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아동 위해 달려온 27년… 이젠 국내 아동 위해 힘쓸 것”

박동은 한국아동단체협의회 회장 “아동복지단체 직원의 처우 개선 필요해” 다른 분야도 그렇듯, NGO 영역에서도 리더들은 대부분 남성이다. NPO 리더 모임에서 여성이라곤 박동은 전 유니세프 부회장이 유일하다시피 했다. 지난 4월, 27년을 몸담았던 유니세프를 떠난 박 전 부회장은 최근 아동단체협의회 회장이 됐다. 동아일보 공채 1기 여기자 출신으로, 대한가족계획협회 홍보부장을 거쳐, NGO인 유니세프의 사무총장까지 55년의 활동 경력을 밑바탕 삼아, “열악한 재정상황을 가진 아동단체를 위해 마지막으로 봉사하겠다는 심정”이라는 게 취임 소감이다. 부임한 지 2개월, 박 전 부회장을 만나 국내 대표 모금단체를 이끌어왔던 역사와 국내 아동단체들의 현황 등을 물었다. ―27년을 몸담았던 유니세프를 완전히 떠났다. ‘유니세프의 산증인’으로 불릴 만큼 오랜 기간 함께해 왔는데,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 “1988년 7월 초 서울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주한 유니세프 대표부에 공채를 통해 대외담당관으로 입사했는데, 이후 한국 유니세프를 ‘선진국형 민간 기구’로 바꾸는 작업을 했다. 5년 반이 지난 1993년, 주한 유니세프대표부가 철수하고 한국인을 지도 체제로 하는 유니세프 한국위원회가 탄생했다. 1994년 초대 사무총장에 임명된 후 18년간 사무총장으로 일했다. 이 기간 동안 36개국 유니세프 국가위원회 중 우리나라가 지원금 규모 4위를 기록한 게 가장 뿌듯하다. 어버이날인 지난 5월 8일, 송상현 회장님이 사비를 털어 성대한 고별 만찬을 열어줬다.” ―출범 첫해 지원금이 350만달러(41억원)였고 후원자가 5000명이었다. 2014년엔 지원금이 9000만달러(1000억원)이고, 후원자가 38만명이 되었다. 초창기 시작할 때, 이렇게 기부가 폭증할 줄 예상했었나. “처음 유니세프에 발을 내디뎠을 때, 정말 막막했다. 학자

“교실에서 차별 해소하는 탁월한 교육모델”

하트해피스쿨의 효과 최근 한국교육개발원의 한 조사에서 학생들이 생각하는 ‘인성 좋은 학생’은 “다른 사람을 잘 이해하고 배려하는 사람”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이 나왔다. 교육의 본질에 대한 국내외 학교 현장의 응답 또한 이와 유사하다. 미국의 유명고등학교인 필립스 아카데미가 200년 이상 지켜온 교육이념도 타인 배려라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장애이해교육은 오랫동안 타인에 대한 배려와 나눔의 교육테마를 잘 구현할 수 있는 방법으로 인식되어왔다. 따라서 인성교육 목표에 맞는 교육이론에 기반해 실천적 효과를 검증해볼 수 있는 ‘증거기반 실제'(evidence-based practice)를 디자인해 볼 수 있다. 접촉 가설에 의하면, 타인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고 관계를 개선하는 좋은 방법은 체계적인 교육환경하에서 이루어지는 구성원 간의 의미 있고 긍정적인 상호작용(접촉)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3A(Awareness, Accep tance, Attitude)’ 접근에 기반한 새로운 장애이해교육의 형태가 있다. 2012년부터 하트하트재단에서 진행하고 있는 장애이해교육 ‘하트해피스쿨’이 바로 그것이다. ‘하트해피스쿨’에서는 발달장애인 당사자가 장애이해교육 강사로서, 직접 수업에 참여하여 학생들과 적극적으로 상호 작용한다. 이를 통해 장애에 대하여 학생들의 인식, 수용, 태도 변화를 촉진하고 있다. 인식이란 우리사회 안에서 장애인이 체계적 교육과 지원으로 다양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될 수 있음을 아는 것이다. 수용이란 장애인이 동정받고 돌봄을 받는 수혜자가 아니라 심리사회적으로 동등한 한 구성원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태도란 공감과 배려를 바탕으로 장애인과 능동적으로 상호 작용하고, 책임감을 가지고 실천하는 것을 의미한다. ‘하트해피스쿨’이 인성교육 측면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듯이, 장애이해가 포함된 다양한 인성교육을 더욱 체계적으로 성과를 검증하여 학교현장에

