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제를 보면 일자리가 생긴다-⑧]3D프린팅 기술로 장애인들에게 행복을 선물하는 이준상 ‘그립플레이’ 대표

장애인들에게 점 하나, 선 한 줄 그리는 행복을 선물합니다    [사회문제를 보면 일자리가 생긴다-⑧]  3D 프린팅으로 장애인용 필기 보조기구 제작  이준상 그립플레이 대표  인터뷰     “뇌병변 장애 아동들은 펜을 들 수 있는 힘이 없습니다. 절단 장애인을 위한 의수( 義手)처럼, 신경계 이상으로 손을 자유롭게 움직이기 힘든 이들을 위한 필기구가 필요한 상황이었죠. 3D 프린팅 기술이라면 각자의 손에 맞는 필기구 제작이 가능할 거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사회적기업 ‘그립플레이’의 이준상(33) 대표가 설립 계기를 설명했다.  그립플레이는 3D 플린팅 기술로 뇌병변이나 척수 장애 등으로 손을 움직이기 힘든 이들을 위해 필기 보조 기구를 제작하는 기업이다. 펜이 달린 ‘ㄷ자’ 모양의 보조기구 사이로 네 손가락을 끼워 사용하는 그립플레이의 제품은 기존 장애인용 필기구 크기가 대‧중·소뿐이던 것과 달리, 3D 프린터로 개개인의 손에 맞춰 제작된다. 게다가 모든 제품이 사용자에게 유해하지 않도록 옥수수 전분 등 친환경 소재로 제작된다. 처음엔 장애인의 가정이나 회사를 직접 방문해 손 모양과 치수를 측정했지만, 지난해부터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보내주면 측정값을 분석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해 지방에 있는 장애인들도 주문 제작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됐다. 올해는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식사 보조 기구, 타이핑 보조 기구 등 파생상품 개발까지 예정돼 있다. 혁신성과 품질을 인정받아 그립플레이 제품은 2016년도 장애인 고용공단 건강보험 수가 지정 품목으로 등록돼 신청하면 사용을 지원받을 수 있다. 3D 프린팅 제품 중 최초 인증이다. 성공의 바탕이 된 건 이 대표가 6년 간

[사회문제를 보면 일자리가 생긴다-③]여성용품 쇼핑몰로 저소득층 소녀 돕는 ‘이지앤모어’ 안지혜 대표

‘그 날’의 경험, 생리대가 필요한 소녀들에게 전해집니다     [사회문제를 보면 일자리가 생긴다-③]  여성용품 쇼핑몰로 저소득층 소녀돕는다 ‘이지앤모어’ 안지혜 대표   여자라면 한 달에 한 번, ‘그 날’의 불편함을 겪는다.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려운 월경일 때문에, 그리고 각종 통증과 불쾌한 냄새 때문에. 저소득층 소녀들은 생리대 가격 때문에, 매월 재정적 부담까지 느낀다. 이지앤모어는 ‘모든 여성’에게 ‘편리한 월경 라이프’를 제공해주는 것을 모토로 하는 소셜벤처로, 각자의 월경 라이프에 맞는 생리대를 맞춤형으로 주문하는 전문 쇼핑몰을 운영한다.  “직장 생활이 바쁘다보니, 생리대를 미리 사놓지 않았어요. 갑자기 월경이 시작되면, 급하게 편의점에서 구매하는 것이 일쑤였죠. 그런데 남편이 아이디어를 줬어요. ‘온라인으로 주문하면 싸던데 왜 비싸게 사느냐’고 하더라고요.” ◇나만의 맞춤형 생리대 주문 가능해…1+1 기부 상품도 제작    이지앤모어의 안지혜(31·사진) 대표는 본인의 경험에서 창업 아이디어를 얻었다. 타깃은 2030대 직장 여성들. 아이템은 ‘각자의 월경 라이프에 맞는 생리대를 맞춤형으로 주문하는 전문 쇼핑몰’이다. 생리량에 따라 대형·중형·오버나이트 중 사이즈를 선택 및 추가 구성해 한 달의 패키지를 구매할 수 있다. 또한 다른 제조사의 생리대, 면 생리대, 생리컵 등 다양한 월경용품들을 쇼핑몰에 소개하고 있다. 창업을 본격적으로 준비하던 그녀는 생리대를 구매할 돈이 없어 대체품을 사용하는 아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일회용 생리대를 5~6시간 동안 교체하지 못하거나, 사용 방법조차 모르는 소녀들이 많았던 것. 이에 안 대표는 비즈니스에 사회적 가치를 덧입힌 상품을 만들었다. 각자의 월경 라이프에 맞는 생리 용품 ‘모어박스’ 한 세트가 판매될

