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9월 19일(일)

[모두의 칼럼] 비워낸 만큼 채워지는 것들

아주 어렸을 때, 또래 여자 아이들처럼 ‘발레리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게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금세 깨닫고 말았다. 고작 대여섯살 때의 일이니 남들보다 포기와 좌절을 좀 더 일찍 맛본 셈이다. ‘아이돌’이 되는 것도 나의 오랜 꿈이었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모두의 칼럼] 우리 회사엔 왜 여성 리더가 없나요?

지난 6월말, 위커넥트는 변화하는 일의 패러다임에 맞춰 자신만의 커리어를 만들어가고 있는 10명의 여성 스피커를 초대해 경험과 노하우를 나누는 온라인 콘퍼런스 ‘Career Navigation for Women: 계속 일하기 위한 6가지 방법’을 열었다. 이틀간의 콘퍼런스가 끝난 뒤 한 참가자는 “대기업에 다니고 있지만 회사에

[모두의 칼럼] 시민단체가 알아야 할 ‘공증 예외 제도’

코로나19 초기의 충격과 혼돈을 지나 시민사회도 웨비나, 온라인 캠페인 등 활동을 다변화하며 어려움이 심화되고 있는 돌봄, 복지 사각지대를 메우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단체 내부 의결도 대부분 온라인 총회 방식으로 진행하는데 지역 회원 등 회원 참여가 더욱 확대되는 계기가 되기도

[모두의 칼럼] 한국서 50년 살았어도 ‘장애인 등록’ 안 해주는 정부

A씨는 중증 지적 장애인이다. 나이는 50대 초반으로, 한국에서 태어나 한국에서 계속 생활하였다. 현재 시설에서 머물고 있는데 조만간 그가 지내는 시설이 폐쇄될 예정이다. 이 경우 다른 시설로 옮겨갈 수도 있고, 시설에서 독립해 생활할 수도 있다. A씨는 식사 및 이동을 혼자서 할

[모두의 칼럼] 채용에 진심이세요?

채용 플랫폼을 운영하다 보니 조직을 운영하는 대표님들을 만날 때마다 듣는 단골 질문이 있다. “OOO(직무명) 인재풀 좀 있으세요? 요즘 사람 뽑기 정말 어렵네요.” 대표님들의 고민을 좀 더 자세히 들어보면 이렇다. 채용공고를 낸 지 한참 지났는데도 아무도 지원을 안 하거나, 겨우 한두

[모두의 칼럼] 내 휠체어 건들지 마라

세상엔 특정 집단에 속해 있기 때문에 드는 비용들이 있다. 여자는 생리대, 남자는 면도기, 학생에겐 교복 등이 여기에 속한다. 장애인에게는 장애 비용이 있다. 장애 비용은 크게 세 부류로 나뉜다. 휠체어·보청기 등 보조기구 비용, 병원 외래·입원·약 처방 등의 의료 비용, 마지막으로 생활

[모두의 칼럼] 삼성家의 상속세와 사회 환원 ‘새로운 기부 문화’ 신호탄 되려면

세계 최고의 상속세 12조원. 지난 29일 발표된 이건희 회장의 상속세다. ‘정직하게 국민이 납득할 세금을 내야 한다’는 이 회장의 신념대로 유족들은 담담히 세금 납부와 사회 환원 결정을 발표했다. 우리 정부 3년치(2017~2019년) 상속세 수입(10조6000억원)보다 많은 돈이 한 번에 세수로 확보되니 정부 입장에서는

[모두의 칼럼] 내겐 너무나 먼 고등학교

내년이면 고등학교 1학년이 된다. 서울은 고교 평준화 지역이기 때문에 내 친구들은 가고 싶은 고등학교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추첨을 기다리고 있다. 장애가 있는 나는 입학이 1년이나 남았는데도 벌써 고등학교 답사를 다니고 학교에 입학 문의를 해야 한다. 근 몇 개월간 주변 고등학교들을 돌아보며

[모두의 칼럼] MZ세대 ‘엄빠’가 온다

MZ세대에게 워라밸은 그저 ‘노야근’이나 ‘칼퇴근’의 의미가 아니다. MZ세대가 워라밸을 중시하게 된 데는 한 회사에 자신의 미래를 걸 수 없다고 믿는 불확실성 속에서 퇴근 이후 언제든 다른 직장과 직업으로 옮길 수 있는 실력과 브랜드를 쌓으며 스스로 안전망을 만들려는 욕구가 숨겨져 있다.

[모두의 칼럼] 세상을 바꾸는 소비자의 힘

우리나라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은 90년대 중반부터 본격화되었다. ‘생산자는 소비자에게 안전한 먹을거리를, 소비자는 생산자의 지속가능한 생산을’ 책임지는 도농 상생의 직거래 사업이 출발한 것이다. 친환경 농업을 지지하며 수도권에 집중되었던 생협은 2000년대 들어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면서 전국으로 확대되었다. 일상의 먹거리에 든 첨가물이

[모두의 칼럼] 법무부의 난민법 개정안, 피해자 양산이 우려된다

이 칼럼에 이름을 올리는 것이 과분하다는 생각을 가끔 한다. 마땅히 목소리를 내야 할 사람들의 기회를 변호사 자격증이 있다는 이유로 가로채는 것은 아닐까. 우리 사회에서 권리를 침해당한 소수자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낼 공간은 제한적이다. 특히 난민신청자들의 목소리가 일반 대중에 닿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모두의 칼럼] 내가 걷지 않기로 결심한 이유

휠체어를 타고 다니는 나에게 비장애인들이 덕담 혹은 격려라며 하는 말이 있다. “네가 빨리 걸을 수 있는 날이 오면 좋겠다.” 어릴 땐 그저 감사하다고 대답했지만 점점 커가며 이 말에 대한 반감이 들었다. 지난 몇 년간의 생각과 방황 끝에 나 스스로 결정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