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훈의 인사이트 재팬⑥] 지진이 났는데 연락이 닿지 않는다면? 일본의 재난대응체계

재난대응을 위한 171번 서비스와 어플리케이션들   가족들이 일본으로 이사를 왔다. 한 달에 한 두 번 정도 지진을 일상적으로 느끼며 살아야 하다 보니 혼자 살 때와는 달리 가족들을 위한 재난대비책을 처음부터 다시 세워야 했다. 한국에서도 경주지진 이후 가정에서의 방재대책에 대한 관심들이 대폭 늘어났고 인터넷에서도 관련정보들을 많이 찾을 볼 수 있다. 한국과 일본의 여러 정보를 참고하여 실제 우리 가족에 맞는 재난대비책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참고할만한 일본의 유용한 도구들을 알게 되어 여기에 소개해본다. 재해음성사서함 서비스 171번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큰 재난이 발생했을 때 사람들은 먹을 것과, 마실 것과, 쉴 곳을 찾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길 것 같다. 하지만, 실제 상황에서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집으로 돌아가는 것, 가족과 지인들과 연락을 취하는 것, 현금을 찾는 것 등 다양하다. 그 중에서도 통신사정이 안 좋아지는 재난현장에서 가족들과 연락을 취하는 것은 사람들의 마음을 애타게 하는 것인데, 일본에서는 ‘171번’ 서비스가 있어 이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대형 재난이 발생하면 통신이 폭주하면서 통신사가 발신규제를 하여 전화가 걸리는 확률이 현저히 떨어지거나, 정전이나 통신시설 파괴 등으로 서비스 자체가 중단되기도 한다. 개인들은 배터리가 소모되고 충전할 방법을 찾지 못하여 제때 연락을 취하기가 어려워지곤 한다. 기존에는 서로에게 연락을 취하기 위해서 대피소의 게시판에 벽보를 붙여 사람을 찾거나 안부를 남기는 고전적인 방법이 사용되곤 했는데, 일본 최대의 전기통신사업자인 NTT는 재난이 발생하더라도 가족과 지인들이 서로 안전한지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171번 음성사서함서비스를

[오승훈의 공익마케팅-⑩]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힘

대학 시절, 친한 교수님께 믿음이 무엇인지 여쭈었다. 교수님은 주머니에서 100원 동전 하나를 꺼내서, 오른손에 쥐고 물으셨다. ‘내기 하나 할까? 동전은 어느 손에 있니? 네가 맞추면 내가 만 원을 주고, 틀리면 내게 만 원을 줘야 해’ 눈앞에서 보여주셨기에 의심의 여지 없이 오른손을 가리켰다. 교수님은 약속대로 만 원을 주셨다. ‘다시 한번 할까?’ 그런데, 이번에는 손을 허리 뒤로해서 동전을 어느 손에 쥐는지 보여주지 않았다. 다시 손을 앞으로 내밀더니 ‘이번에도 오른손에 동전을 쥐었어. 어느 손에 동전이 있는지 맞춰볼래? 똑같이 만 원 내기야.’ 어차피 만원을 벌었기에 주저 없이 오른손을 가리켰다. 교수님은 만원을 또 건네주셨다. 다시 손을 허리 뒤로 하고 동전을 쥔 후에 손을 앞으로 내밀고 세 번째 내기를 하셨다. ‘이번에도 오른손에 동전을 쥐었어. 어느 손에 있는지 맞춰볼래? 그런데, 이번에는 10만 원 내기야.’ 이번에는 쉽게 선택할 수 없었다. 맞추지 못하면 10만 원을 내놓아야 했고, 세 번 연속 오른손에 있을 리가 없었다. 이런 생각으로 주저하고 있는데 교수님이 말씀하셨다. 우리는 판단을 한다. 그 사람이 어떤 배경과 외모를 가졌는지, 평소에 어떤 말과 행동을 하는지, 직업이 무엇인지, 최근에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 등을 생각한 후, 저 사람은 믿을만하다고 판단한다. 믿기로 판단한 후에도 끝까지 그 믿음을 점검한다. 예상과 달리 실수를 하거나, 기대했던 행동을 하지 않으면 믿음을 철회한다. 우리의 판단은 믿을만한가? 우리는 그 판단을 믿을 힘이 있는가? 몇 년 전, 홈쇼핑에서 ‘만능 걸레’를

