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장창엽 경기과기대 교수 “문화예술 분야도 연계고용으로 풀 수 있다면 장애인 직업연주자들에게 훨씬 더 많은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

장창엽(사진·60) 경기과학기술대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는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에서 연구실장으로 20년간 근무하며 ‘장애인 고용’의 제도 전반을 연구해온 전문가다. ‘직접 고용’이 잘 이뤄지지 않는 중증·발달장애인 고용을 촉진하기 위해, 장애인이 일하는 회사와 거래하면 장애인 고용을 인정해주는 ‘연계고용부담금 감면제도(이하 연계고용제도)’를 연구·도입하기도 했다. 발달장애인이 단순 물품 생산직에 종사하는 것 외에, 문화예술에 종사하며 안정적인 ‘일자리’를 유지하도록 지원할 길은 없을까. 지난 10일, 장 교수를 만나 인터뷰했다. ―장애인의 문화예술을 통한 직업 재활이 늘어나고 있는데, 문화예술 해서는 ‘먹고살기 어렵다’는 목소리가 높다. “일본의 발달장애인 시설 ‘셀프모리’라는 곳에서는 장애인 50명을 고용, 매년 1억엔의 매출을 올린다. 당사자들은 ‘세금’을 내는 것에 큰 희열을 느낀다고 했다. 국가가 좀 더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연계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때다. 고용할 일자리가 없다면, 이는 결국 국가가 부담해야 하는 복지 비용이다.” ―연계고용제도를 통해 풀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물품이나 화장실 청소 등의 단순 용역을 도급 줄 때에만 연계 고용으로 인정하는 게 아니라, 문화예술 분야도 연계 고용으로 풀 수 있다면 장애인 직업연주자들에게 훨씬 더 많은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다. 가령 기업이 직원들의 인식 개선 차원에서 사내에 장애인 연주자들이 정기적으로 공연할 기회를 마련한다면, 그걸 ‘장애인 일자리 창출’로 인정해 부담금을 감면해주는 것이다. 직원 인식이 개선되고, 사내 장애인 친화적인 분위기가 조성된다면, 이 역시 긍정적인 일이 아니겠는가.” ―장애인고용촉진공단이나 고용노동부에서는 ‘직접 고용’을 더 강조하고 있다. “‘장애인 차별금지법’에 의하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 사업주는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없어질 수 있도록

“발달장애인은 단순 직업만 가진다? 어엿한 오케스트라 단원으로 월급 받아요”

하트하트재단 발달장애인 앙상블… 고정수입 받으며 꾸준히 공연 가져 “선망받는 직종에 근무할 수 있어” 고졸채용 계획 밝히자 문의 쇄도하기도 지난 10일 저녁, 서울 용산구에 있는 용산아트홀 대극장에서 열린 하트하트재단(이사장 신인숙) ‘원 하트 콘서트(ONE HEART CONCERT)’ 현장. 적막이 흐르는 가운데 8명의 연주자가 무대 위에 올라왔다. 이들은 발달장애 청년으로 구성된 전문 연주팀 ‘하트클라리넷 앙상블’ 단원이다. 관객을 향해 인사를 마치고 10초간 서로를 바라보던 단원들은 몸을 한 번 들썩이더니 클라리넷 연주를 시작했다. 빠른 템포의 곡 ‘칼의 춤’을 과감하고 자신감 있게 연주했다. 2분 정도의 공연이 끝나자, 객석에서는 기다렸다는 듯 우레와 같은 박수와 함성이 쏟아졌다. ◇장애인 문화예술 직업 재활 모델의 중요성 점차 커져 국내 등록 발달장애인 수는 18만명을 넘어섰지만, 이들이 사회에서 일할 환경은 열악하다. 만 15세 이상 발달장애인 12만9517명 중 취업에 성공한 이는 2만7953명으로 약 21%에 불과하다(2011년·서울대 산학협력단). 취업 가능한 직종도 제조업이나 청소 및 환경 미화, 제과·제빵, 세탁 등 단순 노무직에 한정돼 있다. 반면 선진국에선 발달장애인의 가능성에 주목해 문화예술 직업 모델을 적극 개발해왔다. 1993년 창단된 스위스의 극단 ‘호라(HORA)’는 단원 20명이 전부 지적장애인으로 구성돼 있으며, 매년 40회 이상 전 세계를 순회하며 공연을 한다. 미국 오클랜드에 있는 장애 예술가 전문 스튜디오 ‘크리에이티브 그로스 아트센터(Creative Growth Art Center)’도 4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발달장애인을 포함한 80여명의 장애 예술인이 센터에 소속돼 있으며, 일부 작가의 작품은 뉴욕현대미술관 등 세계 유수의 미술관에 소장될 정도다.