장애아동의 미래를 연주하다…사회적기업 ‘툴뮤직’

지난 10월 30일, 서울 삼성동 올림푸스홀에서 ‘제1회 툴뮤직 장애인 음악콩쿠르’가 개최됐다. 이전에도 많은 장애인 음악 콩쿠르가 있었지만, 이날 대회는 참가자 대기 시간부터 기존 콩쿠르들과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참가접수부터 수상자발표까지 길게는 한나절 이상 기다려야 했던 콩쿠르와 달리, 현장 대기 시간을 1시간 이내로 대폭 줄인 것. 57명의 경연 참가자를 위해 10명의 스태프가 부지런히 움직인 덕분이다. 심사위원에는 장애와 음악 두 부문 모두에서 전문성을 갖춘 이들(임효선 경희대학교 음악대학 피아노과 교수, 이상진 나사렛대학교 음악학과 교수, 김정미 전주대학교 문화융합대학 음악학과 교수)이 초빙됐다. “장애의 특성을 고려한 심사가 공정성을 높인다”는 믿음에서, 참가자의 장애유형(시각·발달·지체장애)에 따라 각기 다른 기준이 적용됐다. 콩쿠르가 끝난 뒤, 전체 대상을 수상한 김주현(충북예술고 3년, 발달장애부문·피아니스트)군과 최우수상의 이강현(고양대송중 2년, 발달장애부문·피아니스트)·최용준(홈스쿨링, 지체장애부문·피아니스트)군에게는 100만원 상당의 디지털 앨범 제작 기회가 주어졌다. 상패와 상금보다는 ‘지속가능한 음악활동 지원’에 방점을 찍었기 때문이다. 이런 특별한 장애인 음악 콩쿠르를 상상하고 실현시킨 곳은 클래식음악 기획사 ‘툴뮤직’. 2011년 설립 당시만 해도 평범한 기획사였지만, 현재는 우리나라 최초의 장애인 음악 포럼을 개최하는 등 장애인 음악 활동 지원 사업에 열정을 쏟고 있다. 지난해에는 서울시 예비사회적기업 인증까지 받았다. 변화의 중심에는 ‘팔꿈치 피아니스트’ 최혜연(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2년)양의 스승인 정은현(37) 대표(목원대학교 피아노과 겸임교수, 서울종합예술실용학교 외래교수)가 있었다. 최양은 국내 최대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클래식 차트 1위를 차지할 만큼 뛰어난 음악성을 인정받고 있는 아티스트다. 지난 11월 8일, 신사동에 위치한 툴뮤직 사무실에서 정 대표를 만나 장애인 음악교육에 대한

사회적 기업을 위한 국제적인 기준선은? (下)

사회적 기업의 여성리더와 여성고용이 늘고 있다. 세 국가(방글라데시, 파키스탄, 인도)의 사회적 기업 영역에서 공통적으로 여성이 두각을 보이고 있다. 인도의 주요 기업에 여성리더가 차지하는 비율이 8.9%에 그치는 것에 비해, 사회적기업에서는 24%에 달한다. 파키스탄과 방글라데시에서는 주요 기업의 여성리더가 13% 미만인 것에 비해, 사회적 기업은 20% 이상이다. 전통적으로 남성이 우월한 지위를 차지하는 기업 문화의 국가에서 왜 여성리더의 비율이 높은 지는 매우 흥미로운 질문이다. 그것은 사회적 기업이 가치를 창조하고 가치에 의해 주도되는 문화를 장려하는 비즈니스 모델이기 때문에 여성에게 더 매력적이고 그들의 발전과 성공의 도움이 되기 때문일까? 아니면 남아시아 사회적 기업에 대한 대부분의 투자와 지원이 여성 권리 신장에 목표를 두고 있기 때문일까? 이 점이 사회적 기업의 여성 리더 수를 증가시킨 주요 요인 일 수도 있다. 이 질문에 대한 더 깊은 분석이 필요하며 영국 문화원은 더 자세히 분석하기 위해 새로운 연구를 의뢰 할 것이다. 여성과 사회적 기업의 역할을 더 잘 이해하고 이를 강화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보다 효과적으로 배치한다면 사회적 기업은 전 세계 여성의 권리를 향상시킬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교육과 기술 교육과 기술에 대한 접근성은 남아시아에서 지속적인 과제로 남아 있다. 사회적 기업은 소외된 지역 사회에 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여러 이유로 고용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고용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혁신적인 방법을 제공하고 있다. 인도에서는 사회적 기업의 30%가 교육에 중점을 두고 있다. 방글라데시에서는 32%,

