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사진으로 공동체를 엮어내다, ‘반짝반짝 사진관’ 최영교 대표

최영교 ‘반짝반짝 사진관’ 대표 인터뷰   잊혀질 수 있는 보육원 아이들의 추억이 사진으로 기록된다. ‘보육원 아동들에게 성장 앨범 선물하기’ 프로젝트를 진행중인 최영교 대표를 통해서다. 이 프로젝트는 서울 은평구에서 ‘반짝반짝 사진관’을 운영중인 최영교 대표의 아이디어로부터 시작됐다. 지난 11월 포털 사이트 다음 스토리 펀딩에서 소개되면서 세간에 알려지게 됐다. 그가 이런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처음부터 보육원 아이들에게 사진 수첩을 만들어 줘야겠다며 시작한 건 아니었어요. 지역 사람들이 사진이라는 매개를 통해서 좀더 지역에 관심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지난 2년간 동네 주민센터, 교육센터를 돌아다니면서 사진 강좌를 열었는데, 제가 백 번 말로 하는 것보다 한번 해 보고 직접 느껴보는 게 훨씬 나을 것 같더라고요. 관심있는 분들을 모아 보육원 아이들 성장앨범 만들기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됐죠.” 36명이 카메라를 들고 모였다. 잘 찍는 이들도, 이제 막 시작한 이들도 있었다. 기술이 필요한 이들에겐 사진이나 포토샵 교육, 앨범을 만드는 수업도 제공했다. 지금까지 68명의 아이들의 커 가는 찰나가 카메라에 담겼다. 활동가들은 ‘사진’을 통해 내가 사는 지역을 둘러보고, 아이들에게는 두고 간직할 추억거리를 남겨주는 셈. “한번 아이들을 만나고 나니 그만둘 수가 없어요. 만나보면 그저 천진난만한 아이인데, 여러 이유로 보육원에서 지낸다는 사실이 안타깝고, 더 예쁜 사진 찍어주고 싶어요. 이제는 서로 낯이 익어서 제가 사진을 찍으면 안기고 어깨에 올라와서 장난치고 그래요. 한 명 한 명이 다 자식같이 느껴지죠. 아이들이 최소한 초등학교에 들어갈 때 까지는 사진을

울퉁불퉁한 길 위, 희망의 발걸음 찍다

굿네이버스 전문 자원봉사 사진작가 3인 김태환·박정인·채우룡 작가 수년간 열악한 아이들 상황 알리려 활동 삽 한자루로 8미터 우물 파는 모습 쓰레기 더미 속 방치된 아이들 등 미화·연출없이 ‘이야기’ 담으려 노력 후원 이끌어냈단 소식이 제일 기뻐 세계 빈곤 최소화 위해 오늘도 ‘찰칵’ “사진에는 현실을 더 현실적으로 만드는 미묘함이 있다.” 리얼리즘을 추구한 20세기 근대사진의 대가 알프레드 스티글리츠(Alfred Stieglitz·1864~1946)의 명언처럼 때로 한 장의 사진이 백 마디 말보다 더 큰 전달력이 있다.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의 현실을 담기 위해 카메라를 든 사진작가가 세 명 있다. 굿네이버스의 전문 자원봉사자로 활동 중인 김태환·박정인·채우룡(이상 ‘가나다’ 순) 작가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왜 이 일을 하는 걸까. 지난 17일 굿네이버스 본부에서 세 사람을 만났다. ◇까맣게 탄 신발, 청년 구슬땀… 스토리 담는 김태환 사진작가 “어떤 사진을 찍을 때 제일 행복하세요?” 기자의 질문에 김태환 사진작가는 “예쁜 것을 찍을 때”라는 답을 내놨다. 무슨 말인지 의아할 법하지만, 지난 2013년 그가 잠비아를 방문했을 때 찍은 사진을 보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숯을 움켜쥔 손, 뜨거운 구덩이 위로 물을 부을 때 피어오르는 수증기의 모습은 사진 그 자체로도 아름답다. “잠비아에서 숯을 굽는 소년과 하루를 함께 보냈어요. 불붙은 나무를 땅속에 묻으면 가까이 가기도 어려울 만큼 강한 열기가 피어올랐죠. 하지만 힘들어 미칠 것 같은 사진은 찍고 싶지 않더라고요. 오히려 무심하게 지나칠 수 있는 신발, 손 같은 게 아이의 삶을 그대로 이야기하는

