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음악으로 장애 넘은 청년들, 세상과 하모니를 연주하다

하트하트 오케스트라 발달장애 청년으로 구성장애에 대한 편견 깨고 사회자 역할까지 해내 음대 졸업자로 구성된 ‘미라콜로 앙상블’ 창단 꾸준히 연주 활동하며 장애 인식 개선 교육도 대학 입학한 단원의 적극적인 수업 참여로 교수·학생 인식 변화 “저는 엄마가 힘들어하실 때 모차르트 음악을 연주해드리는데요. 엄마는 제 연주를 들으면 힘이 난다고 하세요. 앞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힘을 주는 연주자가 되고 싶습니다.” 오랜지색 조명이 무대 위를 감싸자, 하트하트 오케스트라 플루트 단원 홍정한(23·발달장애 3급)씨가 마이크를 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발달장애 청년으로 구성된 하트하트 오케스트라에 합류한 지 벌써 5년. 무대 위에서 수많은 곡을 연주해봤지만, 600여 명의 청중 앞에서 사회를 본 건 처음이다. 옆에 서 있던 하트하트 오케스트라 트럼펫 단원 송아름(20·발달장애 2급)씨가 용기를 주듯 “정한이 오빠는 이번에 제가 합격한 백석예술대학교를 졸업한 선배님”이라며 미소를 보였다. 긴장으로 가늘게 떨리던 손도, 굳게 경직됐던 얼굴도, 주고받는 대화 속에서 이내 자유로워졌다. 지난 11월 15일, 서울 신사동 장천아트홀에서 열린 하트하트 오케스트라의 제7회 정기연주회 현장. 두 단원의 사회로 객석의 분위기가 한결 부드러워졌다. “우리 오케스트라 단원 모두 희망을 전하는 연주자가 되길 바랍니다. 다음 연주곡은 비제의 ‘아를르의 여인 모음곡 중 미뉴엣, 파랑돌’입니다.” ◇장애 편견 넘어선 새로운 시도, 정기연주회의 감동으로 창단 후 7년, 하트하트 오케스트라에는 모든 순간순간이 도전이었다. 한자리에 가만히 앉아있기 어려운 발달장애청년들의 손에 악기를 쥐어주고, 악보를 익히는 과정이 그랬다. 연주를 마치고 무대 위에서 의젓하게 박수를 받기까지,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정유진 기자, 장애 선진국 미국을 가다 ①] 법·시스템 정비 후 바뀌어야 할 것… 바로 우리의 ‘편견’

발달장애 아이 부모들 미국 향하는 이유… 장애인 자립 도와주고 기업서 고용률 높아 TV 토크쇼 출연시켜 시민들 인식 개선도 5년 전, 발달장애 자녀를 키우는 어머니들을 만난 적이 있다. 아이들의 미래에 대해 물으면, “훌륭하진 못해도, 행복하게 키우고 싶다”는 소박한 꿈을 이야기하는 분들이었다. 자녀들이 발달장애 관련 전문 교육을 받지 못하는 게 유일한 아쉬움이었기에, 어머니들은 직접 음악·미술·언어치료를 배워 서로의 자녀들에게 베풀었다. 그러나 해가 바뀔수록 이 모임에 참석하는 인원이 줄어들었다. 아이들이 중학생이 되자 학교 적응이 어려워졌다고 했다. “사회 전체가 아이들을 따돌리는 것 같다”면서 하나 둘 미국으로 떠났다. “장애를 가진 아이들도 행복할 수 있는 곳을 찾아가겠다”는 말을 남기고. 궁금했다. 발달장애 아이들을 키우는 많은 부모가 한국 사회에서 받은 상처를 안고 미국으로 향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교육 방식의 차이일까, 복지 시스템의 차이일까. 아니면 수십, 수백년간 쌓여온 역사나 문화의 차이 때문일까. 장애에 대한 인식이 높은 곳으로 꼽히는 도시, 미국 시카고를 향하면서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찾고 있었다. “발달장애국 직원들의 인식부터 개선시키는 것이죠.” 미국 일리노이주 발달장애국(ICDD) 총 디렉터 마거릿(Magaret Harkness)씨가 미소를 보였다. “ICDD의 중요한 역할은 민간 기업과 일반시민을 대상으로 발달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편견과 차별을 없애는 일입니다. 미국 기업엔 장애인을 몇 퍼센트 이상 고용해야 한다는 의무가 부과되지 않지만, 높은 고용률이 유지되고 있죠. 이는 똑같은 조건의 회사 두 곳이 정부에 차를 판매할 경우, 장애인을 더 많이 고용한 기업이 선택되는 암묵적인 시스템 때문입니다.” 미국이

