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놀이 치료로 아이 ‘좋은 마음’ 가꿔

‘굿네이버스 좋은마음센터’ 현수(9·가명)는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문제행동을 보이기 시작했다. 학교에도 잘 가지 않으려고 하고, 학교에 가서도 친구와 싸우거나 선생님께 대드는 등 과격한 행동을 보였다. 수업시간에는 내내 엎드려 있기만 한다. 학교 자체적으로 실시한 폭력위원회에서 제재를 받을 정도로 심각했던 현수는 지난 4월부터 ‘굿네이버스 좋은마음센터’를 통해 치료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박무희 굿네이버스 좋은마음센터 팀장은 “현수 어머니는 일 때문에 2~3일씩 집을 비울 때가 많다 보니 자연스럽게 방임 환경에 놓였다”며 “학교는커녕 외출 자체를 싫어하는 아이라서 집안에만 틀어박혀 있으면서 게임중독 증세를 보이고 있던 상황”이라고 전했다. 문제행동을 보인 지가 오래됐고, 복합적인 문제 상황이 많은 편이라 현수에게는 장기개입이 필요했다. 현재 현수에게는 미술 치료가 진행되고 있는데, 이는 6개월 이상 지속될 계획이다. 이번 주부터는 학습 치료 지원을 통해 학교적응도 본격적으로 돕는다. 박무희 팀장은 “현수가 미술 쪽에 특히 관심을 보여서 미술 치료로 연결했다. 처음에는 불성실한 모습으로 치료를 거부했는데, 한 주가 지나자 치료에 동참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굿네이버스 좋은마음센터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동 및 부모에게 전문적인 심리치료 서비스와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기관이다. 최근 학교폭력 문제가 심각해지는 등 아동·청소년의 정신건강 문제가 위험 수위까지 이르렀다고 판단한 굿네이버스가 올해 대전·대구·부산 등 전국 6개 지역에 ‘좋은마음센터’를 개설하고, 위기 청소년 구제에 나선 것. 전미선 굿네이버스 복지사업부장은 “학교폭력 문제는 최근 학교들의 가장 큰 관심분야 중 하나”라며 “굿네이버스는 좋은마음센터를 통해 아동과 가족 상담뿐 아니라 미술 치료나 놀이 치료 등 아동 심리치료를 위한

피해자 입장 되어보니… “방관자 아닌 방어자 될 거에요”

관점 차이 이해하고 피해자 고통 공감해 방관의 무서움 알고 적극적 대처 다짐 앞으로 아이들 지도에 좋은 기회 될 것 “생명줄이요!”, “구세주요!”, “희망자예요!” 왕따의 아픔 속에 죽음까지 결심했던 현우. 그런 현우에게 따뜻한 손길을 건넨 지훈이의 얘기를 영상으로 만나 본 아이들에게 강은영 굿네이버스 사회개발교육팀 과장은 “현우에게 있어 지훈이는 무엇일까요?”라는 질문을 던졌다. 여기저기서 답변이 쏟아지던 찰나, 한 아이가 “밥 같아요”라고 답한다. “밥이 없으면 죽으니까요. 지훈이가 없었으면 현우는 죽었을 거예요.” 지난 14일 오전, 서울 송파구 오금초등학교 5학년 3반 교실에서 이뤄진 학교폭력 예방교육현장이다. 이 교육은 ‘굿네이버스’에서 자체 연구개발한 커리큘럼으로 구성됐다. 정건영 오금초등학교장은 “작년부터 학교폭력이 사회적으로 이슈화되면서, 내부적으로 훈화를 통한 교육을 하거나 관할 경찰서에서 특별교육이 실시된 적도 있다”면서 “하지만 이렇게 체계적으로 기획된 학교폭력 교육을 받아보는 것은 처음이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굿네이버스의 학교폭력예방교육은 기존의 교육 프로그램들이 아이들의 흥미를 얻지 못할 뿐만 아니라 실효성도 부족하다고 판단, 아이들의 적극적인 교육 참여를 유도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특히 초등학교 학교폭력 유형 중 가장 빈번한 ‘집단따돌림’에 초점을 맞췄다. 아이들이 학교폭력 방관자가 아닌, 피해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방어자)으로 바뀌는 것을 유도한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시범교육 형태로 진행된 이날 교육에서 강은영 과장은 “왕따 친구를 안 만들려면 우리 친구들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얘기해주러 왔어요”라며 말문을 열었다. 교육은 연관성 있는 사물을 분류해보거나, 친구들끼리 서로 생각의 차이를 얘기해보는 ‘같은 상황, 다른 시각’ 영역으로 출발했다. 아이들이

