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종로구 예지동 시계 골목은 한때 300개 넘는 점포로 빼곡했다. 1960년대 청계천 인근 상인들이 모여들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상권이다. 당시 고급품이던 시계를 구매하고 수리하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60여 년이 지난 지금 ‘예지동 시계 골목’에 남은 상인은 거의 없다. 지난 14일 찾은 예지동 시계 골목은 재개발 작업으로 시끄러운 공사 소리가 여기저기서 났다. 세운상가 옆 골목으로 들어서자 잿빛 철제 울타리가 벽을 따라 길게 세워져 있었고, 굳게 내려진 철문에는 이전 안내문과 함께 연락처가 남아 있었다. 상인들로 가득했던 예전 시계 골목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이곳을 떠나지 못하고 거리에서 매대를 펼쳐 놓고 시계 수리를 하는 상인들을 만났다. 60대 시계수리공 A씨는 재개발로 인해 상인 대부분이 떠난 골목에 아직 남아있다. 노점 매대에서 시계 수리를 하던 그는 “이제 어디서 일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말문을 열었다. A씨가 가게를 떠나 거리로 나온 건 지난해 12월이다. 그가 수십년간 운영해온 점포가 재개발 대상지인 ‘세운4구역’에 포함되면서다. 이주 작업을 위해 SH서울주택도시공사(이하 SH공사)는 상인들의 점포를 일반 상점, 창고이용형 상점, 매대형 상점 등으로 구분해 보상금을 차등 지급했다. 그렇게 하나 둘 떠나고 이주를 하지 못한 상인들은 약 30명 정도다. A씨는 “100만원 남짓 보상금을 들고 갈 곳은 없다”라며 “이사 비용도 안 된다”고 했다. 일부 상인들은 바로 옆 세운상가로 옮겨 영업을 지속했다. 시계수리공 B씨는 종로에서 40년 일했다. 그는 “처음 가게를 열 때가 1980년인데 그땐 이 골목이 가만히 서 있기만 해도 파도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