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선
[정경선의 최적화 인류] 멀지 않은 아틀란티스

현대 인류에게 지도란 20세기 중반 이후로 꽤나 안정적이었다. 아주 드물게 새로운 정부와 함께 국가명이 변경되는 사례가 있었지만, 그게 아닌 이상 국경선이나 대륙의 해안선 등은 매년 같은 모습을 유지하는 것이 당연했다. 하지만 최근 주요 거점 도시가 낮은 해발고도에 있는 국가,즉 싱가포르·인도네시아·베트남 등이 큰 고민에 빠진 것은 이 ‘당연한 일’이 더는 당연하지 않은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대한민국에도 위험한 상황임을 뜻한다. 지구 온난화로 북극과 그린란드의 빙하가 급속도로 녹으면서, 전체 담수의 75%를 차지하는 어마어마한 양의 물이 바다로 흘러가고 있다. 게다가 해온 자체가 상승하면서 부피가 커져 전 세계적인 해수면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NASA와 유럽 인공위성 데이터를 분석한 과학자들에 따르면, 1990년대까지만 하더라도 연평균 2.5mm씩 상승하던 해수면은 2010년대 말에 연평균 3.4mm씩 상승하고 있다. 해빙이 점점 가속화되고 있는 것을 고려해보면 앞으로 해수면 상승은 점점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후 과학 비영리 단체인 클라이밋 센트럴(Climate Central)이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에 게재한 연구 자료에 따르면, 해수면이 10cm 상승할 때마다 해안 지역에 홍수와 범람이 일어날 확률이 2배씩 상승한다. 현재 추세대로 해수면이 상승하고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 이변이 악화하면, 2050년에는 아시아에서만 1억명 가까운 인구가 거주하는 지역이 매년 만성적인 침수 피해를 당하게 된다. 광저우·셴젠이 위치한 주강 삼각지 지역, 베트남 남부, 인도네시아 대부분의 거점 도시들, 방콕 등이 대표적인 피해 지역이다. 한국은 상대적으로 고지대에 위치해 있지만, 이러한 침수 피해에서 자유롭지는 않을 것이다. 한국 경제에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산업공단들과

[정경선의 최적화 인류] 악마는 맨투맨과 롱패딩을 입는다

개인적으로 ‘패션’은 내게 무척이나 험난한 영역이었다. 편하게 입는 것만 추구하던 내게 ‘전체적인 색상 톤은 통일하고 신발 같은 아이템으로 포인트를 줘야 한다’ ‘질 좋은 소재의 운동복으로 캐주얼하면서도 럭셔리한 느낌을 연출하라’ 등의 조언은 그저 먼 나라의 이야기처럼 느껴졌다.하지만 그런 나조차도 옷장을 갈아엎으며 진지하게 패션의 변화를 시도할 만큼 요즘 세상에서 ‘패션’이 갖는 위상은 전과 비교할 수 없다. 시장에 쏟아져나오는 신상품과 새로운 브랜드들, 그리고 그걸 선도적으로 골라내 멋진 스타일로 보여주는 SNS의 인플루언서들, 그들과 긴밀하게 협업하는 패션 커머스들은 ‘모두가 패션 리더’가 되는 유례없는 세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트렌드를 일 단위로 읽어내 생산-유통-판매에 반영하는 유니클로, 자라, H&M 등의 ‘패스트 패션’ 브랜드들의 폭발적인 성장과, 항상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하고 수집욕을 자극하는 샤넬이나 LVMH 같은 기존 패션 왕국들의 끊임없는 변화는 ‘자산에 대한 투자’보다 ‘본인을 위한 소비’를 선호하는 밀레니얼과 Z 제너레이션의 성향과 맞물려 2019년 전 세계 총 규모 6723억달러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시장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화려한 색을 자랑하는 뱀이 독성이 강한 것처럼, 우리 모두를 아름답고 멋지게 만들어주는 패션 산업은 인류와 지구에 강력한 독성 발자국을 남기고 있다. 세계경제포럼에 따르면 패션 산업은 인류 탄소 배출량의 10%를 차지하며, 매년 930억 큐빅미터라는 어마어마한 담수 자원을 소모한다. UN인권위에서 최소한의 인권을 위해 인당 연간 20큐빅미터 정도 물이 필요하다고 했던 걸 생각해보면, 우리는 패션업의 수자원 소모만 조금 줄여도 만성적인 물 부족에 시달리는 11억명을 단숨에 구할 수 있는 셈이다. 패션

