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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바른 투자’로 이끈 건 노력 없이 물려받은 富에 대한 책임감

[Cover Story] 홍콩 ‘RS그룹’ 설립자 애니 첸 회장 인터뷰 10년 전 ‘RS그룹’ 설립… 100% 임팩트투자 전념해 ‘나쁜 투자’가 부른 재앙, ‘바른 투자’로 해결하고파 부자들이 집안의 돈을 관리하기 위해 세운 자산운용회사를 ‘패밀리오피스(family office)’라고 부른다. 미국의 석유재벌 록펠러가 1882년 ‘록펠러 패밀리오피스’를 설립하면서 생겨난 용어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개별 패밀리오피스들이 굴리는 자산의 규모는 최소 500억~1000억원. 많게는 조 단위를 넘어서는 경우도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패밀리오피스에 대한 인식이 자리잡혔지만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에서는 여전히 생소한 개념이다. 애니 첸(Annie Chen)은 홍콩에 본사를 둔 패밀리오피스 ‘RS그룹’의 회장이자 설립자다. 2009년 개인 재산으로 회사를 차렸다. 흥미로운 점은 그가 100% 임팩트투자(Impact investing)로 자산을 운용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환경이나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펀드나 기업에만 돈을 투자하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 21~22일 임팩트투자 포럼인 ‘2019 아시아임팩트나이츠’가 제주에서 개최됐다.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첸 회장을 만났다. 그는 RS그룹을 설립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부(富)의 목적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이 항상 마음속에 있었다. 나의 부는 과연 내 것일까? 무엇을 위해, 어떻게 써야 할까? 부를 물려받은 사람들이 갖게 되는 일종의 죄의식이기도 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임팩트투자에 눈 떠 ―’죄의식’이라는 표현이 인상적이다. “죄의식이라고 해도 되고 책임감이라고 해도 될 것 같다. 내가 노력해서 창출한 부가 아니라 부모님이 물려준 것이기 때문에 부담감이 있었다.” ―그래서 RS그룹을 만들었다? “원래는 가족이 함께 하나의 패밀리오피스를 운영했는데 2007년 자산을 분할하면서 각자 돈을 관리하게 됐다. 큰돈을

르완다 커피, 여성 농부의 손으로 다시 태어나다

[인터뷰] 안젤리끄 튜이센지 르완다 커피여성그룹 쿵가하라 의장 올해 초 아름다운커피는 르완다 여성 농부의 역량을 키우고 소득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뷔샤자 커피협동조합 내에 여성그룹 ‘쿵가하라(Kungahara)’를 결성했다. 쿵가하라는 ‘풍요로운 삶을 위하여’라는 뜻의 키냐르완다어다. 이들은 흔히 ‘남성의 작물’로 여겨지는 커피를 여성 농부의 손으로 직접 키우고 소비자에게 선보이기 위해 커피 생산의 전 과정을 섭렵했다. 최근 쿵가하라는 첫 결과물로 ‘여성의 커피(Coffee by women)’를 내놓고 첫 해외 수출지인 한국과 연을 맺었다. 지난 9일 서울에서 개최된 월드커피리더스포럼 연사로 나서기 위해 한국을 찾은 안젤리끄 튜이센지(28) 쿵가하라 의장은 “커피 애호가들의 가치 소비로 르완다 여성 농부들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했다. ―커피협동조합 내에 별도의 여성그룹을 만든 이유는 뭔가? “기존 커피 생산 구조는 남성 중심이다. 여성 농부는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받을 수 없다. 여성은 커피 재배와 수확 같은 낮은 임금의 역할만 수행하고, 가공과 테스팅 등 높은 소득을 올릴 수 있는 업무는 남성들이 독식하고 있다. 르완다에서 커피 재배 노동력의 약 70%를 여성이 맡고 있지만 높은 소득원은 모두 남성의 차지다. 여성그룹 결성은 그 구조를 깨기 위한 시도다.” ―여성농부가 차별받고 있다는 의미인가? “그렇다. 커피 한 잔이 소비자를 만나려면 씨 뿌리기부터 묘목 재배, 가지치기, 열매수확, 가공, 유통에 수출까지 여러 단계를 거치는데 부가가치가 높은 업무는 남성들이 맡고 있고 또 당연한 듯 여긴다. 정부 차원의 역량강화 교육도 남성을 대상으로 이뤄진다. 여성들은 가공과 유통 업무에 대한 교육받을 기회조차