발달장애인 취업 문 굳게 닫혀… 성인 되면 복지 혜택도 닫혀

한국의 발달장애인 현황 초등학교 저학년 정도의 지능을 갖고 있는 동연(23·지적장애 3급)씨는 일반 고등학교 특수반을 졸업하고 경남의 한 새시 제조업체에 취직했다. 3D업종으로 인력 구하기가 힘든 업체에서 반복 작업이 가능한 동연씨 채용을 결정한 것이다. 동연씨 가족은 아이가 직장 생활을 하며 정식으로 사회의 일원이 된다는 생각에 설랬다. 하지만 동연씨와 그 가족의 기대는 하루 만에 무너졌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공동생활을 하는 기숙사에서 술 마시고 담배 피우며 ‘군기’를 잡았을 뿐만 아니라 동연씨를 바보라고 부르고 욕도 서슴없이 했다. 결국 출근 다음날 새벽에 동연씨는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무서워서 못 있겠어요.”엄마는 또 한번 울었다. 동연씨가 가지고 있는 지적장애는 자폐성 장애와 함께 대표적인 ‘발달장애’다. 발달장애란 어느 특정 질환 또는 장애를 지칭하기 보다 정신적·신체적 손상 때문에 발달기(22세 이전)에 이루어져야 할 발달이 성취되지 않은 상태를 뜻한다. 따라서 재활을 통해서 효과적으로 극복할 수 있는 장애와 발달기 이후에 일어난 장애는 제외한다. 보건복지부에서 발간한 ‘장애인 등록 현황’에 따르면 2009년 12월 말 우리나라 장애인 등록 인구는 242만9547명이다. 국민 20명 중 한 명이 장애인인 셈이다. 그중에서 지적장애인과 자폐성 장애인은 총 16만8886명으로 전체 장애인의 약 7%에 해당한다. 발달장애아의 부모들은 ‘우리 아이들은 장애인 중에서도 제일 약자’라고 입을 모아 말한다. 과학과 의료기술이 발달해서 웬만한 장애는 보조장치나 치료로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지만, 발달장애는 극복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발달장애의 원인은 뚜렷이 밝혀진 것이 없다. 이대발달장애아동센터 김선경(45) 부소장은 “원인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외롭지만 꼭 필요한 사업에 도전… 또 다른 기적이 꽃필 겁니다”

신인숙 하트하트재단 이사장 발달장애 아동 ‘윈드 오케스트라’부모·공무원… 모두 불가능이라 말해5년 동안 연주회만 50~60회 열어 발달장애 아이들로 구성된 ‘윈드 오케스트라’ 얘기를 들은 건 4년 전이었다. 낯선 사람들과 있으면 극도로 예민해지고, 눈조차 마주치기 힘든 아이들이 모여 음악을 연주한다는 것이었다. ‘정말 가능해?’라는 혼잣말 후엔, 곧바로 그 사실을 잊었다. 그 후 2년. 그때 들었던 아이들이 미국에서 공연을 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무대에 선 아이들의 모습을 동영상을 통해 보곤, 목이 메었다. 훌륭한 공연 뒤에는 눈물 없이는 듣기 힘든 이야기와 고통이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곤 또 그 감동을 잊었다. 그리고 두 달 전, ‘윈드 오케스트라’를 만든 하트하트재단의 식구들을 만났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아 아파도 병원을 갈 수 없고, 배우고 싶어도 책을 읽을 수 없는 아이들에게 태양광 램프를 보내는 사업을 시작한다고 했다. 이 기발한 아이디어와 감각은 누구한테서 나오는 걸까. 하트하트재단의 신인숙(61) 이사장을 만나야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엔 복지관 운영부터 시작했다고 들었습니다 “하트하트재단이 설립된 지 22년이 넘었습니다. 처음 만들 때만 해도 종합 사회복지관에 대한 욕구가 높았습니다. 하지만 어느 순간, 우리 재단 사업이 다른 복지관이나 백화점 문화센터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우리만 할 수 있는 사업을 찾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의료 사각지대에 집중하자고 결심했습니다.” ―기억납니다. 청각환자 지원 사업이었지요 “청각 환자에게 인공 달팽이관을 지원하는 것과 화상 환자에게 피부 이식 수술비를 지원하는 것, 미숙아 지원 사업 등이 대표적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의료 보험에 해당되지 않아 저소득층에서는

더나은미래 특별기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