[정경선의 최적화 인류] 고기가 사라진 미래

한국 맛집 탐방가들의 포스트에 언젠가부터 빈번하게 등장하는 식당들이 있다. 바로 ‘한우 오마카세’. 고급 스시집처럼 한우의 각종 특수 부위들을 다양한 양념과 곁들여 순서에 맞춰 서빙하는 초고급 고깃집이다. 저녁 한 끼에 수십만원을 호가하는데도 문전성시인 걸 보면 그야말로 현대판 주지육림(酒池肉林)이라 할 수 있겠다. 한우 오마카세는 일부의 이야기라 하더라도 한국인들이 고기를 좋아한다는 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고기 무한 리필 뷔페들이 호황이고, 아이돌이 곱창을 먹는 장면이 TV를 타면서 한때 전국 곱창집이 사람들로 붐볐다. 바야흐로 ‘고기테리언’ 전성시대다. 한국육류유통수출협회 자료에 따르면, 95년 한국인은 1인당 평균 6.72㎏의 소고기와 14.75㎏의 돼지고기, 5.98㎏의 닭고기를 먹었는데, 23년 후인 2018년에는 평균 12.7㎏의 소고기와 27㎏의 돼지고기, 14.1㎏의 닭고기를 먹었다고 한다. 거의 두 배에 가깝게 증가한 수치다. 한국인들의 식성은 이미 바뀌었고 앞으로 더 많은 고기를 찾게 될 것이다. 문제는 이렇게 우리 몸과 마음을 살찌우는 고기 사랑이 큰 대가를 요구한다는 점이다. 유엔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축산업(사료 재배부터 육류 가공까지)의 탄소 배출은 전체 배출의 14.5%에 해당하며, 이는 에너지 섹터 다음으로 막대한 배출량이다. 지금도 남미에서는 소를 키우거나, 소를 먹이기 위한 목초지를 확보하기 위해 엄청난 면적의 밀림을 불태우고 있고 이는 기후온난화를 부추기고 있다. 어디 이뿐일까. 더 저렴한 가격에 고기를 먹기 위해서 도입한 공장식 축산은 동물 복지의 사각지대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효율화를 위해 고안한 밀집 사육장. 그로 인해 벌어지는 폐사를 막기 위해 남용되는 항생제는 치명적인 인수 공통 감염병의 우려를 낳는다.

[정경선의 최적화 인류] 인류의 마지막 보험, 임팩트 비즈니스

보험업에 종사하셨던 아버지 덕분에 일반인에게는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보험업’이라는 비즈니스가 어려서부터 내겐 무척 익숙했다. 자세한 사업이 어떻게 이뤄지는지는 정확히 몰랐지만, 만약 우리에게 안 좋은 일이 생겼을 때 그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안전망의 역할을 한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다. 언뜻 보면 보험은 낭비처럼 보일 수 있다. 대한민국 운전자의 연평균 주행거리는 1만5000km. 주행거리당 교통사고 확률은 10만km당 1회 정도라고 한다. 확률상 6~7년에 한 번 정도 일어난다는 얘기다. 그조차 가벼운 사고일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이 확률이라는 것 때문에 우리는 연간 수십만원, 혹은 100만원이 넘는 비용을 보험료로 지급하고 있다. 확률의 함정 때문이다. 누군가는 100만km를 달려도 사고가 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누군가는 주행 10km 만에 대형 교통사고에 휩쓸릴 수 있다. 불필요한 비용이라 여겼던 보험이 그 어떤 것보다 간절해지는 순간이 올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 인류가 처한 상황이 딱 이렇다는 생각이 든다. 교통사고에 비유하자면 이렇다. 만취한 음주운전자가 폭우가 쏟아지는 산길 고속도로를 달리는 꼴이다. 누구도 제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돌이킬 수 없는 수준의 기후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대규모 전염병과 환경 파괴, 자원 고갈, 극단주의와 혐오주의 세력의 난립 등을 헤쳐나가야 한다.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에 ‘최적화 인류’라는 이름으로 글을 연재하게 된 건 이런 현실 인식 때문이다. 90년대, 심지어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인류는 무한히 성장하는 미래를 꿈꿨다. 하지만 지금은 생존을 위해 발전을 멈춰야 하는 상황이다. 여태껏 지불하지 않았던 환경 비용과 사회 비용을 뒤늦게 어마어마한 ‘추가 비용’을 납부하면서 갚아야 한다. 산업혁명 이후 200년간 반짝했던 성장과 번영의 서사는 끝났다. 이제는 우리 모두의 삶을 ‘최적화’해야 한다. 이번 연재를 통해 우리가 누리는 일상이 2050년까지 다음 한 세대에 걸쳐