 “예술 해서 먹고 살 수 있냐고? 예술로 사회 문제까지 해결할 수 있다”

뮤지컬 배우의 월 평균 수입 58만원, 연극 배우의 연소득은 100만원, 화가 4명 중 1명은 무소득자. 지난 15일 서울 종로구 이화동 파랑새극장 무대에 오른 11명의 예술인이 고백한 현실은 씁쓸했다. 이들 예술인은 척박한 예술업계의 돌파구로 ‘사회적경제’에 주목한다. 예술 활동을 이어가면서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 돈도 버는 방법을 찾기 위해서다. 이날 마련된 무대는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주관하고 임팩트스퀘어가 협력해 개최한 ‘문화예술 사회적경제 초기기업 사업기반구축 지원 임팩트투자 유치대회’(이하 문화예술 임팩트투자 유치대회)로, 창업 3년 미만 문화예술 분야 사회적경제 기업이 임팩트투자자와 기업 사회공헌팀 앞에서 사업 모델을 발표하고 투자와 협업을 모색하는 자리다. 무대에 오른 11개 기업은 지난 4월부터 예술경영지원센터와 임팩트스퀘어가 진행한 ‘문화예술 사회적경제 인큐베이팅 지원사업’(이하 문화예술 인큐베이팅 사업)에 참여해 비즈니스 모델을 발전시켜 왔다. 문화예술 인큐베이팅 사업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문화예술분야에서 활동하는 창업 3년 미만의 사회적경제 기업 11팀을 선정해 기업별 최대 5000만원의 창업 안정화 자금과 6개월간 사업 모델 개선 관련 멘토링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날 문화예술 임팩트투자 유치대회에서 소개된 각 기업의 비즈니스 모델과 이들이 추구하는 목표를 담은 ‘말말말’을 꼽아 봤다.   ◇브리즈: 법정의무교육 대체 뮤지컬 제작 “브리즈는 공연시장의 ‘위대한 쇼맨’을 꿈꾸는 기업입니다. 기존의 지루한 법정의무교육을 뮤지컬로 제작해 기업과 정부 입찰 시장을 공략하겠습니다. 성 평등 예방교육, 장애인 인식개선 등 직장인들이 꼭 알아야 하는 내용을 담은 법정의무교육을 뮤지컬을 통해 쉽게 이해하도록 돕겠습니다. 무대에 설 기회가 부족한 뮤지컬 배우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미 올해 대구·경북

“주민 스스로 유지·관리… 마르지 않는 우물 만듭니다”

[더나은미래·이랜드재단 공동기획]모잠비크 ‘우물 짓기 사업’ 세계보건기구(WHO)와 유니세프(UNICEF)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인구의 29%가 ‘안전하게 관리되는(Safely managed) 물’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이들에게 ‘우물’은 생명수나 마찬가지다. 상수도 없이 깨끗한 지하수를 쓰고, 물통을 지고 먼 길 오가는 수고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속 가능성이다. 유엔(UN)이 지난 2000년 새천년개발목표(MDGs)를 채택하고 ‘안전한 식수 공급’을 주요 목표로 설정하면서 수많은 비영리단체와 기업이 ‘우물 파기’에 뛰어들었지만, 단체가 떠나면 방치된 우물이 고장 나거나 오염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전문가들은 ▲현지 수질·지질에 대한 정확한 조사 ▲우량 시공사 선정 ▲사후 관리를 위한 주민 역량 강화 등이 지속 가능한 우물 사업의 핵심이라고 설명한다. 최근 동아프리카 모잠비크에서 우물 사업을 진행한 이랜드재단과 이랜드리테일도 지속 가능성에 방점을 찍었다. 사업 기간은 총 1년. 모두 11개 우물을 선물했다. 수질·지질 따져 신중히 설치… ‘우물관리위원회’ 꾸려 이랜드재단은 현지 전문가들과 함께 지난해 8월 마구디·냐마탄다 군에서 우물 설치를 위한 현장 조사에 돌입했다. 나탈리아 반즈 마구디 군 수자원관리부서장, 아우구스토 마사와라 냐마탄다군 수자원관리부 담당관 등 지역 정부 관계자와 협력했다. 3개월에 걸쳐 ▲수자원 접근성 ▲아동 인구 비율 ▲주민 욕구 등을 조사했고 이를 종합해 마구디 군(郡)에 있는 ‘본티아’와 ‘음베네’, 냐마탄다 군에 있는 ‘나라숑가’와 ‘마콩디’ 등 4개 마을에 사업비 8000만원을 들여 우물을 설치했다. 가뭄이 잦은 마구디 군은 일반 우물보다 2배 이상 깊은 150m가량을 팠고, 바다와 인접한 냐마탄다 군에서는 정수처리시설까지 설치해야 했기 때문에 일반적인 우물 사업에