보지 못해도 듣지 못해도 영화 즐길 수 있도록

시각·청각 장애인 위한 배리어프리 영화 상영관 매월 셋째 주 일요일 오후 4시 정기 상영 음성 해설·자막 함께 제공 상영영화 수익금 전액 다음 영화 제작하는데 써 ‘시각장애인 친구와 함께 영화를 볼 수 있을까.’ 그렇다. 매월 셋째 주 일요일 오후 4시 서울시 은평구 서울혁신파크 내 ‘배리어프리(Barrier-free·포스터)’ 영화 정기상영관(지하철 3·6호선 불광역 2번 출구)을 찾으면 된다. ‘배리어프리’ 영화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해설과, 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대사·음향정보)이 함께 제공되는 버전이다. 단순히 정보만 더하는 것이 아니라, 감독이 화면해설과 더빙을 지도하는 별도의 연출과정도 포함한 영화다. 2012년부터 서울시 예비사회적기업 ‘배리어프리영화위원회’가 만든 배리어프리 영화는 ‘완득이’, ‘7번방의 선물’ 등 한국영화 흥행작과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등 총 14편이다. 지난 16일, 개관식 첫 상영작으로 이탈리아의 정신장애인 협동조합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영화 ‘위캔두댓’이 선정됐다. 화면해설은 배우 정경호씨가, 연출은 영화 ‘이끼(2010)’, ‘은교(2012)’의 정지우 감독이 맡았다. 김성균, 정겨운, 김서형 등 배우들이 영화 속 등장인물의 목소리 연기를 맡았고, 공개오디션을 통해 일반인 목소리 출연자 15명이 선발됐다. 주요 등장인물이 10명도 넘는 탓에, 제작기간도 두 달 넘게 걸렸다. 이날 어머니 홍성희(52)씨와 상영관을 찾은 시각장애인 정미영(25)씨는 “이전엔 영화가 지루해서 좋아하지 않았는데, 배리어프리 영화는 세밀한 화면해설과 배우들의 목소리 연기 덕분에 재밌다”면서 “앞으로도 많은 영화가 배리어프리 버전으로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다음 달 16일(일) 배리어프리 상영 영화는 ‘더 테러 라이브(15세 이상 관람가·감독 김병욱)’. 아이돌그룹 2PM의 준호가 화면 해설을 맡았다. 상영영화의 관람료는 일반 5000원, 장애인·어르신·청소년은 3000원.

