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사회공헌을 만나다] “공부가 쉬워졌어요”…소외 지역 청소년 찾아가는 ‘드림온 하이스쿨’

교육 격차 해결하는 사회공헌 현대해상 ‘드림온 하이스쿨’    지난 4월 강원도 지역의 저소득층 중고등학생 100명을 위한 특별 교사가 배치됐다. 다년간 교육봉사를 가진 대학생 멘토들에게 직접 공부 노하우를 듣고 진로 상담을 받는다. 온라인 교육 사이트에서 무료로 강의도 듣는다. 100일간 공부일기를 쓰면서 자신만의 학습법을 개발하고 멘토들에게 실시간 피드백도 받는다. 현대해상과 교육 격차를 해소하는 사회적기업 ‘공부의신(이하 공신)’이 함께 시작한 사회공헌 프로그램 ‘드림온 하이스쿨(Dream on Hi-school)’ 이야기다.  5만원. 소득 100만원 미만 가정에서 한 달간 지출하는 사교육 비용이다. 월평균 소득 700만원 이상 가구가 지출하는 사교육비(44만3000원)와 무려 8.8배 차이난다(교육부, 2017년 3월 기준). 소득에 따라 교육 받을 기회, 교육의 질이 달라지고 있는 것. 배효진 매니저는 “국내엔 생각보다 열악한 교육 소외지역이 많다”면서 “빈부 격차, 지역 편차에 관계없이 모든 학생들이 공평하게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시작한 프로그램”이라며 “교육 여건이 상대적으로 좋은 수도권, 광역시를 배제하니 교육 소외지역인 강원도가 선정됐다”고 덧붙였다. 약 500명의 멘토와 수도권에서 멘토 프로그램을 운영하던 공신은 현대해상과의 파트너십으로 강원도 홍천으로 활동 지역을 넓히게 됐다.  ◇’문제풀이’보다 ‘공감’을 먼저…차별화된 멘토링 전략  ‘드림온 하이스쿨’은 4개월의 준비 과정을 거쳤다. 강원도 홍천 지역 학생들을 위해 컴퓨터를 활용한 온라인 멘토링을 기획했는데, 예기치 못한 난관에 부딪쳤다. 컴퓨터가 없는 가정이 많았던 것. 지역 내 센터를 가야만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 학생들도 많았고, 친구 집에서 강의를 듣는 이들도 있었다. 휴대폰 역시 간단한 연락만 가능한 상황. 이에 현대해상과

[청년, 사회공헌을 만나다] “일상이 된 미디어폭력”, 사이버언어폭력 예방하는 ‘바른말풍선’

사이버언어폭력 예방 교육 프로그램 ‘바른말풍선’ 상담사 인터뷰 “미디어폭력은 아이들에겐 이미 일상이에요. 어떤 준비나 교육 없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게 됐다보니, 사이버폭력이 만연한데도 자각을 못해요. 언어를 알아야 스스로를 잘 표현할 수 있듯이, 미디어도 사용법을 잘 알아야 건강하게 활용할 수 있어요. 몰라서 그렇지, 배우기만 하면 아이들은 안하려고 노력하거든요.” 스스로넷(서울시립청소년미디어센터) 미디어보호팀 임수정 팀장, 김은혜, 이수연 상담사의 말이다. 스스로넷은 푸른나무 청예단이 서울시로부터 위탁 받아 2000년에 개관한 우리나라 최초의 청소년 미디어 특화시설. 청소년이 미디어를 활용해 세상과 건강하게 소통하고, 스스로 네트워크를 만드는 즐거움을 알도록 하는 게 목표다. ◇사이버화, 저연령화 되는 학교폭력 이곳에선 지난해 8월부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언어폭력 교육 ‘바른말풍선’을 진행해 왔다. 미디어의 발달에 따라 사이버 공간에서의 왕따나 괴롭힘, 언어폭력 등이 중요한 사회문제로 떠오르면서, 초등학생의 건강한 미디어 사용을 돕고 사이버 언어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교육인 셈. 현대해상과 푸른나무 청예단에서 후원하고, 서울 전역 초등학교 3-6학년을 대상으로 한다. 1년 반동안 총 92개 학급, 2100여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해 왔다.  교육대상을 초등학생으로 선정한 이유는 무엇일까. 임 팀장은 “초등학생들은 아직 무엇이 폭력인지 분별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스마트폰의 사용연령이 점점 낮아지면서 학교폭력이 사이버화되고, 저연령화되기 시작했다는 것.  “아이들은 ‘물리적 폭력은 나쁘다’는 건 알고 있어요. 죄책감도 느끼고요. 하지만 미디어폭력은 잘못인 줄도 몰라요. 자신의 행동이 잘못됐다는 것도 모르거든요. 그렇다보니 미디어폭력 습관이 실생활에도 영향을 미치고, 언어폭력이 너무 심해졌어요. 어린 초등학생들이 더 쉽게 노출되어 있고요. 그렇다보니 초등학교때부터 미디어 교육이 이뤄져야

