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공이 아프리카의 빈곤을 해결하는 방법

‘얼라이브 앤 킥킹(Alive and Kicking, 원기왕성한, 팔팔한이라는 뜻)’ 회사는 영국에서 수상 경력이 있는 자선단체로, 아프리카에서 사회적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곳은 축구공 혹은 다른 운동용 공을 만들어 판매하며, 공정한 소득의 직업을 창출하는데 기여하고 있다. 더불어 스포츠에 대한 접근성을 증대하며, 예방가능한 질병 관련 인식 개선에도 나서고 있다. 글린 커밍(Glenn Cummings) 얼라이브 앤 킥킹 CEO에게 회사의 활동과 아프리카의 사회적기업 전망에 대해 물었다.  Q. ‘얼라이브 앤 킥킹’의 사업 모델을 이야기해달라. A. “우리는 케냐, 잠비아, 가나에서 손수 바느질(hand-stitched)과 핸드 스크린 프린트(hand-screen printed) 작업을 한, 내구성 좋은 축구공 및 운동용 공을 만들고 있다. 공 속에 들어가는 블레더(공기 주머니)를 제외한 가죽, 면 커버, 실, 왁스, 라텍스, 접착제 등 다른 모든 재료는 현지에서 조달하고 있다. 우리는 주문량에 상관없이 맞춤 디자인 제작이 가능하다. 기업이나 유로파리그(UEFA), 아스날 축구클럽(아스날 F.C.) 같은 단체는 단체 로고와 메시지를 새긴 공을 제작할 수 있고, 이것을 마케팅이나 사회 공헌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UN과 비영리기관에서도 사회적 메시지를 새길 수 있다.  연간 판매량이 약 8만 5000개 정도이며, 8만개 이상이 아프리카에서 판매됐다. 아프리카에서는 주로 소매점, 사기업, NGO나 UN기구를 통해 판매가 이뤄진다. 나머지는 유럽에서 판매된다. 임금의 80 %가 판매수입으로 충당된다. 나머지는 시민, 후원기업, 재단의 기부로 메워진다. 우리는 비영리 단체로 모든 소득을 보건 사업 운영과 더 많은 공을 기부하는데 사용하고 있다.” Q. 어떻게 사회적 임팩트를 만들어 내는가? A. “우리가 추구하는 사회적 미션은 3가지다. 첫째는

에티오피아에서 생명을 살리는 사회적기업가, 혁신 사례 전하러 유럽에 서다

지난달 16일, ‘유럽 개발의 날(European Development Days)’에 ‘키브렛 어베베 터프아(Kibret Abebe Tuffa)’씨가 사회적기업이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을 도울 수 있다는 사례를 나눴다. 키브렛씨는 에티오피아에서 최초로 사설 구급차를 활용해 ‘병원 전 응급 의료체계(Pre-Hospital Emergency)’를 제공하는 사회적기업 ‘테비타 앰뷸런스 (Tebita Ambulance)’의 창업주이자 경영인이다. 키브렛씨는 아디스아바바(에티오피아 수도)의 가장 큰 의과대학 부속병원 마취 전문 간호사였다. 17년 동안 수많은 위급환자를 치료하면서 구급차가 부족해 살릴 수 있었던 수많은 사람들이 사망한 것을 봤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위험한 도로들이 산재한 나라에 기본적인 응급 구조 시스템의 부족은 매일이 비극이었다. 키브렛씨는 동료들에게 “응급 구조 장비 없는 부상자들이 병원에 올 때까지 기다리고만 있어도 되는가, 구조하러 가야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는 결국 2008년 집을 팔아 중고 구급차 3대를 사고, 응급 구조 면허증을 취득해, ‘테비타 앰뷸런스 (Tebita Ambulance)’를 설립했다. 대부분의 지인들과 친지들은 그를 만류했다. 주변 사람들은 그가 무엇을 할 수 있겠냐며 회의적이었고, 응급 구조는 정부와 적십자사가 할 일이지 개인의 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때마다 키브렛씨는 “앉아서 불평만 하는 것보다는 문제를 직면하고 도전하는 것을 선택 하겠다”고 응수했다.  키브렛(사진)씨는 설립 초기부터 수익 창출을 목표로 했다. 외부 원조에 기대기보다 자체적으로 재정이 자립해야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적정한 사업 방식을 찾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는 “초기에는 현실적인 사업 모델에 대해 아는 것이 전혀 없었다”고 고백했다. 키브렛씨는 스웨덴 국제개발 협력청(SIDA)이 지원한 비즈니스 전략 훈련 과정을 1년간 이수했다. 이 덕분에 테비타 앰뷸런스를

