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서비스하는 그들 모습 보면 당신의 편견, 바로 깨질 거예요

장애인 재활 숙박업소 ‘호텔엘린’ 제주공항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푸른색 빌딩 ‘호텔엘린’. 이 호텔은 일반적 호텔과 다르다. 사회적기업이자 국내 최초의 장애인 재활 숙박업소이기도 하다. 중증장애인직업재활시설인 ‘엘린’의 사업장인 호텔엘린에서 일하는 장애인은 13명. 또 다른 사업장인 청소 용역 업체 ‘엘린클린’의 37명까지 포함하면 장애인 50명이 일한다. 시각장애, 지체장애, 정신장애, 지적장애, 자폐성장애 등 장애 유형도 다양하다. ‘서비스 직종에서 장애인들이 일하는 게 가능할까.’ 이곳에서 만난 장애인들은 편견을 깨기에 충분했다. 비취색 원피스와 흰색 앞치마를 두른 양수민(가명·23·지적장애 1급)씨는 “침대 시트 가는 일이 제일 까다로워요” 하며 순식간에 침대를 고르게 매만졌다. 바쁘게 욕실로 발걸음을 옮기더니, 거울과 세면대, 바닥을 닦고 또 닦았다. “끝이에요?” 묻는 말에 “마무리요!” 크게 외치더니, 마른 걸레로 욕실 전체를 다시 닦고 휴지와 비품까지 꼼꼼히 확인한 후에야 “끝났다”고 나지막이 내뱉었다. 4년째 호텔엘린의 룸메이드로 일하는 수민씨는 “일하는 게 힘들지만 그래도 재미있다”며 말이 끝나자마자 다시 청소기를 잡았다. “보통 중증 장애인 직업 재활 하면 김치, 비누, 쿠키 만들기처럼 단순 임가공 업무를 많이 떠올려요. 직업의 다양성이 없죠. 그런데 장애인들도 비장애인처럼 하고 싶은 분야가 분명히 있거든요. 제주도라는 지역 특성에 맞는 사업을 고민하다가 서비스업을 떠올렸습니다.” 한봉금 엘린 원장이 입을 열었다. 호텔엘린의 장애인 직원은 객실 및 복도 청소, 프런트 객실 예약 등을 담당하고 엘린클린 직원들은 대리석, 계단, 유리창 등 건물 청소와 관리를 담당한다. 고객들을 응대해야 하는 서비스업이다 보니 사업 초기에는 어려움도 컸다. “장애인들이 청소하고 관리한다고

“사회적기업은 취약하다? 35개국서 러브콜, 53억 투자까지 받아”

사회적기업 최초 코스닥 상장 준비하는 제너럴바이오 1년 만에 손익분기점 달성 바이오 식품·화장품 등 분야 확장 미국·중남미·유럽 등 글로벌 수출 사회적기업 판로 개척 주도 유통회사 ‘지쿱’ 설립 사회적기업 최초로 기업공개(IPO)를 준비 중인 곳으로 유명한 제너럴바이오. 지난해 12월 31일 이곳은 미래에셋벤처투자, L&S벤처캐피탈,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 SJ투자파트너스 등 국내 대표 벤처캐피털로부터 53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사회적기업이 전문 벤처펀드로부터 투자받은 사례는 이곳이 처음이다. 지난해 6월에는 키움증권과 업무 협약도 체결, 1500억가량의 기업 가치액을 평가받았다. 2017년 상반기를 목표로 코스닥 상장을 준비한다는 제너럴바이오의 전북 완주군 사업 현장을 찾아가봤다. “여기 설비 투자액만 14억원이에요.” 지난달 찾은 사회적기업 제너럴바이오의 전북 완주군 연구소 반응실. 흰색 가운의 연구원들은 갈색 스포이드병을 손에 들고 분주하게 움직였다. “고부가가치 원료 개발을 이곳에서 해요. 친환경 세제 원료라든지, 건강 식품에 사용되는 원료들이요. 우리 회사의 핵심이라고 볼 수 있죠. 사람들이 연구소 장비 보면 ‘이걸 다 어떻게 했냐’고 물어요. 중소기업에서 이 정도 설비투자 과감하게 못하거든요.” 서정훈(42·작은 사진) 제너럴바이오 대표는 LG 계열사의 엔지니어 출신이다. 평생을 일벌레로 살다보니 아이가 천식으로 고생하는 걸 몰랐다. 공기 좋고, 물 좋은 곳이 필요했다. 2007년 회사를 그만두고 동료 한 명과 함께 먼저 완주로 내려왔다. “가족을 데리고 내려오려면 기반을 닦아놔야 했어요.” 1년간의 야전침대 생활 끝에 의약품 개발에 성공했다. 1년 만에 손익분기점을 달성했다. ◇시골에서 피어난 글로벌 사회적기업의 꿈 “시골에 와서 편해지니깐 다른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어요. 어렸을 때부터 성당에 다니면서 봉사는 종종

