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⑦ 그냥 지나칠 뿐, 누구에게나 나눔의 기회는 오죠

[해피플 캠페인] (7) 김원경 ㈜건영 부회장 女性 에이즈 환자 위해 2000만원 기부… 회사에선 한 달에 한 번 근무 대신 봉사 “두 조직을 어떻게 합쳐야 따뜻하고 행복한 분위기를 만들까 고민 끝에 ‘나눔’에서 답을 찾았죠.” 지난 4월, LIG건설사를 2년간 공들여 인수·합병한 ㈜건영 김원경〈사진〉 부회장의 말이다. 회사 합병 이후 김 부회장이 가장 먼저 한 일은 기업봉사단 ‘사랑나눔동호회’를 꾸린 것이었다. 이후 상도동 사회복지관과 MOU를 체결했고, 9월에는 홀트아동복지관과도 업무 협약을 맺었다. 겉치레보다 신경 쓴 건 봉사활동을 위한 기초공사였다. 협약을 맺은 복지관의 전문가 선생님들을 초청, 사전 교육을 했다. 매주 마지막 주 수요일 반나절 동안 근무 대신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서다. 그러기를 몇 달, 이젠 직원들 스스로 나눔 아이디어를 내고 실천한다. “사무실 층마다 저금통을 마련해서 함께 동전을 모으더라고요. 연말에 모아서 좋은 데 쓴다고요(웃음).” 나눔을 매개로 반년 만에 회사 분위기는 눈에 띄게 밝고 따뜻해졌다. 그녀가 ‘나눔 문화’를 이끌 수 있었던 저력은 30여 년간 개인적으로 실천해온 기부와 봉사활동 덕분이다. 나눔의 시작은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갔던 은평구의 한 보육원에서였다. “‘이런 삶도 있구나’ 하는 충격이 가시지 않아, 그때부터 고아원을 도우며 ‘여성’과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죠.” 결혼 후엔 남편인 이형수 ㈜건영 회장과 함께 10여 년간 루게릭 환자와 환자 가족을 지원했던 그녀는 최근 딸과 함께 에이즈 환자들의 치료와 생활을 지원하는 단체 ‘코와(KOWA·Korean Women against ADIS)’ 활동을 시작했다. “에이즈 환자의 상당수가 여성입니다. 병이 아이들에게까지 이어지기도

법이 풀지 못한 숙제… 대화로 어루만지세요

한국비폭력대화센터 대표 캐서린 한 美 이민 중에 알게 된 비폭력대화, 경찰·대학 등 소통 필요한 곳 전파 ‘관찰, 느낌, 욕구, 부탁’ 4가지 훈련 부녀지간, 친구처럼 친밀하게 바꿔 “내면의 욕구에 귀기울여야 원하는 변화 만들 수 있어” 2014년 어느 겨울, 20대 여대생 A씨가 화물 트럭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편의점 카운터 아르바이트를 나서던 길이었다. 사고 시각은 새벽 5시. 화물 트럭 운전사 B씨는 검은 옷을 입고 롤러스케이트를 신은 A씨가 골목에서 나오는 모습을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 매일 12시간 이상의 운전으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던 그에게 청천벽력 같은 사고였다. “A씨의 아버지는 합의 과정 중 B씨로부터 ‘죽은 딸로 장사한다’는 말까지 들은 상태였습니다. B씨의 휴대전화에는 ‘널 감옥에 보내고 네 딸에게도 똑같이 해주마’라는 A씨 아버지의 문자가 저장돼 있었죠. 사건보다 더 끔찍한 갈등이 6개월째 계속되고 있을 때 제가 개입하게 됐어요.” 법으로도 풀지 못한 양측의 갈등을 대화로 풀어낸 사람이 있다. 지난 10년간 ‘공감과 소통의 힘’으로 수많은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온 캐서린 한(71) 한국비폭력대화센터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한 대표는 그동안 유가족에게 금기어나 마찬가지였던 A씨의 이야기를 꺼냈고, A씨의 아버지는 6개월간 가족 앞에서도 보이지 않았던 눈물을 처음으로 보였다. 한 대표의 설득에 이끌려 마지막 본 조정에도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B씨에게는 유가족에게 제대로 그의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표현법을 선보였다. 공감과 비폭력 대화의 힘일까. 본 중재날 A씨의 아버지는 B씨의 처진 어깨를 감싸 안았다. “가장이 힘들다고 술만 먹고 그래서야 되겠소. 정신