인도네시아에 움트는 사회적기업… 이제 막 걸음마 시작

언리미티드 인도네시아 “인도네시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 사회적기업이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사회적기업을 지원하는 ‘언리미티드 인도네시아(UnLtd Indonesia)’의 로미 차햐디(Romy Cahyadi) 대표의 말이다. 저성장 시대로 접어든 글로벌 경제와 달리, 인도네시아는 아세안 경제의 35%를 차지하며 쑥쑥 크는 나라다. 하지만 21.6%에 달하는 실업률, 소득 격차로 인한 빈곤문제 등 사회문제도 심각하다. 로미 대표는 “사회적 가치와 비즈니즈 모델을 결합한 사회적 기업이 최근 5년 사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2010년 영국문화원 인도네시아(British Council Indonesia)에서 마련한 사회적기업 창업경진대회에서는 첫해임에도 500개가 넘는 지원서가 도착했고, 인도네시아 사회적기업가 협회에 등록된 회원은 2000여명에 달한다. 하지만 움트는 사회적기업 생태계에 비해 이들에 대한 지원은 미비한 수준이다. 사회적기업 지원을 위해 설립된 곳은 언리미티드 인도네시아가 유일하다. 투자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로미 대표는 “인도네시아에서 임팩트 투자자들은 50만달러 이상의 투자에 관심이 있지만, 현재 인도네시아 사회적기업들은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5만에서 50만 달러 사이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언리미티드 인도네시아가 지원한 사회적기업은 10개. 6개월 이상 운영해온 사회적기업을 대상으로 자금을 대출해주거나 마케팅 전략, 임팩트 계획 및 평가 등을 설계하는 기술적 지원을 제공한다. 자원과 정보를 연계해주기도 한다. 지원 받은 사회적기업 중에서는 ‘어머니들의 수공예’라는 뜻을 가진 ‘두안얌(du’anyam)’이 대표적이다. 두안얌은 인도네시아에서 가장 가난한 농촌지역으로 꼽히는 누사 텡가라(Nusa Tenggara) 지역 여성들에게 대안적인 일자리를 제공한다. 슬리퍼, 바구니, 지갑 등의 수공예품을 직조 방식으로 생산, 판매하고 수익은 여성의 태교와 출산 등의 비용에 사용된다. 처음에는 판매 통로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태국의 사회 혁신 현장을 가다

사회적경제는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현재 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인증 사회적기업은 1500개. 협동조합은 9000개가 넘는다. 2007년 사회적기업육성법이 실시된지 올해로 10년차. 19대 국회에서는 ‘사회적경제기본법’ 제정에 대한 움직임도 여야를 막론하고 활발하게 진행됐다. 사회적기업은 물론 마을기업, 자활기업, 비영리단체(NPO) 등 다양한 영역을 ‘사회적경제’라 지칭하며 경제의 한 주체로 보기 시작한 것이다. 아시아도 예외는 아니다. 글로벌 경제는 이미 ‘저성장’ 시대로 접어들었고, 개발도상국에선 더이상 ‘선진국의 일방적 원조’에 기댄 경제 부흥을 기대할 순 없다. 국내총생산(GDP)이 4097억 달러(2015년 기준)로, 동남아에서 인도네시아 다음으로 두 번째로 큰 규모를 가진 태국. 수출이 GDP의 70%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중진개도국인 이곳에서도 ‘사회적 경제’의 파릇파릇한 싹이 피어나고 있었다.   ◇ 태국의 LPN, “이주노동자 인권문제, 우리가 해결합니다.”   “당신이 먹는 태국산 새우, 납치, 고문, 살해로 얼룩진 노예노동의 대가입니다” 2014년 영국 일간지 가디언지는 노예 노동으로 생산한 새우가 미국과 유럽의 대형 유통업체를 통해 전 세계 식탁에 오른다는 사실을 보도했다.  태국에는 미얀마, 캄보디아, 라오스 등 주변 국가에서 건너온 노동자들이 많다. 인근 국가에 비해 부유한 편에 속하는 나라이기 때문. 이들은 태국의 주요 산업인 해산물(SEA FOOD) 및 수산업에 종사한다.  동시에 불법체류 및 인신매매 등의 사회적 문제까지 발생하고 있다. 미국무부의 인신매매 보고서(2014년)에 따르면 태국은 인신매매 관련 입법 준수 상황이 최저 단계(3단계)로 드러났다. 일부 이주노동자들은 바다에서 몇 년 동안 머물며 제대로 된 임금도 받지 못한 채 주7일 18~20시간이 넘는 장시간의 노동을 하고 있다. 태국의 LPN(Labour Rights Promotion