편견 없는 이곳… “우린 장애인 고용해 장려금도 받아요”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 르포 모기업 출자 지분 50% 넘고 직원 30% 이상 장애인 고용 전문 교육 및 수화 통역사도 배치, 병원·IT 기업 등 일터 다양해져 3420억원. 기업들의 한 해 장애인고용부담금 총액이다(2014년 기준). 상시 50인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업주는 직원의 2.7%를 장애인으로 고용할 의무가 있는데, 이를 지키지 않으면 부담금을 내야 한다. 정부는 2008년 1월부터 장애인의 직접 고용을 보완하기 위해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이하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제도를 시행했다. 출자 지분이 50%를 넘고, 직원의 30%(중증장애인 비율 50%) 이상을 장애인으로 고용하는 자회사를 운영하면 된다. 자회사의 고용 장애인은 모회사에서 고용한 것으로 간주돼, 기업의 장애인고용부담금이 줄어든다. 또한 정부는 이 사업장에 대해 최대 10억원의 지원금과 고용장려금도 지원한다. 현재 37개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이 운영되고 있으며, 50대 기업 중에서는 11개 기업이 표준사업장 14곳을 설립·운영하고 있다.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이 장애인 고용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할 수 있을까. 더나은미래가 그 현장을 방문해봤다. 편집자 “휴일이 되면, 월요일이 기다려져요.” 이현숙(58·뇌병변 3급)씨는 매일 아침 6시가 되기 전 집을 나선다. 정식 출근 시각은 7시 30분이지만, 1시간 전에 도착한다. 회사 오는 길이 그렇게 즐겁단다. 학교 급식소에서 일하던 이씨는 10년 전, 뇌경색으로 갑자기 쓰려졌다. 이후 왼쪽 신경이 모두 마비됐다. 집에만 있다 보니, 우울증에 심하게 시달렸다. 지인의 추천으로 2014년 7월부터 ‘오픈핸즈(삼성SDS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지원사업팀에서 일하고 있다. 이씨는 “뒤뚱뒤뚱 걸을 때마다 사람들의 시선이 따가웠는데 이곳에서는 장애인이라고 편견을 가지는 일이 전혀 없다”고 했다.