“아름다운 미래는 끝났다… 웰컴 투 디스토피아!”

[Cover Story] ‘디스토피아 빌런’으로 돌아온 정경선 HGI 의장 정경선(34)은 전기면도기를 못 찾아서 수염을 깎지 못했다고 했다. 까칠하게 자란 수염 때문인지 인상이 좀 변한 것 같았다. 예전과 느낌이 좀 달라진 것 같다고 했더니 “가르마를 바꿔서 그런가” 하며 웃었다. “한쪽으로만 가르마를 타면 탈모가 올 수도 있다고 해서 얼마 전에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가르마를 바꿨다”며 딴소리를 늘어놓는다. 현대가(家)의 일원인 정경선은 그간 여러 언론 인터뷰에서 ‘선하고 스마트한 재벌 3세’ 이미지로 그려졌다. 지난 2012년 비영리단체인 ‘루트임팩트’를 만들 때부터 남다르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2014년에는 임팩트투자사 ‘HGI’를 설립해 사회와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소셜벤처들에 투자하고 있다. 서울 성수동에 2017년 오픈한 혁신가들의 공간 ‘헤이그라운드’도 그의 작품이다. 지상 8층 지하 1층 규모의 건물에는 60곳이 넘는 소셜벤처가 입주해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그런 선한 이미지가 이제 지겨워진 걸까. 지난달 21일 헤이그라운드에서 만난 정경선은 작심한 사람처럼 ‘센’ 이야기를 쏟아냈다. “8년 전 루트임팩트를 만들 때까지만 해도 꿈에 부풀어 있었어요. 세상에 수많은 사회문제가 존재하지만 우리 모두가 ‘체인지메이커’가 되기 위해 노력한다면 언젠가 모든 게 해결되는 날이 오리라 믿었어요. 참 순진했죠.” 가르마만 바뀐 게 아니었다. 정경선이 딴사람이 돼서 돌아왔다. 체인지메이커들이 만들어가는 아름다운 미래를 이야기하던 그 입으로 암흑의 시대 ‘디스토피아(dystopia)’를 선언했다. “네, 맞아요. 세상은 망했어요. 성장과 번영의 시대는 끝났습니다. 암울한 시나리오가 펼쳐질 거예요. 웰컴 투 디스토피아!” 디스토피아 빌런 ―충격 받은 일이라도 있었나요. 갑자기 세계관이 뒤집힌 이유가 뭔가요. “인류에게 남은