“암 투병 중인 후원자가 아동에게 보낸 편지 보고 한참 울었어요”

굿네이버스 번역봉사자 3인 인터뷰 영어·프랑스어·스페인어 등 전공 활용한 봉사활동 번역 봉사로 해외 후원아동과 국내 후원자 연결 다리 역할해 “재능을 녹슬지 않게 하고, 그 재능 덕분에 남을 도울 수도 있으니 ‘일석이조’죠.” 국제구호개발 NGO인 굿네이버스에서 번역봉사활동을 하는 이정이(33·초등학교 영어교사), 민세연(29·하나카드 업무팀 해외파트), 현다정(25·서울대 국제대학원)씨가 한목소리로 말했다. 이들의 공통점은 2010년 시작된 굿네이버스 번역봉사자 모임 ‘I'm your PEN’을 통해 ‘재능’을 ‘나눔’으로 이어간다는 점이다. 굿네이버스 번역봉사자들은 총 1732여명, 지난 6년간 이들의 손을 거쳐 번역 및 검토된 해외 후원 아동과 후원자들 간 서신은 62만여 통에 이른다. 번역봉사자들은 20만여명의 해외 후원 아동과 후원자들의 든든한 ‘연결 다리’인 셈. 지난달 22일 한자리에 모인 3명의 번역봉사자는 수많은 편지를 들여다보며 웃고, 울었던 사연을 들려줬다. ◇꼭 몸을 써야 봉사? 우리는 ‘번역봉사’가 딱! “직접 만나고 몸을 써야 진짜 돕는 것이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번역봉사를 하면서 깨달았습니다. 봉사도 각자 잘할 수 있는 것이 따로 있다는 것을요. 번역봉사는 ‘꼭 맞는 옷’같이 느껴져요.” 현다정씨는 올해로 3년째 스페인어 번역봉사를 하고 있다. 과테말라, 칠레 등 중남미를 후원하는 한국 후원자의 편지를 스페인어로 번역해 후원 아동들에게 보낸다. 서울대에서 스페인어를 전공한 현씨에겐 제격, 덕분에 봉사에 자신감이 붙었다. “이전엔 희망의 산타 단기봉사나 시각장애인 캠프 보조, 복지관 봉사활동이나 도시락 배달 같은 봉사를 많이 했거든요. 그런데 손재주가 없어서, 열심히 할수록 되레 더 못하고 속만 상했죠. 한 번은 복지관에서 청소를 하고 있었는데, 직원분이 ‘청소는 자기가 할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⑤ 35년간 아동 후원해온 ‘지구 동쪽 끝 한국 할아버지’ 김형기 성성산업기계 대표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5) “81년에 미국으로 출장을 가는데, 기내에 해외로 입양 가는 어린애 몇이 쉴 새 없이 울더라고. 보고 있자니 마음이 착잡하더이다. 남 일 같지 않았거든. 처음 결연한 아이는 미국으로, 다음 애는 네덜란드로 입양 보낸 때였으니까. 세 번째 연을 맺은 가영이만큼은 절대 보내지 말자 싶었지.” 지난달 18일, 경남 양산 자택에서 만난 김형기(66·사진) 성성산업기계대표는 30년도 더 된 일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렇게 1985년부터 김 대표는 가영(가명·31)씨를 후원하기 시작했고, 태어난 지 3일 만에 부산의 한 영아원에 맡겨진 그녀를 ‘막내딸’로 입양까지 했다. “아버지를 만난 건 제 인생의 큰 전환점이 되었죠. 앞으로도 제가 받은 사랑 이상으로 나누고 갈 겁니다.” 가영씨 또한 어려운 아이들을 후원한다. 해외 입양을 막기 위해 시작했던 김 대표의 아동 후원은, 이제 해외 빈곤국의 아동들을 돕는 곳으로도 향하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그는 ‘지구 동쪽 끝 한국의 할아버지’로 통한다. ◇35년 ‘반평생’ 바친 ‘아동 후원’ 외길 김 대표는 아동 후원에 반평생을 보냈다. 어려운 형편의 아이들을 돕기 위해 1981년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정기 후원을 시작한 이래, 35년 동안 단 한 번도 후원금을 거른 적이 없다. 별도로 일대일 후원을 맺어 생활비며 학원비를 챙기는 아이 수는 2000년 들어서만 22명. 명절이나 자신의 환갑 등 특별한 날엔 재단에 추가로 기부금을 보낸다. 올해는 막내딸인 가영씨의 결혼을 기념하기 위해, 더나은미래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함께 하는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에 참여키로 했다. 1983년 중소기업 이사

