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연 동물해방물결 대표는 "동물해방이라는 표현 안에는 인간해방도 포함된다"라며 "동물해방은 곧 우리 모두의 해방"이라고 말했다. /주민욱 C영상미디어 기자
“동물해방 없이는 인간해방도 없다”

[인터뷰] 이지연 동물해방물결 대표 1978년 발표된 유네스코 ‘세계 동물권 선언’ 제3조는 ‘어떤 동물도 잘못된 처우나 잔인한 행위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명시한다. 그로부터 44년이 지난 오늘, 인간을 포함한 동물이 고통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는 당시의 선언은 잘 지켜지고 있을까.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서점 풀무질에서 이지연(31) 동물해방물결 대표를 만났다. 동물해방물결은 국내 최초로 ‘동물해방’ ‘종 차별철폐’ 등을 전면에 내건 비영리단체다. 국제동물권단체 LCA(Last Chance for Animals)의 도움을 받아 2017년 11월 설립됐다. 동물해방물결은 동물권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고 입법을 촉구하기 위한 캠페인, 집회, 추적 조사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 대표를 비롯한 활동가 8명과 1000명이 넘는 후원자들이 동물해방을 위한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 동물해방, 불편한 진실을 외치다 -언제부터 동물권에 관심 있었나? “어릴 때부터 거의 매년 동물원에 갈 정도로 동물을 좋아했다. 대학교 3학년 때쯤 춘천의 한 동물원에서 바닥에 널브러진 호랑이가 철창문을 두들기며 울부짖는데 불행해 보였다. 사육 환경이 열악해서 더 그렇게 느껴졌다. ‘저 호랑이도 인간처럼 고통을 느끼는 존재구나’라고 생각했다. 한 동물을 보며 시작된 문제의식이 점차 다른 동물로까지 확장됐다. 사육, 실험, 오락 등으로 비인간 동물이 고통받는 현실에 눈을 떴다. 이후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환경지리학 석사를 하던 중, 우리나라에도 동물권을 위한 움직임이 시급하다고 느꼈다. 한국에 돌아와 여러 동물권 단체에서 캠페이너로 활동하다가 윤나리 사무국장, 전범선 자문위원과 함께 동물해방물결을 만들게 됐다.”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나? “2018년 10월에 국내 첫 ‘동물권 행진’을 주최했다. 시민

지난달 27이 서호성 어글리랩 대표를 만났다. 서 대표는 "어글리랩은 못생긴 것들로부터 가치를 찾는다"며 "우리는 쓰레기 분리배출에 집중했다"고 했다. /임화승 C영상미디어 기자
“문앞에 내놓은 쓰레기를 수거합니다”… 생활폐기물 처리 스타트업 ‘어글리랩’

[인터뷰] 서호성 어글리랩 대표 어글리랩은 비대면 생활폐기물 수거 서비스 ‘오늘수거’를 운영하는 스타트업이다. 소규모 사업장이나 일반 가정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분리배출하는 불편을 해소한다. 이용자들이 세척, 분리되지 않은 쓰레기를 문 앞에 두면 어글리랩 직원들이 폐기물을 문전 수거한다. 지난달 27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서호성 어글리랩 대표는 “문앞에 내놓은 쓰레기를 처리하는 서비스는 거의 없다”면서 “앞으로 폐기물 처리 분야의 수요가 점점 늘면서 서비스도 세분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수학을 전공했다. 갑자기 스타트업 창업에 뛰어들게 된 이유는? “수학 배우는 것을 좋아해서 수학과로 대학교에 들어갔는데 막상 전공을 배우다 보니 ‘수학이 우리 인생을 변화시키는데 얼마나 영향을 줄 수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그러던 중 ‘효율적 이타주의’에 관련된 동아리 활동을 하면서 실제로 우리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스타트업, 사회적 기업들에 관심을 갖게 됐다. 사회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으로 다가와 스타트업에 뛰어들었다.” -이 길을 택한 것에 대한 후회는 없는지? “아직까지는 전혀 없다. 내가 살아갈 방향이 명확하게 정해지니까 어느 방향으로 걸어도 결국 마지막엔 내 발걸음이 한 곳으로 귀결될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또 돈을 많이 버는 것이 내게는 가장 중요한 가치가 아닌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어느 정도 리스크가 있더라도 내가 하고 싶고 재미있는 일을 하는 중이다.” -어글리랩을 창업하기 까지의 구체적인 과정이 궁금한데? “언젠가 배달음식을 시켜 먹고 뒷정리를 하는데 음식물을 버리고 용기를 씻고 분리해서 버리기까지의 과정이 너무 귀찮고

