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깎아도 너무 깎아… 우리가 자원봉사단체인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비영리단체에 쏟아지는 기업의 甲질 “하다못해 부부가 갈라설 때도 숙려 기간을 갖지 않습니까? 두 단체가 수년을 같이 일해왔는데, 이런 식으로 관계를 끊어버리면 기관 간의 관계는 그렇다치고 이 사업에서 수혜받는 아이들한테는 갑자기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못하게 된 걸 대체 어떻게 설명합니까?” 아동 관련 사업을 진행하는 모 비영리 재단 관계자 A씨의 말이다. 이 재단은 3년 전 한 기업이 제안을 해와 파트너십을 맺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했다. 프로그램 ‘브랜딩’ 작업에서부터 파일럿 프로그램 개발과 프로그램 실제 진행에 이르기까지 사업을 잡아나가는 어려움만큼 보람도 컸다. 이후 3년을 함께 진행했다. 프로그램도 자리가 잡히고 브랜드도 굳어졌다. 3년 사업이 끝난 후 다음해 사업도 당연히 함께 진행하는 것으로 얘기가 됐지만, 한순간에 뒤집혔다. 기업에서 “사업은 계속 진행할 예정이지만, 여러 비영리단체 간 입찰 경쟁을 부쳐 시행 단체를 결정하겠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 재단의 약 10배 규모인 다른 비영리 재단에서 같은 사업을 가져가게 됐다. A씨는 “좋은 사업인데 기업에서 관두지는 않는 게 그나마 다행인가 싶다”면서도 “우리를 지금까지 3년 동안 공들여 함께 사업을 쌓아올려 온 파트너라고 여기긴커녕 자기들이 돈 낸 사업 대행해주는 ‘하도급업체’로 여기는 게 극명히 드러난 것 같아 씁쓸하다”고 했다. 기업과 비영리단체, 두 기관의 파트너십을 두고 ‘기업의 갑(甲)질이 도가 지나치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쏟아지고 있다. 기업과 비영리단체 갑을 관계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기업의 사회공헌’이 비영리단체 후려치기와 경쟁, 줄세우기로 왜곡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경기가 안 좋아지고 기업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부 인증 없으면 착한 일도 못 하나요

사회적기업 인증 제도 “저희를 더 이상 사회적기업이라 부르지 말아주세요.” 지난달 중순, 소셜벤처 ㈜에코준컴퍼니 이준서 대표의 페이스북 게시글에 논란이 들끓었다. 서울시 은평구로부터 (예비)사회적기업 유사명칭 사용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받았기 때문이다. ‘사회적기업 육성법 제19조 규정에 의거, 사회적기업이 아닌 자는 사회적기업 또는 이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해서는 안 되며, 유사명칭을 사용하는 경우 사회적기업 육성법 제23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4조의 규정에 의거해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는 경고문이었다. 이준서 대표는 “정부 지원에 의존하지 않고 자립성을 키우고자 예비사회적기업에서 고용노동부 사회적기업 인증을 신청하지 않았다”면서 “좀 더 진보된 사회 혁신을 위한 선택을 했음에도, 마치 범죄자처럼 느껴지는 현실이 불편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시 은평구 일자리정책과 담당자는 “사회적기업은 공공기관 우선구매제도 등 간접적인 지원 혜택을 받기 때문에 서울시 정책에 따라 주기적으로 인증 유무를 관리하고 있다”면서 “사회적기업 육성법에 따라 인증 사회적기업의 피해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사실 이번 소동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2년 여름, 소셜벤처 ㈜딜라이트는 관련 규정에 의거해 고용노동부에 과태료 500만원을 냈다. ㈜딜라이트는 청각 장애인을 위한 저가형 보청기 사업을 벌이는 기업으로, 올해 매출 80억원을 바라본다.재밌는 사실은 ㈜딜라이트와 ㈜에코준컴퍼니 두 기업 모두 미국의 비영리단체 ‘B랩(B-LAB)’으로부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에 수여하는 ‘B코퍼레이션(B-Corporation)’ 인증을 받은 곳이라는 점이다. 직원들의 근로환경, 지역 사회와의 연계성, 지배 구조, 환경친화성 등을 총체적으로 점검받아 ‘B코퍼레이션’ 인증을 받으면, B랩과 파트너를 맺고 있는 글로벌 투자 회사들로부터 투자 기회도 가질 수 있다. 할리우드 영화배우 제시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부모협동어린이집, 구닥다리 잣대에 발만 동동

