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나은미래 논단] 물 부족으로 국가 간 분쟁까지… 개도국 위한 다양한 지원 필요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9명 중 1명은 깨끗한 물을 마시지 못하고 있다. 또한 3명 중 1명꼴인 25억명의 인구는 제대로 된 위생시설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더 나아가 수인성 질병으로만 세계적으로 매년 180만명이 사망한다. 이제 물 문제는 인류의 생존과 세계 평화를 좌우할 만큼 중요한 문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은행의 김용 총재는 지난 2014년 4월 영국의 일간지 ‘가디언’ 인터뷰에서, 향후 5년에서 10년 안에 기후변화의 가장 중요하고 직접적인 영향으로 물과 식량을 둘러싼 분쟁이 발생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물 문제가 전 세계의 안보와도 직결된, 매우 중요하고도 위급한 문제라는 사실을 강조한다고 볼 수 있다. 물 문제는 비단 기후변화로 인한 물의 절대량 부족에서 기인하는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지구상에 존재하는 물의 총량은 과거부터 지금까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물 부족의 더욱 근본적인 원인은 인구의 급격한 증가와 함께 그 소비량의 증가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20세기 동안 전 세계 인구가 20억에서 60억으로 3배 증가하면서 1인당 가용한 물의 양은 58% 가까이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와 같은 물 부족 문제는 특히 개발도상국으로 갈수록 더 심각한 양상으로 확대되고 있다. 개발도상국의 무분별한 개발로 인하여 환경이 파괴되고 주변 강이나 바다가 오염됨으로써 먹을 수 있는 물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전체 사용 수량의 80% 이상을 농업용수에 사용하고 있는 개발도상국은 인접국가와의 물 분배를 놓고 경쟁과 갈등을 겪고 있는 경우가

허브 농가 주민 웃음 짓게 한 가난한 산간마을 사회적기업

굿네이버스, 네팔에 사회적기업 세우다 코이카와 함께 에이치플랜트 설립 지역에 숨겨진 자원, 소득원으로 발굴 마을 창고 짓고 유통체계 개선 노력도 LG생활건강과 허브 사업 협력 결실 지난 1일, ㈜LG생활건강이 특별한 제품을 선보였다. ‘비욘드 히말라야 세럼인오일<사진>’이라는 화장품이다. 멀리 네팔의 꺼날리(Kar nali)지역, 무구·훔라 마을에서 채취한 네 종류의 허브(herb·약초)가 주원료다. 꺼날리 지역은 해발 7000m까지 치솟은 산악지대로, 신발 하나를 사기 위해 왕복 8일을 걸어야 하는 곳이다. 5가구 중 한 곳만 전기가 들어올 정도로 가난해 네팔의 75개 행정구역 중에서도 최빈곤층으로 분류된다. 그나마 쓸 만한 땅을 찾아 한 가정 먹을 정도의 경작을 하는 게 소득원의 전부인 이 마을이 어떻게 국내 대기업과 거래했을까. 이 어울리지 않는 조합의 연결고리는 바로 지난해 5월 설립된 굿네이버스 네팔 사회적기업인 ‘에이치 플랜트(H plant)’다. ◇민·관·기업이 함께 만든 지렛대, 가난한 산간마을을 일으키다 ‘이 지역은 도대체 무엇으로 먹고살 수 있을까.’ 2010년 꺼날리 지역에서 지역개발 사업을 시작했던 이수형 굿네이버스 네팔 지부 사무장의 고민이었다. 계곡 사이에서 위태로이 사는 주민들은 음식은 물론 옷가지까지 자급자족으로 해결하며 살고 있었다. 훔라 마을에 사는 카라나 에이디(30·Karana Aidi)씨는 “할 수 있는 게 없어 조그만 텃밭에서 감자·밀·보리 등을 키우며 다섯 식구가 살았는데, 험난한 지형 탓에 수확도 들쑥날쑥했다”고 했다. 그러던 와중 ‘지역자원을 개발해 커뮤니티를 먹이자’는 철학에서 찾아낸 것이 바로 ‘허브’였다. 주민들이 산속에서 약초를 캐와 차로 끓여 먹기도 하고, 조금 남으면 내다 팔기도 하는 걸 접하곤 내친김에 허브