“해외서 응급 상황 생기면?” “외로움 대처하는 법?” 시민의 목소리, 정책이 되다

[시민력(力)이 큰다] ①열린소통포럼 서울·세종 정부청사, 온·오프라인 공간 마련 국민 제안 26건 추진 중… 온라인에 경과 공개 제도 도입뿐 아니라 미흡한 기존 정책 보완도 갑자기 눈 주위가 부어오르고 시야가 흐려진 임신부. 스위스 여행 중에 닥친 응급 상황이다. 다급하게 119에 전화를 걸어 상담을 요청했다. 전화를 받은 응급의학 전문의는 유행성 결막염으로 진단하고 스위스 현지 병원의 안과의사와 통화한 뒤 인공눈물을 처방받을 수 있도록 도왔다. 해외 체류 중인 국민이 119응급의학 전문의에게 의료 상담을 받을 수 있게 된 건 불과 1년 전부터다. 기존의 ‘재외국민 응급의료상담’은 원양 선원과 승객을 대상으로만 제공하던 해상 서비스였다. 지난해 5월, 국민이 직접 정책을 제안하는 공간인 ‘열린소통포럼’에서 “여행객을 비롯한 재외국민이 해외에서 질병에 걸리거나 부상당했을 때 응급의료상담 서비스를 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제안이 나왔고, 소방청이 이를 받아들여 같은 해 11월부터 시행됐다. 소방청은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중앙119구급상황관리센터에 응급의학 전문의 4명을 채용했다. 주무 부처 관계자와 함께 국민 제안을 입체적으로 논의 열린소통포럼은 정부가 정책을 마련해 일괄 적용하는 ‘하향식 도입’에서 벗어나 국가 정책도 일반 시민으로부터 출발하는 ‘상향식 참여’를 유도한다. 시민이 정부 부처 공무원, 분야별 전문가와 함께 정책을 발굴하고 실제 도입까지 이어가는 것이다. 열린소통포럼이 마련된 건 지난해 5월이다. 문재인 정부 초기 국정기획자문위원회의 ‘광화문1번가’ 운영 취지를 살려 국민 누구나 정책을 직접 제안할 수 있는 온·오프라인 공간을 마련한 것이다. 현재 서울과 세종 정부청사에 공간을 만들어 국가 현안을 주제로 한 포럼을