빨간 상자 쌓일수록… 전국의 이웃, 더 건강해집니다

사회공헌 실천하는 KGC인삼공사 매달 3t 규모의 선물상자 독거 노인·장애인 시설 전달 2년간 홍삼 지원받은 보육원, 소아과 진료 10%이상 감소 “단순히 기부 물품이 아니라 정성이 담긴 선물을 드리고 싶었어요.” 지난 15일, 선물을 포장하던 KGC인삼공사 봉사단 직원 20여명이 입을 모았다. 혹시라도 깨질 염려가 있는 병류는 에어캡으로 돌돌 말고, 홍삼정차·홍삼톤 마일드 등은 3~5포당 비닐팩에 따로 담아 내용물이 흐르는 것을 예방했다. 20평 남짓한 공간을 빨간 선물 상자로 가득 채운 뒤에야, 직원들의 얼굴에 뿌듯한 미소가 나타났다. 1~2명씩 조를 이뤄 어깨에 상자를 멘 이들은 선물을 기다리는 중증장애인시설·보육원 등으로 바쁜 걸음을 옮겼다. ◇지속적인 봉사시스템… 맞춤형 지원 비결 빨간 리본이 그려진 상자를 열자 또 다른 상자가 나타났다. 정성껏 포장된 선물은 홍삼정, 홍삼톤골드, 홍이장군, 아이패스 등 정관장의 고가(高價) 제품들. “예쁘게 포장된 홍삼 선물이 오면 아이들도 그 정성을 느끼는 것 같아요. 한두 번 기관에 와서 봉사만 하고 돌아가는 기업도 많은데, 인삼공사 봉사단 중엔 보육원 아동이 대학 입학 할 때까지 쭉 지켜보면서 후원해주신 직원분이 많아요. 또 하나의 가족인 셈이죠.” 육정수 삼신보육원 복지행정팀 과장이 5년 넘게 이어온 KGC인삼공사 봉사단과의 인연을 설명했다. 2010년 본격적으로 전국 단위 봉사단 체계를 꾸린 KGC인삼공사는 지역별 봉사 리더를 뽑고 매달 자율적으로 파트너 기관을 찾아 봉사하고 있다. 직원들이 봉사 중에 복지시설에 필요한 지원 사항이 있으면 이를 사내 인트라넷에 올리고, 심사를 거쳐 회사 차원의 봉사기금 및 물품 지원도 이뤄진다. 김경옥

내일은 쉬는 날, 같이 봉사활동 갈래?

일상의 품으로 들어온 자원봉사 “화장실 공용이야? 안전 바는 있어? 문턱은 없니?” 김은지(23·사회복지사) ‘특별한 지도 그리기’ 서포터의 말에 아이 8명이 후다닥 화장실로 흩어졌다. 서울 영등포역에 위치한 장애인용 화장실 내부는 안에서 휠체어를 돌리기 어려울 만큼 좁고 답답했다. “여기 너무 좁다.” “휠체어가 들어가기 불편하겠다.” “아까는 문을 잡아당겨야 했는데 여기는 자동문이라서 그나마 다행이다.” 화장실을 둘러본 아이들이 저마다 한마디씩 내뱉었다. 이어 김은지 서포터가 소감을 물었다. “이 근처에 장애인 친구들이 갈 수 있는 곳이 많이 없네요. 익숙하기만 한 우리 동네가 장애인 친구들에게는 엄청 불편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 신여진(15·영원중 2년)양이 흐르는 땀을 닦으며 말했다. 하성훈(15·영원중 2년)군도 “내가 땀 한 방울 생길 때 장애인분들은 열 방울이 생길 것 같다”며 거들었다. 지난달 15일, 지하철 1호선 영등포역에서 열린 밀알복지재단과 영원중학교(영등포구 소재)가 함께하는 ‘특별한 지도 그리기’ 활동 현장이다. 지하철역 주변과 역사 안을 돌아다니며 장애인이 갈 수 있는 카페와 식당, 화장실과 엘리베이터 위치를 조사하고 지도로 만드는 작업이다. 밀알복지재단은 2013년부터 특별한 지도 그리기 서포터즈와 함께 22개의 ‘장애인을 위한 서울 지하철역 지도’를 완성해오고 있는데, 올해 7월부터 영원중학교와 협약을 맺고 학교 주말 프로그램으로 운영 중이다. 김태경(36) 학교사회복지사는 “아이들이 쉽고 재미있게 참여할 수 있는 자원봉사이면서, 지역사회에도 도움이 되는 활동을 원했다”며 협력을 제안한 계기를 밝혔다. 조희정(15)양은 “나와 친구들이 하는 활동이 장애인분들에게 도움이 된다니 뿌듯하다”고 했다. 2년째 이 활동을 이어온 김은지 서포터는 “특별한 지도 그리기는 익숙한 공간을 새로운