지난달 23일 서울 구로구 사무실에서 만난 장진혁(28) 이노버스 대표는 "폐플라스틱 재활용 수거함인 '쓰샘'을 시작으로 더 다양한 폐기물의 재활용률을 높이고 싶다"고 했다. /이건송 C영상미디어 기자
“AI 로봇이 플라스틱 재활용 구조를 바꿉니다”

[인터뷰] 장진혁 이노버스 대표 “대한민국은 10년 안에 플라스틱 폐기물로 뒤덮일 것이다.” 창업을 꿈꾸던 대학생이 환경 소셜벤처 ‘이노버스’를 설립하게 된 계기는 행사장에서 우연히 들은 말이었다. 지난달 23일 서울 구로구 사무실에서 만난 장진혁(28) 이노버스 대표는 “국내 폐페트병 가운데 10% 정도만 재활용되고 나머지 90%는 모두 버려진다”며 “고품질 재활용 원료를 구하는 기업들은 일본, 중국 등에서 폐페트병을 수입하는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폐플라스틱을 처리하지 못해 산을 이룰 정도로 난맥에 놓인 국내 재활용 구조를 기술로 해결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이용자 8만명을 보유한 폐페트병 재활용 로봇 ‘쓰샘’이 있다. 이노버스는 인공지능(AI) 로봇으로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 폐기물을 수집하는 소셜벤처다. IT기술과 4차 산업 기술을 활용해 폐기물 문제를 해결한다는 목표로 2019년에 설립됐다. 핵심 제품은 AI로봇 ‘쓰샘’이다. 쓰샘은 IoT(사물인터넷)을 활용한 플라스틱 수거함이다. 소비자들이 폐페트병을 쓰샘에 넣으면 탑재된 인공지능이 이물질을 검수하고 세척한다. 이후 재활용이 가능한 투명 페트병을 선별하고 압축해 모은다. “쓰샘은 실시간 플라스틱 수집량, 사용자 성비·연령, 운영현황 등의 데이터를 표준화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축적된 데이터 활용 범위는 무궁무진합니다.” 이노버스가 지난해 쓰샘을 통해 수집한 플라스틱은 10t이다. 현재 전국에서 쓰샘 약 70대를 운영 중이다. 장 대표는 “창업 5년차에 기업가치 150억에서 200억원 규모를 이루겠다는 목표가 있었는데 실제로 거의 도달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노버스는 많은 기관·기업들의 러브콜을 받는다. 지난해에만 12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최근 ESG 경영을 도입하는 조직들이 늘면서 친환경 사업에 활용할 고품질 원료는 부족해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23일 만난 이범재 유니버설하우징협동조합 대표는 "유니버설디자인을 흔히 '모두를 위한 디자인'이라고 말하지만, 이 말을 뒤집으면 '모두가 조금씩 불편을 나누는 디자인'과 같다"고 말했다. /이건송 C영상미디어 기자
모두가 불편을 나누는 디자인… ‘유니버설 공동주택’ 확산을 꿈꾸다