굿네이버스 동영상 본 후 기부금 보낸 8살 소년

“자말 형 얘기 너무 가슴 아파” 용돈·후원 모아 100만원 기부 “자말형. 우리 가족은 엄마 그리고 누나, 나 이렇게 세 명이야. 나도 자말 형처럼 아빠가 없어. 내가 3살 때 심장마비로 돌아가셨어. 형아 CD보고 마음이 아팠어. 우리 누나는 엉엉 울었어. 우리 누나는 고3인데 공부하는 걸 싫어하거든. 그런데 형아가 돈이 없어서 학교도 못 가고 돈을 벌려고 물동이 배달하고 빨래하고 남은 시간에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감동받았어. 그래서 요즘은 공부를 열심히 하고 있어. 나도 만나는 사람마다 형아 이야기를 했고 돈도 많이 모았어. 형아 이 돈으로 꼭 학교도 다니고 맛있는 것도 사먹고 엄마 치료약도 사드려(…).” 지난 3월 말 굿네이버스로 현금 100만원이 들어 있는 편지가 도착했다. 대전한밭초등학교 1학년 2반 이주원 군이 쓴 편지였다. 이군의 어머니인 이성희(48)씨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 이씨는 “주원이와 누나가 둘이서 굿네이버스 CD를 보더니 갑자기 대성통곡을 하고 울어서 뒤늦게 함께 봤는데, 나도 울컥했다”며 “아빠가 없고 엄마도 아픈데도 생활을 책임지고 밝게 사는 자말의 맑은 눈동자를 보면서 우리에게도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군은 근처에 사는 할아버지와 할머니, 주말에 모인 친척들, 학습지 선생님에게 CD를 다 보여줬고, 이들은 1만원, 2만원씩 십시일반으로 후원금을 냈다고 한다. 10만원 남짓한 후원금에 이씨는 90만원을 보태 100만원을 만들어 굿네이버스로 보냈다.

“저개발 국가 상황 보며, 세계시민 깨닫는 아이들… 이것이 인성교육 아닐까”

‘나눔교육’ 함께한 다멘드라 칸 이번 굿네이버스 나눔교육에 참여한 다멘드라 칸(Dhamendra Karn·사진)씨. 네팔의 버티켈 초등학교에서 교사와 교장선생님으로 일하기도 한 그는 현재 굿네이버스 네팔 벌디야 지역개발사업장 매니저로 7년째 일하고 있다. 굿네이버스 네팔지부는 2010년부터 세계식량계획(WFP)과 공식 파트너십을 맺고, 한국의 새마을운동이 결합된 농촌개발사업인 ‘FFNV(Food for New Village)’ 사업을 펼치고 있다. 김미주 언론홍보팀장은 “단순히 식량을 배분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 스스로 주도권을 갖고 지역사회의 자립기반을 만드는 데 의의가 있는 사업”이라고 설명했다. 나눔교육을 마친 다멘드라 칸씨와 짤막한 인터뷰를 가졌다. ―한국에서 직접 나눔교육을 진행한 소감이 어떤가. “사람들은 누구나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한국을 찾은 이유도 아이들에게 좁은 시각을 벗어나 다른 나라 아이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보다 넓은 시각을 갖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한국 아이들이 자신의 상황과 네팔 아이들의 삶을 서로 비교해보고, 저개발국가들의 어려운 상황을 알았으면 좋겠다. 또 아이들에게 ‘세계시민’임을 알게 해서, 앞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할지 동기부여를 하고 싶었다. 자연스럽게 ‘인성교육’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다만 아이들이 이번 한 번의 교육으로 그칠 게 아니라, 부모와 함께 저개발국가의 상황이나 어려운 이웃에 대해 생각해보고 다양한 실천으로 이어졌으면 더 좋을 것 같다.” ―학교 교장선생님에서 굿네이버스 지역개발 사업장 매니저로 커리어를 바꿨는데….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지역개발 사업이 훨씬 더 보람 있다. 지금까지 1만2000명의 아이가 교육을 받게 되었다. 이 중 일부는 벌써 중학교,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특히 부모들의 소득을