함께 달린 10㎞만큼, 편견의 거리도 짧아졌습니다

[김경하 기자가 간다] (4) 장애인 18명 질주한 싱가포르국제마라톤대회 “레디… 셋… 고!” 시작을 알리는 총소리와 함께, 휠체어 바퀴가 힘차게 굴렀다. 1일 오전 7시10분(현지 시각), 5만4000여명이 싱가포르국제마라톤대회에 참가하려고 에스플레네드(Esplanade) 거리에 모였다. 10㎞ 코스의 시작을 가장 먼저 알린 이들은 휠체어를 탄 선수 12명이었다. 30도에 육박하는 후덥지근한 날씨는 대회 열기를 한층 높였다. 이중 태극기를 단 한국 선수는 정종대(29·뇌병변1급), 이금천(34·지체2급), 최재웅(25·지체1급)씨. 뒤를 이어 목발을 짚고 레이스에 참가한 유일한 선수, 황윤천(46·지체2급)씨가 딸 황함지(18)양과 함께 했다. 지난달 29일부터 12월 4일까지, 한국장애인재활협회가 에쓰오일과 함께 마련한 ‘감동의 마라톤’ 프로젝트로 싱가포르국제마라톤대회에 참가한 18명(시각1명, 청각4명, 지체5명, 지적3명, 자폐2명, 뇌병변3명)의 도전현장을 찾았다. ◇국제마라톤대회에서 만난 장애인 국가대표 선수들 5㎞를 알리는 반환점을 돌자 20m 앞에 한 선수가 보였다. 속도를 점점 높여 힘껏 양팔을 돌렸다. 거리는 조금씩 줄어들었다. 피니시 라인(finish line)을 2㎞ 정도 남기고, 드디어 앞 선수를 제쳤다. “브론즈 메달리스트, 종대 정!” 10㎞ 휠체어 부문 대회(보통 휠체어마라톤은 장애 등급별로 경쟁하나 싱가포르대회는 장애 등급과 상관없는 ‘오픈이벤트’로 진행됐다)에서 정종대씨는 33분23.85초로 3위를 차지했다. 정씨는 “정말 죽기살기로 뛰었다”고 귀띔했다. 대회 입상을 계기로 ‘한국장애인 선수들에게 국제무대 경험이 보다 쉽게 열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다. 금메달을 딴 호주의 리처드 콜만(Richard Colman·25분53.86초)은 싱가포르국제마라톤대회에서 엘리트 선수로 초청된 케이스다. 장애인 국가대표 운동선수에게 국제대회 경험은 ‘꿈의 무대’에 가깝다. 운동을 하면 일은 그만둬야 하지만, 실업팀에 들어가기도 쉽지 않다. 육상 국가대표 선수인 채창욱(32·뇌병변3급)씨는 “국가대표를 선발하는 전국체전이 1년에 5일

“장애 친구와 짝꿍하고 싶어요”

장애인식개선 설문조사 결과 3개월만에 4000명 긍정적 대답 “1학기 때 반에 장애인 친구가 한 명 있었어요. 그런데 그 친구와는 많이 말을 나누지 않았어요. 지금 생각해 보면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가까이하고 싶지 않았던 것 같아요. 이번에 하트하트재단의 수업을 들으며 장애인이 비장애인과 다름없다는 사실을 알게 됐어요. 단지 겉으로 표현하는 모습이 조금 다를 뿐인 것 같습니다. 반에 있던 장애인 친구는 지금 전학을 가고 없지만, 다시 만난다면 말도 걸어주고 친하게 대해주고 싶어요.”(윤수아·11) 2013년 한 해 동안 하트해피스쿨 수업을 들은 1만5000명 아이의 생각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하트하트재단은 올해 2차례에 걸쳐 하트해피스쿨 캠페인에 참가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우선 4월부터 7월까지 6346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장애를 가진 친구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형용사’를 선택하도록 했다. 캠페인을 시작하기 전 실시한 사전 조사에서, 무려 4464명의 아동이 장애인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드러냈다. “나는 5년 동안 3명의 발달장애인을 만났다. 그런데 예전에는 장애인 친구들이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말이 서툴고, 운동도 못하고, 그림도 못 그리고, 알 수 없는 행동을 계속 한다고 생각해서 그들을 멀리했었다.” 장애인식개선 애니메이션 감상문 대회에 참가한 한 남학생의 글처럼, ‘이기적이다, 못생겼다, 단정하지 못하다, 바보스럽다, 외톨이다’ 등의 부정적인 형용사를 선택했다. 반면 장애인을 긍정적으로 표현한 아동의 수는 1874명으로, 29.5%에 불과했다. 캠페인을 진행한 지 3개월 후 같은 설문조사를 진행하자, 긍정적인 태도를 보인 학생의 수는 3932명으로 급증했다. 2배 정도로 증가한 셈이다. ‘씩씩하고 건강하다, 잘생겼다, 친절하다, 솔직하다, 꼼꼼하다’ 등 긍정적

