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난 1년 10개월 동안 13명 줄퇴사… ‘아쇼카’에 무슨 일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쇼카 퇴사자 9명 만나 보니 “브랜드가 워낙 좋다보니 돈도, 열정 넘치는 청년들도 온다. 그런데 지금의 조직 구조에선 건강하게 성장하기가 힘들다. 들어간 돈도 제대로 쓰이기 어렵다.” 지난 2월 말, 비영리·소셜섹터 내 몇몇 종사자로부터 더나은미래로 제보가 들어왔다. 아쇼카 한국 내부가 시끄럽다는 것. ‘조직 이슈’를 앓는 건 한두 곳의 일은 아니다. 그러나 ‘아쇼카’는 비영리·소셜섹터 영역에서 상징적인 존재다. 1978년 빌 드레이튼이 설립한 아쇼카는 40여 년간 사회적기업가를 지원한 글로벌 비영리 조직이다. 2013년 한국에서의 데뷔도 큰 주목을 받았다. 현대해상과 현대백화점이 창립 파트너로 총 30억원을 보탰고, 2016년에는 김범수 카카오 의장으로부터 1만주씩 3년, 약 30억원의 ‘통 큰’ 기부도 받았다. 올해로 5년차 신생 조직의 업력과 규모 대비 큰 액수의 기부금이다. 현재 아쇼카에 근무하는 직원도 총 9명으로, 10인 미만의 작은 조직이다(인턴 제외). 그러나 지난 2016년 중순부터 지금까지 13명의 직원들이 아쇼카를 떠났다. 아쇼카 내부에 무슨일이 있었던 걸까. 더나은미래는 두 달에 걸쳐 아쇼카를 그만둔 퇴사자 9명을 심층 인터뷰했다. 이들은 “애정하고 선망했던 아쇼카, 이대로는 안된다”면서 어렵게 입을 열었다. 더나은미래는 퇴사자 9명의 이야기를 종합해 아쇼카 한국의 내부 구조를 짚었다. ◇’아쇼카 핏(fit)’, 6개월 단기계약? 아쇼카 내부가 삐걱거리기 시작한 건 2016년. 김범수 의장이 기부한 카카오 주식 1만주가 들어오면서부터다. 새롭게 들어온 8억원은 기부자의 요청에 따라 ‘교육 분야’에 써야했다. 이전과는 다른 프로그램이 필요했고, 인력도 충원해야 했다. 급작스레 규모가 커진 만큼 대표의 리더십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재혁 교수의 CSR 전략-⑧] 한국 중소기업형 CSR 지표 개발과 활용 방안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IGI가 발표한 ‘2017 아시아 CSR랭킹’에서 나타난 가장 큰 특징은 평가대상이 된 한국 기업들 대부분의 CSR지표가 개선됐다는 점이다. 평균 점수(56.6점)는 작년(43.8점)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한 반면, 표준편차(21.4점)에 있어서는 작년(22.2점)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하위 10위권에 포함된 기업들(평균 19.9점; 표준편차 3.6점)은 전반적인 CSR활동이 아직 체계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다는 것이 드러났다.   또한 CSR커뮤니케이션 활동이 부족한 한국 기업들의 특징도 나타났다. ‘지역사회 발전’과 ‘노동 관행’ 항목 등에서는 일본과 중국에 비해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소비자 보호’ 항목에서는 일본보다 낮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한국 기업의 CSR 담당자를 만났을 때 느끼는 점은 해당 기업의 CEO가 매우 ‘겸손’하다는 것이다. 즉 “우리 회사가 CSR 활동을 착실히 하면 되지 굳이 외부에 알릴 필요가 있느냐”는 CEO의 뜻에 따라 이해관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에 적극적이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보이지 않는 손’이 CSR 활동을 할 뿐만 아니라, 왼손이 하는 CSR 활동을 오른손도 모르게 하려는 의지가 엿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 회사의 CSR활동을 이해관계자에게 알리는 것은 선택이 아닌 의무다. 소비자가 제품을 구매할 때 뿐만 아니라, 투자자가 투자할만한 기업을 선택할 때, 구직자가 일하고 싶은 기업을 결정할 때, 협력업체가 상생의 파트너를 판단할 때 절실히 요구되는 것이, 바로 해당 기업의 CSR활동 현황이기 때문이다.    개별 기업의 CSR활동을 가장 객관적으로 유추할 수 있는 근거가 지속가능보고서다. 대기업의 경우, 관련 보고서의 발간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중소기업의 경우, 보고서 작성을 위한 내부 전문