늦더라도 스스로 일어서도록… 기술 교육으로 저개발국 돕는다

변화하는 국제개발협력 현장 에이에이알재팬, 미얀마서 장애인 직업 교육 협동조합 모델 도입해 미용실·잡화점 등 운영 코이카·YMCA 등 동티모르서 빈곤 퇴치 사업 커피 가공장·카페 설립해 1년 만에 재정 자립 주민 간 불신… 공동체 교육 등 기반 마련해야 ‘Tailor'(재단사)라고 쓰인 문틈 사이로 수북이 쌓인 헝겊들이 보였다. 울긋불긋한 지갑과 손가방, 옷가지 같은 것들이다. “미얀마는 ‘론지(Longyi·치마처럼 입는 미얀마의 전통의상)’ 같은 걸 직접 해 입어요. 봉제 옷감 수요가 많기 때문에 이 클래스의 인기가 가장 높아요.” 요사쿠 오시로(29·Yosaku Oshiro) ‘에이에이알 재팬(AAR·Association for Aid and Relief japan)’ 코디네이터의 설명이다. 지난달 28일 방문한 이곳은 14년 전 미얀마의 태풍 피해를 돕기 위해 ‘양곤(Yangon)’시(市)에 들어온 일본의 긴급구호단체다. 당시 미얀마의 많은 장애인이 직업 없이 살고 있는 현장을 목격하고, 아예 눌러앉아 미얀마 장애인의 직업교육을 펼치고 있다. 미용·재봉 교실에 2009년 컴퓨터 수업까지 추가하며, 지금까지 1300여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요사쿠 코디네이터는 “미얀마가 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낮고, 도로·건물 등의 접근성도 떨어져 열심히 일을 배워도 취업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드물었다”고 한다. 2010년 무렵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당시 일본에서 좋은 성과를 보이던 ‘협동조합’ 모델을 들여오면서부터다. 이 단체는 직업 교육을 이수한 장애인들이 지역사회 안에 ‘셀프헬프그룹(SHG·자조모임)’을 만들게 하고, 그들의 욕구를 파악해 공간이나 인력, 기술적인 부분을 지원했다. 총 18개의 마을 그룹이 만들어졌는데, 그중 9개 그룹에서 현재 자신들만의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다. 요사쿠 코디네이터는 “장애인들이 모여 미용실을 오픈하기도 하고, 봉제업체나 잡화점을 차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국제개발협력,

지난 5月 말라리아로 사망한 코이카 단원… 해외 봉사단은 안전한가

탄자니아서… 질병으로 사망한 첫 사례 봉사자들, 약 처방받으면 안전하다 생각 한국, 매년 4000여명씩 개도국에 파견전문가들 “기능별 전문가 확충해야”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국민 안전망’이 화두로 떠오른 지금, 또 하나의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달 21일(현지 시각), 아프리카 탄자니아에 파견된 한국국제협력단(이하 코이카) 봉사단원 A(34)씨가 말라리아에 걸려 목숨을 잃은 것. 그는 지난해 9월 탄자니아 다레살람 국립경찰대학에 파견돼 태권도를 가르쳐온 태권도 유단자였다. 지난달 18일 뎅기열 증세를 보인 그는 이틀 뒤 현지 병원에 입원해 말라리아 확진을 받았으나, 합병증으로 병세가 악화돼 21일 결국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낙뢰 등 불의의 사고는 있었어도 이처럼 질병으로 봉사단원이 사망한 사례는 처음이라, 코이카 봉사단원의 안전 체계를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질병으로 봉사단원 사망 사례 최초 “아직도 탄자니아엔 단원이 약 70명 있습니다. 또 이런 일이 벌어질까 두렵습니다.” 지난달 28일, 분당 서울대병원에 마련된 A씨의 빈소를 찾은 청년들은 충격에 휩싸여 있었다. 모두 아시아, 아프리카 등 개도국 봉사를 다녀온 이들이었다. 실제로 말라리아에 걸려 고생했던 청년도 상당수였다. 이들은 “말라리아는 증세를 보이는 즉시 현지 병원에 가서 약을 처방받으면 최악의 상황만큼은 피할 수 있다고 알고 있었다”면서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혼란스럽다”는 반응이었다. 최근 탄자니아에서 봉사하고 돌아온 한 NGO 실무자는 “아프리카로 떠나는 후배들에게 ‘2년간 말라리아에 걸리지 않는 봉사자가 80%고, 말라리아에 걸려도 바로 약을 처방하면 안전하니 걱정 말고 좋은 경험 쌓고 오라’는 조언을 하곤 했다”면서 “안전 매뉴얼을 점검, 강화해야겠다는