한 글자 한 글자 마음 담아 장애 친구에 응원 보냈죠

장애·비장애인 초등학생 차별없는 학습 분위기 위해 애니메이션 감상 대회 열어 1012명이 응원 글 쓰면서 장애인에 대한 편견 없애 “여러분, 시상식을 축하하기 위해 하트미라콜로 앙상블이 라데스키 행진곡을 연주할 예정이랍니다. 큰 박수 부탁드릴게요.” 하트하트재단(이사장 신인숙) 아동사업개발부 김진아 부장의 소개가 끝나자, 일곱 명의 청년이 무대 위에 섰다. 자리에 앉아있던 초등학생들이 갑자기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우리 학교에 왔던 성민이 형이다!” “어, 정말이네? 오랜만에 보니까 반갑다.” 아이들을 향해 미소를 보내던 하트미라콜로 앙상블 단원들은 고개를 세 번 끄덕인 후, 연주를 시작했다. “따라딴, 따라단, 따라 딴딴딴~” 경쾌하면서도 힘찬 리듬이 홀 전체에 울려 퍼졌다. 아이들, 학교 선생님, 부모님들은 박자에 맞춰 힘차게 박수를 쳤다. 지난 13일, 서울 송파구 하트하트재단 하트리사이틀홀에서 ‘제1회 장애인식개선 애니메이션 감상대회’ 시상식이 열렸다. ‘제1회 장애인식개선 애니메이션 감상대회'(9월 16일~10월 25일)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초등학생이 차별 없이 함께 공부하는 통합교육 환경을 확대하기 위해 하트하트재단에서 마련한 교육 프로그램이다. 이번 대회는 서울 시내 594개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했다. 발달장애를 가졌지만 바이올린을 사랑하는 소녀, 수아의 꿈을 응원하기 위해 1012명의 아이가 한 글자 한 글자를 꾹꾹 눌러 담아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하트하트재단은 3차에 걸친 자체 평가와 외부 전문가 평가를 거친 뒤, 33명의 학생과 단체상 수상학교 2곳을 최종 선정했다. “우리도 진정한 마음의 친구가 될 수 있어요”라는 메시지를 쓴 여민(10·중화초4)양은 “발달장애인 친구들이 힘을 낼 수 있도록 이 상을 전해주고 싶다”고 서울시 교육감상 수상 소감을 말했다. 이번 대회에

장애인의 사회 참여 확대첫걸음은 인식 개선부터

[기고] 론 벤더먼 前 세계스페셜올림픽 조직위원회 디렉터 장애인의 사회 통합을 위한 학교 단위의 인식 개선 교육의 중요성 및 성과는 이미 입증된 바 있다. 국제 스페셜올림픽에서도 장애 인식 개선 캠페인 등을 통해 어린 청소년들을 직접 주도적으로 인식 개선 활동에 참여시켜 사회 통합적인 학교 환경과 지역사회를 만드는 성공 전략을 쓰고 있다. 일반 학생들이 장애 학생들과 함께 다양한 스포츠 활동에 참여하거나, 집회나 인식 개선 캠페인과 같은 활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미국 및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인도, 루마니아, 세르비아 등의 5개국 조사에 따르면, 그러한 장애인 인식 개선 활동을 통하여 장애와 비장애 학생들 간의 우정도가 급격하게 상승했으며, 응답자의 79%가 학교 밖에서도 장애인과 만나겠다고 답했다. 교육을 받은 비장애 학생들은 자신감을 얻고 자존감이 회복되었으며 학교 안에서 훨씬 더 잘 적응하는 것을 실감하고 있었다. 부정적인 학교 환경이 학생들의 학과 성적이나 삶의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할 때, 인식 개선 교육에서 학교 폭력이나 왕따 같은 문제를 조명하는 것은 학교 환경 조성을 위해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하트하트재단의 해피스쿨과 스페셜올림픽이 하는 장애 인식 개선 활동은 장애 학생들과 비장애 학생 모두가 직면한 문제들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활동이라고 볼 수 있다. 학생들이 교실에서 영상 교육을 받고 발달 장애인 예술강사와 직접 만나면서 발달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것은 이러한 인식 개선 교육에서 필수적 첫 단계라고 볼 수 있다. 더 나아가서는 단순히 장애인에 대한 태도