기부 선진국 英 비결… 정부와 NPO 협력에 있었다

 [Cover Story] 英 민관 협력 현장을 가다 (上)  자선단체·사회적기업 등에 영국 국민 절반이 활동 중 비영리단체 등 통합 지원하는 ‘제3섹터청’ 2006년 설립 기부 활성화 제도 만들고 관련 법안 개선 주도 역할 한국에서 비영리단체, 사회적기업 등 ‘제3섹터’는 정부로부터 홀대받는 영역이다. 행자부·외교부·복지부 등 부처별로 허가를 받아야만 비영리단체를 설립할 수 있고, 제3섹터를 전담하는 부처가 없어 세부 업무별로 권한과 책임이 쪼개져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관련 예산과 정책도 들쭉날쭉이다. 기부 선진국으로 꼽히는 영국은 어떨까. 영국의 자선단체는 총 17만개. 19만5000개의 사회적기업까지 합하면 제3섹터에 고용된 직원 수는 2382만명으로, 영국 국민의 절반(3100만명)이 관련 분야에서 활동한다. 제3섹터 전체 자산 규모는 약 318조원으로, 올해 한국 정부 예산(387조원과) 맞먹을 정도다. 이에 영국은 2006년 내각부 안에 자선단체·사회적기업·기업의 사회공헌·공익재단·자원봉사단체 등을 통합 지원하는 ‘제3섹터청(이하 OCS·The Office of Civil Society)’을 설립해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있다. 제3섹터와 금융을 연결하는 기관을 설립하거나, 각 자치구가 협력해 사회문제를 해결하기도 한다. 지난 5월 말 서울시NPO지원센터와 동행한 ‘민관협력 및 시민사회 지원시스템’ 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영국 정부와 제3섹터간 최신 동향을 전한다.   편집자     “영국은 관대한 나라입니다. 국민의 75%가 한 달에 한 번씩 기부나 자선활동에 참여하고, 매년 ‘기부의 날’엔 1분에 60만 파운드(10억1035만원)씩 모금됩니다. 제3섹터를 지탱하는 힘이죠.” 영국 ‘제3섹터청(OCS)’은 런던시 재정경제부(HM Treasary) 빌딩에 있었다. 샘 지나두(Sam Jinadu) 제3섹터청 정부와이해관계자소통팀(Ministerial and Stakeholder Engagement Team) 담당자는 OCS를 “기부 문화 활성화를 위한 제도와 정책을 만들고 실행하는 곳”으로 소개하면서 “지역 스포츠 프로그램에 기부하면 25% 세금 감면 혜택을

[서울숲마켓 D-2] 특별한 사람들이 만든 특별한 물건이 있습니다

제품의 가치는 ‘누가’ 만드냐에 달려있다. 기계보다는 ‘사람’의 손을 탄 ‘핸드메이드’ 제품이 비싼 이유도 그 때문이다. 5월 1일 열리는 서울숲마켓에는 ‘특별한 사람’들이 만드는 특별한 물건들이 있다. 제품 속에 담긴 그 스토리를 소개한다.  ◊인생의 겨울을 겪는 이들이 만드는 꽃, ‘꽃그리다봄’ 길거리에 꽃이 만개하면 완연한 봄을 느낀다. 혹독한 겨울을 이겨내고 꽃이 피어내는 과정은 실패 후 다시 일어서는 인간의 삶과도 비슷하다. 꽃을 통해 인생의 겨울을 겪는 사람들과 다시 봄을 찾아 나서고 싶다는 ‘꽃그리다봄’의 양순모(29) 대표를 만났다. ‘꽃그리다봄’은 단순한 꽃집이 아니다. 소외계층의 자활을 돕는 (예비)사회적기업이다. 쪽방촌 주민, 어르신, 경력 단절 여성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기업의 주요 미션이다. 양 대표의 원래 꿈은  NGO 활동가였다. 영국으로 유학을 하러, 아프리카행 티켓까지 구입했지만, 국제 이슈와 관련한 실전 경험을 한국에서 쌓고 싶었다. 그런 생각으로 시작한 프로젝트가 사업이 됐다.  ‘꽃그리다봄’은 보통의 꽃집과 달리 온라인 판매에 중점을 둔다. 고정비를 절감해 , 합리적인 가격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따뜻한 글귀가 적혀있는 ‘드라이플라워 액자’ 등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꽃그리다봄은 사회적기업임을 전면적으로 내세우지 않고 있어요. 제품으로 승부보고 싶다는 생각도 있습니다. 자활 사업일수록 수익구조가 탄탄해야 해요. 소외 계층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며 돕는 것이 아니라 ‘동업’의 개념이거든요. 수익 구조가 탄탄할수록 더 많은 분들에게 더 좋은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고요.” 양 대표는 “5월 1일에 열리는 서울숲마켓에서 특별한 꽃다발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귀띔했다. 드라이플라워 액자와 카드, 다육식물, 장바구니형 꽃다발 등 다양한 상품을 선보인다. 또한 5월 중에는 네이버