[인터뷰] 이범재 유니버설하우징협동조합 대표 “주거 취약계층은 아파트보다 빌라, 다세대, 연립주택에 살 가능성이 커요. 문제는 장애인이나 고령자입니다. 이분들은 집안에 있는 낮은 문턱도 굉장히 불편하게 느껴요. 가장 편하게 지내야 할 주거 공간에 유니버설디자인을 적용하는 게 목표입니다.” 지난달 23일 서울 당산동 사무실에서 만난 이범재(61) 유니버설하우징협동조합 대표는 “모두가 편한 사회를 꿈꿔볼 수도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모두가 불편을 나누는 사회가 더 실현 가능하고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유니버설디자인(Universal Design·UD)이란 나이·성별·장애 등에 제약 없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설계를 뜻한다. 그의 바람은 지난 2016년 협동조합을 꾸리면서 실현되기 시작했다. 유니버설하우징협동조합은 일반 주택조합이나 재건축조합과 같이 소비자로 주택을 분양받기 위해 모인 곳이 아니다. 조합원들은 유니버설디자인을 적용한 집을 임대주택으로 시장에 공급하기 위해 뜻을 모았다. 장애인과 전문가들이 설계한 ‘UD 주택’ 가장 눈여겨볼 점은 조합원의 구성이다. 이범재 대표는 조합 출범 때부터 장애인이나 노인 입주자에게 적절한 의료나 돌봄서비스 제공할 수 있도록 목표를 설정했다. 이 때문에 조합원을 장애 당사자와 관련 분야 전문가로 구성했다. 장애 당사자 그룹으로는 지체장애인 심미경(43) 부장을 포함해 시각장애인, 뇌병변장애인이 있다. 이들은 설계 단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소형주택에 유니버설디자인을 적용하는 과정에서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 의견을 내고, 수정 단계에서도 도움을 준다. “집 안에 단차가 없으면 이동에 불편을 줄일 수 있어요. 그런데 습식 화장실에 단차를 없애버리면 물이 넘치게 되니까 어쩔 수 없이 단차를 둬야 합니다. 이때 어느 정도 높이면 휠체어 이용자들이 어렵지 않게 넘나들 수 있는지 자문하고

지난달 31일 만난 김재순 유스보이스 대표는 "청소년에게 국어, 영어, 과학만큼 ‘나다움’ 교육을 필수로 다루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건송 C영상미디어 기자
“‘나다운 게 뭔데?’… 이 질문에 답을 찾아드립니다”

[인터뷰] 김재순 유스보이스 대표 학창시절, 장래희망을 묻는 어른들의 질문에 답을 망설였던 경험이 누구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비영리스타트업 ‘유스보이스’는 청소년에게 미래 모습을 스스로 그릴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을 한다. 막연한 미래는 아니다. 흔한 드라마 대사처럼 ‘도대체 나다운 게 무엇인지’를 찾아가는 길을 동행하는 역할을 한다. “흔히 청소년에게 미래에 뭐 할 건지 꿈을 꾸라고 말하는데, 사실 아이들은 아직 다양한 경험을 해보지 않았어요. 10대 때부터 미래에 대해 빨리 정하라고 어른들이 말하고, 그게 마치 정답인 것처럼 당연시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 동락가에서 만난 김재순(37) 유스보이스 대표는 우리 사회에서 청소년을 대하는 어른들의 태도를 지적했다. 유스보이스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현재의 나에 대해 깊게 고민해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현재 진행 중인 ‘TMI 프로젝트’에선 청소년이 미션에 참여해 자기 발견하고 고민한 시간만큼을 시급으로 계산해 준다. 입버릇처럼 시간이 없다고 이야기하는 청소년들의 시간을 사서, 그들이 현재의 나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청소년 교육은 달성 목표가 뚜렷한 편이다. 성과 지표는 변화된 모습이다. 하지만 유스보이스는 그저 ‘청소년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에 집중한다. 이는 김 대표가 학창시절 유스보이스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느낀 것들이 반영된 결과이기도 하다. “유스보이스는 21년 된 사업이에요. 제가 학창시절에 참여했던 프로그램이기도 하고요. 2년 전 다음세대재단의 사업에서 비영리 사단법인 형태로 스핀오프(독립 법인화)한 거죠. 열여덟 살 때 유스보이스를 처음 접하고, 주말마다 광주에서 서울로 버스를 타고 4시간씩 오가며 모든

[키워드 브리핑] 탄소배출 ‘제로’… 철강업계가 눈독 들인 ‘수소환원제철’
[키워드 브리핑] 탄소배출 ‘제로’… 철강업계가 눈독 들인 ‘수소환원제철’