그의 사진엔 환하게 웃는 아프리카가 있다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이요셉 색약으로 교사 포기한 후 주변 일상부터 찍기 시작 “슬픈 아프리카 아닌 평범한 모습 담고 싶었다” 사진전 열고 지인 모금 통해 차드에 우물 10개 만들기도 “큰딸이 올해 여섯 살인데, 만날 이것저것 가리키면서 ‘무슨 색인 것 같으냐’고 물어요. 대체로 틀리거든요. 그럼 ‘아빤 진짜 색깔을 잘 모른다’면서 놀려요(웃음).”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이요셉(37)씨의 말이다. 그는 색의 일부분을 식별하지 못하는 ‘색약’이다. 같은 색도 적색 옆에선 녹색으로, 녹색 옆에선 적색으로 보인다. 초등학교 교사를 꿈꿨지만, 재수 끝에 신체검사에서 탈락했다. ‘색약’ 때문이었다. 그런 그가 사진을 찍게 된 건 왜일까. “사는 게 허무하게 느껴졌어요. 빨리 나이 들고 싶기만 했고요. 이렇게 지나면 너무 허무할 것 같아, 순간순간을 기록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전엔 색도 구분 못 하는 제가 사진은 절대 못 찍을 거라 생각했었죠.” 평소 주로 무얼 찍느냐는 질문에 그는 “주변의 작은 일상을 찍는다”고 했다. 요구르트 아주머니, 밭 매는 할머니, 갓 태어난 아들. 모두가 그의 사진 속 주인공들이었다. 인터넷과 책을 통해 찍은 사진을 나누면서, 그의 사진을 찾는 사람들도 조금씩 늘어갔다. 이요셉씨를 만나기로 한 건 그가 아프리카에서 찍어온 사진들을 보고 나서였다. 그는 2007년부터 굿네이버스에서 재능나눔으로 사진을 찍었다. 아프리카의 케냐, 에티오피아, 차드, 르완다, 탄자니아에서부터 인도에 이르기까지 굿네이버스 지부가 위치한 외곽 곳곳을 찾아다니며 사진을 찍었다.”사진 찍는 일이 나에게 주어진 역할이라면, 이 일을 통해 내가 할 수 있는 뭔가가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슬픈 사진들이 넘쳐나는

사진작가가 된 아이들… 6개월 추억 담은 전시 열려

오는 1월 29일(화)까지 서울 종로구 관훈동 인사아트센터에서 ‘시간여행자, 사진작가 되다’ 전시회가 열린다. 출품작은 ‘시간여행자’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소년 58명의 에세이가 담긴 116점의 사진. ‘시간여행자’는 ㈜두산,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가 함께 만드는 청소년 정서함양 지원 프로그램으로, 지난 6개월간 60여명의 저소득층 및 일반 청소년에게 사진을 매개로 역사와 지역사회를 돌아보는 인문학 통합 교육을 제공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시간여행자’ 프로그램 속 아이들의 추억을 엿볼 수 있다. 프로그램 참가자 면접 과정부터 참여했던 ㈜두산 사회공헌팀 이나영 과장은 “비둘기를 찍은 사진이 있었는데 지저분한 비둘기라도 날개를 펼치니 천사 모양이 되는 것처럼 누구나 변화될 수 있다고 표현한 에세이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며 “처음엔 인사도 잘 안 하던 아이들이 선생님한테 속마음도 털어놓는 등 긍정적인 변화를 느낀 6개월이었다”고 말했다.

