 사람이 중심이 되고 관계를 회복하는 사회적경제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고 밝혀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 크게 조명을 받았다. 마거릿 멘델 캐나다 콩고디아대 교수(칼폴라니정치경제연구소장)는 캐나다 퀘벡에서 사회적경제를 이끈 석학으로 퀘벡 정부 사회적경제 협의체인 ‘샹티에’ 이사이기도 하다. 캐나다 퀘벡은 스페인 몬드라곤, 이탈리아 볼로냐와 함께 세계 3대 사회적경제 모델로 꼽히는 곳이다. 대담은 민형배 전국 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협의회장(광주 광산구청장)의 진행으로 이뤄졌다. 민형배=50년도 더 된 칼 폴라니의 ‘거대한 전환’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폴라니 열풍이 부는 이유가

난민들을 언어교사로 고용하는 사회적기업 ‘채터박스’를 아십니까

[더나은미래x영국문화원]글로벌 사회적기업 트렌드 읽기     수십년 경력을 가진 검증된 엔지니어 파투니(Patuni)는 1994년 아프가니스탄 카불(Kabul)을 떠났다. 그녀는 카불 대학교에서 토목 공학을 공부하는 100명의 수강생들 중 5명 뿐인 여학생 중 하나로, 아프가니스탄을 변화시키고자 노력하는 아프간의 희망세대이기도 했다. 아프간 전쟁이 발발한 90년대, 그녀가 살던 카불은 탈레반으로부터 점점 더 많은 위협을 받고 있었다. 1994년, 탈레반 세력이 카불의 한 결혼식장에서 일으킨 폭탄테러로 70명의 사상자가 나오자, 파투니는 이곳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아프간을 떠난 그녀는 대륙 바깥 이곳저곳을 여행했다. 마침내 정착한 곳이 영국 런던이었다. 이후 10년간 그녀는 계속해서 청소부 같은 저숙련 직업을 전전했다. 파투니의 딸인 무르샬은 그런 경험이 난민들 사이에서 공공연한 것이라 말한다. “아무리 다른 소수 그룹에 비해 평균 이상의 교육 및 훈련 수준을 갖춰도 난민들의 고용률은 현저하게 낮아요. 대부분의 일이 사람들을 잘 마주치지 않는데다 매우 불완전한 고용상태인 경우가 많죠. 더 숙련되고 보상이 높은 다른 직업으로 옮겨갈 기회도 많지 않아요. 보수는 무척이나 낮고요.” 무르샬은 현실을 이렇게 설명한다. “잘못된 직업소개소에 들어가 외국 이름이 적힌 이력서를 내민다고 생각해보세요. 게다가 업무 공백도 긴 이력서를 보여준다면 어떻게 될까요. 매우 불리하게 작용할 겁니다.” 무르샬은 어머니인 파투니의 경험으로부터 영감을 받아 2016년 사회적기업 ‘채터박스(Chatterbox)’를 설립했다. 난민들이 가진 가능성을 더 나은 방법으로 활용하도록 돕기 위해서다. 그녀는 난민들을 개인과 단체를 대상으로 한 언어 교사로 고용해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으로 서비스 이용자들에게 1:1 수업을 제공하도록 했다.  “난민들은 서너