“시민사회단체와 협력 강화해… 현장 목소리에 더 귀 기울일 것”

한국국제협력단 민관협력사업 개편 정부 무상원조 전담 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이하 코이카)의 민관협력사업이 대대적으로 개편될 전망이다. 지난달 29일 코이카가 발표한 ‘2015년도 민관협력사업 추진 방향’에 따르면, ▲코이카 해외사무소 권한 강화 ▲시민사회단체 협력 자금을 기존 3.5억원에서 4억원으로 확대 ▲기업 협력 프로그램에 사회적 투자(Social Investment) 모델 적용 및 확대 ▲프로그램 성과 관리 및 평가 강화 등이 주요 골자다. 이를 위해 코이카는 올해 총 344억원을 민관협력사업에 투입할 예정이다. ◇현장 중심 ODA(공적개발원조)…해외사무소장 권한 강화돼 2015년도 민관협력사업의 무게 중심은 ‘현장화(現場化)’와 ‘성과 관리’에 실렸다. 코이카는 지난 1월, 민관협력사업의 관리 권한을 코이카 해외사무소로 이관했다. 코이카 민관협력실 정유아 부실장은 “예전에 본부에서 맡아오던 해외사업 예산 변경, 사업계획 변경, 사업담당기관 변경 등을 이제 모두 해외사무소장이 맡게 된다”며 “현지 사정을 잘 아는 현지사무소에서 담당하도록 권장하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2016년도 신규사업부터는 각 단체들이 해외사무소와 직접 협의, 제안서를 수시로 접수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를 위해 코이카는 ODA 인턴·ODA 전문가 등을 해외 사무소에 추가 파견해, 현장 밀착형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외사무소장의 역량에 따라 사업의 질이 달라질 우려도 제기된다. 국제개발사업을 10년 넘게 진행해온 한 기관 담당자는 “비영리단체들의 사업에 관심이 없는 코이카 사무소장들은 사업장 방문도 하지 않은 채, ODA 인턴들의 말만 듣고 평가하는 경우도 많았다”면서 “코이카의 현장 중심형 ODA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일관성 있는 평가가 이뤄질 수 있도록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올해 기획재정부 성과 평가에 민관협력사업이 포함되면서, 성과 관리가 강화될

‘양날의 검’ 코이카 지원금 어떻게 해야 잘 쓰는거죠?