[사회혁신발언대] 한국 소셜섹터 발전을 위한 3가지 제언

2020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19 대유행 사태는 최근 아시아 전역에서 다양한 사회 문제를 심화시키고 있다. 질병은 국경을 넘어 무차별적으로 퍼졌지만, 그로 인한 영향은 평등하지 않았다. 전염병이 남긴 경제적 타격과 사회적 소외는 특히 사회 취약계층에 큰 고통을 주고 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를 넘어서며 선진국 반열에 들어섰지만, 심각한 빈부 격차와 노인 빈곤 문제를 겪고 있다.  사회적기업, 소셜벤처, 비영리단체 등 이른바 ‘소셜섹터’로 불리는 이들은 지난 10년간 꾸준히 성장하며 사회문제에 대한 해법을 제시해왔다.  국제 사회도 한국 소셜섹터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7월 홍콩에 있는 아시아 지역 공익 활동 연구 단체인 ‘아시아필란트로피소사이어티센터(Centre for Asian Philanthropy and Society·이하 CAPS)’가 발표한 ‘공익활동환경평가지수(Doing Good Index)’에서 한국은 홍콩, 일본과 함께 2순위 그룹인 ‘비교적 잘하는 편’(Doing Better)에 속한 것으로 평가됐다. 공익활동평가지수는 아시아 18개국의 공익 활동 환경을 ‘잘하고 있음(Doing Well)’부터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음(Not Doing Enough)’의 네 단계로 구분하는 지수로, 지난 2018년부터 발표하고 있다. 이번 발표에서 한국은 ‘잘하고 있음’으로 평가된 싱가포르나 대만에는 미치지 못했다. 이는 코로나19 위기에 맞서 국제 사회에서 비교적 신속하고 현명한 대응을 해온 것으로 알려진 한국의 공익 활동 환경을 점검할 필요성을 보여준다. 이에 사회 문제의 최전선에서 공익 활동을 이어가는 소셜섹터의 발전을 위한 세 가지 방법을 제언한다.    첫째, ▲규제 ▲세금제도 ▲조달정책 등 소셜섹터 관련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가장 시급한 개선이 필요한 분야는 규제다. 이번 공익활동평가지수에서 발표한 아시아 지역 비영리단체, 소셜벤처 등을 대상으로 한 설문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경우 한 개의 공익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최대 43개의 지자체와 정부 기관을 상대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과

대기업 오너 3세의 ‘사회 혁신’ 스토리

정경선 루트임팩트 창립자 인터뷰 지난 13일, 서울 성수동에 지상 8층, 지하 1층 규모의 코워킹(Co-working) 공간 헤이그라운드가 오픈했다. 깔끔하고 트렌디한 건물 외관이 눈에 먼저 띄지만, 이 공간이 완성되기까진 숨은 이야기들이 많다. 공간 기획·운영을 맡은 사단법인 루트임팩트는 올해로 설립 5년 된 신생 비영리단체다. 이 단체를 창립한 정경선(31·사진) 대표는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의 손자다. 경영수업을 받는 대기업 오너 3,4세와 달리, 사회혁신에 매진해온 그의 실험은 대담하고도 파격적이다. 2014년에는 성수동에 ‘디웰(D-well)’이라는 체인지메이커 공동 주거 공간을 만들더니, 이번엔 500명이 함께 일하는 업무 공간도 현실화시켰다. ☞체인지메이커 업무공간 헤이그라운드가 궁금하시다면? 사실 코워킹 스페이스를 만들려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 2013년, 루트임팩트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허브 서울’이라는 60평 규모의 업무와 카페가 결합된 코워킹 공간을 만들었다. 허브 서울을 플랫폼으로 다양한 인재육성 사업을 벌일 계획이었다. 하지만 1년 만에 공간은 문을 닫았다. 커뮤니티가 만들어지기엔 다소 규모가 작았던 것이 패인(敗因)이었다. 그로부터 3년 반. 루트임팩트가 재도전해 완성한 공동 업무 공간은 1800평으로 ‘허브 서울’보다 30배가량 커졌다. 건물이 완성되기 전부터 20여 팀이 입주를 결정했다. ☞허브 서울 오픈 히스토리 읽기  “애초에 프로젝트 이름은 아스펜(aspen)이었어요. 아스펜이 사시나무인데, 뿌리에서 많은 줄기가 올라오거든요. 겉으로 보기엔 다른 나무인 것 같아도, 뿌리는 얽혀 있어요. 그런데 아스펜이라는 개념이 잘 와닿지 않았고, 좀 더 쉬운 이름으로 하자는 의견이 있었어요. 보편적인데다 응용하기 쉬운 단어를 찾다보니 땅이라는 개념의 ‘그라운드’가 있었어요. 거기에다 사람들이 편히 교류하고, 화목한 커뮤니티가