‘사회적기업’이 창출한 가치… 경제적 인센티브로 돌려받았다

SK그룹의 사회성과 인센티브 프로젝트 1년, 뚜껑 열어보니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사회성과 인센티브(Social Progress Credit)’ 프로젝트가 1년 만에 베일을 드러냈다. ‘사회성과 인센티브’란 사회적기업이 창출한 사회적 가치에 비례해 경제적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으로, 최태원 회장이 지난 10년간 사회적기업을 정리하며 옥중에서 펴낸 책 ‘새로운 모색, 사회적기업’에서 제안한 개념이다. 2015년 4월 출범한 ‘사회성과 인센티브 추진단’은 지난 20일, 서울 종로에 있는 사회적기업 ‘허리우드 실버영화관’에서 정부, 사회적기업 관계자, SK그룹 경영진 등과 함께 ‘사회성과 인센티브 1주년 기념행사 및 학술좌담회’를 열었다.   사회성과 인센티브(SPC)의 핵심은 사회적 가치를 화폐 단위로 ‘계량화’하겠다는 것. SK 측은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44곳의 사회적기업은 지난 1년간 모두 약 104억원의 사회적 가치를 만들어 낸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44곳은 지난해 매출 740억원 외에 104억원의 사회적 가치를 추가적으로 만들어낸 것. SK는 사회성과 104억원의 25% 수준인 26억여원을 인센티브로 지급했다. “가장 많은 사회적 가치를 낸 사회적기업은 어느 곳이냐”고 묻자 SK 관계자는 “성과에 따라 사회적기업을 줄 세우지 않는 것이 방침이라 공개할 수 없다”고 답했다. 최태원 회장의 저서에서 “가장 높은 등급에 해당하는 사회적기업가에게는 명예의 전당에 올려주거나 일정 수준 이상의 포인트를 쌓으면 명예로운 시민상을 수여하는 등의 방식을 고려한다”는 등 각 기업가에게 차등적 명예를 부여하겠다는 아이디어와는 사뭇 달라졌다. 사회적 가치를 어떻게 측정했을까. SK 관계자는 “학계, 사회적기업가, 사회적기업 지원 기관 등 이해 관계자와 함께 사회성과 측정 방법을 개발했다”면서 “추진단에서는 사회적 가치 측정 지표가 범용할 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홍대 앞 건강 집밥… 문 닫는 이유는?