英선 사회적기업, 가치 있는 ‘브랜드’로 인정받아

영국 ‘에덴 프로젝트’ 英 글로벌 사회적기업 프로그램 고문 ‘폴라 우드먼’ 지난해 4월부터 국내에서 추진되어오던 ‘사회적경제기본법’ 제정이 여러 암초에 막혀 중단됐다. 일각에서는, 이 법안을 ‘사회주의경제 기본법’이라며 자유시장경제 체제를 부정하고 있다고 말한다. ‘조선일보 더나은미래’는 보수당인 캐머런 정부가 앞장서서 수년째 사회적기업 지원정책을 과감히 추진하고 있는 영국사례를 듣기 위해 ‘폴라 우드먼(Paula Woodman)'<사진> 영국문화원 글로벌 사회적기업 프로그램 고문을 이메일 인터뷰했다. 영국문화원의 ‘사회적기업 역량강화’ 프로그램(Skills for Social Entrepreneurs)은 가나, 인도, 방글라데시 등 20개국 이상에서 사회적기업 확산을 독려하고 9000명의 사회적기업가를 훈련시켜 왔으며, 이 프로그램에 지원된 돈은 무려 250만 파운드(45억원가량)에 달한다. 영국에서 사회적기업을 직접 창업해 15년가량 일하기도 한 그녀는 현재 100개 사회적기업에 조언을 한다. ―우선 영국 보수당인 캐머런 정부가 ‘빅소사이어티’라는 개념을 주장하고, 사회적기업을 지원·육성하는 정책을 앞장서서 시행하게 된 배경은 무엇이었나. “사회적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은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노동당 소속 토니블레어 총리에 의해 이 움직임이 시작됐지만, 영국 사회적기업의 강력한 힘은 보수당과 노동당 모두로부터 지지를 받는 데서 나온다. 모든 정당은 사회적기업을 영국 경제의 주요 성장분야로 여긴다. 공공서비스를 현대화시키고, 소외계층의 경제적 자립을 돕고, 공동체의 회복을 이끌어내고, 창업 문화를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국 사회적기업을 정부가 주도하는 건 아니다. 사회적기업 매출의 32%는 일반 대중과의 거래에서 나오고, 사회적기업의 절반 이상이 영리 섹터와 비즈니스를 한다.” ―국내에서는 초창기에 사회적기업으로 인증을 받고 나면, 이에 대해 3년 동안 인건비를 지원하는 정책이 주를 이뤘다. 영국 정부에서 그동안 시행해왔던 사회적기업

“삶의 주인공 되는 순간, 성공은 찾아옵니다”