“아이를 낳아도 괜찮은 사회일 순 없을까요?”

정은(가명·30대)씨는 퇴사처리 공고를 받았다. 임신 때문이었다. 처음에 회사는 출산 전후 휴가도 주지 않겠다고 했다. 그러다가 뒤늦게 휴가를 쓰라고 하긴 했지만, 사용 후 퇴사하라고 정은씨를 종용했다. 정은씨는 너무 억울했다. 출산휴가만 사용하고 정말 그만 두어야 하는 지, 출산휴가에 대한 실무처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 지 회사로부터 아무런 안내도 받지 못한 상태였다. 고민 끝에 정은씨는 ‘직장맘 고충상담 콜(120 다산콜→5번)’ 문을 두드렸다. 전화로 몇 차례 공인노무사의 코치를 받았고, 그 덕에 고용노동부 여성고용정책과 근로감독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10여 차례 상담 끝에, 결국 정은씨는 무사히 출산휴가를 사용했다. 2개월이 지난 후, 육아휴직 사용방법도 문의했고 서면신청 등을 포함한 추가적인 상담이 이어졌다. ‘직장맘 고충상담 콜’을 운영 중인 ‘서울시 직장맘 지원센터’는 2012년 4월 개소했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여성 노동운동 활동가들이 연합해 직장맘 지원센터 개설 제안 내용을 담은 책자를 모든 후보에게 건넸다. 당시 후보자였던 박원순 시장은 제안을 받아들였고, 직장맘 지원센터 설립을 자신의 공약으로 삼았다. 서울시 직장맘 지원센터가 개소되기 전에도 여성 노동을 지원하는 ‘여성인력개발센터’와 ‘여성발전센터’ 등이 있었으나, 대부분 여성의 재취업을 다뤘다. 하지만 ‘서울시 직장맘 지원센터’는 다른 곳에 포커스를 맞췄다. 바로 경력단절 예방이었다. “경력단절이 되기 전에 막아야 합니다. 재취업을 하면, 보통 노동의 질이 매우 떨어집니다. 자기 경력을 인정받아 재취업을 하려면, 거의 8년이란 시간이 걸립니다. 게다가 다 무방비 상태로 쫓겨나다보니 더 힘들어요.” 김명희(44·사진) 서울시 직장맘 지원센터의 경력유지지원 팀장(노무사)은 우리나라 여성의 경력 단절의 대부분이