최근 ‘부모협동어린이집’과 보건복지부 사이에 냉랭한 기운이 감돈다. 부모협동어린이집은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을 원하고 있고,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005년부터 생기기 시작해 현재 130여 곳이 활동 중인 부모협동어린이집은 학부모가 자발적으로 공동 출자해 만든 공동 보육 시설이다. 당시 어린이집 비리, 아동 학대 문제 등이 불거지자, 학부모들이 참여해 교육·임용·급식 등을 직접 결정하자는 취지로 탄생한 곳이다. 이사회 구성이나 총회를 통한 예·결산 처리, 민주적 경영 등 내용과 형식 면에선 협동조합의 운영원리를 따랐지만, 조직 형태는 임의단체였다. 협동조합 기본법(2012년)이 발효되자, 이들은 환호했다. “드디어 조직의 형태에 걸맞은 법인격을 갖추게 됐다”며 사회적협동조합으로 바꿀 준비를 했다. 부모협동어린이집 연합회 성격을 가진 ‘㈔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의 정영화 부장은 “임의단체는 대표자 맘대로 금전이나 부동산 거래를 할 여지가 있는 만큼 정체성과 투명성 차원에서 안전장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2년 동안 전국 80군데 조합을 돌면서 뜻을 모았고,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은 예상치 못한 보건복지부의 문턱에 걸려 옴짝달싹하지 못하고 있다. 사회적협동조합이 되기 위해선 각 부처에서 인가를 해줘야 하는데, 보건복지부가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측은 “영유아보육법상의 부모협동어린이집과 협동조합기본법상의 사회적협동조합은 엄연히 다른 조직으로, 각각의 법적 근거나 목적, 요건 등이 다르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전환할 수 없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부모협동어린이집’이기 때문에 부모만 조합원이어야 하는데, 현재 교사도 조합원으로 포함돼 있고, 어린이집 사업은 이익을 남겨 이를 악용할 소지가 있기 때문에 비영리 영역의 사회적협동조합과는 맞지 않다”고 반대 이유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도마 위에 오른 CSV

“차라리 사회공헌 개념조차 모르던 시절, 기업이 선의로 어려운 이웃을 도왔던 ‘진심’, 그 초심으로 돌아가고 싶다.” 최근 사회공헌·CSR 10년차 실무자들 사이에선 이런 푸념이 많습니다. 바로 CSV 때문입니다. CSV(Creating Shared Value·공유가치창출)란 2011년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경영학과 교수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발표한 개념으로, 기업이 수익 창출 이후에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 활동 자체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동시에 경제적 수익을 추구하는 것을 말합니다. 문제는 CSV가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기업의 사회적 책임)보다 업그레이드된 버전처럼 인식되면서, 국내에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일단 사내 조직 구조부터 바뀌었습니다. 지난해 CJ는 기존 CSR팀을 CSV경영실로 확대 개편한 뒤 CJ제일제당·CJ오쇼핑 등 계열사에 CSV팀을 신설했고, KT와 아모레퍼시픽도 기존 CSR팀을 CSV팀으로 교체했습니다. 유한킴벌리는 사회협력팀과 별도로 CSV사무국을 운영하고 있고, 현대차도 최근 CSV팀 신설을 고민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지난 5월 ‘CSV의 선도 기업이 되겠다’고 선언한 삼성그룹 역시 삼성경제연구소를 중심으로 관련 전략을 연구 중이라고 합니다. 이에 담당자들은 그야말로 ‘죽을 맛’입니다.