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오아시아
청년들을 사회적기업가로 이끈 건…16년 전 세상에 나온 ‘작은 책 한 권’

[인터뷰] 사회적경제 ‘동탑산업훈장’ 받은 정선희 카페오아시아 이사장 ‘사회적기업’의 개념을 설명할 때 지겹도록 회자되는 말이 있다. “빵을 팔기 위해 직원을 고용하는 게 아니라, 고용하기 위해 빵을 판다”고 했던 미국의 사회적기업 루비콘 베이커리의 슬로건이다. 지금은 우리나라 대통령도 인용할 만큼 유명해진 말이지만, 2004년 문고판 책자에 담겨 국내에 처음 소개될 당시만 해도 신선하고 놀랍다는 반응이었다. 한국의 수많은 청년과 대학생을 사회적기업가의 길로 이끌었던 조그마한 책. 정선희(59) 카페오아시아 이사가 쓴 ‘사회적기업’이라는 책이다. 고용노동부가 이달 초 정선희 이사에게 ‘동탑산업훈장’을 수여했다. 오랜 기간 사회적기업과 사회적경제 발전에 기여한 공을 인정하는 훈장이었다. 정선희 이사는 사회적경제 분야에 몸담았던 지난 16년을 돌아보며 ‘잘한 일’ 세 가지를 꼽았다. ‘사회적기업’이라는 책을 쓴 일, 사회적기업지원네트워크(세스넷)를 만든 일, 카페오아시아(cafeOasia)라는 사회적기업을 설립한 일이다. “세스넷 할 때까지만 해도 ‘훈수 두기’ 전문이었는데, 카페오아시아 하면서 그동안 내가 떠들었던 게 얼마나 멋모르고 한 소리였는지 알게 됐어요(웃음). 사회적기업 하는 사람들이 진흙 속에서 걷듯이 무겁게 걸음을 옮길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더라고요. 이제는 함부로 훈수 안 둡니다!”  인생을 바꾼 책 지난 14일 만난 정선희 이사는 절판된 작은 책 한 권을 기자에게 건넸다. “이 책이에요. 보잘것없죠. 책이라기보다는 자료집에 가까워요. 미국 사회적기업 사례를 모으고 분석한 내용이죠. 이 책 읽고 사회적기업가가 되고 싶다며 찾아온 청년이 여럿 있었어요. 내 인생도 이 책 때문에 달라졌고요.” ─인생이 달라졌다니요? “비영리 분야에서 일을 하다가 이 책 쓰고 나서 사회적경제로 완전히 분야를 옮겼으니까요.”

[더 나은 미래 논단] 사회적 기업, 뭉쳐야 산다

결혼 이주 여성들이 주로 바리스타로 일하고 있는 ‘카페오아시아’라는 사회적협동조합은 서울과 인천, 광주를 비롯해 경기도 광주와 여주, 광명, 분당 등에서 직영점 4개를 포함해 조합카페 26개를 운영하고 있다. 3년 전 설립 당시 결혼 이주 여성이나 탈북 주민, 장애인 등 취약 계층에 일자리를 제공할 목적으로 운영되던 사회적 카페 10개가 모였다. 소규모 카페들이 골목 상권에서 ‘혼자’ 생존해 일자리를 지켜내기 쉽지 않다는 것에 인식을 같이했다. 그리고 혼자일 때는 하기 힘들었던 원두 및 부자재의 공동 구매를 통한 원가 절감, 공동 마케팅 및 메뉴 개발, 공공기관 점포 유치 등의 사업을 전개해 왔다. 카페오아시아는 연대와 네트워크의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 설립 당시와 비교해 조합카페 점포 숫자와 취약계층 고용 인원이 40%가량 늘었다. 또 적은 비용의 창업 지원을 통해 카페 창업과 운영 모델 확산이 가능해졌고, 공공기관 카페 입점도 훨씬 용이해졌으며, 타 사회적 기업의 제품 구매도 늘어났다. 아직은 넘어야 할 많은 과제를 안고 있지만, 네트워크를 통한 규모의 경제를 형성하기 시작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태생적으로 자원이 부족한 신생·소규모 기업들이 불확실한 시장 환경에서 살아남고 지속적인 성장을 한다는 것은 무척 어렵다. 네트워크는 단일 기업으로는 얻지 못할 경험, 지식 및 자원에 접근할 가능성을 높인다. 실제 네트워크가 기업 성과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많이 보고되고 있으며,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 환경 속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가능케 하는 중요한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사회적 경제 영역에서도 네트워크 연구가 활발해지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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