화장실에서도 차별받는 장애인…서울교통공사 3호선, 장애인화장실 35%가 남녀공용

“화장실에 사람 있어요! 들어오시면 안 돼요!” 뇌병변1급 장애인인 김영진씨(34·가명)는 한성대입구역(서울시 지하철 4호선) 장애인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보는 중에 다급하게 소리를 외쳤다. 잠금 버튼이 고장나, 다른 장애인이 들어올 뻔했기 때문. 문제는 그뿐이 아니었다. 장애인 화장실이 남녀공용이었다는 사실에서다. 자칫하다 여성 장애인이 들어올 수 있어 크게 놀랐다고 한다. ◇서울시 지하철(1~4호선) 장애인 화장실 10곳 중 2곳이 남녀 공용 장애인들이 지하철 내 장애인 화장실 때문에 불편을 겪고 있다. 기자는 지난 4월, 서울교통공사에 ‘장애인 편의시설 전수조사 용역 결과’ 자료를 정보공개청구했다. 지난 2015년 서울시 지하철 1호선부터 4호선까지 120개역을 전수조사한 결과였다. 기자가 요청한 정보공개청구 내용은 6개 항목(접근성, 안내도, 안내사인, 화장실, 엘리베이터, 리프트)에 대한 조사 내용과 2017년 현재 개선 사항, 장애인 화장실 내부 물품 구비(양변기 등받이, 세면대 비누 위치 등) 등이었다. 서울교통공사측은 “보안 사항이 있어 전체 공개는 어렵다”며 일부 내용을 제공해줬다. 내·외부 엘리베이터설치, 게이트 설치, 전동차 출입문 간격, 장애인 화장실 남·녀 구분 설치 등 총 5가지 항목이었다.   서울교통공사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현재 120개 역사(서울 지하철 1~4호선) 중 28개 역은 남녀 구분이 없다. 10곳 중 2곳의 장애인 화장실이 남녀 공용인 셈이다. 서울 지하철 3호선은 34개 역 중 12곳(35%)의 장애인화장실이 공용이었으며, 연신내와 청량리역에는 아예 장애인화장실이 따로 설치돼있지 않았다. ◇장애인 화장실 자동잠금장치, 무엇이 문제인가. 애초에 장애인 화장실만 공용으로 설계된 것 자체가 차별이지만, 장애인이 유독 공용화장실에 불편을 느끼는 이유는 잠금장치의 구조적 특성

“‘마음’으로 세상 담겠습니다”…청세담 7기 6개월 대장정 마무리

소셜에디터스쿨 ‘청년, 세상을 담다’ 7기 수료식 “저에게 청세담은 책이 아닌 ‘마음’으로 세상을 보게 해준 곳입니다. 청세담에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많은 것을 배워 돌아갑니다. 언제 어디서나 청세담이 가르쳐준 마음으로 세상을 담는 법을 기억하겠습니다.” (한승아·청세담 7기 최우수 수료) 지난 7일, 광화문 현대해상 사옥 10층 대회의실에서 ‘청년, 세상을 담다(이하 청세담)’ 7기 수료식이 열렸다. 청세담은 2014년부터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현대해상이 국내 최초로 영리와 비영리 분야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갖춘 ‘소셜에디터(공익 전문 저널리스트)’를 양성하기 위해 마련한 과정이다. 지금까지 2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 언론사를 포함한 우리 사회 다양한 분야에 ‘공익 DNA’를 퍼뜨리는 역할을 해왔다. 4.36대1의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선발된 26명 7기생들은 지난 6개월 동안 다양한 공익 현장을 취재해왔다. ‘대한민국 환경미화원의 24시 밀착취재’, ‘서울시 지하철 장애인 화장실 실태 점검’, ‘뮤지션들의 공정한 음원수익을 위해 활동하는 바름음원협동조합’ 등 청년기자 특유의 톡톡 튀는 아이템과 기사들이 쏟아져 나왔다. 수료생 한 명 한 명과 악수를 나누며 격려한 현대해상 CCO 신대순 상무는 “성공하는 사람들의 특징이 단기적인 결과에 조급하지 않고 목표를 설정해 희망과 열정, 꿈을 가지고 부단히 연습하는 그릿(GRIT)”이라면서 “여러분도 새롭게 바뀐 세상에서 부단히 노력해 꿈을 마음껏 펼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청세담 과정을 통해 취업으로 연결되는 사례도 계속됐다. 실제 수료생들은 조선일보, KBS, JTBC, 연합뉴스, 뉴시스 등 언론사를 비롯해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네이버 해피빈 등 다양한 분야에 취업하고 있다. 박란희 조선일보 더나은미래 이사(편집장)은 “청세담 선배들이 ‘청세담 덕분에 취업했다’, ‘청세담이