실버 택배원 4인의 하루, 지하철 노인택배원 동행취재

서울시 지하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2,4,5호선) 한 모퉁이로 쇼핑백과 상자 꾸러미를 손에 든 할아버지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각자 가져온 종이 가방과 상자를 지역별로 나눠 어깨에 멨다. 이들은 모두 지하철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만 65세 이상 노인이다. 일명 ‘지하철 노인 택배원’들은 지하철로 간단한 서류, 백화점 상품 등 4~5kg 미만의 경량 물품을 배달한다. 이들의 하루는 어떨까. 지난달 초, 청년기자는 4명의 노인 택배원을 만났다.   ◇지하철 노인택배원들의 24시    김상식(가명)씨는 상자 서너 개가 담긴 접이식 수레를 옆에 두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렸다. 엘리베이터가 금방 오지 않자 높이가 허리춤까지 올라오는 수레를 들고 계단을 내려갔다. 택배일을 한 지 5개월이 됐다는 김씨는 “거리가 멀기 때문에 서둘러야 한다”면서 “꾸물거렸다간 지하철 환승 시간을 못 맞춘다”고 말했다. 하나에 1~2kg 무게의 상자를 배달해 김씨가 받는 비용은 건당 3000~5000원. “손수레를 써도 상자가 무겁고 백화점이 멀어서 하루에 3, 4개 밖에 못 해.” 하루에 4건 정도 배달을 한 뒤, 수수료를 업체에 떼주고 김씨가 받는 돈은 만원 남짓에 불과하다. 같은 회사에 속한 70대 정필두(가명)씨와 서민구(가명)씨는 일을 시작한 지 벌써 10년이 넘었다. 둘은 주로 서울에 있는 백화점으로 배달을 간다. 서울 내에서 건당 배송료는 2000원이지만 수수료 30%를 제하면 이들이 받는 돈은 무게와 상관없이 건당 1400원이다. 매일 14건 정도를 배달하는 정씨는 아침 10시부터 8시간 동안 배달을 한다. “정년퇴직하고 10년 전부터 이 일을 시작했어. 그때는 지금만큼 지하철 택배 업체가 많지 않았는데, 요즘은 업체 간

마음이 아픈 어른 4명 중 1명, 문턱 높은 종합심리검사

어른 4명 중 한 명이 마음이 아픈 시대다.  한국 성인 가운데 연간 470만명의 정신질환 경험자가 발생하고 있으며, 우울장애(우울증)를 앓는 사람은 연간 61만명(일년유병률 1.5%)으로 나타났다(2016년도 정신질환실태 역학조사). 특히 20대 우울증의 증가율이 심상치 않다. 지난달 22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대 우울증 환자는 2012년 5만2793명에서 2016년 6만4497명으로 22.2%나 늘었다. 60대 이상 증가율(20%)보다 높다. 같은 기간 10대, 40~50대는 줄었고 30대(1.6%)는 약간 늘었다.  대학생 B씨는 최근 우울증이라는 사실을 알았다. 평소 학과 성적도 우수하고, 친구도 많은 활발한 성격이라 주변 친구들도 B씨가 우울증이라곤 상상도 못했다. 그런데 B씨는 임상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심리학 연구실에서 우연히 설문에 참여했다가 우울증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게됐다. 심리학 교수가 B씨의 설문결과를 보고 상태가 심상찮음을 인지해 그에게 무료로 ‘종합심리검사(Full-Battery)’를 진행해줬기 때문. 그는 이후에 검사 비용을 알고 난 후, 깜짝 놀랐다. 검사비가 한 달 생활비에 육박하는 돈이었다. ◇접근성 떨어지는 고가의 종합심리검사비    종합심리검사는 우울증을 진단하기 위한 첫번째 관문이다. 환자의 정신 및 심리 상태를 확인하고, 그에 맞는 상담방법을 처방하기 위한 절차다. 마음의 종합검진과 같은 셈이다. 우울증뿐만 아니라 발달장애, 발달지연을 앓고 있는 경우에도 종합심리검사를 받는다. 종합심리검사에는 BGT, 로샤검사(Rorschach), MMPI, SCT, 그림검사, 지능검사 등 다양한 검사 항목들이 있다. 상담과 달리 환자의 심리를 객관적인 데이터로 진단하는 검사다.  검사시간은 기본 4~5시간, 비용은 30~50만원 선. B씨와 같이 직장이 없는 20대 대학생에겐 더 큰 부담이다. B씨는 “교수님이 무료로 검사를 진행해주지 않으셨다면 내 마음 상태를

