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의재발견
기부 좀 해본 MZ세대에게 물었다 “기부의 미래는?”

더나은미래×굿네이버스 공동기획[2021 기부의 재발견]④MZ가 말하는 기부의 미래 <끝> 올 초 래퍼 이영지(19)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휴대전화 케이스를 팔고 수익금 2억4000만원을 기부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 두기 메시지를 담아 직접 제작한 케이스였다. ‘기왕 팔 거면 기부하자. 수익금 전액 기부 간다. 살 사람들만 사셈.’ 판매를 알리는 짧은 공지 글이 올라오자 10대와 20대가 몰려들었다. 판매 시작 15분 만에 주문이 1000건을 돌파했고, 총 1만3000건 이상의 판매를 기록했다. 이영지는 판매 종료를 알리면서 “나 1원도 안 가져가지만 행복하다”고 말했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발표한 ‘2021 기부 트렌드’에 따르면, 지난해 20대의 기부액 증가율은 전년 대비 23.8% 상승해 전 세대 가운데 가장 큰 증가세를 보였다. 직관적이고 재미를 추구하며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MZ세대(1980년대 초반부터 1990년대 중반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부터 2000년대 중반에 태어난 ‘Z세대’를 합친 말). 이들이 생각하는 기부는 어떤 모습일까. 지난 26~27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굿네이버스는 기부 경험을 가진 대학생 5명을 대상으로 ‘MZ가 생각하는 기부의 미래’를 묻는 FGI(Focus Group Interview)를 가졌다.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그룹 채팅과 전화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기부는 소비다 ―MZ세대는 기부를 소비처럼 생각하는 것 같다. 소비를 통해 신념이나 가치관을 표출하는 ‘미닝아웃(Meaning out)’의 범주에 기부도 포함되는 셈이다. 대가성이 없어야 하는 기부를 소비처럼 여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남형곤=기부한 금액의 가치만큼 무언가 돌아와야 한다는 건 아니다. 만족감이 중요하기 때문에 굿즈를 제공하는 기부 캠페인이 상대적으로 인기가 있는 건 사실이다 작은 굿즈 하나라도 남으면 좋은 일 했다는 생각이 계속 떠오르니까. 신호철=기부와 소비의 경계를 딱 구분할 순 없기 때문 아닐까? 기부도 소비처럼

여론은 모금단체 불신하고, 기부자는 모금단체 신뢰한다

더나은미래×굿네이버스 공동기획[2021 기부의 재발견]③기부에 관한 오해와 진실 비영리단체는 칭찬보다 매 맞는 일이 익숙하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비영리단체를 비난하는 글이 올라오면 기다렸다는 듯 분노의 댓글이 수백 건씩 달린다. 비영리 투명성 논란이 일 때마다 관련 뉴스에 달리는 댓글 의견 역시 비난 일색이다. 비영리단체를 향한 대중의 불신 속에서도 국내 모금 총액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국세청의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국내 개인 기부금은 2011년 7조1000억원에서 2015년 7조9000억원, 2019년 9조2000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차가운 여론과 매년 경신되는 기부 총액의 온도 차.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대중이 모금 단체를 미워하고 신뢰하지 않는다면 왜 매년 모금액은 느는 걸까. 인터넷을 통해 확산하는 모금 단체에 대한 부정 여론은 실제 대중의 인식과 얼마나 일치할까. 더나은미래와 굿네이버스는 지난 12일 SM C&C 설문조사 플랫폼 ‘틸리언 프로’에 의뢰해 모금 단체와 기부에 대한 대중의 인식을 조사했다. 조사에는 국내 성인 남녀 1040명이 응답했다. 10명 중 7명, 비영리단체 연봉 실제보다 높게 인식 ‘인건비나 운영비는 최소화하고 모금액 대부분을 현장으로 보내야 한다’는 것은 모금 단체들이 가장 많이 듣는 비난 가운데 하나다. 그렇다면 대중은 ‘적정 운영비’를 어느 정도로 생각하고 있을까. 더나은미래는 이번 설문에서 ‘비영리단체가 모금액의 몇 퍼센트를 운영비로 쓰는 게 적당하다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그 결과 모금액의 ‘20~30%’가 적당하다고 답한 응답자가 27.2%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이어 ‘10~20%’(26.9%) ‘10% 미만’(21.1%) ‘30~40%’(12.2%) ‘40~50%’(6.6%) 순이었다. 모금액 절반 이상을 운영비로 써도 무방하다고 답한 비율은 6.0%였다. 기부금품법 13조에 따르면