“10만명 듣는 팟캐스트 되면 나눔도 이슈가 되겠죠?”

‘기부스’ 메인 MC 션&정찬우 개그맨과 가수가 만나 기부를 논한다? 국내 최초 기부 팟캐스트 ‘기부스(출연자가 원하는 것을 마음껏 홍보하는 대신 현금·현물·재능을 기부하는 방송)’를 진행하는 컬투 정찬우와 가수 션의 이야기다. ‘이왕이면 현금이 좋다’며 기부를 권하는 정찬우의 재치 만점 멘트에 기부 경력 10년차 션의 생활 속 나눔 노하우가 덧입혀진다. 성격도, 말투도 다른 두 사람의 ‘케미(화학적 궁합)’ 덕분일까. 한참을 배꼽 잡고 웃다가도 가슴 찡한 기부 스토리에 어느새 눈시울이 붉어진다. 일상 속 재미난 기부를 전파하기 위해 팟캐스트를 시작한 지 1년. 두 사람은 오늘도 방송에 나와 이렇게 외친다. “우리는 ‘찬우션(지누션을 본떠 만든 듀오 이름)’이에요!”   션이 말하는 기부   “재밌을수록 기부 파급효과도 커져···’아이스버킷 챌린지’하며 느꼈어요”  “말 못하는 제가 밤새워 이야기할 수 있는 세 가지가 있어요. 힙합, 신앙 그리고 기부. ‘기부스’에만 오면 제 입담이 살아나는 이유죠(웃음).” 힙합가수 션에겐 ‘기부 아이콘’이란 이름표가 항상 따라다닌다. 지금까지 그가 기부한 금액은 총 38억원. 국내외 후원 아동 수만 800명에 달한다. 루게릭병 전문 요양병원 건립을 위해 매년 2~3회 희망콘서트를 열어 수익금을 기부하고, 어린이재활병원 건축 기금 마련을 위해 매일 새벽 4시에 일어나 후원자가 낸 기부금 1만원당 1㎞씩 달린다. 이렇게 그가 달린 거리만 약 1200㎞. 작년부턴 쉽고 재미난 기부 문화 확산을 위해 기부 팟캐스트 ‘기부스’의 메인 MC로 마이크를 잡았다. 인터뷰가 진행된 지난 1일 역시 션은 이천에 있는 아동복지시설 ‘성애원’의 증축 기금 마련을 위한 토크 콘서트