[박란희의 작은 이야기] 멀게만 느껴졌던 기후변화 문제, 눈앞에

“제주도 용머리해안에 방문객 출입 통제 일수가 연간 200일이나 됩니다.” 지난 14~15일, 기후변화센터의 ‘기후변화 리더십아카데미 16기’ 회원들과 함께 제주도청을 방문했을 때 환경국장이 해준 말이다. 기후변화 때문에 몰디브 해안만 수몰 위기에 처해 있는 줄 알았는데, 제주도의 해수면 또한 상승 폭이 컸다. 조천호 국립기상과학원 원장은 “기후변화가 시리아 전쟁과 연관돼 있다”고 했다. 2010년 러시아 폭염 현상→심각한 가뭄 발생→우크라이나·러시아 등 밀 생산량 대폭 감소→밀 수출 중단→밀 가격 폭등→시리아 정치·경제 불안→IS 등장→유럽 난민 문제까지 이어졌다고 한다. 실제로 기후변화는 농업과 밀접한 영향이 있다. 한국농어촌공사 관계자는 “한반도 기후가 너무 따뜻해지면서 농사 재배 면적이 줄어드는데도 연속 4년째 풍년인데, 그동안 4년 연속 풍년은 한 번도 없었다”며 “쌀이 남아돌아 골머리를 앓는다”고 했다. 이번 지면의 기획 특집은 미세먼지 문제 해결에 나서는 다양한 NGO와 시민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멀게만 느껴졌던 기후변화 문제가 미세먼지를 만나, 태풍급 이슈로 부각했다. 지금까지 기후변화에 대해 우리 정부가 보인 암묵적 태도는 ‘선진국보다 앞장서 할 필요 있나’였다. 천연가스 세금이 석탄에 부과된 세금보다 1.6배 더 높다는 점만 봐도, 우리 정부의 우선순위를 알 수 있다. 초등학교 시절, 환경 그림을 그릴 때만 해도 생수를 사먹는다는 건 상상 속 이야기였는데 현실이 됐다. 공기를 사서 들이마셔야 한다는 것, 상상하고 싶지 않다.

[보니따의 지속가능한 세상만들기] 반짝이는 눈매를 위해 아이들이 사라진다면?

‘천연’하면 가장 먼저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아마도 ‘건강하다’는 느낌이 떠오를 겁니다. 최근 화학 물질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먹고, 입고, 바르는 제품에도 천연 재료를 사용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져 나갔습니다. 화장품 업계에도 예외는 아닙니다. 허브, 과일, 꽃, 달팽이, 광물을 비롯한 각양각색의 재료들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이 쓰는 재료 중의 하나가 바로 마이카(Mica)라는 광물입니다. 다소 생소한 이름이지만, 여러분께서 지금 사용하고 있는 화장품의 성분표를 확인해 보면 쉽게 찾으실 수 있습니다. 마이카는 반짝거리는 성질이 있어서 아이섀도우, 립스틱과 같은 색조 화장품에 많이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마이카의 인기가 높아갈수록 목숨을 잃는 사람들이 늘어 난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아름다움을 만드는 마이카 광산의 아이들 “학교 끝나고 와서 일하는 거에요. 정말이에요.” 인도 북동쪽에는 자르칸트 주에 사는 12살 살림은 마이카 광산에서 일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습니다. 하지만 담임 선생님의 이름을 묻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거짓말을 한 것이죠. 알고 보니 살림은 학교에 입학은 했지만, 가정 형편이 어려워 매일 광산으로 출근하고 있었습니다. 인도의 비하르와 자르칸트 주는 전 세계 1/4의 마이카를 생산할 정도로 광산이 많습니다. 광산이 많으면 일자리도 많아서 주민들이 먹고 살기 충분할 텐데, 이 두 지역은 불행히도 그렇지 못합니다. 인도의 다른 지역보다 문맹률도 높고, 학교에 못 가는 아이들도 많을 정도로 가난합니다. 전 세계 화장품 산업은 날이 갈수록 커져 가지만, 인도에는 살림처럼 마이카 광산에서 일하는 아이들이 2만명이나 됩니다. 광산에서

[여문환의 비영리 현장 이야기-②] 장애인에게 경제교육을 한다고요?