청세담 8기 입학…“세상을 담는 그릇이 되겠습니다”

소셜에디터 스쿨 ‘청년세상을담다’ 8기 입학식 현장   “6개월 동안 공익을 공부하면서 제가 세상에 어떤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지 배워가겠습니다.”(권지윤·30) “진실성 있는 기사를 쓰는 저널리스트가 되고 싶습니다. 청세담을 통해 공익은 물론 깊이 있는 글쓰기를 배우고 싶습니다.”(송봉근·26)   지난달 30일 오후 광화문 ‘스페이스 라온’에서 열린 ‘청년 세상을 담다(이하 청세담)’ 8기 입학식이 열렸다. 청년 수강생들은 입학식에서 차례로 청세담 활동에 대한 남다른 각오를 밝혔다. 청세담은 2014년부터 현대해상과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이하 더나은미래)가 국내 최초 영리와 비영리 분야에 대한 균형 잡힌 시각을 갖춘 공익 기자 및 소셜에디터를 양성하기 위해 마련한 과정이다. 지금까지 총 184명의 졸업생을 배출, 청년들이 언론사를 포함해 다양한 공익 분야에 진출하는 발판이 됐다. 청세담 8기 수강생 선발에는 모집 인원의 2배가 넘는 지원자가 몰리며 큰 관심을 받았다. 서류와 면접 전형을 거쳐 선발된 청세담 8기 수강생은 총 30명. 앞으로 6개월 동안 저널리즘 강의, 사회 혁신가와 만남, 공익 전문가와 토론식 수업은 물론, 더나은미래 기자에게 취재 실습 및 기사 작성 개별 멘토링을 받게 된다. 신대순 현대해상 CCO 상무는 “24주간의 청세담 과정을 통해 여러분 인생의 터닝포인트를 만들기를 바란다”고 격려했다. 박란희 더나은미래 편집장은 “지난 청세담 활동들을 돌아보니 열심히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사람이 많이 성장하더라”라면서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이 자리에 온 만큼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 많은 것을 얻어가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청세담 8기 입학식 현장 사진 보기

‘풀’만 먹인 소, 보셨나요?…‘풀로만 목장’ 조영현 대표

사람은 사람답게, 소는 소답게 동물복지는 결국 사람을 위한 것   소는 본래 풀을 먹는 동물이다. 1970년대 산업화로 농기계가 보급되면서 소는 더 이상 풀을 먹으며 일할 필요가 없어졌다. 예전 우리나라에선 소에게 줄 수 있는 사료가 없었다. 볏짚이 전부였다. 그래서 곡물과 배합사료를 수입해 먹이기 시작했다. 소를 빨리 키우고 쉽게 마블링을 하기 위해서였다. 시중에서 볼 수 있는 소고기는 모두 배합사료로 키운 한우다. 풀 먹인 한우, 그 고유의 맛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까. 사람보다 소가 더 많다는 전남 장흥. 이곳의 99%는 배합사료를 먹이는 공장식 소 사육을 한다. 그러나 ‘풀로만 목장’, 이곳은 예외다. 풀만 먹은 한우의 맛은 어떨지, 대체 뭐가 다른 것일지 풀로만 목장 조영현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조영현 대표 부부는 2011년 귀농, 올해로 7년째 ‘풀로만 목장’을 경영하고 있다. 장흥까지 내려와 귀농을 결심하게 된 계기를 물었다. 그는 서울에서 사료 원료를 수입해 국내에 파는 무역업을 했다고 한다. “30년 가까이 일하면서 만난 사람들은 축협, 사료공장, 소 키우는 사람들이었다. 접대를 받을 때면 그 날의 가장 좋은 소고기를 먹었다. 미국을 30회, 중국을 80회 넘게 다니면서 하루 한 끼는 스테이크를 먹었다. 몇십 년 동안 좋다는 고기는 다 먹어봤지만 느낌이 없었다. 해외의 목축업을 보면서 보고 배운 것으로 ‘풀을 먹인 이런 소고기를 생산해주시오’라고 축산 농가들에 이야기했지만 아무도 듣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하기로 했다.”  “얘들아 밥 먹자.” 조영현 대표의 한 마디에 푸른 초원에 있던

