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영리단체들의 메카로 변신한 서촌에 가다 환경운동연합-아띠인력거 ‘미세먼지 캠페인’ 품애-네트워크 고리, 지역주민 위한 사업 등 주변에 NGO 많아 단체 홍보·협업 쉬워 관광객 늘어나며 모금·기부 증가… 임대료 상승에 원주민 이탈 우려도 인왕산 자락 아래로 옹기종기 모인 한옥집, 지붕 사이로 뒤엉킨 전깃줄, 좁은 골목길의 아기자기한 카페와 공방들…. 통인동·옥인동·필운동 등 경복궁의 서쪽에 있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마을, 서촌(西村) 풍경이다. 과거와 현재가 어우러진 이 마을에 언젠가부터 비영리단체 사옥이 하나 둘 둥지를 틀기 시작했다. 유니세프·아름다운재단·푸르메재단 등 유명 단체부터 이제 막 문을 연 국제구호·예술단체까지, 어느덧 수십 개의 공익단체가 골목마다 눈에 띌 정도다. 비영리 조직의 메카로 떠오른 서촌. 이유가 뭘까. “느린 호흡으로 보면, 이곳의 역사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지난 3일 만난 백시영 아띠인력거(지도 14) 공동대표는 건물 모퉁이를 돌 때마다 서촌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쉴 새 없이 풀어냈다. 시인 서정주가 머물면서 문학 동인지 ‘시인부락’을 탄생시킨 보안여관, 국내 최초 청각장애인 특수교육기관인 국립서울농학교, 영화 ‘효자동 이발사’의 소재가 된 형제이발관 등 골목마다 역사의 숨결이 묻어있었다. 오르막길을 따라 인력거를 끌던 백 공동대표는 “우리 동네의 역사적, 문화적 가치를 알리고 싶었다”면서 흘러내리는 땀을 연신 닦았다. 아띠인력거는 삼륜자전거로 서촌과 북촌 투어 및 해설을 진행(1시간에 2만5000원)하는 사회적기업으로, 2012년 설립됐다. 그는 “우리처럼 관광 및 교육적 콘텐츠를 활용하기 위해 이곳에 자리 잡은 단체들이 많다”고 소개했다. 아름지기재단(지도 12)은 2013년 북촌에서 서촌으로 사옥을 옮겼다. 전통문화의 보존 및 현대화 교육 사업을 진행하는 단체 성격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