우리 기관☞JA코리아 은 그동안 저소득 계층과 사회적 약자들에게 경제교육을 지속적으로 해오고 있다. 지역아동센터, 농산어촌 마을 소재 학교, 분교, 보육원, 청소년 교도소, 북한 이탈 청소년, 베트남과 필리핀과 같은 다문화 가족의 어린이들 그리고 작년부터는 미혼모들에게도 실시하고 있다. 새로운 사회적 소외 계층의 청소년들을 접할 때마다 색다른 어려움을 접한다. 미혼모들은 사회적 편견을 제외하고라도, 교육을 받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도움을 필요로 하고 있었다. 예컨대 교육을 받을 동안 그들의 아이를 돌보아 줄 도우미가 절실했다. 이 모든 어려움을 극복하여 하나둘씩 우리 프로그램을 마치고 사회 혹은 학교로 다시 돌아가는 그들을 볼 때 정말 가슴 벅차다. 2016년부터 장애인을 위한 경제교육을 시작했다. 그것도 지체장애인보다도 오히려 발달장애인 쪽이 훨씬 많았다. 어렵게 평가지표도 만들고 나도 직접 현장답사를 다녀왔다. 가기 전에는 여전히 의문이 있었다. “일상생활도 어려운데 경제교육이 잘 될까?” 시작이 반이라 벌써 한 학기가 지나고 평가회도 가졌다. 전국에서 20명 가까운 장애인 시설 및 기관에서 직접 교재를 가지고 8시간 이상을 직접 가르친 결과를 서로 논의하는 자리였다. 잘 진행되었던 점, 문제점들 그리고 개선점들을 논의하는 가운데 한 담당 선생님께서 그동안 어려운 점을 말씀하시면서 울음을 터뜨리셨다. 출발부터 어려우셨다고 하신다. 기관으로부터, 학부모로부터 매우 부정적 시선으로 따가운 눈총을 받으신 것이다. 하지만 한 번도 주위 집중을 하지 않았던 아이들이 서서히 변화했으며 돈, 상품, 은행, 마트 등 기초적 경제생활에 최소한의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어떤 친구들은 직접 경제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해외 임팩트 투자 트렌드] 아스펜 기업가네트워크(ANDE) 동남아시아 지부 개소

“동남아시아 지역 내 ‘소규모 기업가’를 키우고 자원과 기업가를 연결합니다.” 임팩트 기업과 자원을 잇는 중간지원조직 아스펜 기업가네트워크(ANDE∙ Aspen Network of Development Entrepreneurs)가 아시아에서도 공식 활동을 시작한다. 지난 5일, 아스펜 기업가네트워크(ANDE)는 런던에서 개최된 연례 회의에서 아스펜기업가네트워크 ‘동남아시아 지부’ 설립을 공표했다. 아스펜 기업가네트워크는 워싱턴 DC에 본사를 둔 교육 및 정책 연구기관 ‘아스펜연구소(Aspen Institute)’에서 시작된 네트워크 조직으로, 개발도상국 내에서 ‘소규모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다양한 주체들을 연결해 기업가를 지원한다.  투자자∙인큐베이터에서부터 재단∙대학∙정부에 이르기까지, 생태계 내 다양한 주체들을 아우른다. 2009년 34개의 회원 조직으로 시작했으며, 현재 150여개국, 260여명이 넘는 기관이 아스펜 기업가네트워크에 속해있다. 세계 최대 비영리 벤처캐피털 어큐먼(Acumen), 사회적기업을 지원하는 실리콘밸리의 스콜재단(Skoll Foundation), 영리∙비영리 투자 및 기부를 진행하는 오미디야르 네트워크(Omidyar Network), 빌앤드멜린다게이츠재단 등 비영리∙자선 ‘임팩트’ 분야에서 활동하는 대표 주자들 모두 아스펜 기업가정신네트워크 회원 기관이다.  아스펜기업가네트워크의 특징은 ‘성장하는 소규모 비즈니스(SGB·Small Growing Business)’를 빈곤 해결의 핵심 열쇠로 본다는 것.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만들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임팩트를 만들기 때문”이라 설명한다.이들이 말하는 ‘성장하는 소규모 비즈니스(SGB)’란 ▲구성원 5~250명 사이의 기업으로, ▲가난한 이들 삶의 질을 증진시키면서도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을 가리킨다. 본부는 워싱턴에 있으며, 현재 브라질, 중미 멕시코, 서아프리카 등에 지부를 두고 있다. 태국 방콕에 새롭게 설립될 아시아 지부는 동아시아 및 동남아시아 지역을 포괄하며, 지역 내 ‘소규모 비즈니스(SBG)’의 성장을 위해 자원을 연결하고, 지원한다. 동남아시아 지부는 호주 외교통상부(DFAT) 및 록펠러재단의 50만불(약 5억7000만원) 지원으로 이뤄졌다.