장애를 품는 순간 마을의 장벽은 사라졌죠

장애·비장애 통합 어린이집 대구 ‘한사랑’, 인기 1순위라는데… 아동 51명 중 31명 장애, 20명 비장애 최소 2~3년 대기하고 입학 경쟁률 3:1 한 달에 한 번 교사·학부모 회의 매년 여름 ‘아빠 캠프’ 열기도 학부모 협동조합 만들어 도서관·카페 등 마을의 중증장애인 20명 채용해 지난 1일 오전, 대구시 동구 율하동에 위치한 한사랑어린이집. 교실 안은 온통 하얀 가루로 뒤덮여 있었다. 오감을 활용해 사물을 느껴보는 ‘가루야 가루야’ 수업이 한창이었다. 조심스레 감촉을 살피던 아이들은 이내 온몸이 밀가루 범벅이 되도록 뒹굴기 시작한다. 뇌병변 장애로 걷지 못하는 지혜(9)양도 마찬가지. 장애아용 유모차에서 내려온 지혜는 밀가루 위에 누워 손가락을 움직였다. “내 손가락 보여줄까?” 맞은편에 있던 민준(6)군이 다가와 말을 건네더니, 바닥 위 밀가루에 손도장을 찍어보인다. 키득키득…. 한편에서 아이들을 바라보던 윤문주 한사랑어린이집 원장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어릴 때부터 장애·비장애 구분 없이 자라온 만큼, 우리 아이들은 휠체어에 탄 친구를 불편해하지 않아요. 교사들이 절대 장애·비장애의 차이를 설명하지 않아요. 누군가 ‘장애인 친구들은 도움이 필요한 존재’란 인식을 심어주면, 그때부터 아이들은 장애인 친구를 불편해하게 되거든요.” 이곳의 미취학 아동은 총 51명. 그중 31명이 뇌병변·자폐 등 장애 아동이고, 20명은 비장애 아동이다. 한 반에 장애·비장애 아동을 골고루 편성하고, 모든 교육과 활동이 함께 이뤄진다. 학부모들이 기피할 것 같지만 정반대다. 이곳에 아이를 보내려면 최소 2~3년을 대기할 정도로, 대구 율하동의 인기 1순위 어린이집으로 꼽힌다. 김명애 한사랑어린이집 산들반 담당교사는 “입소문을 통해 찾아온 학부모님 대부분 둘째,

“음악적 열정에 놀라… 한계 아닌 가능성 봤다”

전북대 사회복지학과 김미옥 교수 “사진을 가져오게 했어요. ‘오케스트라’와 ‘음악’에 대해서 말이죠. 한 친구는 아름다운 풍경을 찍어 왔는데 ‘왜 이걸 찍었느냐’고 물었더니 ‘이런 느낌을 주는 음악을 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지난해 4월부터 약 1년간 ‘하트하트오케스트라 효과성 평가 연구’를 주도했던 김미옥(48·사진) 전북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의 말이다. 김 교수는 한국장애인복지학회의 발달장애 분과위원장으로 이 분야를 꾸준히 연구해왔고, 장애인 복지관에서 5년여 동안 근무하면서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을 접한 경험도 많았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좀 더 특별한 경험이었다. 김 교수는 “반성한 것도, 깨달은 것도 많았다”고 했다. ‘포토보이스’를 진행하며 얻은 교훈이다. 미국에서 개발된 포토보이스는 사진을 이용해 마음을 들여다보는 연구 기법인데, 주로 언어 표현이 서툰 아동이나 장애인을 위해 사용한다. 국내 발달장애인에게 활용한 케이스는 이번 연구가 처음이다. 우려도 많았다고 한다. “도전이라고 생각했어요. 자신을 닫는 데 익숙한 친구들이잖아요.” 하지만 우려는 놀라움으로 바뀌었다. 단원들은 자신을 드러내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적극적인 단원들 덕분에 1회로 예정돼 있었던 인터뷰가 세 번이나 진행됐다. “바위를 찍어온 아이는 자신이 ‘목석 같다’며 안타까워했어요. 한 친구는 울고 있는 얼굴을 가져왔는데 자기 속마음이래요. 겉으론 울지 못하지만, 마음은 울고 있다는 거죠. 이태석 신부님 사진을 가지고 온 친구는 신부님처럼 남을 행복하게 만드는 음악을 하고 싶다더라고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발달장애인 청년들이 그렇게 자신을 드러낸다는 것에서 한 번 놀랐고, 그들의 음악적 열정과 고민의 깊이에 또 한 번 놀랐죠.” 한편 김 교수는 “이번 연구가 의미를 더하기 위해선 후속