“네팔 아저씨 이야기 듣고 나눔 참여 결심했어요”

34개 초교서 ‘나눔교육’ 네팔인 라주씨가 현지 상황 들려주자 “정말요?” 휘둥그레…” 가엾은 친구 도울래요” 용돈 기부하는 아이도 “나마스떼~ 저는 네팔에서 온 라주입니다.” 네팔 전통의상을 입고 두손을 모아 인사하는 이 사람, 굿네이버스 네팔지부에 온 라주 카드카(Raju Khadkaㆍ35·아래 사진)씨다. 초등학교 교장선생님, 변호사를 거쳐 굿네이버스 네팔 아동결연서비스 담당 매니저로 일하고 있다. 지난 5일, 서울 신용산초등학교 강당에 모인 5학년 학생들에게 직접 ‘나눔현장’ 이야기를 전하러 이곳까지 왔다. “여러분, 제가 네팔에 관해 이야기할게요. 에베레스트산 본 적 있으세요? 네팔에는 에베레스트산뿐만 아니라 100개가 넘는 산이 있어요. 참 아름다운 경치를 가진 나라예요. 그런데 저기 한 어린이를 보세요. 배가 고파서 울고 있어요. 그 옆의 남자아이는 길에서 버려진 음식을 찾고 있어요. 아래 사진 보이나요? 길거리에서 차로 다가가 구걸을 하고 있답니다. 이 소년은 몇 살일까요? 12살이에요. 여러분과 같은 5학년이에요. 이것이 지구촌의 현실이에요. 어떤 곳에 사는 친구들은 학교에 가고, 어떤 곳에서는 구걸을 해요.” 미동도 없이 집중하는 아이들에게 라주씨는 또 다른 사진을 보여준다. 행복하게 웃는 소년의 사진, 네팔에 사는 ‘람’이다. 라주씨는 ‘람’이 직접 쓴 편지를 보여줬다. “람은 원래 길에서 지내던 아이였어요. 쓰레기더미로 가득 찬 마을에 살았어요. 학교도 가지 못했죠. 지금은 람의 삶에 큰 변화가 찾아왔어요. 고맙다고 꼭 전해 달라고 하네요. 람은 지금 학교에 다녀요. 깨끗한 교복을 입고,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요. 어렵고 힘든 친구를 위해 아동권리행사에도 참가해요. 이게 어떻게 가능한지 아세요? 여러분의 부모님, 선생님, 여러분과

굿네이버스 홈페이지서 영상 시청 후 편지 등록

희망편지 쓰기 대회 참가하려면 단체는 학교 통해 신청 올해 4회째를 맞는 ‘지구촌 나눔가족 희망편지 쓰기 대회’는 국제구호개발 NGO인 굿네이버스(회장 이일하)가 전국의 초·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대표적인 세계시민 교육 프로그램이다. 2009년 처음 시작돼, 지난해에만 무려 2413개 학교 학생 176만4222명이 참여했다. 우리나라 전체 학생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숫자다. 참여 방법은 다양하다. 우선 학교를 통해 단체로 참여할 수 있다. 학교에서 나눔 교육 영상이 담긴 CD와 편지지가 들어있는 ‘희망편지 쓰기 대회 키트(KIT)’를 받으면, 가정에서 가족이 다함께 이 CD를 시청한 후 희망이 담긴 메시지를 편지에 쓰면 된다. 희망편지 쓰기의 주인공은 저개발국의 빈곤아동으로, 올해는 아프리카 르완다에 살고 있는 10세 소년 ‘자말’이다. 개인적으로 참여할 수도 있다. 굿네이버스 홈페이지(www.gni.kr)를 통해 온라인으로 영상을 시청한 후 온라인 편지를 써서 보내면, 자동으로 희망편지 쓰기 대회에 응모된다. 굿네이버스 김미주 언론홍보팀장은 “희망편지 쓰기 대회는 청소년들이 지구촌 이웃들의 현실과 빈곤을 이해하고, 더불어 사는 삶을 실천하는 세계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게 목표”라며 “가정에서 부모님들이 자녀와 함께 영상을 보면서 지구촌의 빈곤 현실과 나눔의 필요성에 대해 배우고, 함께 실천 방법을 고민하면 훨씬 더 효과적인 나눔 교육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가족과 함께 쓴 희망편지를 학교나 인터넷 등에 제출하면, 자동으로 굿네이버스 ‘지구촌 나눔가족 희망편지 쓰기 대회’에 응모된다. 굿네이버스는 이 중 우수작을 선정하여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상 2명, 외교통상부 장관상 2명, 보건복지부 장관상 2명, 여성가족부 장관상 2명, 굿네이버스 회장상