위민인이노베이션 손병옥 이사장 ‘용기를 가져라(Be courageous)’ ‘불가능한 미래를 꿈을 꿔라(Dream impossible future)’ ‘절대 포기하지 마라(Never, never, never give up)’ ‘2015 여대생커리어페어’ 행사를 주최한 (사)위민인이노베이션(이하 WIN) 손병옥 이사장(63·푸르덴셜생명 회장·사진)은 1200명의 여대생들에게 이 세 가지를 당부했다. 그가 지난 40년간 현업에서 뛰며 지켜온 삶의 노하우다. “푸르덴셜생명 부사장 자리에 올랐을 때 ‘이만하면 됐다’고 생각했습니다. 더 큰 책임을 떠안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용기를 냈습니다.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채 끝나버리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2011년 5월 우리나라 금융사 최초의 여성 사장이 됐고 진정한 리더로서의 삶을 배웠습니다.” 손 회장이 이끄는 WIN은 ‘불가능한 꿈’의 시작이었다. 2007년 국내외 기업 여성임원 40여 명의 모임으로 시작한 WIN은 지난해부터 기업의 중간관리직 여성에게 1:1 멘토링, 콘퍼런스 등을 지원해왔다. 올해 처음 개최한 ‘여대생커리어페어’는 ‘차세대 여성리더 양성’이라는 WIN의 목표를 대학생까지 확장한 행사다. “남들이 들었을 때 불가능할 법한 원대한 꿈을 꿨으면 좋겠습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 채워야 할 역량을 채워가다 보면 그 꿈은 어느새 현실이 돼 있을 겁니다.” 손 회장의 사전에서 ‘성공’의 반대말은 실패가 아닌 ‘포기’다. 그에게도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있었을까. 그에게 ‘가장 힘들었던 순간’을 묻자 손 회장은 미소와 함께 “바로 지금”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40년 동안 현업에서 아이 둘을 키우며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이 왜 없었겠어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어요. 그 어떤 날보다 오늘 하루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15분마다 새롭게 준비되는 비즈니스 미팅, 하루 평균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뛰뛰빵빵~기부 문화 동참하세요”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6) 진수진 ‘위드고’ 대표 “하루 평균 대리운전 이용자 수가 47만명, 1년이면 1억7000여만명에 달합니다. 이들이 500원씩만 기부한다면 그 규모는 연 858억여원에 이릅니다. 대리운전 이용자가 하나의 기부문화집단이 되는 거죠.” 진수진(49·사진) ‘위드고’ 대표가 대리운전을 활용해 기부를 하는 ‘착한콜’ 시스템을 하는 이유다. 착한콜을 통해 대리운전 또는 퀵서비스를 이용하면 한 건당 500원, 꽃배달 서비스는 이용 금액의 5%가 공익 단체 혹은 캠페인에 자동 기부된다. 앱에는 지역에 따라 단체별, 캠페인별로 기부 프로그램이 나타나 사용자가 그중 하나를 사전에 선택해 지정기부를 할 수도 있다. “기부처를 정하지 않은 고객에게는 별도로 연락해 기부처 선택을 안내합니다. 이젠 요령이 생겨, 가급적 고객들이 바쁘지 않은 목요일 오후 짧게 전화를 드려요. 마케팅 전화보다 훨씬 반응을 잘해주셔서 감사하죠(웃음)” 이 업무를 위해 별도로 전담자까지 배치한 이유를 묻자, 진 대표는 “기부도 아는 만큼 보인다”라며 “기부 활성화의 성패는 기부자가 얼마나 주도적으로 참여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말했다. 기부금 운영도 ‘대쪽’ 같다. 월 매출액 중 그달의 기부금만큼은 별도 통장에 따로 뗀다. 돈을 손에 쥐면 욕심이 날까 경계하기 위해 이런 ‘원칙’을 만들었다는 진 대표는 “별도로 관리하고 애초부터 아예 내 돈이 아니라고 생각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하더라”고 소탈하게 웃었다. 이 기부금은 월말에 12명의 위드고 직원들이 단체별로 기부금을 정리해 보내고, 월별 기부금과 단체별 기부액 결과를 회사 홈페이지에 공지한다. 지성이면 감천일까. 착한콜은 일절 상업 광고 없이, 좋은 뜻으로 운영한다는 ‘입소문’만으로 기대

[고액 기부자 3인을 만나다] ③ “기부 요청자가 믿을 만한 사람인가? 고액 기부의 조건”

[고액 기부자 3인을 만나다] (3) 마이클 헤이드 웨스턴 내셔널그룹 회장 3년간 세계 돌며 고액 기부자 50명 발굴 얼마나 많은 사람 도왔는지 성과 측정해 기부자들에게 전달… 신뢰 쌓일 수밖에 “가족에서 지역으로, 옆 나라에서 전 세계로 시야가 넓어졌다. 작게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항상 고민하게 됐다.” 마이클 헤이드(Michael K. Hayde·사진) 회장은 고액 기부자가 된 이후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이렇게 표현했다. 그는 3조 규모, 직원 2만5000명을 거느린 미국 부동산 개발 회사 ‘웨스턴 내셔널그룹(Western National Group)’ CEO이자, 유나이티드웨이 리더십위원회 위원장이다. 헤이드 회장이 지금까지 기부한 금액은 총 708억원. 44년간 아파트·주택 3만여 채를 개발 및 건축해온 이 투자 전문가는 고액 기부자들을 발굴하기 위해 전 세계를 누빈다. 지난 15일, 한국 고액 기부자들을 만나기 위해 서울을 방문한 그를 만났다. ―첫 기부는 언제, 어떤 계기로 시작됐나. “1985년에 친한 친구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대뜸 ‘쉽게 갈래, 어렵게 갈래?’ 묻더니, 1만달러(약 1200만원)를 기부하라더라. 우리 동네에서 고액 기부자 모임을 하려고 하는데 나를 초대하고 싶다는 거였다. ‘어렵게 가는 건 뭐냐’고 물으니 ‘기부할 때까지 사무실에 와서 죽치고 앉아있겠다’고 하더라. 고민할 새도 없이 그렇게 1만달러를 기부하게 됐다. 막상 내고 보니, 큰돈을 너무 고민 없이 기부한 게 아닌가 싶었지만 고액 기부자들과 만나면서 자연스레 지갑이 더 열리더라(웃음).” ―기부를 하게 만드는 결정적 요인은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요인이 바로 ‘관계성’이다. 내가 얼마나 믿고 존경하는 사람이 나에게