[숨은 영웅을 찾아서] ① 복지가의 마음과 경영인의 머리로… “30년 외길, 장애인 복지 기반 닦았죠”

[더나은미래·더퍼스트 공동기획] [숨은 영웅을 찾아서] (1) 이동한 사회복지법인 춘강 이사장 장애인 110명 일하는 복지관 설립… 새벽 6시부터 작업장서 일 가르치고 체크리스트 만들어 작업 과정 점검 장애인센터 최초 4대보험 도입… 지적·지체장애인 근로시간도 단축 “퇴역 군인(Veterans) 일어나주십시오.” 미국에선 중요한 행사에 앞서 이들에 대한 존경을 표하는 걸 당연시한다. 우리나라 행사장에선 정치인, 경제인 등의 순으로 박수 행렬이 이어진다. 오피니언 리더로 불리는 이들이 진짜 영웅일까. 우리 사회에서 꼭 필요하지만 누구도 쉽게 하지 못하는 일, 그 일을 오랫동안 해온 진짜 영웅을 만날 수는 없을까. 더나은미래는 공익 전문 온라인매체 ‘더퍼스트’와 함께 ‘영웅의 재발견’ 시리즈를 연재한다. 편집자 주 ‘아버지의 모습으로 기억하겠습니다.’ 이동한(63) 사회복지법인 ‘춘강(春江)’ 이사장이 지난 1월 12일 제주도 사회복지협의회장직에서 물러날 때 받은 기념 액자에는 이런 글귀가 쓰여 있다. 그의 이름 앞에는 ‘장애인의 아버지’라는 수식이 고유명사처럼 따라다닌다. 하루 이용자(중복 집계)만 1000명이 넘는 제주장애인종합복지기관과 서귀포시장애인종합복지관, 제주 최초의 재활의학 병원인 춘강의원이 모두 그의 손에서 탄생했다. 춘강은 오는 28일, 법인 인가 27주년을 맞는다. 제주도지체장애인복지회에서 장갑 기계 두 대로 직업 재활 사업을 시작하던 때까지 거슬러 올라가면 이 이사장이 장애인 복지에 몸담은 지는 햇수로 30년째다. ◇밥 퍼주던 부둣가집 막내아들, 복지사업가 되다 이 이사장은 두 살 때 앓은 소아마비로 지체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 열네 살 때부터 3년간 병원에 누워 16차례 수술을 거쳤다. 하지만 그는 일찌감치 사업가의 길을 선택, 성공 궤도에 올랐다. 20대에 한국상호신용금고를 운영했고, 제주공항의