유산 1억원 기부한 김영걸 카이스트 교수…“유산기부 동참 많아지길”

김영걸 카이스트 교수, 기아대책에 유산 1억원 기부 어머니 고 설순희 여사에 이어 헤리티지클럽 4번째 회원   “제가 그동안 어머니께 가장 잘한 일이 뭔지 아세요? 기아대책의 헤리티지 클럽 가입을 권해드린 일입니다. 어머니께서는 유산을 기아대책에 기부하시고 그 어느 때보다 행복해하셨어요. 지금 저도 어머니와 같은 마음입니다.” 김영걸 카이스트 경영대학 교수(대외부학장)가 국제구호단체인 기아대책에 유산 1억원을 기부했다. 지난 4일 서울 강서구 기아대책 강당에서 김 교수의 유산 기부 약정식이 열렸다. 김 교수와 그의 아내와 딸이 함께 유산 기부 약정서에 서명하는 자리였다. 이로써 김 교수는 어머니인 고 설순희 여사의 뒤를 이어 기아대책의 유산 기부자들의 모임인 ‘헤리티지 클럽’의 네 번째 회원이 됐다.   2006년부터 기아대책에 정기후원을 한 고 설순희 여사는 2015년 7월 20일 기아대책의 유산기부 1호 후원자다. 당시 유산 약정식에서 설 여사는 “나 역시 어려운 시절을 겪어온 만큼 가난한 이웃을 보면 늘 안타까웠다”면서 “남은 생을 어떻게 보낼 수 있을까 고민하던 중에 유산기부를 결심했는데, 가난한 어린이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고 설순희 여사는 지병으로 지난해 3월 26일 세상을 떠났다. 김 교수는 지난달 26일 고 설순희 여사의 기일을 기념해 자신의 유산 1억원을 기아대책에 전달하겠다는 뜻을 전해왔다. 설 여사의 기부금 1억원은 아프리카 카메룬 은가운데레 지역의 아동 센터 건립에 사용됐다. 유산기부란 자신의 재산을 사회에 나누고 떠나는 것으로, 재산의 일부 또는 전부를 사망 시점에 공익 목적으로 기부하는 것을 말한다. 보통

[해외 임팩트 투자 트렌드] 여성과 밀레니얼 세대에 주목하라

트럼프 시대가 막을 연 미국, 과연 ‘임팩트 투자’의 미래는 낙관적일까. 미국의 Case foundation CEO이자 설립자인 Jean Case는 “그렇다(YES)”고 말한다. 여전히 임팩트 투자는 초기 시기이지만, 힘을 얻는 전환기라는 것. *참고 SSIR 기사  케이스 재단은 미국 인터넷 회사 AOL(아메리카 온라인)의 창업자인 Steve Case와 그의 아내 Jean Case가 공동 설립한 비영리 재단이다. Jean Case는 여러 연구 결과를 토대로 ‘여성과 밀레니얼 세대’를 임팩트 투자의 원동력으로 바라본다. 미국 투자 회사인 MainStay Investments는 Invest in Outside the Box 보고서에서 여성 투자자의 60%가 향후 5년부터 10년간 임팩트 투자와 같은 대안 포트폴리오가 투자의 핵심 부분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반면, 남성 투자자는 47% 에 그쳤다.  영국의 여성 투자자를 위한 자산 컨설팅 회사 Addidi의 설립자이자 전무이사인 Anna Sofat은 2014 Campden FB 보고서에서 “역사적으로 여성들이 위험을 피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들은 포트폴리오에서 고위험(high risk)과 저위험 포트폴리오을 나눈다고 보는 것이 맞다”면서 “여성들은 엔젤 투자, 사회적기업, 예술 등 대안적인 투자처에 관심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미국의 자산 컨설팅 회사 Wealth Legacy Group Emily Bouchard 운영 이사도 2014 Campden FB 보고서에서 “많은 여성들이 그들의 투자가 높은 수익률을 만들어내는 것뿐만 아니라 세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길 원한다”고 밝혔다.  임팩트 투자자로 주목해야할 또 하나의 대상은 ‘밀레니얼 세대’다. 2016 US Trust Wealth & Worth Survey(투자자산이 최소 300만 달러 이상인 684명 대상)에 의하면, 밀레니얼 세대의 임팩트 투자가 눈에 띄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밀레니얼 세대(18~34세) 중 28%가

[김동훈의 인사이트 재팬⑤] 긴급구호를 위해 일본의 힘을 결집하다, 일본 인도적지원의 허브 ‘재팬플랫폼(JAPAN PLATFORM)’