미래Talk! 대졸 예정자인 K씨는 지난 2일, A단체로부터 ‘코이카 ODA 인턴’ 최종합격 통보를 받았습니다. 코이카 NGO협력사업의 일환으로 개발원조사업(ODA)을 수행하는 기관은 채용된 인턴의 인건비 월 180만원을 1년 동안 지원받게 됩니다. 인력이 부족한 작은 비영리단체에는 ‘반가운 지원사업’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K씨는 A단체로부터 “25만원을 받고 일할 수 있겠느냐”는 제안을 받았습니다. 단체에서 직접 채용한 인턴이 해외 현지에서 월 25만원을 받고 일하니, 형평성 차원에서 동일한 금액을 받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것이었습니다. 직원들이 공동 주거를 하니, 남은 돈은 공동체 생활을 위해 동일하게 나누자는 내용이었습니다. 1년간 준비한 인턴자리였기에 갈등이 컸습니다. K씨는 제안을 거절하며 대신 숙식비와 공동체 생활비를 따로 지불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했습니다. 내부 검토 이후 결과를 다시 알려주기로 한 A단체는 그러나 K씨에게 아무런 통보 없이 홈페이지에 수정된 최종 합격자 명단을 올렸습니다. K씨가 A단체에 전화해 물어보자, “아무래도 돈 문제로 마찰이 좀 있을 것 같다”고 했습니다. 고민하던 K씨는 코이카에 진정서를 넣었습니다. 결국 A단체는 올해 ‘코이카 ODA 인턴’ 사업에서 빠지게 됐습니다. 곧 대학을 졸업하는 K씨도, K씨 대신 합격된 다른 청년도 갈 곳을 잃었습니다. 그동안 코이카 ODA인턴은 비영리단체 내부 실무자와 급여 차이 때문에 위화감을 조성한다는 말들이 많았습니다. 인턴을 채용하고 해외에 파견해 관리하는 비영리단체에 대한 운영비 지원없이 ODA 인턴 인건비만 지원하는 코이카도 문제지만, 청년들에 대한 인건비를 행정비로 전용(轉用)하는 불투명한 비영리단체 내부 시스템에도 문제가 있습니다. 최근 몇몇 단체는 코이카 지원금으로 사업 장비를 구매하고 이를 대여한

“현지 목소리 잘 듣고, 구체적인 목표로 접근해야 사회공헌 성공”

‘글로벌 사회공헌, 이렇게 성공하라’ 콘퍼런스 정부·학계·기업·시민단체… 180여명 참석해 사례 공유 “비즈니스만큼 공을 들여야 계획한 대로 공헌할 수 있어” 지난 15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개발협력연대가 공동 주최한 ‘글로벌 사회공헌, 이렇게 성공하라’ 콘퍼런스가 개최됐다. 한국국제협력단(이하 코이카·이사장 김영목)이 지난 3년간 진행했던 글로벌사회공헌프로그램의 좋은 사례를 공유하고 사례집 발간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자리다. 이번 행사에는 정부, 학계, 기업, 시민단체 등 다양한 분야의 관계자 180여명이 참석했다. 콘퍼런스 1부에서는 박란희 조선일보 더나은미래 편집장이 ‘글로벌 사회공헌, 이래서 어렵다’란 주제로 국내 기업들의 글로벌 사회공헌 현장 이야기를 전했다. 박 편집장은 “우리는 후발주자인 데다 규모가 작고, 경험과 노하우도 부족한 약점이 있다”며 “선진국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현지 NGO단체나 정부-민간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박준성 코이카 민관협력실 부실장은 지난 3년간 진행해온 코이카의 민관협력사업 내용을 소개했다. 박 부실장은 “학교를 짓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이를 통해 ‘취학률 30%달성’ 같은 구체적인 목표가 있어야 지속가능해진다”며 목표가 명확한 사회공헌을 강조했다. 콘퍼런스 2부에서는 ‘글로벌 사회공헌 4가지 키워드’라는 주제로 국내 기업 4곳의 사례 발표가 이어졌다. 현대자동차는 ‘현장이 원하는 걸 하라’는 주제로 아프리카 가나에 설립한 자동차 정비기술 학교 ‘현대·코이카 드림센터-가나’의 성과를 공유했다. 신재민 현대자동차 사회문화팀 과장은 “진출하고 싶은 국가에서 뭘 원하는지를 중심에 두고, 기업·정부·현지의 니즈(needs)를 각각 채워가는 과정을 거치면, 이해당사자가 서로 만족하는 글로벌 사회공헌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GS칼텍스는 ‘지속가능한 자립을 고민하라’는 주제로 캄보디아의 ‘저소득층 에너지 개발지원사업’ 사례를 소개했다. 박은경 ㈜GS칼텍스