문화 체험하며 생생한 교육 아이들 얼굴에 긍정이 꽃핀다

두산 ‘시간여행자’ 캠프 “38년 동안 75만장이 넘는 사진을 찍었습니다. 결정적인 순간을 포착한 건 10장 정도예요. 실패할 때가 훨씬 더 많습니다. 다시 찍고, 찾아내고, 만들어내는 것이 사진입니다.” 김중만 사진작가의 강의가 끝나자, 학생들이 너도나도 앞으로 우르르 나왔다. 유명 작가를 렌즈에 담으려고 앉았다 일어섰다, 구도를 잡는 폼이 제법 프로 같다. ‘찰칵, 찰칵’ 셔터를 누르는 손가락에는 진지함마저 묻어났다. 지난 2일부터 4일까지 서울 강서구 방화동에 위치한 국제청소년센터 유스호스텔에서 ‘시간여행자’ 캠프가 열렸다. 이번 캠프는 티셔츠 만들기 콘테스트, 사물놀이패 ‘유희’에게 배우는 국악, 난지 노을공원 에코투어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시간여행자’는 ㈜두산,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가 함께 만드는 청소년 정서 지원 프로그램으로, 60여명의 저소득층 및 일반 청소년에게 사진을 매개로 역사와 지역사회를 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지난 8월 발대식을 시작으로 매주 금, 토요일에 역사수업과 사진수업이 진행됐다. ㈜두산 사회공헌팀 이나영 과장은 “‘사람이 미래’라는 두산의 슬로건처럼,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생생한 교육을 통해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프로그램을 시작한 지 3개월째, 참여한 학생들에게도 긍정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김은지(16·성심여고1)양은 “중3 때부터 사진에 관심을 가졌었는데 이번 기회에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어서 좋다”며 “이번에 갤러리 카페를 운영하는 꿈을 갖게 됐다”고 소감을 말했다. 사진 선생님 권창수(43)씨도 학생들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한다고 평가했다. “굉장히 폐쇄적이고 다가가기 힘든 아이가 있었어요. 점차 사진을 통해서 자기표현을 하기 시작하더라고요. 이번 캠프에서 고개를 돌리다가 그 아이를 우연히 봤는데, 웃는 게 그렇게 예쁜지 처음 알았답니다.” 3일

[나눔의 리더를 찾아서] ⑨ 사진작가 조세현

12년간 이어온 사진 봉사…비영리단체 설립해 나눔 올인 입양아 안은 스타들의 사진전 10년째 열어 소년원생·노숙자 대상 사진 강의하기도 사진으로 자아 찾아 자폐아 치료에 활용 시대 맞춘 교육 필요 다양한 환경서 꿈 키워야 스타 연예인 화보 사진과 신제품 마케팅을 위한 잡지 광고 촬영까지…. 12년 전까지만 해도 조세현(54) 사진작가의 일정은 이렇게 채워졌다. 하지만 요즘 그의 일정표엔 노숙인 사진 교육, 소외 계층 아동 사진 치유 프로그램, 다문화 가족, 입양아를 위한 사진 촬영이 가득 추가됐다. 그는 최근 오랜 꿈을 이뤘다. 2000년부터 시작된 ‘사진을 통한 나눔’을 확산하기 위해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비영리 사단법인을 만든 것이다. 이름은 ‘조세현의 희망프레임’. “할 일만 100가지가 넘는다”며 의욕이 넘치는 조세현 사진작가, 아니 ‘조세현의 희망프레임’ 이사장을 만났다. ―몇년 전 함께 월드비전의 아프리카 케냐 기아 현장을 취재·촬영할 때 동행한 이후 정말 오랜만에 뵙습니다. 당시만 해도 재능 나눔으로 ‘참 좋은 일 하시는구나’ 생각했는데, 아예 비영리 단체까지 설립하면서 제2의 인생을 ‘나눔’에 올인할 줄 몰랐습니다. 계기가 있으셨는지요. “사진을 통해 사회적 약자를 돕기 시작한 게 2000년부터였어요. 대한사회복지회와 함께 입양아를 안은 스타의 모습을 흑백사진으로 담아 사진전(‘천사들의 편지’)을 연 게 올해로 10년째예요. 한 사회복지사의 부탁으로 입양아 백일사진 찍어주던 것이 인연이 돼 시작한 일이죠. 재작년에는 경기도 의왕의 소년원생들을 대상으로 쇠창살 안에서 사진을 강의했어요. 숙제를 내니까 기가 막혀요. ‘나가고 싶다’ ‘반성’ 등의 제목으로 구석에 웅크린 자신의 모습을 찍어와요. 이주 노동자나 서울시의 노숙자