탄소배출량 1위 산업으로 꼽히는 철강업계가 ‘2050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제철 공정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철강은 국내 산업에서도 가장 많은 온실가스를 내뿜는 업종이다. 기후솔루션과 엄지용 KAIST 녹색성장대학원 교수팀이 지난 3월 발표한 ‘한국 철강 부문의 2050 탄소중립 경로: 한국형 통합평가모형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철강산업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8년 기준 1억100만tCO2eq(이산화탄소 환산량)이다. 이는 산업 부문의 39%, 국가 전체의 13.1%를 차지하는 규모다. 전문가들은 철강 제조 공정의 혁신 없이는 2050년 탄소중립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철강업계에서 내놓은 대응 전략의 핵심은 수소(H₂)다. 철은 철광석(Fe₂O₃)에서 산소(O)를 분리시켜 철(Fe)만 남기는 환원 과정을 통해 생산되는데, 기존 환원 과정에 쓰인 석탄·천연가스 등 화석연료를 수소로 대체하면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을 수 있다. 기존 환원제철 공정은 용광로에 철광석과 화석연료를 넣고 열을 가해 석탄에서 발생한 일산화탄소(CO)가 철광석에서 산소를 떼어내는 방식이다. 문제는 철광석과 화석연료가 화학반응할 때 대량의 이산화탄소(CO₂)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반면 수소환원제철 공정의 탄소배출량은 ‘제로(0)’다. 수소는 철광석에서 산소를 분리시키면서 탄소 대신 물(H₂O)을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수소환원제철 공정에서는 용광로 대신 ‘환원로’와 ‘전기로’가 사용된다. 환원로 내부에서 철광석이 고온으로 가열된 수소와 접촉하면 산소가 분리돼 고체 철이 만들어진다. 이후 고체 철은 철강을 제련하는 화로인 전기로에 넣고 녹이면 쇳물이 생산된다. 수소환원제철 기술은 아직 세계적으로 상용화되지 않은 상태다. 한국뿐 아니라 유럽·미국·중국 등 해외 철강사들도 수소를 활용하는 제철 기술을 개발 중이다. 다국적 철강기업 아르셀로미탈(ArcelorMittal), 스웨덴의 사브(SSAB), 독일의 잘츠기터(Salzgitter) 등은 천연가스를 일산화탄소와 수소로 개질해 사용하는 제철공정을 연구하고

박경돈 플립 대표/ 이건송 C영상미디어 기자
“한 달에 한 번, 청각장애인 플로리스트가 만든 꽃다발을 배달합니다”

[인터뷰] 박경돈 플립 대표 박경돈(30)씨는 한 주의 시작을 꽃으로 연다. 월요일 새벽이면 화훼 시장에 들러 다양한 꽃을 구입한다. 정성스럽게 고른 꽃을 청각장애인 플로리스트들과 예쁘게 구성해 포장하고, 전국으로 발송한다. 박씨는 청각장애인 플로리스트를 양성하고, 이들이 만든 작품으로 정기구독 서비스를 운영하는 사회적기업 ‘플립(FLIP)’의 대표다. 현재 구독자만 2000명에 달한다. “저도 제가 꽃으로 사업을 하게 될 줄 몰랐어요. 친구 손에 이끌려 플로리스트 원데이 클래스를 들은 적이 있는데 그때부터 화훼 산업에 흥미를 갖게 됐어요. 그리고 원래 관심 있던 여성 청각장애인 취업 문제와 연결지어봤죠. 알고 보니 청각장애인과 플로리스트라는 직업이 ‘찰떡궁합’이더라고요.” 지난달 24일 서울 마포의 한 카페에서 박 대표를 만났다. 시야 넓고 색감 활용 능력 뛰어나 -왜 플로리스트가 청각장애인에게 좋은 직업인가요? “청각장애인은 비장애인보다 시각이 발달했어요. 시야가 1.5배 넓고 시각 정보 습득이 빨라요. 색감 활용과 배치 능력도 뛰어나서 플로리스트 활동에 적합하죠. 여성 청각장애인들은 적성에 맞는 직업을 가져서 좋고, 화훼 업계는 능력 있는 플로리스트를 얻어서 좋아요. 서로 ‘윈윈(win-win)’하는 구조입니다. 문제라면 플로리스트는 수입이 불안정하다는 거예요. 졸업식, 크리스마스 같은 행사가 몰린 겨울에 비해 여름에는 수익이 뚝 떨어집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생각한 방법이 꽃 정기구독이었어요. 제철 꽃을 배송해 소비자에게 계절감을 선물하죠. 구독자 300명이 생기면 청각장애인 플로리스트 1명이 직업을 얻는 구조입니다.” -실제로 직원들의 만족도는 어떤가요? “경남 양산에서 서울까지 플립의 교육을 들으러 왔던 친구가 있어요. 지금은 정직원으로 채용돼서 서울로 이사를 왔고요. 주변 환경을 모두 바꿀