“나눔을 가르치려다 ‘배려’를 배웠습니다”

굿네이버스 ‘지구촌 나눔가족 희망편지 쓰기 대회’ 딸과 함께 참가해보니… “10㎏이면 얼마나 무겁죠? 책가방보다 무겁겠죠? 제가 아프리카에 산다면 속상했을 거 같아요” “엄마, 근데 이 편지가 어떻게 아프리카에 가요? 영어로 대신 써줘요? 제 글씨를 못 알아보면 어떡하죠?” 연필을 손에 든 기자의 딸(연서·초2)이 종알종알했다. 지난 7일 저녁, 기자와 딸은 컴퓨터 앞에 앉았다. 굿네이버스에서 실시하는 ‘지구촌 나눔가족 희망편지 쓰기 대회’ 동영상을 보기 위해서였다. 홈페이지(www.gni.kr)에 접속하니, 올해의 주인공 자말(10)군의 사연이 나온다. 지난해엔 초등학교에서 나눠준 CD를 통해 캄보디아에서 오리를 키우며 살아가는 락스미(10)군의 동영상을 보았었다. “르완다요? 잠깐만요?” 아이는 쪼르륵 제 방으로 달려가서, 지도를 찾는다. “찾았다. 쪼그만하네~.” 아프리카 중앙에 위치한 르완다의 면적은 약 2만6000㎢. 우리나라(10만㎢)의 4분의 1에 불과한 작은 나라다. 동영상에선 아프리카 르완다의 빈민 거주지역 기소지 마을에 살고있는 자말의 일상이 나온다. 2년 전 에이즈에 걸려 죽은 아빠, 에이즈에 걸려 아픈 엄마, 가족의 생계를 위해 학교 대신 10㎏ 물동이를 양손에 들고 온종일 걸어도 ‘의사’가 되겠다는 꿈을 놓지 않은 열살 소년…. 에이즈 정기검진 때문에 병원에서 피를 뽑으며, 결과를 초조하게 지켜보는 자말. “아직 괜찮습니다.” 의사의 한마디에, 자말은 하얀 이를 드러내며 환히 웃는다. 화면 내내 볼 수 없었던 귀한 웃음이다. “엄마. 집이 흙집이네요.” “10㎏이면 얼마나 무거운 거예요? 제 책가방보다 훨씬 무겁겠죠?” “아프리카에도 비행기가 있을까? 비행기가 좀 지저분하겠죠? 흙을 밟고 다니니까. 우리는 신발이 있어서 흙을 안 밟는데.” 동영상을 보는 내내, 아이는 이것저것 질문을

용암이 삼킨 마을… 새집과 함께 희망이 싹튼다

르포_ 굿피플, 필리핀 아이따족 새 보금자리 건축1991년 화산폭발 10년 뒤 마을서 교전… 빈곤속에 뿔뿔이 흩어져 움막서 가축과 함께 생활… 굿피플·코이카 협력해 주택개발사업 착수 주민의 일자리와 함께 자부심·의욕도 생겨나 필리핀 원주민 ‘아이따족(Aeta)’을 만나러 가는 길은 험했다. 개울을 건너고, 바위길을 지나 끝없이 산으로 올라갔다. 사륜구동차 바깥으로 튕겨져나가려는 몸을 가까스로 추스르며 그렇게 두 시간 반을 달렸다. 구름 아래로 독수리가 날고, 수풀 사이로 물소의 뿔이 보이는 이곳은 밀림 속에 숨겨진 아이따족의 터전이다. “마니바악 마을, 산 끝자락에서 금방이라도 스러질 것 같은 움막들을 발견했습니다. 한 평 남짓한 공간에서 15명의 대가족이 돼지, 염소, 닭과 함께 생활하고 있었어요. 굶주림과 각종 질병에 시달리면서도, 이들의 눈 속엔 외부인에 대한 두려움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국제개발 NGO 굿피플(Good People) 조윤수 필리핀 지부장의 얼굴엔 만감이 교차했다. 아이따족의 마음을 열고, 이들의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하기까지 꼬박 5년이 걸렸다. 마니바악 마을에 불어 닥친 두 번의 재난 때문이었다. “20세기 두 번째로 컸던 1991년 피나투보 화산 폭발이 아이따족의 터전에서 시작됐습니다. 100억 톤의 용암이 분출되고, 화산재가 40㎞까지 퍼져 올랐습니다. 원주민을 향한 차별과 핍박을 피해 화산 밑에 자리 잡았다가 평생 잊을 수 없는 아픔을 겪게 된 것이죠.” 그로부터 10년 뒤, 또 다른 시련이 찾아왔다. 마니바악 마을에서 필리핀 정부군과 새인민군의 교전이 벌어진 것이다. 쏟아지는 총탄 속에서 간신히 살아남은 아이따족은 뿔뿔이 흩어졌다. 빈곤 속에 방황하는 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새로운 보금자리였다. 굿피플은