“지난 5년 감사했습니다.” 지난달 7일, 페이스북으로 ‘카페 슬로비(Café Slobbie)’의 영업 종료 소식이 퍼졌다. 카페 슬로비는 패스트푸드 일변도인 서울 홍대 앞에서 ‘건강한 집밥’을 표방해온 식당이다. 1세대 외식 사회적기업인 ‘오요리’가 문을 연 두 번째 식당이기도 하다. 그만큼 상징성이 높은 곳이어서, 폐업 소식은 화제가 됐다. 지난달 18일 영등포구 하자센터에서 만난 카페 슬로비 한영미 대표는 “지난해부터 변화를 감지해왔지만, 더 이상 버티는 것이 능사는 아니겠다는 판단이었다”고 말했다. “혹시 임대료가 올라 밀려난 것이냐”는 질문에 “그게 다는 아니다”고 답했다. 2011년 홍대 카페 슬로비를 연 이후, 2013년에는 도시락 전문점 성북 카페 슬로비를 오픈, 제주에는 영 셰프(청소년 요리사)들이 거주하며 실전에 투입되는 제주 슬로비까지 공격적으로 확장했다. 연매출이 10억에 이를 정도였다. 하지만 슬로비도 지난해 한국을 강타한 메르스를 피해 갈 수는 없었다.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줄면서, 단체 도시락 주문도 끊겨버린 것. 전년 대비 매출이 반 토막 났다. 설상가상으로 홍대 슬로비는 상권 변화에 맞서야 했다. “단골손님을 만들기 위해 그동안 베란다에 텃밭도 만들고, 식당 한편에 에코숍도 열어 사회적기업 제품을 판매해왔다. 환경을 생각하는 의미에서 ‘빈 그릇 운동’도 진행했다. 이런 메시지에 반응하던 충성 고객들이 언제부터인가 안 보였다. 알고 보니, 홍대 임대료가 비싸 사무실이 망원이나 상수동 쪽으로 이전한 고객이 많았다.”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근처는 사무실 공간 대신, 글로벌 SPA 브랜드인 자라, H&M 매장부터 이랜드그룹의 복합 외식 매장까지 생기는 등 최근 몇 년 새 탈바꿈했다. 20~30대 소비자와 중국

국내 홈쇼핑 12조 시장… TOP 4의 ‘방송 기부’ 성적표는?

채널 통해 사회적기업·중소기업 판로 지원 GS·현대·롯데·CJ 홈쇼핑社 ‘방송 기부’ 분석 정부, 5년마다 재승인 심사 사회공헌 활동이 기업들 생존 결정할 수도 CSR부서 중심으로 기업 발굴·프로그램 기획… 방송 시간대·빈도는 주 1~2회부터 고정 편성 등 기업 따라 천차만별 12조1000억원. 예상되는 올해 홈쇼핑 시장 규모다(대한상공회의소 추정치). 업체별 순위 싸움도 치열하다. ‘업계 1위’를 탈환하기 위해 매출액, 취급액, 영업이익 등 다른 기준을 제시하며 각축전을 벌이는 가운데 ‘TV홈쇼핑’이라는 유통 채널을 이용한 사회공헌 성적표는 어떨까. 더나은미래는 국내 TOP 4 홈쇼핑 업체의 ‘방송 기부’ 현황을 분석해봤다. 편집자 주   ◇단순 모금 방송에서 판로 지원까지, 홈쇼핑 업체 방송 기부 변천사 국내 홈쇼핑의 역사는 약 20년 전인 1995년 한국홈쇼핑(現 GS샵)과 39쇼핑(現 CJ오쇼핑)이 개국하며 시작됐다. 2001년에는 롯데홈쇼핑의 전신인 ㈜우리홈쇼핑과 현대홈쇼핑이 나란히 문을 열었다. 그렇다면 홈쇼핑 업체의 ‘방송 기부’는 언제부터 시작됐을까. 첫 스타트는 CJ오쇼핑이 끊었다. 2003년 ‘사랑 나눔 대바자회’와 손잡고 결식 아동 돕기 도시락 판매를 시작한 것. 도시락이 판매될 때마다 1000원씩 매칭해 월드비전에 기부하는 방식이었다. 이 프로그램은 이듬해 ‘사랑을 주문하세요’라는 정규 프로그램(토요일 저녁 5시 방송)으로 편성, 13년간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GS샵은 2006년부터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 희귀 난치병 아동의 사연을 전하고 ARS 모금을 하는 ‘따뜻한 세상 만들기’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2011년까지 131명의 아이들에게 11억8000만원이 지원됐다. 현대홈쇼핑은 2009년부터 ‘행복나눔기금’ 적립을 위한 방송을 시작했다. 지금까지 조성한 기금은 총 11억원. 롯데홈쇼핑은 2014년 9월부터 매월 하루를 ‘천사데이’로 지정해 당일 판매된 상품의