마을 공동체 꾸려 양봉·양돈 협동조합 운영…’주민 참여’로 빈곤 벗어나다

[더나은미래·굿네이버스 공동기획] 새마을제로헝거커뮤니티 식량 지원 대신 사업 분야별 ‘주민자치회’ 구성 마을신용조합 설립해 장사 밑천 대출 받기도 댐·빗물 저장 탱크 등 지역 공동 자산도 확보 사업 성과 증명… 결식 횟수 줄고 소득 높아져 “탄자니아의 ‘치볼리’라는 마을을 찾았을 때입니다. 주민들과 마주앉아 개발 사업 이야기를 꺼내려는데 연신 고맙다는 거예요. 사업은 시작도 안 했는데 말이죠. 처음 보는 외지인에게 의지할 만큼 절박한 상황이었던 거죠.” 허남운 굿네이버스 케냐 대표(前 탄자니아 대표)는 치볼리 주민과의 첫 만남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는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탄자니아 도도마주(州)의 참위노 구(區) 지역민을 대상으로 한 국제개발협력사업을 이끌었다. 치볼리는 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세 마을 중 하나다. 마을 주민 스스로 ‘지도상에 없는 마을’이라고 소개할 만큼 소외된 지역이었다. 인구는 1만7000명. 주민 90% 이상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지만, 낮은 수준의 농업 기술과 극심한 가뭄으로 빈곤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굿네이버스가 유엔세계식량계획(WFP)과 함께 탄자니아에서 진행한 ‘새마을제로헝거커뮤니티(SZHC)’는 기존의 국제개발협력과는 방식 면에서 큰 차이가 있었다. 단순 물품 지원이나 식량 지원 형식이 아니라 ‘주민 참여’를 통해 지역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게 사업의 핵심이었다. 허남운 지부장은 “사업 초기부터 농업, 시설 개발, 교육·훈련 등 분야별로 ‘주민자치위원회’를 꾸려 주민이 직접 사업을 꾸려나가도록 했다”며 “주민들이 만든 마을 공동체가 자산을 소유하고 시설을 운영하며 소득을 높이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주민자치회는 사업 내용에 따라 다양하게 구성된다. 식량 분야에서만 양봉, 참깨 농장, 양돈 등 업종에 따라 여러 조직을 만들었다. 또 마을신용조합(VSLA)을 설립해

[다이내믹로컬] 주민·지역이 똘똘 뭉치니, 조용하던 농촌이 살아나네요

[다이내믹로컬] ①로컬네트워크의 힘 순창 재즈 페스티벌, 공연 보며 지갑도 열리고 하동 놀루와, 어르신댁 민박 등 여행 코스 구성 광주 더펫하우스, 반려인·반려동물 교육 제공 전북 순창 지역에서는 2016년부터 매년 재즈 페스티벌이 열린다. 4회째를 맞은 올해 행사는 ‘순창VIBE(바이브)’라는 이름으로 지난 9월 28일에 열렸다. 읍내 한복판의 고즈넉한 한옥에서 탭댄스가 곁들여진 재즈 공연이 열렸고, 근처 유기농 미나리 농장에서는 휘황찬란한 ‘디제잉 파티’가 펼쳐졌다. 순창 읍내의 대표적 ‘핫플레이스’로 손꼽히는 카페들도 이날은 재즈 공연장으로 변신했다. 고추장으로 유명하던 순창에 때아닌 ‘재즈 바람’이 분 건 지역 내 여러 조직이 뭉치면서다. ‘BOVO문화관광연구소’를 중심으로 영농조합 ‘치유벗’, 마을조합 ‘창림문화마을’, 농가 연합 ‘청순밥상’, 농부 요리사 팀 ‘요리부엌마슬’ 등 다양한 업(業)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페스티벌을 진행했다. 목표는 하나다. 순창을 ‘힙(hip)’한 곳으로 만드는 것. 올해 축제에는 해외 재즈 뮤지션팀까지 초청해 ‘글로벌’하게 꾸몄다.   주민 조직들이 손잡고 지역 위한 ‘상생 비즈니스’ 모색 순창에서 재즈 페스티벌을 열자는 아이디어는 장재영(43) BOVO문화관광연구소 대표에게서 나왔다. 장 대표는 2016년 여행 삼아 순창을 찾았다가 정착해 카페 겸 재즈 공연장 ‘방랑싸롱’을 운영하고 있다. 장 대표는 “지역의 대표 축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지역 주민의 참여가 필수적”이라며 “순창에 고추장 말고 다른 특산물을 만들어보자는 취지에 공감한 주민들이 흔쾌히 참여해준 덕에 매년 무사히 페스티벌을 열고 있다”고 했다. 공연은 순창 읍내 곳곳에서 열린다. 페스티벌에 대해 모르던 사람들도 오며 가며 자연스럽게 즐기도록 하기 위해서다. 사람들이 공연장을 찾아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니

[사회혁신발언대] 다음 세대를 위해 어떤 투자를 할 것인가?