[날아라 희망아] 여러분의 손길로 이 아이들의 웃음 되찾아 줬어요

집안일 도맡던 백만이 – 김한송 요리사 멘토 자처 요리사 꿈에 한발 다가가 1급 장애 父親 둔 재훈이 – 끼니·병원비 걱정 덜고 태권도 학원까지 다녀 소년 가장 코림 – 용접 일 벗어나 학교공부, 동생 심장병 수술도 예정 고철 집에 살던 존폴 – 일하느라 공부 꿈 못 꿔, 지금은 행복한 등교 중 닫혀 있던 귀가 열리고, 캄캄한 어둠 속에 눈부신 빛이 찾아왔다. 쓰러져가던 집이 다시 세워지고, 차디찬 쪽방에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 당장의 아픔과 배고픔을 걱정하던 아이들도 이제 꿈을 꾸기 시작한다.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굿네이버스는 지난 6개월간 ‘날아라 희망아’지면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의 사연을 소개해왔다. 많은 분들의 후원으로 웃음을 되찾은 아이들의 그후 이야기를 담아봤다. 지글지글, 야채 익는 소리가 들린다. 부엌에서 시작된 콧노래가 고소한 향을 타고 작은 식탁 위로 흘러나온다. 프라이팬을 쥔 백만이(13)의 손에 힘이 들어간다. 변변치 않은 재료지만 사랑이 듬뿍 담긴 형의 요리에 동생들은 오늘도 배가 부르다. 지난 6월 14일 ‘날아라 희망아’지면에 소개됐던 백만이. 6개월 뒤 만난 그의 얼굴엔 웃음이 가득했다. “특별한 만남이 있었거든요.”굿네이버스 전북동부지부 곽의진 간사가 귀띔을 한다. 지난 여름 요리사의 꿈을 간직한 백만이에게 최고의 멘토가 생겼다. 요리팀 ‘7 Star chef’소속 김한송 요리사는 두 손 가득 맛난 요리 재료를 들고 두메산골을 찾았다. 계란 하나 사기도 어려운 형편, 계란 프라이가 먹고 싶다고 투정부리는 동생을 달래던 백만이 영상에 마음이 움직였다. “백만이의 의젓한 모습에 정말 놀랐어요.

[날아라 희망아] 겨울…집에서 쫒겨날 현우네 5형제

5형제가 라면 한 개 나눠먹고… 난방 안되는 집도 곧 비워야 “함께 지낼 곳만 있었으면…” 다섯 살 현우(가명)와 그 위로 일곱 살, 아홉 살, 열두 살, 열네 살인 현우의 형들은 올겨울을 위태롭게 맞이하고 있습니다. 일용직으로 홀로 다섯 형제를 거둬 오던 아버지 황씨(44)가 지인에게 부탁해 시골 빈집을 얻어 임시로 살아오고 있었는데, 최근 그 집을 비워달라는 요청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집을 떠나 있던 주인이 다시 돌아와 살 예정이어서, 현우네 가족은 이번 달 말까지 새 거처를 찾지 않으면 큰 어려움을 겪어야 합니다. “팔을 다쳐서 그나마 있던 일용직 일도 얻기 힘든 지금, 생계를 유지하는 것도 힘든데 갈 곳마저 없어질 상황입니다”라며 아버지 황씨는 막막한 심정을 털어놓았습니다. 현우네 가족은 정부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하고, 황씨의 수입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황씨는 얼마 전 일을 하던 중 4m 사다리에서 떨어져 팔을 쓰지 못하게 돼 주업인 용접일을 하지 못하고, 현재 폐품 줍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현우네 5형제는 아버지가 일거리를 찾아 이틀이나 사흘씩 집을 비우면 형제들끼리 지내곤 합니다. 근처에 사는 할머니가 가끔 와서 형제들을 돌봐 주시지만, 할머니도 여든 살로 연세가 많으신 데다 삼촌 두 명이 투병 중이라 현우 형제들을 돌보는 일이 여의치 않다고 합니다. 그래서 중학교 1학년인 첫째가 빨래도 하고 동생들 밥도 차려준다고 합니다. 형제들은 서로 할 일을 맡아 조금 큰 아이들은 자신보다 어린 동생들을 씻기고, 각각 청소 등의 집안일을 자신이