[Cover Story] ‘사회적기업가’ 김태원

악기 만드는 사회적기업 ‘폴제페토’ 운영… 기타리스트 김태원“노래 만들면 마음도 순수해져… 재능 기부는 나 자신 위한 것” 사회적기업 취지 듣자마자 결정수익금은 강원도 아이들 위한 공연·악기 지원 등에 사용… 음원·자서전 수익 기부도 활발아직 대중에겐 생소… 연예인 사회적기업가 많아지길 내 또다른 꿈은… 아들처럼 발달장애 겪는 사람들 평생 기댈 수 있는 학교 짓는 것 대한민국 3대 기타리스트 중 한 사람, ‘희야’ ‘비와 당신의 이야기’ ‘네버 엔딩 스토리(Never Ending Story)’ 등 수많은 명곡을 낳은 록밴드 ‘부활’의 리더, 긴 생머리를 휘날리며 웃음을 선사하는 ‘국민 할매’. 대중이 기억하는 김태원(51)의 모습이다. 하지만 그는 10여곡의 노래를 선물한 재능 기부자이자 발달장애 아이들을 위한 평생학교를 세우고 싶은 자선가, 동양인에게 꼭 맞게 제작된 악기를 아이들에게 선물하는 사회적기업 ‘폴제페토’의 대표이기도 하다. 지난 1월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김태원을 만나 우리가 미처 몰랐던 그의 이야기를 들었다. ◇아이들에게 기회 주고파… 사회적기업 ‘폴제페토’ 설립 “‘꿈의 기타’를 만들고 싶었어요. 작은 공방을 세워서 2년쯤 운영했는데, 주변에서 ‘차라리 사회적기업을 해보면 어떻겠냐’고 하더군요. 수익의 일정 부분을 사회에 환원하는 기업이라기에 나는 수익의 1%도 필요 없으니까 좋다고 했죠.”   2011년 김태원은 ‘폴제페토’라는 사회적기업을 만들었다. 자신의 세례명인 ‘폴’과 피노키오를 만든 할아버지인 ‘제페토’를 합친 이름이다. 제페토의 마음으로 동양인 체형에 맞는 기타를 제작한다는 뜻에서 그렇게 지었다. 고령으로 현업에서 은퇴한 현악기 장인 2명과 관악기 수리를 담당하는 장애인 근로자 1명을 포함해 총 5명이 근무하고 있는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올해

서비스하는 그들 모습 보면 당신의 편견, 바로 깨질 거예요

장애인 재활 숙박업소 ‘호텔엘린’ 제주공항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푸른색 빌딩 ‘호텔엘린’. 이 호텔은 일반적 호텔과 다르다. 사회적기업이자 국내 최초의 장애인 재활 숙박업소이기도 하다. 중증장애인직업재활시설인 ‘엘린’의 사업장인 호텔엘린에서 일하는 장애인은 13명. 또 다른 사업장인 청소 용역 업체 ‘엘린클린’의 37명까지 포함하면 장애인 50명이 일한다. 시각장애, 지체장애, 정신장애, 지적장애, 자폐성장애 등 장애 유형도 다양하다. ‘서비스 직종에서 장애인들이 일하는 게 가능할까.’ 이곳에서 만난 장애인들은 편견을 깨기에 충분했다. 비취색 원피스와 흰색 앞치마를 두른 양수민(가명·23·지적장애 1급)씨는 “침대 시트 가는 일이 제일 까다로워요” 하며 순식간에 침대를 고르게 매만졌다. 바쁘게 욕실로 발걸음을 옮기더니, 거울과 세면대, 바닥을 닦고 또 닦았다. “끝이에요?” 묻는 말에 “마무리요!” 크게 외치더니, 마른 걸레로 욕실 전체를 다시 닦고 휴지와 비품까지 꼼꼼히 확인한 후에야 “끝났다”고 나지막이 내뱉었다. 4년째 호텔엘린의 룸메이드로 일하는 수민씨는 “일하는 게 힘들지만 그래도 재미있다”며 말이 끝나자마자 다시 청소기를 잡았다. “보통 중증 장애인 직업 재활 하면 김치, 비누, 쿠키 만들기처럼 단순 임가공 업무를 많이 떠올려요. 직업의 다양성이 없죠. 그런데 장애인들도 비장애인처럼 하고 싶은 분야가 분명히 있거든요. 제주도라는 지역 특성에 맞는 사업을 고민하다가 서비스업을 떠올렸습니다.” 한봉금 엘린 원장이 입을 열었다. 호텔엘린의 장애인 직원은 객실 및 복도 청소, 프런트 객실 예약 등을 담당하고 엘린클린 직원들은 대리석, 계단, 유리창 등 건물 청소와 관리를 담당한다. 고객들을 응대해야 하는 서비스업이다 보니 사업 초기에는 어려움도 컸다. “장애인들이 청소하고 관리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