[고액 기부자 3인을 만나다] ② “배움의 시기 놓쳐 학업 포기하는 학생 더 이상 생겨선 안돼”

[고액 기부자 3인을 만나다] (2) 빌 오다우드 돌핀 디지털 미디어 회장 독서 흥미 높여주는 클럽커넥트 프로그램 5년內 학교 1만곳 보급 목표 “미국 중산층 가정엔 평균 13권의 책이 있지만, 가난한 아이들은 300가구당 책 1권을 겨우 읽을 수 있다. 아홉 살까진 읽기 위해 배우지만, 그 후부턴 배우기 위해 읽는 단계에 진입하기 때문에 이때 책을 읽지 못하면 고등학교를 중도 탈락할 확률이 높아진다. 실제로 미국 청소년의 25%가 고등학교 졸업을 포기하고 있다. 이런 일이 더 이상 되풀이돼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고액 기부를 결심한 계기를 묻자, 빌 오다우드(Bill O’Dowd·사진) 회장은 교육 복지 수치를 줄줄 읊기 시작했다. 미국 최대 디지털 미디어 및 아동 엔터테인먼트 회사인 ‘돌핀 디지털 미디어(Dol phin Digtal Me dia)’의 CEO인 그는 2009년 유나이티드웨이에 20억원을 기부했다. 오다우드 회장은 “40세까지 조금씩 기부를 해오다가 지인의 권유로 고액 기부가 시작됐다”면서 “나중에 우리 아버지 건물이 유나이티드웨이 소유로 바뀌어 있는 것을 알게 됐는데, 나눔 DNA도 비슷하단 생각이 들었다”며 미소를 지었다. 그는 개인 기부와 동시에 사내에 초등학생들이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웹사이트를 개발하는 사회 공헌 부서 ‘클럽커넥트(Club Connect)’팀을 꾸렸다. 사내 개발자·기획자를 비롯, 20명이 한자리에 모여 머리를 맞댔다. 그 과정에서 유명 연예인들이 책을 읽어주는 코너, 독서 게임도 함께 제작됐다. 그는 “미국 초등학교 교장 연합회와 만났을때, 좋은 책과 아이들의 독서 흥미를 높이는 프로그램, 부모의 관심을 높이는 교육 등 세 가지가 필요하단 이야길

[Cover Story] [고액 기부자 3인의 기부 철학을 듣다] ① “기부자, 그들의 가치를 평가해주세요”

[Cover Story] 고액 기부자 3인의 기부 철학을 듣다 (1) 일레인 차오 前 유나이티드웨이 회장 전 세계 고액 기부자 수십 명이 한국을 찾았다. 지난 10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2015 UWW 자선 라운드테이블 서울 대회’ 때문이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허동수)와 유나이티드웨이 월드와이드(UWW)가 공동 주최한 이 행사에는 전 세계 고액 기부자 50여 명과 국내 아너소사이어티(1억원 이상 고액 기부자 모임) 회원 1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 유치를 주도한 최신원 SKC 회장은 회원 수 882명의 아너소사이어티 총대표이자 UWW리더십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과거 국제사회의 원조를 받던 우리나라가 이제는 어려운 이웃을 돌보는 지구촌 나눔의 핵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며 “이번 회의를 통해 나눔의 리더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나눔’이라는 행복한 동행의 주춧돌을 놓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더나은미래’는 이 행사에 초청된 고액 기부자 중 3인을 만나 기부 철학을 엿들었다. 일레인 차오(Elaine L.Chao·사진) 전 유나이티드웨이 회장이자 미국 24대 노동부 장관, 마이클 헤이드(Michael K.Hayde) 웨스턴 내셔널그룹 CEO, 빌 오다우드(Bill O’dowd) 돌핀 디지털미디어 CEO가 그들이다. 편집자 주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오래 지낸 노동부 장관, 미국 부시 행정부 초기 내각 중 유일하게 8년간 근무(2001~2009), 아시아계 미국인 여성 최초로 대통령 내각에 임명, 회계 부정으로 위기에 빠진 유나이티드웨이를 구한 CEO, 미치 매코널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의 아내…. 일레인 차오씨를 설명하는 이력이다. 중국인 부모를 따라 8세에 미국으로 이민 간 그녀가 이뤄낸 성취는 끝이 없을 정도다. 그녀는