17세기, 네덜란드에서 귀족도 아니고 가톨릭 성직자 신분도 아닌 ‘새로운 상류층’이 등장했다. 이들은 주식회사와 증권거래소, 보험과 선물계약 등 전에 없던 ‘금융’이라는 것을 태동시켰고 상업과 금융업으로 큰돈을 벌었다. 스페인 식민지였던 북유럽의 저지대 지역을 ‘네덜란드’라는 정치적 독립국으로 우뚝 세운 것도 바로 이들이었다. 요즘으로 치면 당시의 암스테르담은 ‘뉴욕’과 같은 곳이었다. 세계 금융의 중심지로 17세기 상업자본주의를 이끌었다. 맨해튼으로 이주한 네덜란드인들이 그 땅을 괜히 ‘뉴 암스테르담’이라 불렀을까. 금융의 발전이 없었다면 현존하는 최고의 생산체제인 ‘자본주의’가 아예 없었을지도 모른다. 금융은 돈을 단순히 실물거래를 뒷받침하는 교환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에 부(wealth)를 저장할 수 있는 수단으로 재정의했다. 심지어 빚(신용)을 얻어 시세차익을 좇는 행위도 합법화했다. 투기가 제도화한 것이다. 우리 같은 ‘스타트업 투자자’들은 yes보다 no를 입에 달고 사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범상치 않은 창업팀들을 만나면 그들이 그리는 미래에 설득되고 만다. 임팩트벤처펀드를 운용하는 디쓰리쥬빌리파트너스에 금융이 ‘투기’가 아니라 ‘투자’가 될 수 있는 기준점은 간단하다. ‘짧게는 5년, 길게는 30년 후 우리 자녀가 어떤 세상에 살게 될 것인가’를 생각하는 것이 투자다. 다시 말해 투자는 더 나은 미래를 내다보며 다음 세대로 돈을 흘려보내는 것이다. 10여년 전 세계적 금융위기가 확산할 무렵, 금융의 새로운 역할을 찾던 일군의 투자자와 패밀리오피스, 재단이 모여 ‘임팩트투자’라는 단어를 만들었다. 지금은 채권, 부동산, 벤처투자 등 다양한 자산으로 확산해 총 규모 5020억달러 시장이 형성됐다. 임팩트투자를 목표로 2011년 설립된 디쓰리쥬빌리파트너스는 임팩트벤처투자조합을 운영하면서 동시에 아시아 지역의 임팩트투자자들과 함께하는 포럼인

[글로벌 이슈] “빅맥 말고 콩으로 만든 맥비건 주세요” 채식 주목하는 패스트푸드 업계

맥도날드, 버거킹, KFC 등 글로벌 패스트푸드업체들이 대체육으로 만든 채식 메뉴를 속속 내놓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증가하는 채식 인구를 매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가장 발 빠르게 움직인 건 맥도날드다. 맥도날드는 지난 2017년 스웨덴과 핀란드에서 100% 채식 버거 ‘맥비건(McVegan)’을 선보였다. 콩 단백질로 만든 식물성 대체육 패티를 사용하고 식물성 기름, 겨자 등으로 만든 특제 소스로 맛을 냈다. 올해 들어서는 채식 버거 도입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지난 4월 독일에서 패티를 비롯해 모든 재료가 식물성인 ‘빅비건TS(Big Vegan TS)’를 출시했고, 이스라엘과 캐나다에서도 식물성 대체육 패티를 넣은 ‘빅비건’ ‘PLT’를 내놓았다. 빅비건과 PLT에는 계란·우유 성분이 포함돼 있다. 버거킹은 지난 8월부터 미국 전역의 7000여 개 매장에서 ‘임파서블와퍼(Impossible Whopper)’를 판매 중이다. 푸드테크 기업 ‘임파서블푸드’가 개발한 콩 단백질 기반 대체육 패티가 핵심이다. 스웨덴 매장에서는 지난 7월부터 밀·콩 단백질로 만든 대체육 패티를 사용한 ‘레벨와퍼(Rebel Whopper)’ ‘레벨치킨킹(Rebel Chicken King)’을 팔고 있다. 두 메뉴는 유럽 전역 매장에 보급될 예정이다. 단, 버거킹의 채식 버거에는 계란으로 만든 마요네즈가 들어 있어 100% 채식 메뉴는 아니다. 튀긴 닭이 주요 메뉴인 KFC도 채식 메뉴 개발에 나섰다. 지난 6월 영국 내 19개 KFC 매장에서는 밀·감자·콩 등으로 만든 ‘가짜 치킨(fake chicken)’ 패티를 넣은 100% 채식 버거 ‘임포스터버거(Imposter Burger)’가 시범 판매됐다. 임포스터는 ‘사기꾼’이란 뜻이다. 원래 4주간 판매할 계획이었지만 판매 시작 3일 만에 재료가 동났다. 푸드테크 기업 ‘비욘드미트’와 손잡고 개발한 너겟 제품인