절실한 사례마저 ‘감성 팔이’ 비난 안타까워… 모금단체의 속사정

더나은미래×굿네이버스 공동기획[2021 기부의 재발견] ②’빈곤 포르노’를 휴지통에 버리시겠습니까? 매년 하반기에 접어들면 비영리 모금단체를 둘러싼 묵은 논란이 고개를 든다. 오가는 이야기는 늘 같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한 장의 모금 캠페인 사진이 올라오면 비난의 댓글이 줄줄이 달린다. “모금단체가 가난한 지역 아이들의 비참한 모습을 노출하는 감성 팔이 안 했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글에 “그 광고 볼 때마다 눈살 찌푸린다” “전문 배우도 있다는데 안 믿는다” 같은 댓글이 붙었다. 더나은미래는 해마다 반복되는 이른바 ‘빈곤 포르노(Poverty Pornography)’ 논란을 둘러싼 모금단체의 속사정을 들여다봤다. 빈곤 포르노의 정의는 학자들마다 조금씩 의견이 엇갈리지만 대체로 ‘빈곤 실태를 전달하는 것을 넘어 가난을 소품처럼 활용해 자극적으로 연출하거나 조작해 모금하는 것’을 가리킨다. 모금 활동가들은 “사회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문제 현상에 대한 인식과 직시가 필요하다”면서 “당장 지원이 절실한 사례를 사실 왜곡 없이 전달하는 캠페인마저 ‘포르노’라고 표현하는 것은 모금과 지원 활동을 크게 위축시킨다”며 현실적인 고민을 털어놨다. 조작과 현실은 구분해야 빈곤 포르노라는 개념은 1980년대에 생겨났다. 국제적으로 자선 모금 캠페인이 급증한 시기다. 당시에는 아프리카 아동의 기아 실태를 고발하는 캠페인이 대부분이었다. 깡마른 아이들이 힘없이 누워 있거나 파리 떼가 온몸에 붙어 있는 사진과 영상들이 대중에게 충격을 줬다. 캠페인 하나로 수억 달러를 모금할 정도였다. 시간이 흐르면서 아동 인권과 초상권 문제가 수면 위로 오르면서 자극적인 모금 콘텐츠는 점차 줄었다. 개도국의 절대 빈곤 상황이 그만큼 개선됐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일부 모금단체에서 상황을 조작해 연출한 콘텐츠를

“밤낮 없는 기획 회의… 하나의 모금 캠페인이 만들어지기까지”

더나은미래×굿네이버스 공동기획[2021 기부의 재발견]①모금이 탄생하는 시간 코로나19 확산에도 지난해 기부금 총액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기부금으로 우리 사회의 어려운 곳을 돌보는 비영리 단체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올해 설립 30주년을 맞은 토종 NGO 굿네이버스와 비영리 섹터 이슈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조선일보 더나은미래가 기부 문화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보는 ‘2021 기부의 재발견’ 연재를 시작한다. 모금 현장에서 벌어지는 도전과 위기, 변화 등을 통해 기부자와 NGO가 함께 고민해야 할 지점을 4회에 걸쳐 소개한다. ㅡ편집자 시작은 온라인상에 올라온 한 초등학생의 사연이었다. 한부모 가정인 A양은 어느 날 월경이 시작됐을 때 도움을 청할 곳이 없었다. 집안 형편이 어렵다는 걸 모르지 않았다. 아버지에게 생리대를 사 달라는 말을 하지 못했고, 고민 끝에 신발 깔창으로 생리대를 대신했다. 지난 2016년 5월 전국적으로 화제가 된 ‘깔창 생리대’ 사건이다. 안타까운 사연은 A양만의 이야기가 아니었다. 전국 곳곳에서 비슷한 사례가 발굴됐고 국민적 관심이 쏠렸다. 이에 굿네이버스는 이슈 발생 5개월째 되던 2016년 10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국내 여아의 월경권 지원을 위한 모금 캠페인 ‘소녀야, 너는 반짝이는 별’(이하 소녀별)을 시작했다. 사업 첫해인 2017년에 3980명을 지원했고 지난해까지 누적 수혜 아동은 2만2000여 명에 이른다. 올해 6년째 지속되는 모금 캠페인이 만들어지기까지의 과정을 듣기 위해 굿네이버스의 사업·모금 실무진 4명과 지난 8일 마주 앉았다. “이슈 좇아가는 캠페인, 지속 가능하지 않다” 모든 모금 캠페인의 밑바탕에는 ‘사회복지실천과정’이라고 불리는 일련의 프로세스가 있다. 현장의 사회복지 전문가들이 지원 사업을 진행할 때

“모금 캠페인의 성공, 치밀한 사전 기획에 달렸다”

[ 인터뷰 ] 황성주 굿네이버스 나눔마케팅본부장 “모금 캠페인의 성공은 사전에 얼마나 치밀하게 기획하고 설계했는지에 달렸습니다.” 황성주 굿네이버스 나눔마케팅본부장은 지난 8일 서울 영등포구 굿네이버스 본부에서 만난 자리에서 좋은 모금 캠페인을 만드는 비결로 사전 기획을 꼽았다. 지난 2016년 생리대 살 돈이 없어 운동화 깔창을 썼다는 이른바 ‘깔창 생리대’ 문제가 사회 이슈로 떠오르면서 모금 캠페인도 우후죽순 생겼다. 5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 황 본부장은 “단순 물품 지원을 위한 모금으로는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면서 “굿네이버스는 당시 여아의 건강권에 대한 위생교육과 심리·정서적인 부분까지 포괄한 통합 서비스를 설계하고 이를 5년째 지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좋은 모금 캠페인이란 뭘까요. “단순히 돈을 모으는 ‘펀드레이징(fund raising)’이 아니라 사회문제 해결에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이슈레이징(issue raising)’이 돼야 해요. NGO가 기금을 모으는 목적은 어떤 사회적인 이슈, 그중에서도 문제 해결이 가능한 사안에 뛰어들기 위함이니까요.” ―캠페인 주제는 어떤 기준으로 선정하나요. “크게 두 가지입니다. 먼저 긴급 지원입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이나 자연재해로 인해 갑작스럽게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죠. 당장 수술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한 아동을 지원할 때도 마찬가지죠. 시간이 없으니까요. 또 하나는 고유 목적 사업에 부합하는 사회적 요구를 살피고 이슈를 발굴하는 겁니다. 최대한 많은 수혜자를 도울 수 있도록요. 과거 아동 학대 이슈처럼 사회적으로 만연한 문제에 지원 체계가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을 때 기획 과정을 거쳐 캠페인으로 만듭니다. 모금은 기부자와 함께 문제의 심각성을 공유하고 협력해나가는 과정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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