역사·사진 속 인물처럼… 렌즈 통해 ‘세상 보는 눈’ 넓히죠

두산 ‘시간여행자’ 프로그램 아이들 눈높이 맞춘 재미난 역사·사진전 학생 등 70여명 참여 선조들의 삶 탐구하며 현실 극복법 일깨워 카메라 들고 현장답사 사진 촬영기법 배우기도 “옛날 사람들도 과거시험 볼 때 커닝을 했어요. 수염 만지면서 점잖게 치렀을 것 같지만 사실은 훔쳐보기도 하고, 심지어 콧구멍에서 종이를 꺼내서 보기도 했죠.” 신병주 건국대 사학과 교수의 역사특강은 학교와 달랐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재밌는 역사 이야기가 학생들의 눈과 귀를 모았다. 디지털 세대답게 스마트폰으로 메모하는 학생도 눈에 띄었다. “여러분도 공부하느라 피곤하죠? 조선시대 왕도 ‘경연’이라는 과외를 매일 해야 했어요. 왕들도 여러분만큼 피곤했을 거예요.” 강의 내내 현재와 과거의 비교가 이어진다. 아이들은 옛날 생활 모습을 들여다보고, 이를 통해 자신도 되돌아본다. 두산,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가 함께 만드는 청소년 정서 지원 프로그램 ‘시간여행자’가 지난 8월 3일 신병주 교수의 특강으로 여정을 시작했다. 덕성여대 평생교육원 406호에서 열린 첫 수업에서는 무더위 속에서도 참여 학생과 관계자 등 70여명이 함께했다. 방학을 맞아 서울의 아름다운 성곽길을 점령해보라는 조언을 끝으로 수업을 마무리한 신병주 교수는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는 오래됐고, 그런 현장을 쉽게 만날 수 있는 곳이 바로 서울이라는 도시”라며 “알수록 자부심을 느낄 수 있고, 그를 통해 보다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역사교육의 의미를 전했다. 학생들의 수업 소감도 남다르다. “학교 선생님 설명보다 더 귀에 잘 들어왔어요. 특히 프레젠테이션 형식으로 진행하며 사진 같은 것을 곁들여주시니까 지루하지 않더라고요.”(박예은·15·상명사대부속여중3) “한양에 대한 내용은 교과서에도 나오지만,