“몸이 불편하기에 더 큰 열정… 지켜보는 이들도 많은 가르침 얻을 것”

박칼린 2014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총감독 “1만명이 모여도, 저마다 받아들이는 감동의 크기와 모양은 다를 수 있을 것 같아요. 무엇이 됐든,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색다른 감동 하나는 가지고 돌아갈 수 있을 겁니다. 그것만으로 갑자기 전혀 새로운 삶을 살 수는 없겠죠. 하지만 뭔가를 ‘느낀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않을까요?” ‘2014인천장애인아시아경기대회’ 개·폐회식을 진두지휘할 박칼린(46) 총감독의 말이다. 박 감독은 1995년 발표된 창작 뮤지컬 ‘명성황후’를 통해 대한민국 최초의 뮤지컬 음악감독으로 떠오른 이후, 지난 20년 가까이 70편이 넘는 뮤지컬 작품을 선보였으며, 각종 방송 프로그램과 광고 등에 출연하며 대중적인 인지도까지 확보한 인물이다. 박 감독은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나 스스로 부끄럽지 않도록 내 시간과 열정을 투자할 것”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박칼린 감독은 장애인 스포츠가 문화·예술과 닮은 부분이 있다고 했다.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여러 가지 생각을 해볼 여지를 준다는 점에서다. “장애인아시안게임에 지원하라고 부추기는 것도, 그들을 존중하고 이해하라는 말도 아니에요. 그냥 한번 관중으로 편하게 와서 느낌을 받아 가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그로 인해 어떤 이는 단순히 정화되는 기분을 느낄 수도 있고, 어떤 이는 인생의 방향이 바뀔 수도 있겠죠. 아팠던 사람은 그들의 아픔을 공감할 수도 있고요. 얻어가는 것이 무엇이든, 누구나 그런 기회를 가져봤으면 하는 것이죠.” 박칼린 감독은 어린 시절을 미국에서 보내면서 “모든 사람은 피부색, 언어, 장애 유무와 상관없이 한 인간으로서 존중받아야 한다”는 가르침을 받으며 자랐다. 식당에 가도, 극장에 가도 장애인이 살아가는 데 조그만 불편도 느끼지 못할 정도의 편의시설을

[하트하트재단과 함께 하는 장애인식 개선 캠페인 ‘해피스쿨’] ③ 학교가 두려웠던 장애인들의금·의·환·교(錦衣還校)

하트하트재단과 함께 하는 장애인식 개선 캠페인 ‘해피스쿨’ <3> 소통법 익히려 배운 악기로 괴롭힘 받던 학교 찾아 연주 입학조차 거부당했었는데… 이젠 예술강사로 환영받아 수업 마친 아이들 ‘장애인도 친구될 수 있다’며 긍정적인 생각으로 바뀌어 “부정적이던 장애인 호칭 10년만에 선생님으로 변해” “발달장애인은 몸은 크지만 생각은 느리게 자란대요. 애니메이션에서 수아가 바이올린을 멋지게 연주한 것처럼 실제로 음대에 진학한 형·오빠들도 있대요. 도움을 받는 사람에서 이젠 남한테 감동을 주는 사람이 된 거죠. 잘생긴 선생님을 앞으로 모셔볼게요.” 지난 5일 오전 서울 동작구에 상도초등학교 4학년 6반. 이을숙 강사의 소개에 홍정한(23·발달장애3급)씨가 교실 뒷문에서 뚜벅뚜벅 걸어왔다. “플루트를 배운 지 8년 되었고, 하루에 4시간씩 연습한다”는 간단한 소개를 끝낸 후, 곧장 플루트를 입에 대고 ‘유 레이즈 미 업(you raise me up)’ 연주를 시작했다. 50개의 눈동자는 일제히 정한씨의 손가락과 입을 향했다. 3분가량의 짧은 연주가 끝나자, 박수 갈채가 쏟아졌다. 하트하트재단의 해피스쿨예술강사로 활약중인 하트 미라콜로 앙상블. 왼쪽 사진은 지난5일 상도초등학교에서 하트하트재단 예술강사 이성민씨가색소폰을 불고있는 모습 /하트하트재단제공 올해 정한씨는 벌써 22번째 학교를 찾았다. 정한씨의 직업은 ‘해피스쿨(Happy School)’의 예술강사다. 해피스쿨은 하트하트재단(이사장 신인숙)과 S-Oil이 함께 지난해부터 실시해온 장애 인식 개선교육 캠페인으로, 정한씨와 같은 발달장애인 예술강사들이 직접 학교까지 찾아가서 연주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들은 하트하트재단에서 운영하는 국내 최초 발달장애인 청소년 오케스트라인 ‘하트하트오케스트라’에서 실력을 쌓아 음대까지 졸업한 전문 연주자다. ◇’장애인’이라고 거부당했던 학교, 이제는 ‘예술강사’로 환영받아요 현재 하트하트재단에 소속된 해피스쿨 예술강사는 총 7명.