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실현하는 전략 자체를 찾기 어려운 데다가, 상당수 CEO가 사회 문제 해결보다는 CSV 전략을 통한 마케팅에 더 관심이 많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당장 회사 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사업도 통과가 안 된다” “이제야 간신히 사회공헌과 CSR을 구분하고 체계를 잡았는데, CSV가 기존의 진정성과 노하우를 흔들고 있다” “CSV 때문에 현장에 꼭 필요한 기존의 좋은 사회공헌 활동들을 당장 접어야 한다”는 등 부작용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평등권 보장 강조하더니… 장애인 투표는 어떻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전국동시지방선거 장애인 투표권 행사 “보조인의 도움을 받는 장애인 유권자는 보조인과 함께 기표대에 들어가 투표를 해야 하는데, 6월 지방선거에 사용될 신형 기표대는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과 보조인이 함께 기표대에 들어가는 것이 어렵다.” 지난 16일 국가인권위원회가 발표한 ‘6·4 전국 동시 지방선거 장애인 평등권 보장 시정 권고’ 내용의 일부다. 6·4 지방선거를 앞둔 가운데 장애인 단체들이 참정권 보장을 위한 개선 사항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에 꾸준히 요청하고 있지만, 선관위의 반응은 미적지근하다. 이번 선거에 처음 도입되는 ‘신형 장애인용 기표대’ 논란이 대표적이다. 선관위는 지난 2월 26일 장애인 기표대 3만개를 제작한다는 계획을 밝히고 신형 모델을 공개했다. 그런데 공개된 기표대는 투표를 할 수 있는 탁자가 기표대 오른쪽에만 설치돼 있고, 보조인과 함께 들어가기에는 공간이 작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에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와 이음장애인자립생활센터는 즉각 성명을 내고 선관위에 시정 요청을 했다. 선관위는 처음에는 기표대 설계를 수정할 수 없다고 답변했으나, 장애인 단체들이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 구제를 요청하고 서울행정법원에 임시 조치를 신청하자 3월 10일 기표대 정면에 탁자를 설치하고 책받침 형태의 임시 기표판도 준비하겠다는 대응책을 발표했다. 박김영희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사무국장은 “여러 유형의 장애인 참여를 배제한 채 제작을 진행한 결과 나타난 부작용”이라고 비판했다. 선관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선거는 남은 기간이 많지 않아 기표대를 새로 만드는 것은 무리지만, 다음 선거에서는 해당 부분을 적극 수정하겠다”고 말했다. 선관위의 ‘불통 행보’는 여기에서 그치지 않는다. 2013년 1월, 진선미 민주통합당(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18대 대선 당시 거동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공공을 위한 길인가, 사적인 욕심인가

한국사회복지사협회장 선거운동 참여 “한국사회복지사협회장은 무보수 비상근 명예직이라, 개인적인 차원에서 정치 활동을 할 수 있다.” VS. “협회장의 정치 활동은 곧 협회 전체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으로 외부에 비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정치 활동을 해서는 안 된다.” 류시문(66) 한국사회복지사협회장이 지난달 10일 김황식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경선캠프 공동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위촉된 이후 불거진 논란이다. 류 회장은 지난 3월 28일 제19대 한국사회복지사협회 회장으로 공식 취임했다. 류 회장은 지난 2월 후보 유세 당시 ‘임기 내 150억원 규모의 사회복지사 회관 건립’ ‘사회복지사와 가족의 복리 증진을 위한 지원재단 설립’ ‘사회복지사 처우 개선’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웠다. 또한 그는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사회복지사협회를 정치세력화하되, 자신은 정치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했다. 류 회장은 사회복지사협회 창립 47년 만에 최초로 실시된 직선제 투표에서 총 45%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그런데 지난달 10일, 류 회장이 김황식 새누리당 서울시장 예비후보 경선 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으로 위촉되면서 논란이 이어졌다. 협회 홈페이지 ‘현장의 소리’ 게시판에는 “류 회장이 공약을 파기했다” “협회를 개인적인 목적으로 이용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 글이 잇따랐다. 