[Cover Story] 체인지메이커, 한 공간에 모인 까닭

500명의 체인지메이커가 한 공간에 모였다. 사회적기업가 혹은 사회혁신가라고 불리는 이들의 새로운 업무 공간은 지난 13일 서울 성수동에 문을 연 헤이그라운드. 약 6000㎡(1800평), 지상 8층, 지하 1층 신축 건물의 공유 사무실이자 코워킹 커뮤니티(Co-working Community)다. 공간 기획부터 오픈까지 꼬박 3년 반이 걸렸다. 이미 2층부터 5층 프라이빗 오피스 공간(10~60인 규모 성장기 법인 대상)은 빈자리가 없다. 헤이그라운드를 운영하는 비영리단체 루트임팩트가 지난 2년간 잠재 입주사를 모집한 덕분이다. 40여개 기업이 헤이그라운드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40여개 기업들이 헤이그라운드에 둥지를 튼 이유는? 현재 헤이그라운드에 입주한 기업은 총 43곳. 교육·보육부터 문화·예술, 환경·에너지, 건강·여가 등 다양한 분야의 사회적기업과 스타트업들이 자리 잡고 있다. 영유아 교육분야 앱 세계시장을 휩쓴 ‘토도수학’(장애 혹은 학습부적응 아동을 위한 학습도구) 어플 제작사인 에누마(Enuma), 소액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투자하는 온라인 임팩트투자 플랫폼 루트에너지, 블루투스 4.0 비컨 기술을 이용해 미아 방지 서비스를 개발한 회사 리니어블 등이 대표적이다. 사회혁신 기업가를 지원하는 글로벌 비영리 조직 아쇼카, 글로벌 임팩트 투자기관 디쓰리쥬빌리(D3Jubilee), 사회적기업·스타트업·비영리법인 등을 지원하는 법률사무소 유앤아이파트너스 등 중간지원 성격의 기업들도 주요 입주사다. 입주사는 어떻게 선정했을까. 먼저 루트임팩트가 기존에 관계를 맺고 있던 10여개 소셜벤처들을 1차 대상으로 정했다. 아무것도 만들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입주에 동참하도록 설득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었다. 이후 의도적으로 모르는 회사들을 입주 대상자로 삼았다. ‘그들만의 리그’가 되거나, 틀에 갇힌 사고로 판단 내리는 것을 지양하기 위해서다. 1차 리스트가 완성되자, 이들을 중심으로 시너지가 날 수 있는

소셜임팩트 기업가 정신 포럼 열려… 정경선 HGI대표, 이준호 프라미솝 대표 등 강연

지난 21일, 서울 성동구 성수동 동심원 갤러리에서 인하대학교 기업가센터가 주관하는 ‘소셜임팩트 기업가정신 포럼’이 열렸다. 이날 포럼에는 임팩트 투자자인 정경선 HGI 대표, 정재호 카이스트 청년창업투자지주 이사 그리고 사회적기업가인 이준호 프라미솝 대표가 강연자로 나섰다. 강연 이후에는 40여명의 참석자와의 자유로운 질의응답도 진행됐다. 소셜임팩트 기업가정신 포럼 연사들의 발언 내용을 정리해봤다.  ☞투자로 세상을 바꾸는 임팩트 투자자가 궁금하시다면?   정경선 HGI 대표 성수동이 소셜벤처 밸리로 자리를 잡는데 구심점 역할을 한 정경선 HGI 대표가 ‘성수동 임팩트 생태계’라는 주제로 포럼의 시작을 알렸다. 정 대표는 “아쇼카의 한국 진출을 돕는 과정과 코워킹 스페이스인 임팩트 허브를 운영하면서, ‘사회적 선의’라는 공감대를 지닌 사람들의 커뮤니티를 구축하면 내부에서 수많은 상호작용이 일어난다는 것을 알았다”며 “이들이 실질적인 관계를 맺는데 물리적 공간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2012년 7월 사회적기업가를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루트임팩트를 설립했다. 이후 성수동에 ‘디웰하우스’를 만들어, 다양한 영역에 있는 체인지메이커들이 저렴한 가격에 입주해 교류할 수 있도록 도왔다. 이외에도 사회적기업과 비영리단체에서 일하고자 하는 대학생을 대상으로 직무역량 교육을 진행하고 인턴 활동비를 지원하는 등 HR 영역에서도 힘을 보탰다.  2014년 말에는 임팩트 투자기관인 HGI를 설립했다. 정 대표가 투자한 12곳의 사회적기업 중 8곳이 성수동이 기반이거나, 투자 이후 성수동으로 이전했다. HGI가 일종의 로컬투자자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오는 7월에는 연 면적 1600평 정도의 규모의 협업 업무공간인 ‘헤이그라운드’도 성수동에 문을 연다. 40~50곳의 사회적기업과 비영리단체가 헤이그라운드에 둥지를 튼다. HGI와 루트임팩트는 입주하는 기업의 글로벌 파트너십을 돕고, 전문가들과 프로보노 계약을 맺어 재무,

