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 한끼 급식과 길거리 학교가 꿈을 꿀 수 있게 해줘 시집갈 때 지참금 필요해 여자아이가 태어나면 부모들은 저주라고 생각… 성감별·낙태 성행하고 태어나자마자 죽이기도 해 쓰레기 마을 앞 공터… 길거리 학교에서의 공부가 가난 탈출의 유일한 수단 기자(記者)의 숙명은 모르고 살 수도 있는, 보지 않아도 될 현장을 간접적이나마 겪어 내고 기록하는 것이다. 아프리카, 아시아 지역을 두 달여 취재하며 늘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던 화두(話頭)가 바로 이것이었다. 신이 있다면, 내게 이런 현장들을 보게 하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긴 취재의 마지막 일정인 인도를 향하며,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찾고 있었다. 인도의 가난한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 달려온 길. 델리 공항의 출입구를 벗어나자, 훅 하는 열기가 온몸을 감쌌다. 퀴퀴한 냄새와 쉴 새 없이 들리는 자동차 경적 소리, 사람들의 싸우듯 시끄러운 목소리가 인도를 실감나게 했다. 10년 전 인도의 한 성냥 공장에서 만났던 라나가 떠올랐다. 12살의 라나는 갓 태어난 동생을 등에 업고 흙바닥에 앉아 성냥을 만들고 있었다. 황 냄새로 숨을 쉬는 것조차 어려운 곳에서 아이는 하루 12시간씩 일한다고 했다. 또 얼마나 많은 라나를 만나게 될까. 복잡한 생각이 들었다. 마중을 나온 기아대책 김바울 기아봉사단원을 따라, 무슬림 빈민들이 모여 사는 니잠무딘 지역의 모하바트 학교를 찾았다. 20평 남짓한 작은 공간에 50명 가까운 아이들이 모여 함께 노래를 부르고 책을 읽고 있었다. 40도가 넘는 기온에 땀이 비 오듯 쏟아졌다. 작은 공간에 많은 사람이 함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