“성장하는 사회적경제… 한국 소셜벤처에 세계가 주목”

SEWF 유일 아시아인 이사 김재구 교수 인터뷰 2008년 영국서 시작된 ‘사회적기업 월드포럼’ 올해 행사 최초로 개도국 아프리카에서 개최 경제 분야에서도 ‘분배’는 거부할 수 없는 흐름 내년 한국 사회적기업을 스피커로 내세울 것 이례적인 일이다. 올해 노벨 경제학상이 ‘빈곤’을 연구한 개발경제학자 3인에게 돌아갔다. 매사추세츠공대의 에스테르 뒤플로 교수를 비롯한 수상자들은 15년간 40여 개 저개발국 현장을 누비며 빈곤 문제의 해법을 연구했다. 그간 빈곤 퇴치를 위해 선진국들이 해왔던 국제개발협력 사업이 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는지,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지, 경제학적으로 해석하고 분석해 대안을 제시했다. 지난달 23~25일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에서 열린 ‘2019 사회적기업 월드포럼(Social Enterprise World Forum·이하 ‘SEWF’)’에서도 비슷한 이야기가 오갔다. 72개국 1500여 명이 참석한 이 포럼의 키워드는 세 가지였다. ‘아프리카’, ‘국제개발협력’, 그리고 ‘사회적경제’. 지난 1일 만난 김재구(55) 명지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아프리카 빈민층의 삶을 개선하는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 사회적경제가 핵심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8인으로 구성된 SEWF 이사회의 유일한 아시아인이다. “노벨위원회는 지금까지 주로 ‘성장’을 연구한 경제학자들에게 상을 줬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분배’를 연구한 학자들에게 준 겁니다. 성장이 아닌 분배를 위한 고민, 기울어진 운동장을 똑바로 세우기 위한 노력이 박수 받는 시대가 됐어요. 그 중심에 ‘사회적기업가’들이 있습니다. 비즈니스를 통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혁신가들이죠.” SEWF는 사회적기업 생태계를 확장하고 사회적기업가들의 활동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마련된 국제 포럼이다. 영국, 미국, 캐나다, 이탈리아, 오스트레일리아 등 사회적경제가 발달한 선진국들을 중심으로 이사회가 꾸려져

