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over Story] 1200만명 거쳐간 국내 최초 온라인 기부 플랫폼 10주년 맞은 ‘해피빈재단’ 권혁일 이사장 왜 공익은 불쌍해야 하나요? 우리도 자립할 수 있는데 “밥값 하려고 10년을 버텼네요. 그 밥값이 이렇게 크고, 길고, 힘들고, 괴로운지 모르고 시작했습니다.” 10주년을 맞은 ‘재단법인 해피빈’ 이야기를 들으러 권혁일(47) 이사장을 만났을 때 그는 ‘밥값’ ‘숙제’ 같은 이야기를 여러 번 했다. 권혁일 이사장은 이해진 네이버 의장과 함께 삼성SDS 사내 벤처에서 의기투합한 네이버 창업 멤버이자 검색 엔진 개발자 출신이다. ‘부끄럼 많다’는 그가 인터뷰에 등장하는 유일한 이유는 바로 해피빈 때문이다. 해피빈(happybean.naver.com)은 2005년 7월 네이버가 출시한 국내 최초의 온라인 기부 플랫폼이다. 당장 모금이 필요한 공익 단체가 사연을 올리면 기부자가 그 사연을 보고 기부하는 1세대 크라우드 펀딩 서비스다. 해피빈을 통해 지난 10년간 온라인 기부를 경험한 사람이 1200만명이다. 전체 인구의 20%가 넘는다. 510억여원의 기부금이 모였고, 이는 5500여곳의 공익 단체에 기부됐다. 그는 “지난주에 해피빈 10주년 실적을 발표했는데, 이제 궤도에 오른 것 같아 다들 박수쳤다”며 “그날 전 직원이 회식했는데 2차를 쐈다”고 웃었다. 척박한 온라인 기부 문화와 싸워온 그의 10년 히스토리를 들어보았다. 인생 2막은 NGO에서 네이버 창업멤버로 시작, 2003년 직원 한 명과 함께 회사 내 사회공헌팀 만들어 ―검색 엔진을 개발한 공학도이자 창업 멤버였는데, 어떻게 네이버의 사회공헌을 담당하게 되었습니까. “네이버 창업 멤버로 6년을 보내고 당시 네이버재팬을 맡았어요. 지금보다 체중이 10㎏이나 덜 나갈 만큼 몸이 망가졌어요. 회사를 그만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