10번째 개헌, 시민의 ‘열망’을 담다

시민과 함께 개헌의 장을 만드는 시민단체 ‘바꿈’   “이번 개헌만큼은 국민 모두가 의견을 개진하고 반영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지난 11월 11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민주주의 UP! 2017 정치페스티벌’ 사회자 김제동은 말했다. 547개 시민·노동단체로 구성된 ‘정치개혁 공동행동’과 ‘국민주도 헌법개정 전국 네트워크’는 광장 곳곳에 환경, 먹거리, 성 평등, 국민소환제, 장애인 참정권 등 주제별로 40여개의 부스를 설치했다. 부스마다 전하는 이야기는 달랐지만, 개헌을 위한 자유로운 논의가 여기저기서 이어졌다.  우리나라엔 역대 9번의 개헌이 있었지만, 시민의 손으로 직접 만든 헌법은 없었다. 현재 10번째 개헌에 관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건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를 통해서다. 하지만 이를 시민이 보다 쉽게 알고 자신의 의견을 담을 수 있게 하는 노력은 부족하다. 시민이 함께 하는 개헌의 장을 만드는 시민단체 ‘바꿈! 세상을 바꾸는 꿈’(이하 바꿈)과 ‘참여연대’ 등 여러 시민단체가 직접 거리에 나와 시민들을 만나는 이유다.     ◇시민이 헌법과 친해질 수 있도록   “개헌이라는 주제를 시민들의 삶 속으로 끌어오고 싶었어요.” (홍명근 바꿈 간사) 바꿈은 시민들이 헌법을 좀더 가깝게 느끼도록 노력하는 시민단체다. 2015년 7월 창립해 2020년까지 딱 5년 동안 진행되는 프로젝트 단체다. 백승헌 전(前) 민변 회장과 박순성 동국대 교수(북한학)가 이사장으로 있다. 바꿈은 개헌의 큰 틀안에서 나오는 사회 이슈를 시민들로 하여금 직접 논의할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하고 있다. 홍명근 간사는 “헌법은 어렵지만 꾸준히 의견을 나누다 보면 새로운 방향과 내용이 나올 수 있다”며 “헌법에 대해 자유롭게

푸드마켓의 모든 것, 마포 푸드마켓 1, 2호점 일일 동행 르뽀

“파트타임으로 조금 버는데 그걸로 한 달을 살아요. 푸드마켓에 들러서 이것저것 들고 나오면, 2주 동안은 시장을 안 가도 돼요.” 푸드마켓을 이용하고 나오던 임씨 할머니의 말이다. 푸드마켓이란 식품을 기부받아 어려운 이웃과 함께 나누는 사랑의 나눔장터로, 식품 지원이 필요한 저소득층이 직접 매장에 방문해 원하는 식품을 선택하는 이용자 중심의 상설 무료마켓이다. 서울시 마포구의 푸드마켓 1호점은 구세군이, 2호점은 마포구 사회복지협의회에서 운영하고 있다. 회원들은 한 달에 한 번씩 방문 가능하고 물품 가격은 2만5000원과 동시에 개수는 5개로 제한된다. 대기업, 자영업자, 교회 등에서 활발히 기부를 받고 있다. “직접적으로 생활에 도움이 되는 기부는 많지 않은데, 푸드마켓의 경우 혜택을 받고 있다는 것이 몸소 느껴져서 정말 좋아요.”  자식은 있지만 거의 왕래가 없어 홀로 지내는 임씨 할머니는 파트타임을 통해 겨우 한 달을 살아간다. 임씨 할머니는 인터뷰 도중 연신 “정말 고맙고 도움이 많이 된다”란 말을 되풀이했다. 푸드마켓 설립취지는 무엇일까. 푸드마켓 2호점 이재영 소장은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과 어디에 기부를 해야 할지 모르는 기업들을 중간 입장에서 연계시켜주자는 것으로, 점점 사회복지 문화로 정착되게 하려 한다”고 말했다. “대기업들과 자영업자들, 그리고 교회로부터 기부를 받습니다. 구와 사회복지협의회에서 운영비를 받고 바자회를 열어서 얻은 수익금도 부족한 물품을 구매하는데 씁니다.” 그렇다면 혜택을 받는 회원들은 어떻게 선정하는 것일까. 이 소장은 “회원 선정은 차상위계층, 독거노인 혹은 한부모가정 등 주위의 어려운 이웃들을 대상으로 한다”며 “총 회원이 1200명 정도 되는데, 하루 평균 70~80명의 회원들이 푸드마켓을 찾는다”고 말했다.