[코이카 민관협력사업] ③<끝> ‘철강’기업이 아프리카에 뿌리는 ‘희망의 씨앗’… 청년들의 자신감도 ‘쑥쑥’

코이카 민관협력사업, 아프리카 현장을 가다 ③<끝> 코이카·포스코 손잡고 농업지도 훈련원 설립 청년 농업전문가 키워 미래 식량·신소재 사업 위해 농업 인재에 집중 투자 중 교육 통해 의식 개선 되자 기업 인지도 저절로 높아져 “아프리카는 원료나 수출 관련 법이 워낙 자주 바뀌는 데다, 그 법조차 투자자들에게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습니다. 무관세로 통과되는 회사가 있지만, 관세가 너무 높아 진출을 포기하는 회사도 있습니다. 관세, 사업 인허가 등 모든 결정 권한이 정부 고위 관계자들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과 신뢰를 얼마만큼 쌓았느냐에 따라 사업 성패가 좌우됩니다. 포스코는 사회공헌을 통해 정부 관계자와 주민에게 자연스레 신뢰를 얻었습니다.” 박중석 포스코 아프리카 법인장의 말이다. 지난 2011년, 포스코는 아프리카 남동부 지역에서 본격적으로 사회공헌을 진행했다. 모잠비크, 짐바브웨 등 두 나라에 농업훈련센터를 짓고, 청년들의 농업 기술 교육을 지원하는 것.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하면서 아프리카 주민들과 신뢰를 쌓은 포스코는 이듬해인 2012년, 남아공에 아프리카 법인을 설립했다. 박 법인장은 “아프리카에서 비즈니스보다 글로벌 CSR(기업의 사회적책임)을 먼저 시작한 기업은 포스코가 최초”라고 설명했다. ◇포스코, 청년 농업 전문가 육성 지난달 10일, 모잠비크 수도 마푸토에서 북쪽으로 80㎞ 떨어진 마니사군에 들어섰다. 3만평에 달하는 땅이 황금색으로 뒤덮여 있었다. 빨간색 트랙터에 올라탄 한 청년이 조심스레 운전대를 잡았다. 트랙터가 지나가자 빽빽하게 서 있던 누런 볏단이 기계 속으로 쑥쑥 빨려 들어갔다. 논을 두 바퀴 돌고 나자, 청년 20여명이 트랙터에 모인 나락을 자루에 쓸어담았다. ‘마니사 농업지도자 훈련원’ 학생들이다. 지난 2011년,

[코이카 민관협력사업] ② 정부·기업·NGO 모이니… 가나 청년 취업문 ‘활짝’