사회적기업 10년 이끈 리더들, 글로벌 현장서 배우다

‘사회문제를 해결하면서 비즈니스를 지속할 수 있을까.’ 사회적기업가들은 늘 이런 고민을 한다. 업력(業歷)이 10년 남짓 되는 1세대 사회적기업들엔 신성장 동력을 찾는 것 또한 큰 과제다. 요람부터 무덤까지 지원하는 돌봄 사회적기업 ‘동부케어’, 친환경 패션 사회적기업 ‘오르그닷’, 어둠속에서의 100분간 체험 전시를 기획·운영하는 ‘엔비전스’. 3개 기업은 2016년 사회성과 인센티브(Social Progress Credit·이하 SPC) 프로젝트에서 ‘혁신추구상’을 받으면서, 지난달 각각 독일, 스코틀랜드, 인도와 파리 등 해외 혁신 현장 탐방 기회를 얻었다.  “우리나라 요양원은 6인실 아니면 1인실이거든요. 어르신 부부 중 한 분이 건강이 나빠져 요양원에 들어가게 되면, 다른 한 분은 홀로 떨어져 있어야 해요. 이렇다 보니 홀로 지내며 건강이 악화되기도 하고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까 항상 고민이었어요. 그런데 독일에는 노부부가 함께 생활하는 요양원이 있더라고요.”(김경곤 동부케어 이사) 2015년 개원한 독일 레겐스부르크시의 돌봄 시설인 ‘부르게르하임 쿰프물(BURGERHEIM KUMPFMUHL)’ 요양원. 공동 거실을 중심으로 별도의 부부 생활방이나 개인 방을 배치하는 등 사생활 보호를 위한 공간 조성이 눈에 띄었다고 한다. 김 이사는 “휠체어를 타는 노인들을 배려해 화단도 휠체어 높이에 맞추어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돼 있었다”면서 “한국에도 독일 사례를 적용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스코틀랜드의 친환경 패션 사회적기업을 탐방하고 온 김방호 오르그닷 대표는 “메이커 운동에 대한 트렌드를 확인하고 왔다”고 강조했다. 30~40년 전만 해도 문을 닫았던 스코틀랜드의 봉제 공장들. 2016년에는 5명 내외의 소규모 공장들이 다시 엔진을 가동하고 있었다. “특히 젊은층이 공장으로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이유가 뭐냐’ 물었더니, 콜센터보다 이런 소규모

‘공감’의 힘으로 집의 가치를 회복하다…일촌나눔하우징

“얼마 전 당고개 인근 달동네 가구에 시공점검을 간 적이 있어요. 오랜 기간 할머니 혼자 사시던 집인데, 저희가 수리를 해드린 뒤 자식들이 돌아와서 함께 살고 있더라고요. 집이 제 모습을 갖추면서 가정까지 회복된 거죠. 저희가 수리를 할 때 항상 바라는 것이 ‘집의 가치를 회복하는 것’ 이거든요. 몸을 누일 수 있다고 다 집이 아니잖아요. 따뜻하고, 안전하고, 쉼이 있는 공간. 할머님께 그런 집을 돌려드렸단 생각에 뿌듯했습니다.” (박창수 일촌나눔하우징 대표·사진) 수리를 통해 ‘집’의 진정한 가치를 회복하는 곳이 있다. 2010년 설립된 사회적기업 ‘일촌나눔하우징’이 그 주인공이다. 2011년 서울시 서울형 사회적기업에 선정된 일촌나눔하우징은 현재 연 매출은 50억원 이상을 기록하는 알짜 기업으로 성장했다. 서울시·노원구청이 발주하는 저소득가구 개보수공사, LH공사와 SH공사의 임대주택 환경 개선사업 등 소외계층의 집을 수리하는 예산사업을 주로 맡는다. 한국에너지재단의 사회공헌 활동 중 하나인 ‘에너지효율개선사업’도 함께 한다. 이렇게 돌아가는 시공 현장만 매일 15군데가 넘는다. 발주기관마다 다르지만, 가구당 배정되는 주거환경 개선 지원 예산은 약 60~150만원 선. 도배지와 장판만 교체해도 100만원 가량이 필요한 상황에서, 유리창이 깨지거나 문이 너덜거려도 이를 함께 수리하기란 쉽지 않다. 예산 범위를 벗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촌나눔하우징이 시공을 맡은 가구는 이런 고민을 한 시름 덜 수 있다. 일촌나눔하우징을 중심으로 다양한 주거지원 사업이 모이다보니, 여러 곳의 자원을 활용해 꼭 필요한 공사를 마무리 할 수 있기 때문이다. “LH공사의 전세 임대주택이 60만원 정도를 지원 받는데 방 한 칸 도배·장판하고 나면 예산이 바닥납니다.