한 사회복지사는 “지방 협회와 긴밀히 협조해 다양한 복지 의제를 개발해도 모자랄 판에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것은 회장의 역할이 아닌 것 같다”고 꼬집었다. 경상도 지역의 사회복지기관 원장 A씨는 “정치적 활동을 결정할 경우 내부 의견 수렴 등의 민주적 절차를 거쳐야 했는데 그 점을 무시한 것에 실망했다”고 말했다. 급기야 사태 발생 1주일 뒤 대구와 서울, 부산시사회복지사협회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골 깊어진 미소금융재단 중간수행기관… 대출금 누가 갚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미소금융재단 최근 미소금융중앙재단(이하 미소금융)과 중간수행기관들 사이의 갈등이 법적 분쟁 일보 직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유는 지난해 말 만기가 돌아온 5년짜리 ‘마이크로크레딧'(소규모 사업 지원을 위한 무담보 소액대출) 사업 기금 때문이다. 금융 소외계층의 창업을 돕는 A기관은 지난해 가을 미소금융으로부터 “사업 기간이 만료됐으니, 그동안 미상환한 돈을 모두 갚으라”는 공문을 받았다. A기관은 지난 2008년 ‘휴면예금관리재단’으로부터 3억원의 자금을 받아, 이를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힘든 창업자들에게 최대 2000만원씩 무담보·무보증으로 대출해줬다. 문제는 마이크로크레딧 사업의 성격상 창업 성공률이 높지 않아, 대출 상환율도 떨어진다는 것이다. 이들의 상환율은 평균 50~60% 정도다. 미소금융의 이 같은 공문은 가장 먼저 만기를 맞은 A기관을 시작으로, 여러 중간수행기관에 모두 전달됐다고 한다. 비영리기구(NPO), 시민사회단체(CSO)는 물론, 정부 산하기관도 있었다. 이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편 미소금융 측은 “우리는 휴면 예금의 원권리자도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원금 손실을 두고 볼 수 없는 입장”이라며 “법률적으로 충분히 검토한 결과 ‘마이크로크레딧을 하는 복지 사업자 쪽에 들어간 자금은 대출이며, 상환해야 할 책임이 있다’고 결론 났다”고 말했다. 미소금융의 재원이 되는 휴면 예금은 재단으로 출연된 후라도 원권리자(예금주)의 소유다. 돈을 찾으러 오면 지급해야 한다는 의미다. 매년 미소금융의 자금 중 약 25% 정도는 원권리자(예금주)에게 지급된다고 한다. 문제는 개별 창업자에게 대출됐다가 회수가 안 된 돈을 갚을 책임이 과연 누구에게 있느냐이다. A기관의 사업 담당자는 “5년 동안 채무자가 사망하기도 하고, 무기형을 받아 복역 중인 사람도 있다”며 “우리 같은 중간수행기관은 비영리 복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공짜인 줄 알았는 데… 라이선스 비용 폭탄 맞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폰트 사용 저작권 올해 1월 초, 국제구호개발 NGO인 A단체는 C법무법인으로부터 공문 한 통을 받았습니다. “홈페이지 상에 라이선스 등록이 안 된 서체가 사용되고 있으니, 정식으로 등록해달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별도의 조치가 없을 시 법적조치를 진행한다”는 내용도 붙어 있었습니다. A단체 대외협력팀 P대리는 그 즉시 해당 내용을 확인했습니다. 홈페이지에는 문제가 된 ‘산돌서체'(㈜산돌커뮤니케이션), ‘한양서체'(㈜한양정보통신), ‘아시아서체'(㈜아시아소프트) 등이 조금씩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P대리는 “기부를 유도하기 위해 예쁜 ‘손글씨’체가 필요한데, 인터넷 ‘블로그’나 ‘카페’ 같은 곳에서 네티즌들이 무료로 올린 걸 사용하기도 한다”며 “대학생 재능기부자가 웹 홍보물이나 배너 같은 걸 만들어주기도 하는데, 그런 데도 문제가 된 서체가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P대리는 문제의 서체를 모두 내리고, ‘나눔글꼴’ 등 무료 서체로 교체했습니다. 단체 내 컴퓨터에 저장된 것들도 지웠습니다. “경위가 어떻든지 간에, 저작권 침해를 인정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P법무법인에서는, “지운다고 해결되지 않는다”며 “피할 수 있는 방법은 라이선스 계약밖에 없다”고 했습니다. 서체 패키지의 가격은 한 개당 100만원에 육박했습니다. P대리는 “소규모 비영리기관에서 패키지 5~6종을 구매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했습니다. 올 초 C법무법인이 공문을 보낸 곳은 A단체를 포함, 비영리 기관 40군데 정도였습니다. 이 중 라이선스 등록을 한 단체는 서너 곳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제법 규모가 있는 곳들입니다. C법무법인 관계자는 “정식 공문을 보내기 전에 발견되면 수정 요청을 하기도 하지만 업무 특성상 그러긴 쉽지 않다”고 했습니다. 그로부터 3개월 후, P대리는 공문 한 통을 더 받았습니다. “충분히 계도를 했는데도, 라이선스 등록이 이뤄지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복지 현장 서운하게 하는 복지 평가