‘전주비빔빵’과 함께 구매하는 사회적 가치

“비빔빵 102개 포장 가능할까요? 학생들 간식용이에요.” 지난 15일 오후에 찾은 전북 전주시청 근처의 작은 빵집. 8평 남짓한 매장은 손님들로 북적댔다. 비빔빵을 102개나 구매한 진주기계공고 교사인 송현종(48)씨는 “비즈쿨 수업 프로그램으로 창업에 관심 있는 학생 30여 명과 익산에 들렀다 비빔빵을 사려고 일부러 이곳에 왔다”고 했다. 제빵사를 지망하는 학생들도 아니고, 도대체 창업과 빵집이 어떤 관계가 있는 것일까. 송씨는 “이 빵집이 어르신들의 일자리를 만들면서 사업을 하는 사회적기업으로 알고 있다”면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도 창업이 가능하다는 것을 학생들에게 직접 보여주고 싶어 방문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매출 2억원을 달성한 핫한 사회적기업 ㈜천년누리 전주빵카페의 성장 스토리를 심층 취재했다. ◇”전주비빔빵, 들어보셨나요?” “아니, 진짜 손님들이 다 알고 오신다니까요. 전주의 하루 방문객이 2만9000명이라곤 하지만, 여긴 한옥마을에서도 1㎞ 넘게 떨어진 구도심이라 걸어서 오기가 어정쩡하거든요. 그런데 관광객은 물론, 서울, 수원,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찾아서 와요. 와서 ‘청각장애인도 일한다면서요?’라고 물어보세요. 손님들이 빵값을 지불하면서도 기분이 좋대요. 사람들이 이기적인 것 같지만, 이타주의가 잠재돼 있다고 봐요. 전주비빔빵이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자립을 위해서도 소중하지만 한국인들의 공동체 연대 의식을 느끼게 해주는 소중한 브랜드라고 생각합니다.” 장윤영(46) ㈜천년누리 대표는 “손님들이 비빔빵을 사면서 사회적 가치까지 구매하는 경험을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관광객이 많았던 지난달에는 매장과 전주역까지 운행하는 콜택시가 주말에 800건가량 늘어나기도 했다. 전주빵카페 이야기가 방송과 SNS로 알려지면서 응원하는 팬들도 생겼다. 장 대표는 “여름에 페이스북을 통해 모르는 분이 매장에서 일하는 어르신들 고기 드시라고

25만명 조합원 아이쿱생협, 사회적경제 기업 판로지원합니다

아이쿱생협이 9월 8일부터 10월 9일까지 사회적경제 기업을 대상으로 아이쿱생협 입점 및 제휴서비스 공모 사업을 시작한다. (사회적) 협동조합, (예비)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자활기업은 물론 소셜벤처까지 지원할 수 있다. 아이쿱생협은 25만명의 조합원과 연매출 5500억원이 넘는 국내 최대 규모 생활협동조합이다. ☞지리산 산골 자락에 일자리 만드는 협동조합의 힘 아이쿱생협의 온라인몰인 자연드림몰에 입점할 기업을 모집하는 입점분야와 아이쿱생협과 제휴를 맺어 조합원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제휴분야로 구분해 모집한다. 이번 공모사업에서 심사를 통해 최종 선정된 기업은 2018년부터 아이쿱생협 온오프라인 매장에 입점하게 된다. 판로문제는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등 사회적 경제 기업의 애로사항 중 하나다. 국회 입법조사처가 2014년 발표한 ‘사회적기업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인건비와 운영자금 부족(29.6%)에 이어 판로개척(18.4%)이 사회적기업가들이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아이쿱생협이 사회적경제 기업과 거래한 규모는 44억. 2012년 거래액(14억)보다 3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지금까지 아이쿱생협에 입점한 기업으로는 사회적기업 다래월드(친환경 생활용품 판매 기업), 행복플러스(장애인을 고용해 양말을 생산하는 기업), 예비사회적기업 굿바이(반려동물간식 개발 기업)와 소셜벤처 제리백(아프리카 물부족 국가를 지원하는 가방 제작 회사) 등이 있다. 특히 제리백은 입점 전월대비 218.5% 가량 매출이 증가했고, 행복플러스는 약 150% 매출이 늘어났다.   아이쿱생협에서는 판로 연결뿐만 아니라 협력 사업도 적극적으로 진행한다. 반려동물 간식을 개발하는 예비사회적기업 굿바이와는 아이쿱생협의 무항생제 닭가슴살을 원재료로 반려동물 간식을 함께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또한 이번 추석에는 사회적기업 행복플러스와 기획한 추석선물세트를 선보일 예정이다.  한편, 오는 25일에 아이쿱 공모사업 설명회를 아이쿱 협동조합지원센터(신길센터)에서 개최한다. 설명회 및 공모사업 관련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에서 확인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