사회적기업 제품으로 특별한 연말 선물 어떠세요?…역발상 소비 캠페인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 역발상 소비 캠페인 서울시사회적경제지원센터(이하 사경센터)가 “일자리와 가치를 생산하는 소비-역발상 소비 캠페인을 진행한다”고 8일 밝혔다. ‘역발상 소비’는 불경기로 가치 있는 기업이 어려움을 겪을 때, 소비자가 나서서 기업을 지지하자는 취지를 담고있다. 캠페인에 참여하는 기업은 ▲트래블러스맵 ▲페어트레이트코리아 그루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 ▲책농장 ▲힐링필링공예협동조합 ▲우리동생 ▲이풀약초협동조합 ▲에이유디사회적협동조합 ▲아름다운커피 ▲아름다운가게 등 서울시에 위치한 사회적경제조직들이다.  국내 최초의 공정여행사 트래블러스맵은 상생의 가치를 담은 국내외 여행 프로그램을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다. ‘페어트레이드코리아그루’는 네팔,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여성들이 생산한 의류와 수공예품, 모로코 여성협동조합이 생산하는 유기농 최상급 아르간오일 화장품 라인 ‘그루 테라피’ 등 공정무역 상품으로 생활의 대안을 제안한다. ‘아시아공정무역네트워크’는 말린망고, 캐슈넛, 계피, 카카오닙스 등 트렌디하고 품질 좋은 먹거리로 국내 공정무역 상품의 저변을 넓히고 있다. ‘책농장’은 아동용 독서 간이부스 ‘북텐트’ 등을 개발하고 있다. ‘힐링필링공예협동조합’은 공예전문가들이 직접 운영하는 교육·체험·제작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우리동생’은 사람과 동물이 더불어 건강하게 사는 마을을 지향하는 협동조합 동물병원이다. ‘이풀약초협동조합’은 우리 농부가 바르고 정직하게 재배한 약초로 만든 차를 소비자에게 공급한다. ’에이유디사회적협동조합‘은 듣지 못하는 이들에게 문자 통역 등 소통의 기회를 제공한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공정무역 커피를 출시한 ‘아름다운커피’는 기호식품 시장에서 공정무역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 아름다운가게는 공익쇼핑몰 ‘뷰티풀마켓’을 통해 국내 공익 상품 생산자들과 함께 ‘마스코바도 감귤젤리’ 등 다양한 협업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12월 16일까지 ‘세모편지(http://sehub.blog.me)’의 이메일 뉴스레터를 구독하면 공정여행 상품권, 아르간 오일 화장품, 커피 세트, 카카오차와 말린망고 등을 증정하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기존 구독자인 경우, 다른 사람에게 ‘구독 추천’을 하면 캠페인에 참여할 수

‘더나은 패션’으로 가는 길…사회적기업 ‘라잇루트’

