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에서는 NGO를 흔히 ‘비영리조직’ ‘비영리재단’ 등으로 부른다. 어떤 조직의 정체성을 규정하는데 ‘비(非)’라는 부정형용사로 불리는 것이 조금은 서글프다. 누군가의 특성을 말하는데 ‘무엇이 아니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보편적이진 않다. 그런데 비영리조직에는 이를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고 있다. 공공조직이나 영리조직으로 불리는 곳은 공공성 혹은 영리를 추구한다는 목표가 분명히 드러난다. 비영리조직은 영리가 아닌, 그렇다고 완전히 공공의 이익도 아닌 무언가를 추구하는 것으로 표현되고 있다. 한편으로는 비영리를 ‘영리가 아닌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의미로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도 있겠으나, 다른 한편으로는 이 호칭은 마치 영리조직에 비하면 비주류인 것처럼 느껴지게도 한다. 비영리조직이 추구하는 목표는 사회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사람을 변화시키기 위한 교육 사업을 하기도 하고, 기업이나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한 연구·전시·사업 활동을 하기도 한다. 이처럼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시키는 것을 ‘임팩트’라고 할 수 있다. 비영리조직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비영리의 존재 이유를 잘 나타내는 명칭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한 조직들은 스스로를 ‘임팩트재단(Impact Foundation)’이라 칭하기로 했다. 지난 9월 임팩트재단 다섯 곳이 공동으로 ‘임팩트 측정의 학습과 연습’이라는 이름의 보고서를 출간했다. 보통의 측정보고서는 방법론과 결과값, 특히 숫자를 중심으로 채워진다. 그런데 이번에 발간된 보고서는 다소 구구절절하다. 참여한 조직의 공동 입장, 임팩트 측정을 하게 된 각자의 배경, 측정방법론을 선택하는 과정에서의 고민 등이 담겼다. 일부러 정제하지 않고 그대로 담은 것처럼 보일 정도다. 측정에 사용된 임팩트 프레임과 방법론도 단체마다 모두 다르다. 측정 결과 역시 숫자, 서술, 도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