“치열했던 6개월… ‘공익 DNA’ 사회 곳곳에 심을게요”

청세담 8기 수료식   “제게 많은 성장이 있었으리라 믿습니다. 더나은미래 청년 기자라는 직함을 갖고 많은 사람을 만나 배울 수 있었음에 감사합니다.”(정빛나·청세담 8기 최우수상) 지난 15일, 광화문 현대해상 사옥 10층 대회의실에서 ‘청년, 세상을 담다(이하 청세담)’ 8기 수료식이 열렸다. 청세담은 2014년부터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현대해상이 국내 최초로 영리와 비영리 분야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갖춘 ‘소셜에디터(공익 전문 저널리스트)’를 양성하기 위해 마련한 과정이다. 지금까지 졸업생 240여 명을 배출, 언론사를 포함한 우리 사회 다양한 분야에 ‘공익 DNA’를 퍼뜨렸다.  3대1에 육박하는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24명 8기 청년 기자들은 6개월 동안 다양한 커리큘럼을 통해 성장했다. 사회공헌·국제구호개발 등 전문가들의 공익 강의, ‘셜록’ ‘닷페이스’ 등 뉴미디어와 저널리즘 강의, 청년 혁신가와의 만남 등이 숨 가쁘게 이어졌다. 현직 기자들과의 멘토링을 밑바탕으로 다양한 공익 현장도 취재했다. ‘무연고자를 위한 공영 장례제’ ‘8개 은행 청각장애인 ARS 인증 현황’ ‘인도적 체류 중인 예민 난민가정 르포’ 등 청년 기자 특유의 톡톡 튀는 아이템과 기사들이 쏟아졌다. 청세담 과정을 통한 취업 사례도 속속 나왔다. 실제 수료생의 60% 이상이 조선일보, KBS, JTBC, 연합뉴스, AP통신 등 언론사를 비롯해 대기업, 정당, 소셜벤처 등 영리와 비영리를 넘나들며 사회 곳곳에 진출했다. 이날 수료식에서 김영식 사단법인 서울사회적경제네트워크 사무국장은 “공익에 대한 관심과 뜻을 가지고 24주간 함께한 청년들에게 앞으로 여러 기회가 주어질 것”이라며 “앞으로 언론인으로서 사회적 경제 및 사회 혁신 분야를 활성화하고 비판도 해달라”고 조언했다.