"우리도 어엿한 '배구팀'이랍니다" 하나더하기의 안덕희(앞줄 가운데) 대표와 발달장애인 배구팀. /시흥=주민욱 C영상미디어 기자
발달장애인이 숨차게 운동하고, 마음껏 일하는 곳… 사회적기업 ‘하나더하기’

[인터뷰] 안덕희 하나더하기 대표 “발달장애인에게 운동은 필수예요. 하지만 성인이 되고 나면 그나마 학교에서 했던 체육 활동마저 할 수 없게 되죠. 초중고 학생부터 성인까지, 모든 발달장애인이 건강한 체육 활동을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어요.” 안덕희(51) 대표가 운영하는 사회적기업 ‘하나더하기’에서는 발달장애인이 마음껏 운동을 배울 수 있다. 2011년부터 발달장애인이 기초 체력을 올릴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배구, 태권도, 하키 등 종목도 다양하다. 지난 4월에는 시흥도시공사와 발달장애인 배구선수를 육성하는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선수 육성에 나섰다. 하나더하기의 도전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발달장애인에게 직업 재활 훈련 기회를 제공하는 공동작업장을 2015년부터 운영 중이다. 하나더하기 이름을 건 과자와 생활용품을 판매한다. 수익금은 다시 발달장애인 스포츠 복지 사업에 사용한다. 학생 50명, 성인 70명. 총 120명이 하나더하기의 구성원이다. 지난달 23일 경기 시흥의 ‘동키마켓’에서 안 대표를 만났다. 하나더하기 작업장과 연계된 카페로 바리스타 교육을 받은 발달장애인들이 직원으로 일한다. 노란색 그늘막을 지나 매장에 들어서니 밝은 음악과 커피 원두 가는 소리가 가득했다. 발달장애인의 ‘운동할 권리’ -가게가 정말 예쁘다. “그런가(웃음). 카페형 매장으로 꾸며봤다. 커피뿐 아니라 지역 생산품을 함께 판매하고 있다. 하나더하기 공동작업장에서 제작한 먹을거리와 생활용품도 있다. 건빵, 두부과자, 고구마 스틱 같은 먹거리를 대량 구매 후 소분해 판다. 협력업체인 생활공작소가 만드는 락스, 섬유유연제, 물티슈 같은 생활용품은 하나더하기에서 포장을 맡아서 하고 있다.” -다양한 도전을 하고 있다. 하나더하기의 주 사업은 무엇인가? “하나더하기의 시작이자 주축은 발달장애인을

요르단 람사(Ramtha) 지역에서 국경없는의사회의 '외상 수술 프로젝트'를 담당한 이재헌(오른쪽) 정형외과 전문의가 회복 중인 어린이 환자와 이야기하고 있다. /국경없는의사회 제공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韓 활동가 파견 원하는데… NGO 구호활동 발목잡는 ‘여권법’