장애가 아닙니다. 경쟁력입니다

장애인 고용으로 업무 성과 좋아진 기업들… 불량 원두·라면 스프 이물질 골라내는 작업 반복 행동에 집중하는 발달장애인 장점과 맞아 장애인 취업률 높아지고 기업의 이직률 낮아져 1988년 유럽에서 시작돼 전 세계적으로 700만명 이상이 관람할 만큼 흥행한 체험 공연 ‘어둠 속의 대화(Dialogue in the dark)’에는 놀라운 반전이 있다. 빛이 없는 깜깜한 공간을 이동하는 내내 관객을 능수능란하게 이끌어주던 가이드는 체험이 끝날 무렵 “저는 시각장애인입니다”라고 말한다. 모든 참가자는 “와아~” 하는 탄성을 지른다. 이 체험 공연의 성공으로 무려 7000명의 시각장애인 일자리가 새로 만들어졌다. 장애가 ‘기회’로 바뀐 대표적인 일자리 사례를 찾아봤다. 편집자 주 작업장에 들어서자 맵싸한 기운이 감돌았다. 김희수(27) 커피지아 대표가 “생두(Green Bean)에선 원래 매캐한 향이 난다”고 했다.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하얀 위생복 차림의 청년 세 명. 세숫대야 같은 용기(容器)에 수북이 쌓인 콩만 뚫어져라 쳐다볼 뿐, 들고나는 사람에겐 눈길조차 주지 않는다. “나쁜 콩을 찾고 있어요. 한 알만 있어도 커피 3잔 정도가 텁텁해지죠.” 김 대표가 설명하는 일을 맡은 직원들, 이 회사에선 ‘초능력 콩 감별사’라고 부른다. 총 10명이 교대로 일하는데, 모두 발달장애인들이다. 이인석(22·발달장애2급)씨는 2년 반 경력의 베테랑이다. “커피 맛있어. 검은 걸 골라내서 맛있어. 일이 제일 재밌어.” 이씨가 하얀 마스크와 위생모 사이로 눈만 보이며 말했다. 이씨의 어머니 기은숙(49)씨는 “아침에 ‘회사 가기 싫다’는 말을 한 번도 못 들어봤다”고 말했다. ◇잔꾀 없는 우직함, 발달장애인이 가진 ‘초능력’ 지난 3일 방문한 서울 강남구

동정 대신 동행 택한 사람들, 장애인에게 기회를 열어주다

효성그룹, 장애인 위한 일자리 창출 사업 ‘기증과 구매가 장애인의 일자리를 만듭니다.’ 서울 은평구 증산동에 위치한 ‘굿윌스토어’ 효성1호점에 들어서자, 이 문구가 새겨진 벽이 눈에 띈다. “어서 오세요!” 땀을 뻘뻘 흘리며 30인치 크기의 TV를 나르던 김도형(22·자폐성3급)씨가 우렁찬 목소리로 고객들에게 인사를 건넨다. 3년 전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작은 공장과 장애인복지관을 전전하며 단순한 포장 업무만을 맡던 그는 이 매장에서 매장 물류 창고 정리와 물품 수거를 맡고 있다. 월급은 90만원이다. 예전에 비하면 몇 배 많은 월급이다. 김씨는 “소파나 액자 등 큰 물건을 옮길 때는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하고, 잔돈 계산이 아직 익숙하지 않아 카운터에서 계산 업무를 도울 때는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고 투덜대면서도 “일을 하나하나 배우는 것이 즐겁다”고 했다. 인터뷰를 마칠 무렵, 김씨는 얼마 전부터 매달 10만원씩 적금을 들고 있다고 했다. “저도 언젠가는 부모님으로부터 독립해야 하잖아요. 착실히 돈을 모아서 작은 집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현재 굿윌스토어 효성1호점에는 김씨를 포함해 중증·발달장애 직원 8명이 월급을 최대 120만원 받으며 ‘정직원’으로 근무한다. ㈜효성은 2012년부터 굿윌스토어 설립 및 운영을 담당하는 ‘함께하는재단’과 1년간 사회적기업 사업을 준비, 작년 10월 150평 규모의 매장을 열었다. 김봉수 ㈜효성 지원본부 사회공헌팀 부장은 “채용 기회를 보장받지 못하는 중증·발달장애인들이 주인의식을 갖고 체계적으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고자 사업을 기획하게 됐다”고 밝혔다. 부지 임차료, 인테리어비, 차량 구입비 등 매장 설립 과정에 필요한 비용 6억원을 전액 효성이 부담했으며, 3년에 걸쳐 초기

“교육개혁 시급… 배워야 ‘장애인 법’도 제기능 할 수 있어”