사진으로 떠나는 역사 공부… ‘시간여행자’ 발대식

“잘 나오면 사진이 아니다. 사진은 자신이 의도하는 대로 나오기가 극히 드물다. 그래서 반복적으로 찍어야 한다. 자기와의 싸움이다. 이 싸움에서 좌절하지 말고 끝까지 좋은 사진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김중만 사진작가의 충고에 청소년 60명이 고개를 끄덕인다. 지난 30일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에서 사회공헌프로그램 ‘시간여행자’ 발대식이 열렸다. ‘시간여행자’는 저소득층 청소년들에게 사진을 매개로 역사와 지역사회, 환경을 돌아보게 하는 두산의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왜 사진일까. 조부관 ㈜두산 상무는 “청소년들에게 당장 물질적 지원을 하는 것보다 스스로 성장하고 자립할 수 있는 정서적 지원에 초점을 맞췄다”며 “세상을 보는 관점을 다양하게 체험하고, 역사와 지역사회 등 주변을 둘러보며 긍정적이고 넓은 세계관을 갖도록 하는 게 목적”이라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두산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직간접적인 지원을 펼치고 있다. 이날 발대식에 참석한 방선규 문화예술국장은 “베네수엘라의 ‘엘시스테마’교육은 단순히 음악을 가르치는 게 아니라 선후배가 함께 모여서 선배가 후배를 가르치고 서로를 알아가는 게 교육의 목표”라며 “이 교육을 통해 창의력과 공동체에 대한 이해를 많이 배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최광주 ㈜두산 사장은 발대식 인사말을 통해 “스스로 자기소개서를 쓰고, 주말에도 먼 거리를 달려와 면접에 참여한 청소년들의 의지와 열정을 간직한다면 프로젝트가 끝난 후 성장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 자문위원으로 참여하는 사진작가 배병우, 김중만씨, 양병이 서울대 명예교수, 무용가 안은미씨, 안대회 성균관대 교수, 신병주 건국대 교수 등도 자리를 함께하며 청소년들을 격려했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저소득가정 청소년 60명은 오는 8월

[Cover Story] 미래 미소(美小) 캠페인④ 난민 아이들의 아픔·긍정적 에너지 함께 담아

미래미소캠페인 지구IN 난민촌 아동사진치료&전시회 ‘지구IN’ 한국 청년 네명 방콕 난민촌 ‘매솟’ 찾아가 아이들에게 사진·그림 가르쳐 그림 속에는 성폭력 등 트라우마의 흔적 담겨 작품 속에는 성장·희망 표현도… “웬 미친놈이 학교 가는 사내애에게 / 황산을 끼얹었다 / 푸른 잎새 넘실거리는 보리밭에서 / 깜부기를 뽑을 때처럼 / 삶은 난감한 것이다.” 시인 이성복은 ‘삶은 난감한 것’이라고 했다. 그 시각 그 자리에 그 아이가 있었고 같은 시각 같은 곳에 미친놈이 황산을 들고 서 있었다. 원인은 있되 이유는 없고 가혹한 결과만 남아 있더라도 삶은 삶이니, 삶은 난감하다. 한 장의 사진을 보고 왠지 이 시를 떠올렸다. 사진 속의 아이는 노란 천을 뒤집어쓴 채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흑백 사진에 오일 파스텔로 색을 칠한 작품 속 아이의 얼굴엔 파스텔의 질감 속으로 파고든 긁힌 자국들이 선명하다. 파스텔은 코를 지웠다. 빨갛게 번진 입술을 살짝 벌린 아이의 입은 이제 막 말을 시작하려 하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을 끝내려는 것 같기도 하다. 아픔과 괴로움의 흔적이 엿보이지만 외부인은 그저 삶이란 난감한 것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방콕의 북서쪽, 버스를 타고 9시간을 가야 도달할 수 있는 ‘매솟’에서 만난 아이라고 했다. 매솟은 므이강을 사이에 두고 미얀마와 국경을 마주한 도시다. 미얀마 정부군의 탄압을 받은 소수민족 중 일부가 정부군의 공격을 피해 므이강을 넘어 매솟에 살림을 차렸다. 민족의 전통적인 가치관을 지키며 살아가고 타국에서 스스로를 보호하려다 보니 난민 커뮤니티가 생겼다. 그러나

“프레임 속 여성 家長은 편견과 싸우는 女戰士”