성북구 에너지자립마을 삼덕(三德)에 가다

빈곤층 에너지 복지에서 에너지 자립으로, 그 비결은 ‘협력’ 나지막한 언덕길을 올라가니 마을이 한 눈에 내려다보였다. 태양광 발전 패널이 설치된 지붕들이 눈에 들어왔다. 마을 곳곳에 설치된 빗물저금통은 굵직한 파이프를 통해 빗물을 나르고 있었다. 흙 장난을 하던 아이들은 파이프에서 빗물을 받아 손을 씻고 있었다. “보통 빗물이 더럽다고 생각하잖아요? 빗물로 빨래나 마당 청소 를 하면 묵은 때도 잘 빠지고, 위급할 때는 여과를 해서 식수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빗물에선 단맛이 난다는 사실 모르셨죠?” “미래에 식수가 부족해져도 우리 마을은 끄떡없다”며 주민들이 우스갯소리를 하는 이곳은 성북구 정릉동의 에너지자립마을, 삼덕 마을(구 돋을볕마을)이다. ‘삼덕’에는 삼대가 함께 살아 효가 넘치고, 이웃끼리 서로 베풀고, 친환경 에너지가 넘치는 청정마을이란 뜻이 담겨있다. 에너지자립마을이란 지역내 에너지 소비량을 낮추고 생산량은 높여 에너지 효율을 높이고, 지속가능한 에너지 경제를 확립하는 공동체를 말한다. 2012년 서울시 에너지자립마을 조성사업에 선정된 삼덕마을은 마을의 에너지 실태 조사와 함께 에너지 발전기를 설치했다. 2015년부터는 에너지 자립을 위해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봉사단을 비롯, 다양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곳에 설치된 14개의 태양광 패널과 23톤짜리 11개 빗물저금통에선 친환경에너지가 지속적으로 생산, 활용되고 있다. ◇빈곤층 에너지 복지에서 출발, 삼덕 에너지자립마을 삼덕 에너지자립마을의 시작은 빈곤층 에너지 복지에서 비롯됐다. 한 달 전기세 5000원을 부담하기 어려운 빈곤층을 만나며 에너지 복지에 관심을 갖게 된 정릉종합사회복지관이 마을 주민들에게 에너지에 대해 화두를 던지기 시작한 것. 복지관에서 개인이 에너지를 절약하고 생산하면 마을 모두에게 에너지 활동의 이익이 돌아갈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오정희(55) 정릉종합사회복지관 관장은 “중요한 건 복지관이 원하는 마을이 아니라 주민들이 원하는 마을”이 라며 입을 열었다. “초기엔 복지관과 주민 몇 명이 다른 이들에게 에너지 사업을 홍 보하고 설득시켰다면, 지금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에너지자립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어요. 복지관은 회의 장소를 빌려주거나 의견 조 율을 도와주는 정도로 후방에서 힘을 보태주기만 한답니다.” 복지관