법무법인 ‘율촌’ 까웅텟조 변호사 “법만 잘 만들어지면 모든 게 해결될 겁니다.” 미얀마의 수많은 장애인 관련 단체들이 앵무새처럼 되풀이했던 말. 과연 그럴까? 지난달 27일 미얀마 양곤에서 만난 까웅텟조(Kaung Htet Zaw·29·사진) 변호사는 “법보다 중요한 건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2005년 미얀마 양곤 법대를 졸업한 까웅텟조 변호사는 2012년 한국의 국제법률경영대학원대학교(TLBU)에서 법학 석사를 마친 후 법무법인 ‘율촌’ 본사에서 1년여 동안 활동했다. 지난 6월 23일 율촌 미얀마 사무소가 개소하면서 미얀마로 돌아온 그는 현재 본업(해상법 전문) 외에도 교육 관련 NGO 활동과 취약 계층을 위한 무료 법률자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장애인 관련법 제정이 논의 중이라던데, 현재 어떤 상태인가. “미얀마엔 1958년에 제정된 장애인 관련법이 하나 있었는데, 대상이 참전 용사로 제한돼 있어 적용 범위가 좁았다. 민선 정부가 들어서자 관련 단체들이 법을 제정해달라고 정부를 압박했고, 현재 관계자들이 초안을 협의하고 있다. 아직 국회에 상정된 것은 아니다.” ―시간이 걸릴 텐데, 그 전까지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 “법보다 중요한 게 교육과 인식 개선이다. 법을 만들고 집행하는 건 결국 사람인데, 인식이 바뀌지 않으면 법이 제 기능을 못한다. 인식 개선 차원에서 현재 미얀마의 헌법 용어를 바꾸는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미얀마 헌법엔 장애를 ‘Disabled Person(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뉘앙스로 표기했는데 이는 옳지 않다. ‘Person with disability(장애를 지닌 사람)’로 바꿔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 나라에 가장 필요한 건 ‘교육 개혁’이다. 제대로 배우고 알게 되면, 사람들 생각이 바뀌고 스스로 움직이게 된다.

지원도 인식도 미약한 미얀마… 두 번 우는 장애인

2014 장애청년드림팀 기획탐방 ‘장애인의 빈곤과 국제협력’ 佛心 깊지 않아 장애 생긴다고 여겨 취업 힘들고 버스 승차 거부 당하기도 국립재활원, 영국 등 해외 후원에 의존 장애인 교육·재활 돕는 민간 단체도 운영비 부족으로 지원에 어려움 겪어 청년들이 멈칫했다. 당황한 듯 보였다. 재차 주소를 확인했다. 미얀마 양곤시(市) 보족(Bogyoke) 지역의 ‘쉐민타(Shwe Minn Tha)’ 재단이 틀림없었다. 절벽처럼 가파른 계단에, 어른 한명이면 꽉 찰 정도로 좁은 입구가 일행을 맞았다. “나름 장애인 단체인데, 접근성이 참….” 정상우(29·지체1급)씨가 허탈한 듯 내뱉었다. “장애인들의 편의와 접근성을 높이는 사업을 중점적으로 한다”고 소개받았던 기관이다. 정씨의 휠체어에 장정 4명이 달라붙었다. 휠체어가 들릴 때마다 ‘전신마비’인 정씨의 허리가 버들잎처럼 휘청거렸다. 건물 내부에선 회의실 문이 문제였다. 휠체어 반 토막만 한 넓이였다. 정씨는 결국 업혀 들어갔다. 회의실에 앉는 데까지 걸린 시간만 30여분. 윈미야뚱(48) 쉐민타 재단 회장이 “입구가 불편해서 미안하다”고 했다. 마치 미얀마의 모든 장애인에게 사과하는 것처럼 들렸다. 지난달 23일, 대한민국 청년 7명이 아시아 서남부에 위치한 미얀마 땅을 밟았다. 이 나라 장애인의 삶을 직접 들여다보기 위해서다. 한국장애인재활협회와 신한금융그룹이 지원하는 ‘장애청년드림팀’의 해외 연수 활동으로, 올해 10년째를 맞은 장수 프로그램이다. 기자가 동행한 ‘ABCD(Any Body Can Dream)’ 팀은 4명의 장애인 청년과 3명의 비장애인 청년으로 구성, ‘장애인의 빈곤과 국제협력’을 연구 주제로 삼았다. 쉐민타 재단을 시작으로, 국립재활원, 미얀마지체장애인협회, 국립장애케어센터, ‘AAR 재팬(Association for Aid and Relief Japan)’, 국립장애인특수학교 등을 방문했다. 모두 학생들이 직접 접촉해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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