사회복지시설 평가 지표 지난달 24일 오후 2시, 숭실대 한경직기념관은 500여명의 사회복지사들로 가득 메워졌습니다.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사회복지시설평가원이 이듬해 적용될 사회복지관 평가 지표를 설명하는 자리였습니다. 재정 및 조직 운영, 시설 및 환경, 인적자원관리 등 항목별 구체적인 평가 기준이 공개되자 객석은 술렁거렸습니다. “기존의 ‘줄 세우기식 평가’와 다른 점이 무엇이냐” “지자체 회계 시스템을 사용해야 하는 기관은 낮은 점수를 받게 되는 것이냐” 등 우려 섞인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기존의 평가 절차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았습니다. 전국의 사회복지시설은 최근 3년간의 운영 실적 및 투명성을 복지부 및 지자체로부터 평가받아야 합니다(사회복지사업법 제43조의 2). 문제는 3년마다 변경되는 평가 지표를 이미 진행된 사업에 소급 적용한다는 점입니다. 이에 사회복지시설들은 제한된 시간 내 새로운 평가 지표에 ‘끼워 맞추기’를 해야 합니다. 평가원은 시설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지표를 평가 1년 전 공개하지만, 미봉책이라는 지적입니다. 서울의 한 사회복귀시설 원장은 “지표에 맞는 사례를 찾기 위해 그동안 작성해온 서류철을 일일이 뜯어내 재작업을 해야 한다”면서 “차라리 평가 지표를 미리 공개하고, 사후 3년간 사업 실적을 평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습니다. 정부와 지자체 간 시설 평가 내용이 중복되는 것도 문제입니다. 2005년 사회복지시설 운영사업이 지방사업으로 이전되면서, 각 지자체가 자체적으로 기준을 마련해 시설을 점검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기존 복지부 시설 평가 역시 지속되면서, 현장에선 반복되는 행정 처리로 업무가 마비될 지경입니다. 한 복지기관 대표는 “지자체의 지도점검 2회, 해빙기나 동절기 등의 안전점검, 소방서의 소방점검, 복지부의 시설평가까지 하면 1년에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사회적기업·협동조합 ‘따로 또 같이’… 시너지 날까?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권역별 통합지원 사업 공모 贊成·김제선 풀뿌리사람들 상임이사 反對·김성오 협동조합창업지원센터 이사장 공동 마케팅해야 성장하는 사회적기업통합지원해 협동조합化 할 수 있는 기회 협동조합형 사회적기업이 주류될 것 사회적경제 인식 부족 등은 숙제 협동조합, 기본법 이후 작년 3000개 신설 설립 돕는 기관 많지만 전문가는 태부족 10%만 정상 운영… 부실 조합만 양산 통합땐 지원 전문성 악화일로 걸을 것 올해 초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2014년 사회적기업·협동조합 권역별 통합지원 사업’을 공모했다. 서울지역의 ㈔한국마이크로크레디트 신나는조합, 경기지역의 사회적기업희망재단, 대구·경북의 ㈔커뮤니티와 경제, 대전의 ㈔풀뿌리사람들 등 우선협상 대상 기관 15곳이 선정됐다. 송남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육성평가팀장은 “사회적기업·협동조합·마을기업은 지역에서 움직이는 현장조직으로 비슷한 점이 많기 때문에, 통합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되면 사회적기업과 협동조합의 컨설팅, 교육, 홍보 등을 돕는 통합 중간지원기관이 생기는 것이다. 현장에서의 반응은 엇갈린다. ‘더나은미래’는 풀뿌리사람들 김제선(51) 상임이사와 한국협동조합창업경영지원센터 김성오(49) 이사장을 만나 통합 중간지원기관을 둘러싼 찬반의견을 들었다. 편집자 주 김제선 풀뿌리사람들 상임이사는 대전지역의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등 사회적경제 지원업무를 10년 넘게 해온 인물이다. 김 상임이사는 “통합지원은 현장의 비효율성을 개선하고, 생태계를 만들 수 있는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했다. ―통합지원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인가? “지역에는 사회적기업과 마을기업, 협동조합을 구분하기 힘든 형태가 많다. 