공간을 공유하라, 스페이스 클라우드 정수현 대표

‘비어있는 공간을 공유할 순 없을까.’ 차량 공유와 빈방 공유에 이어, 공간 공유를 활성화시키겠다는 미션을 갖고 플랫폼을 만든 여성이 있다. 스페이스 클라우드 정수현(33) 대표가 주인공이다. 연습실, 회의실, 스터디룸, 카페, 비즈니스 센터 등 다양한 공간을 고객에게 유통중인 이 스타트업에, 지난해 네이버는 17억원을 투자했다. 네이버의 콘텐츠 검색이 연결된 후, 공간제공자(이하 호스트)는 1년 만에 1000개팀에서 3600개팀으로 늘었다. 초기 스타트업, 1인 기업, 프리랜서, 크리에이터, 소규모 프로젝트 그룹 등 4차 산업혁명 이후 곳곳에서 ‘일자리의 혁명’이 벌어지는 지금, 어쩌면 이 공간 공유는 그 혁명을 앞당기는 촉매제일 지도 모른다. 지난 2일, 서울 성수동 카우앤독에서 정수현 대표를 만났다.  -사업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가. “창업 및 프로젝트를 시작하려는 청년 및 소규모팀에게 작업 공간은 늘 부족하다. 공간 자체가 없어서가 아니라 적정 비용으로 머물 수 있는 공간이 없어서다. 스타트업과 프리랜서가 늘어나는 일의 트렌드로 인해, 코워킹스페이스가 많이 늘었다. 이전에 북창동의 ‘스페이스노아’, 서울시와 ‘무중력지대’ 공간사업을 기획 및 운영했다. 3년 정도 넘게 공유공간을 직접 운영하니 2000명이 넘는 청년 회원들이 스터디, 파티, 모임, 프로젝트 등의 다양한 공간을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공간 공유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확신이 들었다. 흩어져 있는 공간들을 소개하고 예약도 받을 수 있는 컨셉으로 ‘스페이스 클라우드’를 론칭했다.”  그녀는 주변의 친한 친구들이 가진 공유 공간 13개를 소개하고 이를 연결시켜주면서 사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원시적인 방법으로 메일로 주문을 받아 공간 운영자에게 넘긴 것이다. 6개월 만에 200개 공간이 동록됐고,

관악FM 13주년… 공동체라디오, 지역사회를 꽃 피우다

1인 미디어와 팟캐스트 등 개인방송 매체가 범람하는 시대, ‘공동체 라디오’가 존재하는 이유는 뭘까. 공동체 라디오란 지역의 공동체가 직접 운영부터 제작까지 함께 해나가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 지상파 라디오 방송국이다. 2005년 방송위원회가 8개의 시범사업자를 선정하며 공동체 라디오를 의욕적으로 출범시켰다. 초기 8개 라디오 방송국은 광주시 북구청의 ‘광주시민방송’, 대구 성서의 ‘성서 공동체 FM’, 경북 영주의 ‘영주 FM’, 충남 공주의 ‘금강FM’, 성남 분당의 ‘FM분당’, 서울의 ‘관악FM’과 ‘마포 FM’, 그리고 전남 나주의 ‘나주 시민방송’이었다. 정식사업자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탈락한 ‘나주 시민방송’을 제외한 7곳이 현재 출력 1와트로 방송을 하고 있다. 이중 가장 활발한 활동으로 손꼽히는 곳이 관악FM 공동체라디오다. 관악FM은 10개 이상의 마을미디어를 설계운영하고, 광주 고려인마을 고려FM 방송시스템이 안착되도록 도왔다. 영향력이 미미한 공동체라디오 중 유독 관악FM이 성장한 이유는 뭘까. 올해 13년째를 맞은 관악FM의 안병천(42) 대표를 만났다. “공동체 라디오는 소수 매니아를 위한 것이 아니고, 지역 주민 전체를 위한 매체입니다. 1인 미디어가 많아질수록 오히려 지역 단위의 작은 이야기는 소외되고 있거든요.” 라디오는 전문적인 기술이 없는 사람들도 쉽게 제작에 참여할 수 있는 매체다. 게다가 다른 매체에 비해 저렴한 비용으로 제작이 가능하다. 관악 FM의 경우, 관악구 중심 지역에서 라디오 주파수를 100.3MHz으로 맞추면 들을 수 있는데, 현재 오전 6시부터 1시간 단위로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방송되고 있다. 오전 6시, 노년층이 직접 노후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방송 ‘쾌지나 청춘’을 비롯해, 오후 11시 영화 음악 프로그램 ‘시네뮤직’까지 18시간 동안

“우리는 14년째, 11개월 단기 계약직 신분”

