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학생 신분으로 한국에 체류하던 아프가니스탄 출신 A씨는 최근 ‘출국명령서’를 받았다. 체류 자격이 끝나갈 무렵 난민인정 신청을 내면서다. 법무부의 ‘난민인정 심사·체류 지침(이하 난민지침)’상 A씨는 난민신청 남용자로 분류됐다. 아프간은 지난해 미군 철수와 동시에 무장단체 탈레반이 정권을 장악하면서 난민 55만명이 피란길에 올랐다. 지속된 분쟁으로 전 세계에 흩어진 아프간 난민 인구는 약 260만명에 이른다. 정부는 지난해 8월 공군 수송기로 아프간인 400여 명을 특별기여자 신분으로 국내에 입국시키기도 했다. A씨의 사정은 아프간 특별기여자들과 다르지 않다. 이일 공익법센터 어필 변호사는 지난 17일 더나은미래와의 통화에서 “현재 A씨는 대학원을 졸업하고 ID카드와 체류자격도 없이 난민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문제의 발단은 법무부의 난민지침이다. 법무부는 지침에 따라 난민심사 대상을 판단하는데, 이를 ‘국가안전 보장 등에 관한 사항’이라며 공개하지 않기 때문이다. 국가가 내부 지침을 반드시 공개해야 하는 건 아니다. 정보공개법 9조 1항 2호에 따르면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는 정보’는 비공개로 할 수 있다. 법무부는 지침이 공개되면 난민심사의 공정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난민인정 여부를 내부 지침에 따라 기계적으로 결정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진수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난민인정은 난민법에 따라 판단돼야 할 일이지 지침 자체는 내부 규정에 불과해 비공개 원칙을 고수할 이유가 없다”며 “법무부가 상당히 방어적인 것은 사실”이라 말했다. 더 큰 문제는 해당 지침이 수시로 바뀐다는 점이다. 지난 3월 법원의 판단에 따라 법무부가 난민지침을 공개했지만, 변경된 최신 지침은 여전히 비공개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