학생들이 새로 쓰는 동화책, ‘청춘누리’ 농산어촌 진로 체험 현장

우리가 알고있던 기존의 동화와는 그 내용이 사뭇 다르다. 흥부는 영화 제작자가 되어 투자자를 찾아다니기도 하고, 피노키오의 거짓말은 최첨단 거짓말 탐지기로 금세 밝혀지고 만다. 이는 모두 지난달 6일, 충북 진천의 이월중학교 1학년 학생들이 작가 체험 시간에 재구성한 이야기이다. ◇교과서 벗어난 창의 체험 교육   씨드콥 사회적 협동조합 ‘청춘누리’의 문장원 대표가 진행하는 농산어촌 진로 체험 버스는 진로 교육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은 지역의 학생들을 찾아가 진로 교육을 제공하는 활동이다. 2015년에 시작해 전국의 40여개 학교를 찾아갔고, 2000여명의 학생들을 만났다. 글 쓰는 기회가 부족한 아이들이 창의력이 필요한 작가라는 직업을 체험해보고, 릴레이 웹툰과 글쓰기를 통해 타인을 이해해 볼 수 있도록 마련된 프로그램이다.   이날 작가 체험에 참여한 학생 26명은 창의력을 발휘해 익숙한 동화책을 새롭게 만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동화 속 등장인물의 직업과 성격 나이를 새로 정하고, 조별로 앉아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을 한 장씩 쓰고 옆으로 동화책을 돌려가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완성시켰다. 무작정 이야기를 새로 쓰라고 하면 학생들이 어려워 할까봐, 문장원 대표는 프로그램 중간에 색다른 요소를 가미했다. 글을 쓰기 전에 그림카드를 무작위로 한 장씩 뽑고, 자신이 뽑은 그림카드를 책에 붙인다. 그림카드에는 풍경, 동물, 마이크, 영화필름 등을 비롯한 여러 사물이 그려져 있고, 학생들은 그림을 바탕으로 다음 이야기를 적어 나간다. 제목부터 결말까지 학생들의 손으로 재탄생된 이야기는 우리가 알고있던 동화가 맞나 싶을 정도로 줄거리가 뒤바뀌었다. 자신이 생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됐기 때문일까. 친구들이 새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동 인권 다룬다는 한국 유니세프, 리더의 인권 지수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난 22일, 이호균 아동행복포럼, 홍성수 숙명여대 교수(서울시 인권위원) 등 6명의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아동친화도시 심사위원은 공문을 보내, “유니세프 내 인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심의를 진행할 수 없어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자정 노력을 촉구했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한국 유니세프)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최근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유니세프 고위간부 S씨의 “영어하는 게 동두천 미군 접대부 같다” “허리가 가늘어서 애나 낳겠느냐” 등 성희롱 발언 의혹에 대해 내부 조사위원회는 무혐의 결론을 냈으며, 문제제기한 팀장은 해고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니세프측은 “확인되지 않은 의혹보도로 후원자 이탈 등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어 해당 매체에 언론중재위 조정신청을 했다”며 조목조목 반박했다. 지난 13일 더나은미래에도 같은 제보 메일이 도착했다. 비영리 고위간부로서 문제시될만한 S씨의 의혹을 담은 첨부파일 18건도 함께였다. 1300억원의 후원금을 다루는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의 위상을 감안, 더나은미래는 추가 취재를 통해 사건의 쟁점을 되짚어봤다.   ◇쟁점 1. 성희롱 무혐의 결론, 공정했나   유니세프에서 밝힌 성희롱 무혐의 결론 근거는 이렇다. ▲신고인이 당사자가 아닌 제 3자이며 ▲사건 발생 이후 상당 기간이 지난 뒤 신고가 이뤄졌고 ▲사건 발생 직후 피해자 반응에서 특이사항을 발견하기 어려운 점 등이었다. 피해자측 주장은 상반된다. 피해자가 조사위에 보낸 재심청구서에 따르면, “피해 당일 자리로 돌아와 눈물을 쏟았고, 사내변호사는 ‘해당 발언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확인했지만, 고위 간부를 상대로 성희롱 문제제기를 하는 데서 오는 두려움으로 그 즉시 신고하지 못했으며, 다른 직원에게 성희롱 발언을 한 것을

기업 사회공헌과 비영리가 만났을 때

파트너십 통해 임팩트 내는 비결을 묻다   ‘콜렉티브 임팩트(Collective Impact)’. 사회공헌의 새로운 트렌드로 뜨고 있는 키워드다. 기업, 비영리 단체 등 다양한 섹터의 조직이 협력해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는 사회공헌을 말한다. 사회문제가 점차 다양해지고 복잡해지면서, 한 분야의 조직의 참여만으로는 문제해결이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다른 섹터 조직과의 ‘파트너십’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진 조직인 기업과 비영리기관이 협력하고자 할 때, 어떤 부분을 고려해야 할까. 현재 기업에서 사회공헌을 직접 담당하고 있는 김미화 kt 지속가능경영센터 차장, 나영훈 포스코 사회공헌그룹 팀장과 자원봉사센터에서 기업자원봉사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김보연 서초구 자원봉사센터 공감실천팀 실무자에게 그 비결을 들어봤다.   ◇“프로그램 특성 살리고, 공통의 어젠다를 설정해야”   kt는 대구북부도서관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IT를 활용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북부도서관에 ICT 교육공간인 기가라이브러리를 만들고, 일반시민과 청소년을 위해 매월 2~3개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VR, AR 등을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오는 12월에는 ‘ICT book festival’을 연다. ICT도서 2권을 선정해, 지역 초등학생 150여명을 대상으로 도전골든벨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미화 kt 지속가능경영센터 차장은 kt와 대구북부도서관 모두 윈윈(win-win)되는 점이 있었기 때문에 지속적인 협력이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대구에는 여러 개의 도서관이 있는데, 도서관 대부분이 평생학습이라는 비슷한 주제들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구북부도서관은 지역에서 유일한 ICT특화도서관으로 인식되면서, 다른 도서관들과는 뚜렷이 차별화될 수 있었어요. 그리고 kt 단독으로 했다면 학생이나 일반인들의 모집이 쉽지 않았을텐데, 이런 점들을 비영리기관인 도서관에서