[Cover Story] ‘투자’로 세상을 바꾸는 사람들

한국의 임팩트 투자자 8인 인터뷰 임팩트 투자, 재무적인 수익에 사회·환경 가치까지 고려한 투자 작년 전 세계 임팩트 투자 70조원 2020년엔 400조원까지 늘어날듯 “상위 1%가 아닌 더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기업 성공법칙 바뀌는 중” 투자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 저성장 시대의 돌파구로 ‘임팩트 투자’가 뜨고 있다. 임팩트 투자란 재무적 수익뿐 아니라 사회·환경적 가치를 고려한 투자를 말한다. JP모건과 ‘글로벌임팩트투자네트워크(GIIN)’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임팩트 투자 규모는 70조원. 1년 전(53조원)과 비교하면 30% 넘게 급증했고, 2013년(9조5000원)에 비해 3년 만에 8배 성장했다. 2020년이면 임팩트 투자 규모가 400조원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더나은미래는 창간 6주년을 맞아, 한국의 민간 임팩트 투자를 이끌고 있는 8명의 대표주자를 만나 특별 인터뷰했다. D3쥬빌리 이덕준(51) 대표, 미스크(MYSC) 김정태(39) 대표, 소풍(Sopoong) 한상엽(32) 대표, SK행복나눔재단 김용갑 사회적기업 본부장, HGI 정경선(30) 대표, 카이스트청년창업투자지주 이병태(52) 대표, 쿨리지코너 인베스트먼트 권혁태(42) 대표, 크레비스파트너스 김재현(34) 대표다(기관명 가나다순). 8명 모두 “사회·환경 문제가 복잡해지면서 사회적 가치와 결합된 비즈니스가 미래 산업의 중심으로 들어올 것”이라고 예견했다. /편집자 ◇투자·금융 전문가 출신 임팩트 투자자, D3쥬빌리 이덕준 대표 “지금까지의 투자는 자본 논리만 있고, 시민적인 가치는 배제돼왔다. 하지만 우리는 이 사회의 구성원이자, 세계 시민이다.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하는 기업이 돈을 벌어야 전체적인 시스템이 좋아진다.” D3쥬빌리의 이덕준 대표는 영국계 자산운용사 슈로드, 시티은행, 크레딧스위스(CSFB) 등 외국계 투자은행에서 경험을 쌓고, 2000년대 G마켓을 나스닥에 상장시킨 재무이사(CFO)로 활약했던 인물이다. 그는 2011년