그저 취향이라고? 우리의 ‘채식할 권리’ 보장하라

[Cover Story] 채식의 미래 채식도 ‘기본권’, 생존의 문제로 봐야 입대 예정자, ‘軍 채식권 보장’ 진정서 녹색당은 공공 급식 채식권 보장 주장 이스라엘에선 비건 전투복·식단 제공 ‘채밍아웃’. 채식주의자(vegetarian)들이 자신의 식생활을 주변에 알리는 것을 가리키는 말이다. 성적 지향을 밝히는 ‘커밍아웃’에 빗대 채식을 고백하기까지의 어려움을 드러낸 것이다. 환경운동가이자 작가로 활동하는 김한민도 ‘아무튼 비건’이란 책에서 ‘한국에서 비건을 하면 도 닦는 심정이 된다’고 썼다. 한국채식연합이 추산한 우리나라 채식 인구는 지난해 기준 100만~150만명으로 10년 전과 비교해 10배나 늘었지만, 여전히 전체 인구의 3%를 차지하는 ‘소수자’다. “그래, 나 채식한다!” 지난 2~3일 서울 마포구 문화비축기지에서 열린 ‘비건 페스티벌 현장’은 당당하게 채식주의자임을 밝히는 사람들의 목소리로 가득했다. 1만5000명이 모여 채식의 즐거움을 공유했다. 채식이 식생활이나 취향을 넘어 ‘신념의 표현’이자 ‘인간의 기본권’이라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군대와 병원, 학교처럼 공공급식을 시행하는 곳에서도 ‘채식권’ 논쟁이 불붙고 있다. 채식권은 취향 아닌 ‘인권’ 문제… 녹색당 헌법소원 제기 내년 초 입대하는 정태현씨는 오늘(12일) 오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한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한 진정서에는 ‘국군 장병의 채식권을 보장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현재 우리나라 국군 장병은 약 58만명. 채식 인구를 3%라고 잡았을 때 1만7400명이 ‘채식하는 군인’이라는 계산이 나오지만, 국방부는 장병의 건강 상태나 기호에 관계없이 똑같은 식단을 제공하고 있다. 육류·어패류는 물론 동물성 원료가 들어간 조미료조차 먹지 않는 정씨에겐 고역이다. 육군훈련소 11월 식단표를 보면 비건이 먹을 수 있는 음식은 ‘쌀밥’뿐이다. 정씨는 “김치조차

‘사회적경제기업 크라우드펀딩’ 17억원 달성…5년만에 10배 ‘껑충’

국내 최대 규모의 사회적경제기업 자금조달 프로젝트 ‘사회적경제기업 크라우드펀딩’이 모집금액 17억1692만원을 달성하며 마무리됐다.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오마이컴퍼니는 “지난 5월부터 6개월간 진행된 올해 펀딩에서는 116개 프로젝트가 개설됐고, 참여 투자자는 2987명에 달한다”고 6일 밝혔다. 사회적경제기업 크라우드펀딩은 고용노동부가 주최하고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이 주관하는 프로젝트로 중앙부처가 주최하는 국내 최초의 자금조달 행사다. 지난 2015년에 처음 열렸고 올해 5회째를 맞았다. 사회적기업이나 협동조합 등 사회적경제기업은 크라우드펀딩 방식으로 일반 대중들에게 투자금을 유치하고, 투자자들은 개인적으로 임팩트투자를 할 수 있다. 올해 프로젝트는 ▲후원형 ▲증권형 ▲대출형 등 세 분야로 나눠 진행됐다. 후원형의 경우 월곡영화골이 ‘여행의 성지 전라남도, “새로운 벌교를 보다”‘라는 프로젝트로 약 3100만원을 모집했고, 증권형으로는 취약 계층을 고용하는 인증사회적기업 친환경식품이 1억원을 유치했다. 대출형의 경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일하는 광고물 제작전문 업체 커스프가 운영자금으로 3억원 펀딩에 성공했다. 사회적경제기업 크라우드펀딩의 모금액은 해마다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는 추세다. 프로젝트 첫해인 2015년에는 모금액 1억6000만원에 그쳤지만 2016년 3억3900만원, 2017년 6억9500만원, 2018년 11억8200만원으로 연평균 지난 5년간 매년 2배 가까이 규모를 키우고 있다. 박경정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자원연계팀장은 “펀딩 프로젝트가 사회적경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다양한 투자기회를 제공하고, 궁극적으로는 사회적경제기업이 성장하는데 도움이 되는 선순환 구조를 가져오는데 큰 역할을 해왔다고 생각한다”며 “더 나아가 자본시장의 플레이어들과 협업을 통해 크라우드펀딩 성공기업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프로그램으로 발전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일요 더나은미래 기자 ilyo@chosun.com] – Copyrights ⓒ 더나은미래 & futurechosun.com,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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