성수동에 위치한 사회적기업 ‘라잇루트(Right Route)’ 매장에는 같은 옷이 단 한 벌도 없다. 평상복으로 알맞은 맨투맨 티셔츠부터 패션쇼에서나 볼 법한 독특한 드레스까지. 제품 하나하나 개성이 빛난다. 청년 디자이너들이 손수 만든 작품이기 때문이다. 전시된 옷 위에는 디자이너의 사진과 약력이 함께 걸려있다. ‘옷을 만든 사람’에 대한 존중이 절로 느껴지는 모습이다. 라잇루트(Right Route)는 기존 패션업계의 높은 진입장벽에 가로막혀 옷을 만들어 볼 기회조차 갖기 못한 디자이너 지망생들에게 실무경험을 제공한다. 청년 디자이너들이 만든 옷을 소비자에게 유통하는 것도 라잇루트의 몫이다. 신민정(27·사진) 라잇루트 대표는 “라잇루트가 패션업계에 ‘올바른 길’을 제안하길 바랐다”며 상호명의 이유를 밝혔다. 창업자치고는 많지 않은 나이. 패션과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건축설계학 전공자가 패션회사 창업을 결심한 계기는 무엇일까. 두 시간이 넘어가는 긴 인터뷰에도 그는 지치는 일 없이, 조리 있게 자신의 신념을 설파했다. “자취집을 고르는 제1 기준이 ‘옷장의 유무’일 만큼 옷을 좋아해요. 취미로 패션블로그도 운영했고요. 자연스레 청년 디자이너들과도 만날 수 있는 기회도 많았는데, 얘기를 들어보니 상황이 너무 열악했어요. 최저시급도 안 지키고, 채용 기준을 신체 치수로 정하고…. 좋아하는 분야였기 때문에 그들의 고충이 마치 내 문제처럼 느껴졌던 것 같아요. ‘이 사람들을 위한 회사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제가 좋은 옷을 계속 구매하려면 패션업계가 좀 더 건강해져야겠더라고요.” ◇열정페이, 몸뚱아리 차별…패션업계 ‘검은 관행’ 깨는 사회적 기업 패션업계에서 청년 디자이너들이 겪는 부조리는 하루 이틀일이 아니다. 스튜디오에 취업하려면 낮은 임금과 비인간적인 대우를 감당해야 한다. 디자이너

사회적 기업을 위한 국제적인 기준선은? (上)

영국문화원은 남아시아의 사회적 기업의 현황을 연구했다. 트리스탄 에이스 (Tristan Ace)씨가 연구 결과의 요점을 전하려고 한다. 사회적 기업 지지자들의 이야기는 그럴듯하다. 어떻게 기업 이익과 사회적 임팩트를 동시에 창출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을 가지고 설득되지 않을 수 있느냐고 말이다. 하지만, 말로는 부족하다. 근거가 중요한데 현재로는 사회적 기업이 우리가 직면한 가장 긴급한 문제의 해결책이라고 사람들을 설득하기에는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 영국 문화원은 이 근거의 기반을 만들기 위해서 사회적 기업을 지원하는 주요 기관들과 함께 협업하여 야심차게 여러 세계 시장의 사회적 기업들을 위한 베이스라인을 구축하는 시도를 했다. 우리는 우선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에서 설문조사를 시행했고 결과도 확인할 수 있다(결과 확인하기). 설문 조사 결과는 우리가 가정했었던 내용들을 뒷받침했고, 생각지 못했던 놀랄만한 내용도 있었다. 이런 결과는 정치인, 기업가, 후원자들이 자원을 더 전략적으로 배치하는데 목표를 두도록 생각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고, 이것이 결국 더 포괄적이고 지속적인 미래를 만드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청년층이 이끄는 신생 분야 남아시아의 사회적 기업은 최근 몇 년간 가파르게 성장했다. 인도의 사회적 기업의 절반 이상인 약 67%가, 지난 5년 내에 창업됐다. 방글라데시의 사회적 기업은 평균 업력이 6년이며, 설문에 응한 파키스탄의 사회적 기업 절반 이상은 2013년 이후 설립됐다. 남아시아의 실업 상태의 청년들의 증가와 연관된 위험에 관한 많은 응답이 있었다. 설문조사 결과는 사회적 기업의 대부분이 신생기업이라는 것과, 이 지역 사회적 기업가들의 연령이 낮다는 것도 보여줬다. 방글라데시와 파키스탄의