하지만 주무부처가 다르다 보니, 지원의 비효율성이 생기고 힘도 떨어졌다. 현장의 전달체계는 통합하는 게 바람직한 방향이다. 수요자 입장에서는 ‘원스톱 서비스’를 받을 기회가 된다. 사회적기업을 창업하고 싶어 기관을 찾았지만, 이를 협동조합으로 바꾸기도 쉬운 것이다. 사회적기업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제도없이 무작정 보급… 노숙인 두 번 울리는 ‘이동식 텐트 프로젝트’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서울시의 ‘홈리스 안겨드림’ 프로젝트 노숙인에 보급한 이동 텐트… 허가 없이 사용하면 불법 점거 취급, 과태료 물어 대다수 제대로 사용 못해 “사용 장소나 보호 규정 없이 성급하게 추진했다” 지적 市관계자 “추위 떠는 노숙인 1명이라도 줄이자는 생각” 매년 매서운 한파가 휘몰아칠 때면 노숙인을 위한 대책들이 발표된다. 지난해 10월 서울시가 노숙인의 안전한 겨울나기를 지원하겠다며 발표한 ‘홈리스(Homeless) 안겨드림’ 프로젝트도 마찬가지다. 이는 이동식 셸터(간이 텐트) 500개와 겨울옷 4000여점을 노숙인들에게 기증하는 행사였다. 서울시 디자인정책과가 시민 공모를 받아 이동식 셸터를 개발하고, 삼성물산이 이동식 셸터 비용과 임직원들의 겨울철 의류를 기부하는 민관 협력 사례였다. 새로운 시도였지만, 정작 이를 바라보는 현장의 시선은 곱지 못하다. 게다가 이번 겨울 이동식 셸터를 배분받은 노숙인 대다수가 이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이유가 무엇일까. 현행법상 노숙인이 지하도·육교·도로 등에서 이동식 셸터를 사용하면 불법 점거가 된다. 허가를 받지 않으면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까지 부과된다(도로법 2조, 38조, 101조 및 시행령). 이동식 셸터는 장소를 불문하고 무분별하게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민원 발생의 원인이 되거나 오히려 노숙인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퍼뜨릴 수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이동식 셸터를 사용할 수 있는 장소나 보호 규정(조례)을 마련하지 않은 채 디자인 개발 및 지원부터 추진한 서울시 프로젝트의 허점을 지적하고 있다. 한 노숙인 지원 단체 실무자는 “이대로 나눠 줬다가는 노숙인들이 공무원이나 주민들로부터 쫓겨나는 등 봉변을 당할 것이 뻔하다”면서 “이동식 셸터에 비용을 투자하는 대신 정보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발달장애인 고용정책 되레 후퇴하나

연계고용 고시 개정, 장애인 고용 감면 한도가 절반으로 줄어들어 장애인표준사업장 타격 정부는 연계고용 많으면 직접고용 줄어든다고 생각 심각한 발달장애인 고용문제 정부가 싹조차 잘라버린 꼴 지난달 말 “안녕하세요. 저는 베어베터 대표 이진희입니다”로 시작하는 이메일 한 통이 도착했다. 핵심 내용은 ▲지난달 14일 ‘연계고용’ 관련 고시가 개정돼, 기업들이 장애인고용부담금을 감면받는 한도가 전에 비해 절반으로 줄었고 ▲이로 인해 베어베터의 가격경쟁력이 없어져 기업들이 거래를 끊게 되면, 더이상 발달장애인을 채용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베어베터는 창업한 지 1년 반 만에 발달장애인을 70명이나 고용한 예비 사회적기업이자 장애인 표준사업장이다. 베어베터가 커진 것은 ‘연계고용’제도 덕분이다. 하지만 이제 고시 개정으로 인해 제2, 제3의 베어베터를 만들고, 발달장애인 1500명을 채용하겠다는 꿈도 이루기 힘들어졌다고 한다. 왜 이런 일이 생긴 걸까. ‘더나은미래’가 뒷이야기를 취재했다. 편집자 주 “몸이 불편한 지체장애인과 사회성이나 지적능력이 떨어지는 발달장애인 중 기업이 누구를 선택하겠어요? 정부에서는 기업의 직접고용만을 강조하지만, 현실적으로 중증장애인, 그중 발달장애인은 고용되기 어려워요. 직접고용이 되지 않는 상태에서, 민간에서 이들을 포용하기 위한 움직임을 막아서는 안 되는 것 아닌가요?” 베어베터 이진희 대표의 말이다. 베어베터는 발달장애인(지적·자폐성 장애인)을 고용해 제과나 인쇄물을 기업에 판매한다. 발달장애인은 장애인 고용의 사각지대다. 중증장애인 1명을 채용하면 2명으로 인정해주는 ‘더블카운트’제도가 있음에도, 고용 대신 벌금을 낸다. 장애인 평균 고용률은 36%, 지체장애인 고용률은 45.4%지만, 지적장애인 고용률은 14.3%다. 자폐성 장애인의 고용률은 0.6%다(2012년 보건복지부). 지적장애인이 16만7500명, 자폐성 장애인이 1만5900명이니, 15만명가량의 발달장애인이 백수인 셈이다. 이들은 고스란히 복지서비스 부담으로

제262호 창간 14주년 특집

지속가능한 공익 생태계와 함께 걸어온 14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