이이다 노부시마 재팬플랫폼 사무국장 인터뷰   지난 3월 11일은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한지 6년째 되는 날이었다. 동일본대지진은 진도 9.0의 강력한 지진으로 2만명에 달하는 희생자가 발생했던 대참사. 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재민이 존재하며 복구재건사업도 여전히 진행중이다. 일본 내 여러 기관들이 여전히 동일본대지진의 상처를 돌보는 활동을 하고 있는데, 그 중 민간분야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곳이 ‘재팬플랫폼(ジャパンプラットフォーム)’이다. 재팬플랫폼은 자연 재해로 인한 피해자나 난민을 돕는 일본 NGO들이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긴급인도 지원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중간지원조직’이자 플랫폼 조직이다. 일본 정부와 기업, NGO가 파트너십을 맺고 협력하며, 2000년 출범 이후 국내외 40여곳에서 약 400억엔(약 4012억원)으로 1200개 정도의 인도지원활동을 펼쳤다. 동일본대지진이 발생했을 당시, 재팬플랫폼은 3시간만에 출동을 결정했다. 센다이에 사무소를 즉시 개설하고 이와테현, 미야기현, 후쿠시마현에 대한 지원사업을 시작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재팬플랫폼의 동일본대지진 이재민 지원사업은 계속되고 있는데, 그간 3700개 이상의 기업 및 단체 후원자 및  4만4000명 이상의 개인 기부자를 통해 700억원 이상을 모금했으며, 185개의 NGO를 지원해 391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동일본대지진 6년을 맞아 일본의 대표적인 민간재난대응기구인 재팬플랫폼의 이이다 노부히사(飯田 修久) 사무국장을 만나 재팬플랫폼 활동에 대해 물었다.   -‘재팬플랫폼’에 대한 소개 부탁 드립니다. “재팬플랫폼은 2000년 8월에 설립돼 올해로 16년이 된 기관입니다. 정부와 기업, NGO  세 주체가 협력하는 플랫폼으로, 정부의 자금과 민간기업과 개인들의 기부금을 모아서 일본의 국제NGO들이 자연재해 피해자들과 분쟁으로 인한 난민들을 돕는 활동들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합니다. 주로 분쟁, 재난 등의 긴급상황이 일어났을 때

[박란희의 작은 이야기] 기부·사회공헌도 ‘진짜’ 잘해야 하는 시대

후배 남편은 책도 펴낸 셰프다. 나누고 싶다는 뜻을 품더니, 기어이 동료 셰프 20명을 모았나 보다. 나에게 SOS를 청했다. “두 달에 한 번 정도 직접 요리 재료를 사들고 가서 보육원 아이들 맛있는 걸 해먹이고 싶은데, 어떻게 연락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봉사할 보육원 찾기에 나섰다. 수도권인지 지역인지, 보육원 아이들 규모는 몇 명인지, 해당 보육원이 열정이 있는지…. 여기저기 묻고 부탁해서 다행히 연결시켜줬는데, ‘더나은미래’ 편집장으로 지닌 네트워크가 있었기에 가능하지 일반 개인이 알아보기엔 참 힘든 구조라고 생각됐다. 지난주에 만난 한 기업 홍보 책임자는 자선 콘서트 때문에 겪는 고민을 털어놓았다. “회장님은 자선 콘서트를 많이, 자주 열어서 나눔을 이어가고 싶어 하는데, 표가 안 팔려 실무자들이 온갖 고생을 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것이었다. 게다가 이렇게 고생스레 모은 기부금을 받은 단체는 홍보조차 도와주지 않고 기부금 사용에 대한 피드백도 아예 없다고 했다. 밖에서 보면 기부나 사회공헌은 참 멋진 일이다. 하지만 내부를 잘 들여다보면, 드러내놓고 말 못 할 사연이 참 많다. 기업 사회공헌 기금 중 일부가 준조세요, 민원 해결형 후원이라는 걸 모르는 이가 없다. 비영리 혹은 복지기관에선 기부금을 배분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관료화로 인해, 실제 원하는 진짜 임팩트를 내기 힘든 경우도 많다. 이렇다 보니 눈먼 돈이 여기저기 굴러다닌다. 지금까지는 ‘목적이 좋으니, 과정에서 약간 부족함이 있어도 참아주자’는 온정주의가 컸다. 최순실 사태는 이 분위기를 바꿀 것 같다. 기업마다 기부금 집행 과정의 절차적 투명성을 챙기려 노력한다. 사업의