코이카 민관협력사업, 아프리카 현장을 가다 ② 중고차 수입 늘어나고 정비 수요 높아졌지만 정규 정비 교육은 없어 현대차·코이카 협력해 청소년 위해 기술고 설립, 차량 기술·설계 등 가르쳐 정부·NGO 도움으로 기업의 시행착오 극복 취업 고려한 CSR 전략에 인지도 저절로 높아져 가나의 수도 아크라에서 북쪽으로 65㎞ 떨어진 코포리두아로 가는 길. 도로 양쪽에 빽빽하게 들어선 자동차 정비소들이 눈에 들어왔다. 정비소는 후드(본네트)를 열고 수리를 기다리는 차량으로 북적거렸다. “흔한 광경입니다. 가나에는 워낙 고장 나는 차량이 많거든요.” 국제 개발 협력 NGO인 ‘플랜인터내셔널’의 가나지역 프로젝트 매니저인 조셉 애피아씨가 설명했다. 2000년대 초반 가나의 중고차 수입이 급격히 늘어났다. 매년 중고차 7만대가 들어오면서 정비 수요가 높아졌고, 지역마다 5000개 이상의 정비소가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러나 정비소가 늘어날수록 교통사고가 증가하는 기이한 현상이 계속됐다. 조셉 매니저는 “가나에는 차량 정비 기술을 배울 수 있는 학교나 기관을 찾기 어렵고, 기술교육학교 등록금도 일반 학교의 2~3배 이상 높다”며 “결국 어깨너머로 배운 지식으로 정비를 하다 보니 차량에 문제가 생기고 사고가 난다”고 설명했다. 현재 정비소의 70~80%가 불법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그나마 이조차도 배울 수 없는 청소년들은 도로에서 과자와 음료를 파는 등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생활을 한다. ◇기업 역량 살린 CSR로 가나의 사각지대를 메우다 2003년부터 가나에 대리점 두 곳을 설립해 차량 판매와 정비 서비스를 진행해온 현대차는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글로벌 CSR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한국국제협력단(이하 코이카)과 국제 개발 협력 NGO 플랜코리아와 함께 프로젝트

“홍보성 짙은 기업 CSR… 정부·NGO 협력으로 공익성 얻을 수 있어”

KOICA 印尼사무소 부소장에게 듣는 PPP사업 인도네시아 CSR 공략 지배적인 이슬람 문화로 타 종교확산활동 경계해 신뢰 없이는 제약 많아 지역·인종 특성 검토해야 1만7000여개가 넘는 섬으로 구성된 인도네시아는 2억4300만명의 인구뿐만 아니라 석유·천연가스·주석 등 자원도 풍부하다. 인도네시아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6.23%로,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중국 다음으로 높았다. 하지만 여전히 1억1000만명 이상의 인구가 하루 2달러 미만으로 생활하고 있으며, 전체 인구의 12.49%가 절대빈곤 인구다(2011년 기준). 박미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하 코이카) 인도네시아 부소장에게 국내 기업의 인도네시아 진출을 위한 효과적인 CSR 방법에 대해 물었다. ―인도네시아에서 민관협력사업(Public -Private Partnership·이하 PPP사업)을 하면 기업에 어떤 점이 좋은가. “신뢰와 공신력 부분이 강화된다. 기업이 CSR을 한다고 하면 홍보의 느낌이 강한데, 코이카와 같이할 때는 공익성이 더 부가된다. 기본적으로 인도네시아는 이슬람 문화가 지배적인데 이들은 남에게 피해주는 것을 꺼린다. 또한 타 종교 확산을 목적으로 하는 활동을 경계해 NGO도 신뢰가 쌓인 곳이 아니면 제약이 많은 편이다. 인터내셔널 NGO도 현지법인으로 등록이 되어야 활동이 가능하다. 그런데 코이카와 함께 사업을 하면 신뢰성 부분에서 도움을 얻을 수 있다. 예산을 매칭해 펀딩하는 것 외에, 관심을 가지고 모니터링을 하다 보니 사업의 질도 높아진다. 지역정부와의 협조, 유관기관 소개 등 협력도 가능하다.” ―코이카와 협력하고자 PPP사업을 문의한 기업은 어디며, 그들이 얻고자 한 핵심 정보들은 무엇인가. “현재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기업은 한국중부발전과 삼익악기다. 인도네시아에 제빵사업이 이미 진출해 있는 한 식음료기업과 곧 인도네시아에 취항할 예정인 항공사 등 여러 곳에서 문의가