“해외 아동 위해 달려온 27년… 이젠 국내 아동 위해 힘쓸 것”

박동은 한국아동단체협의회 회장 “아동복지단체 직원의 처우 개선 필요해” 다른 분야도 그렇듯, NGO 영역에서도 리더들은 대부분 남성이다. NPO 리더 모임에서 여성이라곤 박동은 전 유니세프 부회장이 유일하다시피 했다. 지난 4월, 27년을 몸담았던 유니세프를 떠난 박 전 부회장은 최근 아동단체협의회 회장이 됐다. 동아일보 공채 1기 여기자 출신으로, 대한가족계획협회 홍보부장을 거쳐, NGO인 유니세프의 사무총장까지 55년의 활동 경력을 밑바탕 삼아, “열악한 재정상황을 가진 아동단체를 위해 마지막으로 봉사하겠다는 심정”이라는 게 취임 소감이다. 부임한 지 2개월, 박 전 부회장을 만나 국내 대표 모금단체를 이끌어왔던 역사와 국내 아동단체들의 현황 등을 물었다. ―27년을 몸담았던 유니세프를 완전히 떠났다. ‘유니세프의 산증인’으로 불릴 만큼 오랜 기간 함께해 왔는데,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 “1988년 7월 초 서울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주한 유니세프 대표부에 공채를 통해 대외담당관으로 입사했는데, 이후 한국 유니세프를 ‘선진국형 민간 기구’로 바꾸는 작업을 했다. 5년 반이 지난 1993년, 주한 유니세프대표부가 철수하고 한국인을 지도 체제로 하는 유니세프 한국위원회가 탄생했다. 1994년 초대 사무총장에 임명된 후 18년간 사무총장으로 일했다. 이 기간 동안 36개국 유니세프 국가위원회 중 우리나라가 지원금 규모 4위를 기록한 게 가장 뿌듯하다. 어버이날인 지난 5월 8일, 송상현 회장님이 사비를 털어 성대한 고별 만찬을 열어줬다.” ―출범 첫해 지원금이 350만달러(41억원)였고 후원자가 5000명이었다. 2014년엔 지원금이 9000만달러(1000억원)이고, 후원자가 38만명이 되었다. 초창기 시작할 때, 이렇게 기부가 폭증할 줄 예상했었나. “처음 유니세프에 발을 내디뎠을 때, 정말 막막했다. 학자

“교실에서 차별 해소하는 탁월한 교육모델”

하트해피스쿨의 효과 최근 한국교육개발원의 한 조사에서 학생들이 생각하는 ‘인성 좋은 학생’은 “다른 사람을 잘 이해하고 배려하는 사람”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이 나왔다. 교육의 본질에 대한 국내외 학교 현장의 응답 또한 이와 유사하다. 미국의 유명고등학교인 필립스 아카데미가 200년 이상 지켜온 교육이념도 타인 배려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장애이해교육은 오랫동안 타인에 대한 배려와 나눔의 교육테마를 잘 구현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인식되어왔다. 따라서 인성교육 목표에 맞는 교육이론에 기반해 실천적 효과를 검증해볼 수 있는 ‘증거기반 실제'(evidence-based practice)를 디자인해 볼 수 있다. 접촉 가설에 의하면, 타인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고 관계를 개선하는 좋은 방법은 체계적인 교육환경하에서 이루어지는 구성원 간의 의미 있고 긍정적인 상호작용(접촉)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3A(Awareness, Accep tance, Attitude)’ 접근에 기반한 새로운 장애이해교육의 형태가 있다. 2012년부터 하트하트재단에서 진행하고 있는 장애이해교육 ‘하트해피스쿨’이 바로 그것이다. ‘하트해피스쿨’에서는 발달장애인 당사자가 장애이해교육 강사로서, 직접 수업에 참여하여 학생들과 적극적으로 상호 작용한다. 이를 통해 장애에 대하여 학생들의 인식, 수용, 태도 변화를 촉진하고 있다. 인식이란 우리사회 안에서 장애인이 체계적 교육과 지원으로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음을 아는 것이다. 수용이란 장애인이 동정받고 돌봄을 받는 수혜자가 아니라 심리사회적으로 동등한 한 구성원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태도란 공감과 배려를 바탕으로 장애인과 능동적으로 상호 작용하고, 책임감을 가지고 실천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트해피스쿨’이 인성교육 측면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듯이, 장애이해가 포함된 다양한 인성교육을 더욱 체계적으로 성과를 검증하여 학교현장에