[정유진 기자의 CSR 인사이트] 대기업 기부금 심사 강화…독 될까, 약 될까

삼성전자… ‘기부금 집행 룰’ 재편주요 그룹도 “내부 규정 검토 중” 최근 재계에선 ‘기부금 룰(rule)’ 재편이 한창이다. 삼성과 SK가 10억원 이상 기부금 및 사회공헌기금에 대해 이사회 의결을 반드시 거치도록 결정하면서, 투명성 이슈가 주요 그룹들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에 대기업 사회공헌팀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우리도 같은 기준을 마련해야하는지 체크하라’는 지시가 내려온 것. 아직까지 기업 내부에선 “이미 잘하고 있는데 굳이 따라할 필요 없다”, “이번 기회에 투명한 절차와 기준을 마련해야 안전하다” 등 의견이 분분하다. 지난달 24일, 삼성전자는 10억원 이상의 기부금·후원금·사회공헌기금 등을 지출할 때 반드시 사외이사가 과반수를 차지하는 이사회의 의결을 거치도록 규정을 마련했다. 이렇게 결정한 모든 후원금과 사회공헌기금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과 사업보고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도 공시 및 게재된다. 1000만원 이상의 후원금과 사회공헌기금에 대해서는 법무·재무·인사·커뮤니케이션 부서의 팀장이 참여하는 ‘심의회의’를 신설해, 매주 모여 사전 심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여기엔 외부 단체나 기관의 요청에 따른 기부, 후원·협찬 등의 후원금, 사회봉사활동, 산학지원, 그룹 재단을 통한 기부 등 ‘사회공헌기금’이 모두 해당된다. 벌써 한 달새 1000만원 이상 기부금을 집행하는 심의회의가 몇 차례 열렸다고 한다. 지금까지 삼성전자는 기부금에 한해, 자기자본의 0.5%(약 6800억원) 이상 (특수관계인은 50억원 이상)인 경우에만 이사회를 거쳤다.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 역시 10억원 이상의 기부금·후원금 등에 대해 이사회 의결을 거치기로 결정했다.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한 SK그룹 각 계열사에서도 이같은 규정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기업들의 상황은 어떨까. 주요 그룹들은 “내부 검토 중”이라고 조심스레 입을 모았다. LG그룹은 “현재까지 기부금·사회공헌 비용은 이사회 승인 대상이 아니었고, 계열사별로

서울시내 소셜벤처 창업공간 모여라 ⑦ 강남-송파권역

아이디어 구상 단계에 있는 예비 창업자들에게 코워킹 공간은 인사이트와 네트워킹,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기회다. 값비싼 임대료로 유명한 강남구 테헤란로에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 있다.  동그라미재단이 운영하는 오픈챌린지랩은 구체적인 성과나 사업기획서가 없어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 오픈챌린지랩 오픈챌린지랩에서는 코워킹스페이스와 공간 대관을 무료로 제공한다. 코워킹스페이스는 개인이나 단체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으며, 개인 사물함도 대여할 수 있다. 대관은 대관 일주일 전까지 홈페이지에서 접수 후 이용하면 된다. 공간은 각각 15, 30, 80명 규모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으며, 프로젝터, 음향설비 등 기본 설비도 갖춰져 있다(공간별로 다름). 운영시간은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행사 시 오후 6시)까지다. 오픈챌린지랩은 생활 속 불평등 해결을 위한 실험적 프로젝트를 지원하는 ‘꿈틀꿈틀’, 실패 경험을 성장에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 강연 ‘실패력 키우기’등 내부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창업에만 국한되지 않는 다양한 프로그램 덕분에, 이곳을 찾는 이들은 스타트업과 사회적기업, 비영리단체부터 대학생 동아리, 사회적 이익을 창출하는 세미나 등 각양각색이다. 신지연 오픈챌린지랩 팀장은 “오픈챌린지랩은 비단 창업이나 스타트업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새로운 변화, 도전이 필요한 모두에게 열려있는 공간”이라며 “4월부터는 더 알차고 다양한 강연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송파구 서울먹거리창업센터 식품 관련 창업을 준비한다면 서울먹거리창업센터의 문을 두드려보자. 송파구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 내에 자리한 서울먹거리창업센터는 농식품 전문 스타트업을 위한 창업 공간이다. 지난해 12월 서울시가 한류 식품산업을 육성할 계획으로 만들어진 공간으로 현재 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