적정기술 아이디어로 저개발국·소외계층 돕는다

굿네이버스·SK행복나눔재단 적정기술 사회적기업 콘테스트 개최 “기술은 정치와 경제, 환경, 윤리 그리고 문화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런데 엔지니어들이 기술에만 매몰되면 문제를 눈으로만 보고 마음으로 보지 못할 수도 있어요.” 오용준 교수의 강의에 적정기술 사회적기업 콘테스트의 이노베이션 캠프에 참여한 이들의 눈빛이 반짝였다. 적정기술은 선진국에서는 효용가치가 작지만 저개발국가나 소외계층의 사람들에게 적용하면 큰 효용을 가져오는 기술을 뜻한다. “요즘 정부나 기업에서도 적정기술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된 적정기술이라면 이 기술이 사용되는 지역이나 사람들의 정치, 경제, 윤리, 문화, 환경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지속가능해야 하고, 기술을 이용하는 사람들의 삶을 개선시킬 수 있어야 합니다. 어려운 문제지요.” 굿네이버스 적정기술센터 이성범 팀장은 최근 적정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현상을 반기면서도 그 접근에 진정성을 더해야 함을 강조했다. “현지인의 시각에서 바라보고, 현지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술을 고민해야 합니다.” 굿네이버스와 SK행복나눔재단은 지난 10월 12일부터 11월 25일까지 적정기술 사회적기업 콘테스트를 개최했다. 현실화가 가능하거나 그 가능성이 있는 적정기술 아이디어를 선정해 포상하고 현지형 사회적기업 설립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그래서 이번 콘테스트는 일반 아이디어 공모전과는 그 성격이 달랐다. 적정기술로 제품 생산이 가능한지, 상품성이 있는지, 시장형성이 가능한지를 두루 살피겠다는 취지에 맞춰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우선 신청서를 제출한 참가자들은 지난 11월 4일과 5일, 1박2일간 진행된 적정기술이노베이션캠프에 참가해 자신의 아이디어에 대한 개념설명을 하고 멘토링을 받았다. 저개발국가의 식수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지의 모래와 나무, 지붕을 이용해 물을 정수하는 시스템을 고안해 온 고등학생팀도

[영화나눔 리뷰] ‘아더크리스마스’ 시사회 열려

지난 17일 저녁 7시’아더크리스마스’ 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용산CGV에서 열린 시사회에는 특별한 사람들이 초대됐다. 굿네이버스 후원자, 자원 봉사자, 직원들이 그 주인공이었다. 이들이 초대된 것은 영화 속 주인공 ‘아더’와 공통점이 있기 때문이다.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을 후원하면서 행복을 나누는 일이 전 세계 아이들을 위해 선물을 전달하는 산타의 마음과 닮았다는 의미에서다. 굿네이버스 봉사 동아리 회원들과 함께 시사회장을 찾은 자원봉사자 이나라(21)씨는 “영화를 보면서 한 친구를 떠올렸다”며 “같은 나이, 형편도 비슷한데 해외 아동과 결연해 주인공 ‘아더’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굿네이버스 e-나눔팀 이경하 과장은 “영화를 보는 내내 지원하고 있는 아동들 생각이 났다”며 “불행한 아이 없이 전 세계 모든 아이들이 행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함께 이번 이벤트를 제공한 한국소니픽쳐스 허인실 차장은 “누구에게나 친숙한 산타 이야기인 만큼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따뜻하고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보내길 바라며 더 나은 미래를 꿈꾸는 아이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