“암 투병 중인 후원자가 아동에게 보낸 편지 보고 한참 울었어요”

굿네이버스 번역봉사자 3인 인터뷰 영어·프랑스어·스페인어 등 전공 활용한 봉사활동 번역 봉사로 해외 후원아동과 국내 후원자 연결 다리 역할해 “재능을 녹슬지 않게 하고, 그 재능 덕분에 남을 도울 수도 있으니 ‘일석이조’죠.” 국제구호개발 NGO인 굿네이버스에서 번역봉사활동을 하는 이정이(33·초등학교 영어교사), 민세연(29·하나카드 업무팀 해외파트), 현다정(25·서울대 국제대학원)씨가 한목소리로 말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2010년 시작된 굿네이버스 번역봉사자 모임 ‘I'm your PEN’을 통해 ‘재능’을 ‘나눔’으로 이어간다는 점이다. 굿네이버스 번역봉사자들은 총 1732여명, 지난 6년간 이들의 손을 거쳐 번역 및 검토된 해외 후원 아동과 후원자들 간 서신은 62만여 통에 이른다. 번역봉사자들은 20만여명의 해외 후원 아동과 후원자들의 든든한 ‘연결 다리’인 셈. 지난달 22일 한자리에 모인 3명의 번역봉사자는 수많은 편지를 들여다보며 웃고, 울었던 사연을 들려줬다. ◇꼭 몸을 써야 봉사? 우리는 ‘번역봉사’가 딱! “직접 만나고 몸을 써야 진짜 돕는 것이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번역봉사를 하면서 깨달았습니다. 봉사도 각자 잘할 수 있는 것이 따로 있다는 것을요. 번역봉사는 ‘꼭 맞는 옷’같이 느껴져요.” 현다정씨는 올해로 3년째 스페인어 번역봉사를 하고 있다. 과테말라, 칠레 등 중남미를 후원하는 한국 후원자의 편지를 스페인어로 번역해 후원 아동들에게 보낸다. 서울대에서 스페인어를 전공한 현씨에겐 제격, 덕분에 봉사에 자신감이 붙었다. “이전엔 희망의 산타 단기봉사나 시각장애인 캠프 보조, 복지관 봉사활동이나 도시락 배달 같은 봉사를 많이 했거든요. 그런데 손재주가 없어서, 열심히 할수록 되레 더 못하고 속만 상했죠. 한 번은 복지관에서 청소를 하고 있었는데, 직원분이 ‘청소는 자기가 할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⑤ 35년간 아동 후원해온 ‘지구 동쪽 끝 한국 할아버지’ 김형기 성성산업기계 대표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5) “81년에 미국으로 출장을 가는데, 기내에 해외로 입양 가는 어린애 몇이 쉴 새 없이 울더라고. 보고 있자니 마음이 착잡하더이다. 남 일 같지 않았거든. 처음 결연한 아이는 미국으로, 다음 애는 네덜란드로 입양 보낸 때였으니까. 세 번째 연을 맺은 가영이만큼은 절대 보내지 말자 싶었지.” 지난달 18일, 경남 양산 자택에서 만난 김형기(66·사진) 성성산업기계대표는 30년도 더 된 일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렇게 1985년부터 김 대표는 가영(가명·31)씨를 후원하기 시작했고, 태어난 지 3일 만에 부산의 한 영아원에 맡겨진 그녀를 ‘막내딸’로 입양까지 했다. “아버지를 만난 건 제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되었죠. 앞으로도 제가 받은 사랑 이상으로 나누고 갈 겁니다.” 가영씨 또한 어려운 아이들을 후원한다. 해외 입양을 막기 위해 시작했던 김 대표의 아동 후원은, 이제 해외 빈곤국의 아동들을 돕는 곳으로도 향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그는 ‘지구 동쪽 끝 한국의 할아버지’로 통한다. ◇35년 ‘반평생’ 바친 ‘아동 후원’ 외길 김 대표는 아동 후원에 반평생을 보냈다. 어려운 형편의 아이들을 돕기 위해 1981년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정기 후원을 시작한 이래, 35년 동안 단 한 번도 후원금을 거른 적이 없다. 별도로 일대일 후원을 맺어 생활비며 학원비를 챙기는 아이 수는 2000년 들어서만 22명. 명절이나 자신의 환갑 등 특별한 날엔 재단에 추가로 기부금을 보낸다. 올해는 막내딸인 가영씨의 결혼을 기념하기 위해, 더나은미래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함께 하는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에 참여키로 했다. 1983년 중소기업 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