[청세담 비영리 명사 특강] ②③ 일주일에 6시간만 일하는 세상? 창의력·공감 능력으로 바꿀 수 있어

[청세담 비영리 명사 특강] (2)(3) 최근 공익 분야의 가장 큰 화두는 ‘미디어’와 ‘공간’이다. 미디어의 발달은 공익의 키워드인 ‘소통’의 과정을 뿌리부터 바꿔놓고 있다. 누구나 콘텐츠를 제작하고 유통할 수 있게 된 지금, 대중에게 공익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일은 더 큰 책임감과 고민을 요구한다. 공간의 개념 역시 판이하게 달라졌다. 이전에는 단순한 장소의 개념이었다면, 젊은 체인지메이커들에게 공간은 일과 삶의 터전이자 자신이 속한 ‘공동체’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더나은미래·현대해상이 함께하는 공익 저널리스트 및 소셜에디터(Social Editor) 양성 아카데미 ‘청년 세상을 담다’ 명사 초청 특강 2~3회는 비영리 IT 지원을 이끌고 있는 방대욱(49) 다음세대재단 대표와 체인지메이커들의 공간 공동체를 구성, 새로운 실험에 나선 정경선(29) 루트임팩트 대표의 강의로 꾸려졌다. 편집자 주   방대욱 다음세대재단 대표 “다음세대재단은 성적이 우수한 지원자를 무조건 ‘탈락’시킵니다. 성적 자체를 아예 쓰지 말라고 하죠. 이미 ‘왓슨(인공지능 컴퓨터)’이 1초에 1000만권을 읽고 분석하는 시대입니다. 외운 것이 많은 사람은 더 이상 필요가 없죠. 우리는 컴퓨터를 뛰어넘는 ‘사람’을 원합니다.” 방대욱 대표의 파격 발언에 강연을 듣던 이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왓슨은 2011년 인간과의 퀴즈쇼 대결에서 승리를 거둔 미국 IBM사의 인공지능 컴퓨터다. 인간의 언어를 분석해 축적된 데이터에서 완벽한 정답을 찾아내는 이 컴퓨터를 뛰어넘는 사람은 누구일까. 그는 ‘창의성’과 ‘공감’을 키워드로 꼽았다. “창의성은 완전히 새로운 정보를 생산하는 능력입니다. 우리에겐 ‘사회적 상상력’이 필요합니다. ’10년 후 빈부 격차가 없는 사회’ ‘1주일에 6시간 일하고도 행복한 세상’…. 누군가는 말도 안 되는 이야기라고 하겠지만

“한국도 록펠러 재단처럼 전략적 자선사업 펼쳐야”

허브 서울 공동대표 정경선씨 록펠러재단·아쇼카처럼 전문적 생태계 키우고자 자선활동 전업으로 택해 업무와 카페가 결합된 코워킹 공간 ‘허브 서울’ 멤버 간 네트워크 통해 정보 교류와 협업 꿈꿔 자선도 규모의 경제 필요 열정과 진정성 가지고 인재 선발 심혈 기울여야 업무공간을 공유(일명 코워킹)하면, 어떤 일이 생길까. 지난 2005년 영국 런던에서 이런 실험을 위해 설립된 ‘더 허브(The Hub)’는 현재 암스테르담·마드리드·샌프란시스코 등 전 세계 30여곳으로 퍼졌다. 지난 1월 초 한국에도 문을 열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문을 연 ‘허브 서울’이 바로 그것. 60평 규모의 공간은 카페와 회의실, 컴퓨터로 업무를 보거나 이벤트를 열 수 있는 공간 등으로 이뤄져있다. “이 공간이 소셜 섹터의 사랑방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허브 서울’에서 만난 정경선(27) 공동 대표의 말이다. 지난해 2월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그는 현대가(家)의 3세다. “록펠러재단이나 아쇼카처럼 전략적이고 임팩트 있는 자선 활동을 통해 사회를 변화시키고 싶다”며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 편한 길을 마다하고 고생길을 택한 이유는 뭘까. “2008년 무렵 일본의 한 보험 회사에서 인턴을 했는데, CSR팀이 기업의 전략을 세우는 데 상당히 큰 축을 담당하고 있더라고요. 그룹사에 CSR 본부가 따로 있어서, 이곳에서 기업의 사회공헌 전략을 짜고 협력사와 고객, 직원 등을 어떻게 챙기는지 관리하는 걸 봤습니다. 그때그때 어려운 이들을 돕는 걸 넘어서서, 한정된 자원을 이용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모습을 보고 많은 걸 배웠습니다.” 그는 이후 대학생 문화 기획 동아리 ‘쿠스파(KUSPA)’를 결성, 자선 파티를 열어 수익금을 기부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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