운동으로 우울증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사회혁신가들

“20대 중반에 우울증에 걸렸어요. 병원에 갔지만 정신과 치료만으론 제 삶을 변화시킬 수 없었죠. 그때 건강까지 악화돼 단순히 건강해지려고 운동을 처음 시작했어요. 그런데 운동이 직업, 삶까지 바꿔놨죠.”(CTOC 장은하 대표)     “4년 전, 엄마가 우울증으로 세상을 떠났어요. 사회·경제적으로 괜찮았던 엄마가 왜 나를 버리고 갔는지 이해할 수 없었어요. 주위엔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고 말했어요. 그러다 우연히 엄마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처음 꺼냈을 때 놀랐어요. 주변 친구들도 우울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우울증을 숨기는 것에 대한 심각성을 그때 느꼈죠. 저도 어머니가 우울증인지 몰랐거든요.”(스텔라재단 조재훈 대표)   한국은 OECD 가입국 중 우울증, 자살률이 가장 높은 나라다. 하지만 적절한 치료를 받는 환자비율은 턱없이 낮다는 게 정설이다. 운동을 통해 우울증을 해소하겠다고 창업한 두 사회혁신가가 있다. CTOC(Challenge to change, 변화를 위한 도전)의 장은하(30) 대표와 ‘스텔라재단’ 조재훈(25·한체대 스포츠레저학과) 대표다. 두 젊은 청년은 왜, 이 일에 나섰을까. ◇“운동과 정신의학, 심리 전문가들이 협업하며 맞춤형 운동 치료 시도”   CTOC는 맞춤형 무술 프로그램으로, 우울증 등 정신적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치유하는 사회적 기업이다. 장은하 대표는 남부럽지 않은 길을 걸었다. 경영학을 전공해 대학교 3학년 때 패션매거진을 발행하는 회사를 만들고, 대학졸업 후 통신 대기업에서 5년 동안 근무했다. 하지만 잦은 야근과 스트레스로 우울증에 걸렸다. 자비를 털어 서울 성수동 근처에 40평 체육관을 오픈했다. 근력과 체력(웨이트 트레이닝)은 물론 타격(복식, 킥복싱, 유도, 레슬링), 명상과 기공(태극권, 요가, 명상) 등으로 11개 프로그램 만들었다. “CTOC의

잊을 수 없는 그날의 상처와 마주하는 곳

국내 최초 국가폭력 트라우마 치유기관 ‘광주 트라우마 센터’   사진집을 펼치니 눈 앞엔 수많은 봉분들이 펼쳐졌다. 여섯 페이지를 빼곡히 채운 741기의 봉분. 5.18 신묘역에 있는 유공자 봉분이 그 안에 모두 담겼다. 곽희성(59)씨는 광주트라우마센터에서 1년여 동안 진행된 사진치유 프로그램 2기 참여자다. 참여자 7명은 모두 5.18을 경험했다. 사진치유 과정에서 741기의 봉분을 찍은 곽씨는 “처음에는 미안해서 찍기 힘들었지만, 계속 보니까 이 분들 덕분에 나라가 민주화됐고 후대들이 혜택받는다고 생각하니 사진을 찍을 용기가 났다”고 소감을 밝혔다. 곽씨와 같이 사진치유 프로그램에 참여한 7명의 사진들이 최근 사진집으로 나왔다. 지난 11월 1일 열린 ‘5월 광주 치유 사진집-기억의 회복2’가 바로 이들의 작품집이다. 이날 열린 발간 기념행사에는 광주트라우마센터 프로그램 참여자 30여명이 함께해, 이들을 축하했다.   ◇“남은 삶에서라도 행복하게 치유를 하다가 죽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   광주트라우마센터가 사진치유 프로그램을 시작한 건 2015년 9월부터다. 강문민서 부센터장은 “사진치유 프로그램의 첫 번째는 5.18 경험자들이 회피하고 살아온 과거의 현장에 돌아가 당시의 기억과 대면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5.18 이후 37년 동안 꿋꿋이 살아온 삶의 원동력과 에너지를 찾아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사진치유 프로그램에 참가했던 서정열(56)씨도 고3 딸과 함께 이날 행사장을 직접 찾았다. 딸 다빈 양은 “아빠가 사진치유 프로그램 초반에는 회피했던 과거의 현장에 가다보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것 같았다”며 “시간이 흐르면서 ‘이곳에 다녀왔다’며 사진을 찍은 현장 이야기를 해줬다”고 이야기했다. 사진을 통해 부녀 간의 소통 공간이 조금씩 넓어진 것이다. 서정열씨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