박막례(74·가명) 할머니는 3년 전 남편과 사별했다. 자식들에 이어 할아버지마저 떠나간 집, 할머니는 그 집에 홀로 남아 세상과 담을 쌓았다. 삶이 무의미하게 느껴졌고 이따금 오는 자식들의 전화도 예전만큼 반갑지 않았다. 그런 할머니를 세상 속으로 다시 이끈 것은 다름아닌 ‘일’이었다. 정부 노인일자리사업에 은빛사랑나누미(독거 노인 도시락 배달)로 참여하며 삶의 의미를 되찾았다. “비슷한 처지에 있는 노인들 도시락 만들고 배달해주며 말동무 하는게 재미있어. 돈도 돈이지만 활동하는게 좋아. 나 어디 아픈 곳 없냐고 묻는 사람도 전담선생님밖에 없어. 가족이나 다름없지” 하지만 박막례 할머니는 지난해 12월 어느날부터 전담선생님을 볼 수 없었다. 복지관에 문의했지만 담당자들은 “개인 사정으로 쉬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이듬해 2월 새로운 전담선생님이 오기 전까지 정서적 돌봄을 받을 수 없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노인일자리 전담인력은 사업 첫 해인 2004년부터 현재까지 11개월 단기계약직 신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연간으로 진행되는 노인일자리사업과 달리, 이를 관리하는 전담인력은 11개월 계약이라 매년 2개월 가량의 공백이 생기는 것. 노인일자리사업에 참여한 어르신들이 안정적인 돌봄을 받을 수 없는 이유다. ◇최근 10년간 노인일자리 31만개 증가… 반면 전담인력은 1952명 느는데 그쳐 42만 9726개. 정부가 2004년부터 노인일자리사업을 통해 창출한 신규 일자리 수다. 노무현 정부에 시작된 노인일자리사업은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국정과제로 선정, 사업추진에 탄력을 받았다. 지난 14년간 노인일자리 사업에 투입된 예산은 총 2조2692억원. 최근 출범한 문재인 정부 역시 노인일자리 확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6월 5일 공개된 정부

대한민국 환경미화원의 24시

올해로 7년째 도로변 청소를 하고 있는 환경미화원 A(42)씨는 두 명의 아들을 둔 가장이다. 건설 현장에 물품을 납품하는 사업을 하던 그는 건설사의 부도와 함께, 지난 2010년 개인사업을 접었다. 이후 안정적인 생계를 꾸려나가기 위해 적지만 일정한 급여를 받을 수 있는 청소 업무를 시작했다. 환경미화원이 되고 초반에는 가족들에게 미안함 마음을 많이 가졌다고 한다. 그는 “월급이 200만원도 안되니까 가족들에게 많이 미안했었지”라며 “아들 초등학교 다닐 땐 아들하고 마주칠까봐 집에서 멀리 떨어진 동에서 근무하기도 했고”라고 회상했다. A씨와 처음 만난 건 지난 4월의 월요일이었다. 아직 어둠이 채 가시지 않은 오전 5시. 미세먼지가 기승이던 봄날, 도로 위 미세먼지 위험 사각지대를 찾기 위해 나선 터였다. 그는 왕복 6차선 도로 가장자리에서 빗자루를 들고 바닥을 쓸고 있었다. “무슨 일이세요?”, A씨 주변에 서성이다 잠깐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말에 의아한 표정으로 답해왔다. 짧은 시간 동안 미세먼지와 관련한 내용으로 시작한 대화는 열악한 근로여건, 수당에 관한 이야기로 끝이 났다. 이후 A씨와는 여러 번 만났다. 환경미화원 휴게실, 편의점, 식당 등에서 만났는데 매번 여건 개선의 희망을 품고 열악한 여건에 대해 거침없이 이야기했다. A씨는 ‘노동’이라는 이슈로 모인 활동가들의 모임에도 매주 참석한다 했다. 기자는 A씨와 함께 모임에 참석하기도 했는데 이 때도 A씨는 참석자들과 노동 여건 개선 방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눴다. A씨는 주당 40시간 일하고 매달 일정한 기본급과 식비를 받는다. 이 40시간 안에는 토요일, 일요일도 포함된다. 근로기준법대로라면 주말 근로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