[국내 1세대 사회적기업이 말하는 혁신] ③ 엔비전스, 전시로 편견을 깨다

어둠속의대화, ‘엔비전스’ “보는 눈을 감고, 통찰의 눈을 떠라.” 지난 28년 동안 유럽·아시아·미국 등 30개국 160여 도시에서 950만 명의 관람객이 경험한 전시 ‘어둠속의대화’의 캐치프레이즈다. 한국에서는 2009년 네이버의 투자를 받은 자회사형 장애인표준사업장인 ‘엔비전스’가 2010년부터 상설 전시를 이어나가고 있다. 엔비전스는 현재 시각장애인 25명과 비장애인 10명, 총 35명을 고용하고 있는 사회적기업이다. ‘어둠속의대화’는 완전한 어둠 속에서 100분간의 전시가 진행된다. 관람객은 오로지 로드마스터에 의지해 시각 외의 청각·촉각·후각 등의 감각만으로 전시를 체험해야 한다. 한국에서는 서울 북촌에 상설 전시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오전 11시부터 저녁 8시(토,일, 공휴일은 오전 10시부터 저녁 7시)까지 15분 간격으로 하루 총 37회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매 회차마다 최소 1명에서부터 8명까지 팀을 이뤄 전시를 체험하게 된다. 인터파크 예매를 통해 분기별로 티켓을 판매하고 있는데, 현재 전시/행사 주간 랭킹에서 10월~12월 전시가 3위를 차지하고 있다.  관람객들의 반응도 뜨겁다. “처음에는 당황스러움이 앞서지만 끝날 때쯤에는 끝내기 싫을 정도로 너무 즐거운 시간이었다”, “30년 동안 겪었던 경험 중 단연 최고의 경험”, “꼭 소중한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는 등 색다른 데이트나 경험을 원하는 이들에게 안성맞춤이라는 평이 많다. 사실 상설전시장을 열고 초기 몇 년은 적자를 봤지만, 지금 서울 전시장의 누적 관람객 수는 25만 명이 넘는 등 독일 함부르크와 이스라엘 홀론 다음으로 반응이 좋다. 송영희 엔비전스 대표는 “전시 산업은 최소 2년은 지속해야 성과를 낼 수 있다”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초기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라고 했다. 현재 엔비전스의 월 매출은 1억에서 1억5000만원

[국내 1세대 사회적기업이 말하는 혁신] ② 오르그닷, 친환경 패션부터 생산자 대안 플랫폼까지

친환경 패션의 선구자, ‘오르그닷’ ‘페트병을 재활용한 소재로 만든 유니폼이 야구 선수 경기용으로 적합할까?’ 친환경 옷을 만드는 사회적기업 ‘오르그닷’은 회사의 사활을 건 실험에 들어갔다. 바로 프로야구 SK 와이번스 구단의 유니폼 100여 벌을 제작하는 것. 야구 선수들이 슬라이딩을 해도 찢어지지 않아야 하기에, 무려 300㎏의 무게를 견디는 원단을 만들어내야 했다. 친환경 옷이 경기력에 문제가 없단 것을 증명하기 위해 4달간의 개발 과정이 걸렸다. 오르그닷의 유니폼을 입은 선수들이 경기를 뛸 때마다, 이기기를 빌었다. 결과는 9전 8승. 친환경 원단으로 개발된 옷이 기능성 옷으로도 전혀 부족함이 없다는 것을 바로 증명했다. 지난 2010년, SK 프로야구 구단의 유니폼을 친환경으로 만들어내는데 성공하며 ‘오르그닷’은 친환경 브랜드 의류 회사로 자리매김하는데 성공했다. 올해로 8년째 접어든 오르그닷. 이들은 버려진 빈 페트병과 버려진 어망을 이용해 실을 뽑아내고, 무표백‧무형광 면으로 만든 옷, 가방, 앞치마 등을 판매한다. 오르그닷의 대표 제품은 바로 ‘무가공면’ 티셔츠이다. 탈색, 염색 등을 전혀 하지 않고 100% 면으로 만든다. 단점이라면 아이보리색 하나밖에 없다는 것. 그러나 일반적으로 우리가 입는 새하얀 옷들은 모두 형광증백제를 사용한 제품이다. 형광증백제는 장기간 인체에 사용될 경우 피부염 등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고, 심하면 암까지 일으킬 수 있는 화학물질이다. 연 매출은 11억원 정도. 홈페이지로 단체복 제작 의뢰를 받아 판매하는 것이 주된 비즈니스다.  올해부터는 ‘디자이너스앤메이커스(Designers & Makers)’라는 플랫폼을 론칭하며 사업 영역을 확대했다. 쉽게 말해 생산자와 디자이너를 매칭하는 시스템이다. 현재 디자이너(회사)는 6000명, 봉제 공장은 500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