한부모 여성가장 희망을 담아낸 조선희 작가 아름다운재단 희망가게 100호점 기념 홀로 아이 키우는 여성 애환 담아 “인생은 스스로 개척하라 말하던 어머니 이번 작업 시작한 계기였죠” 사진 속의 그들은 대부분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틀어 올린 머리 위에 예닐곱 개의 가위를 꽂고 짙은 눈매로 바라보고 있는 이는 미용실 사장이다. 장비들이 즐비한 세차장 한가운데 작업복 차림으로 한 손에 물 분사기를 들고 당당히 서 있는 사람은 세차장 사장, 기중기가 작동하고 있는 폐자제 더미 위에 절단기를 들고 서 있는 그는 재활용센터 사장이다. 29명의 사장이 모두 저마다의 도구를 들고 결연한 표정과 몸짓으로 카메라 건너 세상을 똑바로 바라보고 있다. 사진 속 그들은 홀로 아이들을 키우며 가게를 꾸려가고 있는 ‘어머니’사장들이다. “카메라 앞에 난생처음 모델로 서게 된 그분들에게 말했죠. ‘당신을 전사(戰士)라고 생각한다’고. 미용 가위, 족발용 식도, 세탁소 다리미 등은 무기인 셈이라고.” 사진작가 조선희(39·경일대 부교수)가 올 4월 중순부터 최근까지 전국을 돌며 한부모 여성 가장들의 창업 이야기를 사진으로 담아냈다. 그는 “사람의 눈은 다 보는 듯하지만 원하는 것만 보는 반면, 카메라는 있는 그대로를 보여 준다”며, 사진가인 본인의 역할은 사람들이 보지 못한 걸 잡아내는 일이라고 했다. 이번 사진 작업의 대상이었던 그네들에 대해, 조 작가는 “가족을 지키기 위해 세상과, 편견과 싸우는 사람들”이라 정의했다. 굳이 “싸운다”는 표현을 쓰는 이유는 “그 어머니들의 삶이 치열하고, 폭발하는 에너지가 싸움에 준하기 때문”이란다. 인터뷰를 시작하자마자 조 작가는 “나도 한부모가정 어머니의

“10년 후 가장 큰 이슈는 ‘다문화’ 건강한 사회 통합 프로그램 필요해”

한용외 인클로버재단 이사장 기업 사회 공헌과 사회복지 쪽에 깊은 관심을 가지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이름이 ‘한용외’ 전 삼성사회봉사단 사장이었다. 삼성재단과 삼성그룹 전체의 사회 공헌을 총괄했던 사람. 될성부른 사람은 확실히 키워주고 보수적인 삼성 조직문화 속에서도 아니다 싶으면 ‘No’라고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평가였다. 하지만 인터뷰는 녹록하지 않았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얘기할 때 사회 공헌은 ‘책임’이 아니라 ‘재량’이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국민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정당을 위한 정치를 하기 때문에 미래를 내다보는 정책이 나오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무엇보다 인터뷰를 위한 시간 확보가 쉽지 않았다. 사재(私財) 10억원을 기부해 만든 다문화지원재단 인클로버(www.inclover.or.kr) 활동과 사회복지를 주제로 한 박사 논문 집필, 최근 임명된 중앙국립박물관 이사장 역할까지 하느라 시간을 분 단위로 쪼개 쓰고 있었다. 인터뷰는 지난 4일 과천교육문화회관에서 열린 다문화 캠프 현장과 9일 집무실에서 두 번에 걸쳐 진행됐다. 다문화는 인생 2막을 시작하는 한 이사장에게 큰 화두(話頭)로 보였다. ―다문화 지원재단을 만드신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앞으로 5~10년 이후에 우리 사회의 가장 큰 이슈가 무엇일지를 고민해보니 다문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문제를 조직적으로 조사, 연구하고 해결하려는 재단이 필요했지요.” ―정부는 물론이고 기업에서도 다문화 프로그램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의 다문화 프로그램은 한글과 한국 문화를 중심으로 한 주입식 통합 프로그램입니다. ‘한국화’ 작업이라고 할 수 있지요. 이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의 고유성을 인정해줄 때 통합 속도가 더 빠를 거라고 생각합니다. 자국의 책을 읽고 문화를 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통합 프로그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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