상처는 날리고 행복은 높이고

장애인 스포츠 왜 필요한가 “운동을 하지 않았더라면 집 안에 틀어박혀 무기력한 삶을 살았겠죠.” 휠체어테니스 국가대표 선수인 여정혜(38)씨는 35세 때 음주 뺑소니 사고를 당해 한쪽 다리를 절단했다. 장애인의 삶에 적응하지 못해 2년간 정신과 치료까지 받아야 했다. 여씨는 우연한 기회에 장애인도 테니스를 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돼 생활체육을 거쳐 국가대표의 자리까지 올랐다. 여씨는 “운동을 통해 나만의 성취감과 만족감이 생기자, 장애를 이겨낼 힘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내의 등록 장애인 수는 251만명에 이른다(2012년 말 기준). 이 중 선천적 장애인은 10% 정도에 불과하다. 나머지 90% 이상은 사고나 질병으로 장애인이 된, 이른바 ‘중도장애인’이다. 장상만 대한장애인체육회 홍보부장은 “중도장애를 겪은 경우, 선천적인 장애인보다 우울증에 걸리거나 자살 시도를 하는 비율이 월등히 높다”고 설명했다. 사회에 복귀하거나 참여하는 비율도 떨어진다. 어유경 대한장애인댄스스포츠연맹 국제위원은 “사고로 장애를 가지게 된 사람들은 사회에 시선을 지나치게 겁내는 경향이 있어 점점 폐쇄적인 성향을 띠게 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장애인의 체육 활동이 자신의 장애를 받아들이고, 새로운 삶의 의미를 되새기는 데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조언한다. 나영일 서울대 스포츠과학연구소 소장팀에서 609명의 장애인을 대상으로 체육 활동에 따른 심리적 효과를 조사한 결과, 정기적으로 체육 활동에 참여했던 329명의 장애인이 그렇지 않은 장애인보다 ‘자아 존중감’, ‘자기 효능감’, ‘생활 만족도’, ‘삶의 질’ 등 모든 면에서 높은 심리적 점수를 나타냈다(2008년). 이종만 ‘2014 인천장애인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 보도담당관은 “외부에서 장애인 스포츠를 안쓰럽게 보는 것에 비해, 선수들

“한국서 유도블록 밟고 점자 만질 때… 마음 벅찼죠”