[코이카 민관협력사업] ① 기업들, 사회공헌 나섰더니… 사업 고민은 물론 지역사회 문제까지 해결

코이카 민관협력사업, 인도네시아 현장을 가다 ①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주변에서는 중소기업이 살아남기가 참 어렵습니다. 이곳은 최저임금이 월 210만 루피아(한화 약 23만원) 정도인데, 중부 스마랑(Sema rang) 지역은 100만 루피아(한화 약 11만원) 정도거든요. 원래는 자카르타 인근 대도시인 이곳 보고르시에도 봉제기업이 많이 들어와 있었는데, 요즘엔 야반도주하는 사업가들이 상당수입니다. 저희는 이런 어려움을 사회공헌을 통해서 극복하고 있습니다.” PT삼익인도네시아 권희정 사장의 말이다. 지난 1992년, 삼익악기는 자카르타 근교 보고르시에 12만8000여평 부지를 인도네시아 정부로부터 빌려 생산공장 및 목재건조시설을 만들었다. 삼익악기의 인도네시아 법인인 PT삼익인도네시아를 설립하고, 현재 3000여명에 달하는 현지 근로자를 채용하고 있다. 한국인 직원은 15명 정도다. 기타 전 제품과, 피아노 90%를 PT삼익인도네시아에서 생산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지 20년이 접어들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에 대한 고민도 더 깊어졌다. 삼익악기는 3년 전부터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하 코이카), 국제개발협력 NGO인 코피온(COPION)과 함께 PT삼익직업훈련학교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이 학교는 보고르시의 취약계층 청소년에 대한 직업훈련을 한다. 이를 통해 삼익악기는 기술 인력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더불어 평균 취업률이 20%대인 보고르시 청년들은 일자리를 얻을 수 있게 됐다. 사업 첫해에는 삼익악기가 2억원, 코이카가 2억원을 지원해 교실 4개와 교무실, 기숙사 등 시설을 준공하고 교직원 채용 등 인프라를 구축했다. PT삼익인도네시아 권희정 사장은 “중소기업이 독자적으로 CSR을 하려 하다 보면, 인지도 면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며 “코이카와 함께 사업을 진행하니 지역정부 및 주민들에게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CSR로 기업 고민과 지역 문제까지 해결 지난 1일,

[기고] 개발협력연대 출범 1년… 정부·기업·학계 등 최적의 협업 사례 발굴돼야

기업의 목적은 이윤 창출에 있다. 이 말을 부정하는 사람은 아마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20세기 후반에 들어와서 세계가 하나의 시장으로 글로벌화되고, 소비자 의식이 변화되고, 개도국의 빈곤 탈피를 위한 국제적 협력이 강화되고, 기후변화와 환경에 대한 관심 등 새로운 이슈가 중요한 과제로 등장함에 따라 기업의 목적과 그 목적을 추구하는 과정은 과거와 달라져야 한다는 인식이 형성되기 시작하였다. 21세기에 들어와서 이러한 인식은 확고하게 자리를 잡았다. 지난 2000년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은 기업들이 경제 활동을 하면서 인권 존중, 노동규칙 준수, 환경보전, 반부패를 지향하도록 ‘글로벌 콤팩트(Global Compact)’를 출범시켰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 ial Responsibility)’, 그리고 ‘기업시민(corporate citizen)’ 개념이 일반화되었으며 2010년에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표준화한 ISO 26000이 제정되었다. 미국 유수의 기업인 코카콜라, 인텔(Intel), 스웨덴의 테트라팩(Tetra Pak) 등은 자신들의 사업 영역 내에서 이윤창출 활동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긴밀히 연결해 성공한 대표적인 기업이 되었다. 이처럼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은 단순히 인도주의적인 것이 아니라 민간기업의 중장기적인 이윤 창출에도 이익이 된다는 인식하에 다국적 기업들의 CSR에 대한 투자가 더욱더 확대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 기업들도 최근에 이러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관심을 가지고 기업의 해외활동에 접목시키고 있다. 이를 기업이 단독으로 수행하기도 하지만 기업 간의 협업을 통하여, 나아가서 정부의 공적 개발원조 프로그램과 연계하여 민관협력(PPP: Private Public Partnership)으로 시행하기도 하며 그러한 경우 더 큰 효과를 거둔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알게 되었다. 외교부는 국가 전체적으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민관협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