“국경없는의사회 한국사무소는 전 세계 국경없는의사회 지부 29개 가운데 유일하게 여행금지제도의 영향으로 활동에 제약을 받고 있습니다.” 티에리 코펜스 국경없는의사회한국 사무총장은 지난달 31일 더나은미래와의 인터뷰에서 “국경없는의사회 소속 의료진과 활동가들이 우크라이나, 예멘, 리비아 등 분쟁 지역에서 인도적 구호활동을 벌이고 있지만 한국은 NGO의 인도적 지원조차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 정부는 여권법 제17조에 따라 여행금지 국가에서 여권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자국민 보호’가 이유다. 이를 위반하면 여권법 제26조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지난 2월 전쟁이 발생한 우크라이나도 현재 여행금지 국가로 분류돼 있어 인접국에서 구호활동을 진행해야 한다. 특수한 경우에 한해 예외적 여권사용 신청 절차를 밟으면 여행금지 지역에 방문하거나 체류할 수 있다. 하지만 ‘NGO’는 신청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영주(永住)권이 있거나 ▲공공이익을 위한 취재·보도를 하는 경우 ▲본인·배우자의 직계존비속 등이 사망하거나 사고·질병으로 긴급히 출국하는 경우 ▲외교·안보 임무나 재외국민 보호 등을 수행하는 국가기관이나 국제기구인 경우 ▲국가이익과 관련된 임무를 수행하는 기업인 경우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코펜스 사무총장은 “한국 의료진은 우수한 기술력으로 현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면서도 “현재로서는 인도적 지원 요청이 들어와도 일부 국가에는 의료진을 파견할 수 없고, 이로 인한 인력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구호활동이 주요 사업인 NGO들도 같은 입장이다. 이들은 “글로벌 NGO는 인도적 위기 현장에서 광범위한 지원 활동을 수행하는 중요한 역할”이라며 “한국 정부가 NGO 활동가의 입국을 무조건 제한할 것이 아니라 여권법을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장설아 세이브더칠드런코리아 인도적지원팀 매니저는

청세담 7기 수료생인 송지희 채널톡 마케팅팀 매니저가 자기이해와 업무자세를 주제로 청세담 13기 수강생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이건송 C영상미디어 기자
“선후배 함께 소셜섹터를 고민하다”… 청세담 ‘소셜아지트’ 개최

27일 오후 6시30분. 서울 종로구의 한 북카페가 선후배 만남의 장소로 변했다. 퇴근길 인파를 뚫고 한자리에 모인 이들은 소셜에디터 양성 프로그램 ‘청년, 세상을 담다’(이하 청세담) 동문이다. 청세담은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현대해상, 시민이만드는생활정책연구원이 함께 운영하는 공익 콘텐츠 전문가 양성 과정으로 지난 2014년부터 지금까지 300여명의 수료생이 주요 언론사와 소셜벤처·기업 등 다양한 분야로 진출했다. 이날 열린 ‘소셜아지트’에서는 사회에 진출한 선배 5명이 청세담 13기 수강생 30명과 마주 앉아 각자의 직무와 현장 경험을 공유했다. 소셜아지트는 A세션과 B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A세션에서는 정재인 오파테크 영업마케팅팀 주임(청세담 9기)과 정빛나 엔젤스헤이븐 후원홍보팀 사원(청세담 8기), 송지희 채널톡 마케팅팀 매니저(청세담 7기)가 자기이해와 업무자세를 주제로 짧은 강연을 진행했다. 이들은 ▲소셜섹터에서 오래 일하는 법 ▲나만의 이야기와 기록을 만드는 방법 ▲단단한 커리어를 쌓는 전략 등을 공유했다. 박찬우 청세담 13기 수강생은 “소셜섹터에 종사하는 선배들로부터 생생한 현장 얘기를 들을 좋은 기회였다”며 “자부심을 갖고 일하는 선배들을 보면서 내가 나아가야 할 길이 어디인지 방향을 잡게 됐다”고 말했다. 송지희 매니저는 “후배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내가 놓치고 있던 근본적인 것들을 다시 생각할 수 있었다”고 했다. B세션은 언론사에 일하는 조성은 프레시안 기자(청세담 9기)와 이민재 아웃스탠딩 기자(청세담 7기)가 맡았다. 이들은 언론사 입사 전략, 기자의 업무, 직업 환경 등에 대한 질문을 후배들과 주고받았다. 최다희 청세담 13기 수강생은 “기자를 꿈꾸는 예비 언론인으로서 현직에 있는 선배를 직접 만나 편안하게 이야기할 기회가 없기 때문에 기대가 컸다”며 “기자에 대해 막연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하철 안내방송 안 들려요” 시각장애인들 요구에도 묵묵부답