장애청년드림팀 한국팀 “어떤 이들은 절 보고 ‘악마의 저주’를 받았대요. 한쪽 다리를 저는 장애인인 데다, 달릿(Dalit)이라는 최하층 불가촉천민이기 때문이죠. 끊임없는 이중 차별 속에 살았습니다. 네팔에서 장애인이나 계층에 대한 사회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어요. 한국에서 지난 60년간 어떻게 제도나 인식이 바뀌어왔는지를 보며 마음을 다졌습니다. 끊임없이 목소리를 내서 권리를 찾아야 한다는 걸요.” 네팔에서 온 네팔장애인단체연합(NAPD) 총무 크리슈나(28)씨가 힘주어 말했다. 지난달 19일 아시아·태평양지역 장애 청년 10명이 한국을 방문했다. 한국장애인재활협회의 ‘장애청년드림팀’ 한국 팀으로 참가, 약 2주간 한국의 장애 관련 시설을 둘러보고 협력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크리슈나씨가 속한 한국 팀은 방글라데시, 부탄, 타지키스탄, 베트남 등 총 10개국에서 온 장애 청년 활동가 10명으로 구성됐다. 각각 배경도, 장애 종류도 다르지만 ‘장애인 활동가’인 이들의 공통 관심사는 ‘과연 한국의 장애인 복지가 어떻게 발전해왔느냐’는 것. 파키스탄의 청년 장애인 활동 단체 마일스톤(Milestone)에서 온 리즈완(29)씨는 “장애인들이 자신의 권리를 찾기 위해 한강 다리 바닥을 기어서 건너가는 장면은 충격적”이었다며 “권리는 저절로 주어지지 않음을 다시금 느꼈다”고 했다. 장애 청소년 어드보커시 단체 영보이스인도네시아(Young Voices Indonesia)에서 활동하는 히디안띠(24)씨는 “한국에서 대중교통을 이용하면서 길이나 지하철의 유도블록(Guiding Block)이나 지하철 계단 손잡이 끝의 점자 등을 만질 때마다 마음이 벅찼다”며 “장애인 단체에서 활동하며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을 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았는데, 한국의 경험을 들은 게 큰 위안이다”고 했다. 앞으로의 포부를 물으니 크리슈나씨가 눈을 빛내며 말했다. “네팔에 돌아가면 장애인 문제를 다루는

“장애인의 입이 되어주는 AAC 보조공학기기, 아시나요?”

정유선 조지메이슨대 특수교육학과 교수 사람들과 대화 어려움 있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기기 특수 타자기에 문장 입력 대화 상대에 전송하도록 해 음성으로 단어 읽어주는 무료 애플리케이션 개발도 “2004년 박사 학위를 받았을 때 인터뷰 요청이 많았는데, 그때는 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특수교육을 전공하던 한 언니가 ‘너의 이야기가 단 한 사람에게 희망이 된다면 성공한 인생이다’고 하더라. 이제는 보조공학기기에 대해 많이 알리고 싶어 대중매체 인터뷰 요청에 가끔 응한다. 말이 불편하면 지능이 떨어진다는 사람들의 편견도 바꾸고 싶다.” 지난 8월 24일 자택에서 만난 정유선 조지메이슨대 특수교육학과 교수(43·사진)의 말이다. 그녀는 국내 뇌병변 여성 장애인 최초로 해외에서 특수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지난해 조지메이슨대 최고 교수에 선정됐다. 정 교수는 현재 보조공학기기라고 불리는 AAC(AAC·Augmentative and Alternative Communication)를 연구하고 있다. ―AAC 보조공학기기란 무엇인가. “중증 신체장애인이나 정신지체장애인은 사람들과 대화할 때 어려움을 겪는다. 이들이 쉽게 대화에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발된 보조공학기기를 AAC라고 한다. AAC의 종류는 간단한 제스처와 수화부터 컴퓨터를 활용한 보조공학기기까지 다양하다. 대표적인 AAC는 텔레타이프라이터(TTY·Teletypewriter)다. 청각장애인은 특수 제작된 타자기에 문장을 입력해 상대에게 전송한다. 상대방이 응답하면 그 내용이 타자기 상단 화면에 뜬다. 스티븐 호킹 박사가 사용하는 볼 근육과 눈동자의 움직임을 감지해 단어를 입력하는 장비도 AAC의 일종이다.” ―AAC 지원 현황은 어떤가. “미국은 1988년 국가가 장애인에게 보조공학기기 서비스 제공을 의무화하는 공학관련보조법(Technology-Related Assistance for Individuals with Disabilities Act)을 제정했다. 현재 유치원부터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AAC 기기를 무상으로 빌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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