한혜경(26)씨는 지하철역에 들어설 때마다 신경이 곤두선다. 개찰구를 지나 전동차가 들어서는 플랫폼까지는 익숙한 동선에 따라 움직인다. 문제는 객실에 들어선 뒤다. 각종 소음이 안내방송과 뒤섞이면 언제 내려야 할지를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씨는 지난달 수원역에서 천안역까지 가기 위해 1호선 급행열차에 오른 뒤 코레일에 민원 전화를 3번이나 걸었다. “안녕하세요. 저는 시각장애인입니다. 안내방송이 잘 안 들려서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어요. 소리 좀 키워주세요.” 이날 한씨가 수원역에서 천안역까지 약 50분을 이동할 동안 객실 안내방송 음량은 그대로였다. 앞이 전혀 보이지 않는 전맹(全盲)인 한혜경씨는 지난달 26일 더나은미래와의 통화에서 “지하철 안내방송이 소음에 묻혀 정차하는 역과 내리는 방향 등을 파악하기 어려울 때가 잦다”며 “시각장애인들도 지난 수년간 안내방송 음량 문제에 대해 목소리를 냈지만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지하철에 오르면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지하철은 시각장애인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대중교통이다. 버스보다 승하차가 쉽고, 대기시간이 짧기 때문이다. 특히 계단이 2개 이상 있는 고상 버스는 시각장애인들이 가장 회피하는 교통수단이다. 교통약자의 특별 교통수단인 장애인콜택시를 타려면 짧게는 30분에서 길게는 2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지하철 이용의 가장 큰 어려움은 소음이다. 서울교통공사의 신형 전동차에는 안내방송 스피커가 객차당 6개씩 설치돼 있다. 방송 음량은 평균 70~80㏈로 여름철 매미 울음소리, 진공청소기 소음과 비슷한 수준이다. 문제는 전동차가 주행할 때 발생하는 풍절음과 하체 소음이 60~70㏈에 달해 안내방송이 제대로 들리지 않는다는 점이다. 도착지를 안내하는 방송의 길이는 총 60초다. 이 가운데 도착 역을 알리는 시간은 3~4초에 불과하다.

친환경 패션 브랜드 판가이아의 '디지털 상품 여권(DPP)'. 휴대전화로 QR코드를 촬영하면 원료 정보, 재활용 방법 등을 설명하는 페이지로 연결된다. /판가이아 제공
[키워드 브리핑] ‘디지털상품여권’으로 실현하는 지속가능 패션

친환경 패션 브랜드 판가이아는 올해 목표로 ‘디지털 상품 여권(Digital Product Passport·DPP)’ 도입률 80%를 선언했다. DPP는 제품의 구성, 원산지, 수리, 분해 방법, 재활용 방법, 폐기 관련 정보까지 모든 공정과 공급망 전반에 대한 정보가 담기는 디지털 인증서다. 최근 판가이아는 “지난해 5월부터 데님(denim) 라인을 포함한 일부 제품에 QR코드 택을 붙이는 방식으로 DPP를 도입했고, 이를 올해 안에 전체 생산량의 80% 수준까지 끌어올려 순환경제 확산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DPP의 작동 방식은 간단하다. 소비자가 휴대전화로 QR코드를 촬영하면 제품 원재료의 출처부터 모든 공정과 제품 관리법, 재활용 방법까지 안내하는 페이지로 연결된다. 패션 산업은 DPP 도입에 가장 적극적이다. 패션업은 유행에 따라 제품 라인이 빠르게 변하는 업계 특성상 제품 생산 후 소비·폐기까지의 주기가 상대적으로 짧고 폐기량도 많다는 지적 때문이다. 유엔환경계획(UNEP)에 따르면 패션업계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은 전 세계 배출량의 8%를 차지한다. 유엔 유럽경제위원회(UNECE)는 전 세계에서 생산된 옷의 85%가 3년 이내에 매립지 등으로 보내진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의류 브랜드 타미힐피거, 캘빈클라인 등을 소유한 PHV는 자사 제품에 NFC(근거리무선통신)나 QR코드를 접목시켜 원료의 소싱 정보, 제조 위치, 공정 과정 등과 정보와 제품의 수명 주기를 늘리는 법, 재활용 지침 등을 제공한다. 기술 개발은 마이크로소프트(MS)와 디지털 솔루션 기업 ‘이온(EON)’이 맡았다. 코펜하겐 패션 브랜드 ‘가니(GANNI)’도 지난해 9월 영국의 IT기술 기업 ‘프로비넌스(Provenance)’와 제휴를 맺고 제품의 원재료 출처부터 공정 과정, 구매한 옷이 환경에 끼친 영향에 대한 정보 등을 공개하고 있다. 명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