[Cover Story] 기부’로 웃기는 사람들

[Cover Story] 국내 최초 기부 팟캐스트 ‘기부스’ 1년 가게·음반 등 홍보해주고 현금·물품·재능 기부받아 출연진 6명 입담에 웃음 ‘빵빵’ 기부 방송은 무겁다는 편견 지워 작가·출연진 100% 재능기부 320여명 참여, 약 14억 모아 “본 방송은 방송 심의 규정을 전혀 준수하지 않습니다. 기부 첫 경험, 기부 강요 방송, 기부 선도 방송, 기부 팟캐스트. 우리는 찬우션이에요!” 컬투 정찬우의 멘트가 끝나자마자, 6평 남짓한 스튜디오 안이 이내 시끌벅적해진다. “한 주간 어떻게 지냈느냐”는 안부 인사에 가수 션이 먼저 입을 연다. “얼마 전에 루게릭병 요양병원 건립을 위해 승일희망재단과 희망콘서트를 열었는데, 힙합하는 친구들이 100% 재능기부로 무대를 꾸몄어요. 2000명이 스탠딩 공연장을 가득 메워 분위기가 뜨거웠습니다.” “힙합과 기부? 다소 안 어울리는 조합인데 괜찮았나요?” 다른 출연진의 질문에 션이 어깨를 으쓱해 보이며 “내가 하면 다 기부가 된다”는 뼈 있는 농담을 던진다. 짤막한 안부가 오가고, 본격적인 입담 경쟁이 시작된다. 방송 대본은 굵은 글자로 듬성듬성 채워진 A4 네 장뿐. 1시간 동안 진행되는 방송 분량은 오롯이 출연진 6명의 재치와 유머로 채워진다. 지난 24일 밤 9시 서울 마포구 웰빙센터. 국내 최초 기부 팟캐스트(다운로드 방송) ‘기부스(즐겁게 기부하는 사람들)’의 녹음 현장이다. ‘기부스’는 출연자가 원하는 것을 마음껏 홍보하고, 홍보비 대신 현금·현물·재능 등을 기부하는 방송이다. 가게 홍보, 음반 홍보, 제품 홍보, 재능 홍보, 구인구직, 애인 구함, 프러포즈, 기념일, 다이어트, 시험 합격 등 무엇이든 홍보할 수 있다. 다만 그에 상응하는 기부가 이뤄져야

[희망 허브] “세상을 이롭게 만드는 다양한 광고·마케팅 아이디어 나누고 실행하기 위해 모였어요”

세계가 주목하는 광고인 플레이그라운드 김홍탁 CCO 11개 회원사 수평적 결합 SNS 기부문화 플랫폼 ‘쉐어앤케어’ 서비스 등… 3주 만에 1200명 참여 세계 광고계 트렌드… 소비자와 관계·사회변화 중시하는 콘셉트로 격변 이제 소비자에게 전달할 새로운 메시지 고민할 때 “미국에 골수이식이 필요한 환자가 2만명이 넘는데, 실제로 이식받는 경우는 절반도 안 돼요. 혈액검사 등 절차가 지나치게 복잡하거든요.” 김홍탁 ‘플레이그라운드(Playground)’ CCO(Chief Creative Officer·크리에이티브 총책임자·사진)가 말을 이었다. “2012년에 미국의 ‘헬프 레메디(Help Remedies)’라는 제약사가 일상생활 중 상처가 났을 때 간단히 혈액을 채취해 (골수이식센터에) 보낼 수 있는 응급키트를 제작했고, 쉽고 재밌는 광고로 세상에 알렸죠. 어떻게 됐는지 아세요? 골수 기증자가 3배 이상 많아졌고, 이 회사 반창고 판매량은 1900% 늘었어요. 아이디어가 실제로 세상을 바꾼 거죠.” 김홍탁 CCO는 “좋은 아이디어는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가치를 창출해 결국 솔루션이 된다”고 했다. 20년 이상 광고계에 종사하며 얻은 철학이다. 지난 3일,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만난 김홍탁 CCO는 세계가 주목하는 광고인이다. 1995년부터 글로벌 광고·마케팅 기업 ‘제일기획’에 근무하며 ‘마스터'(전문임원·Executive Creative Director)의 칭호까지 얻었고, 칸(Cannes)을 비롯한 국제 유수의 광고제에서 100회 넘게 수상했다. 심사위원으로서의 활약도 두드러진다. 2012년엔 ‘칸 키메라'(Cannes Chimera·빌앤멀린다재단이 공익 아이디어를 공모해 자금과 인력을 지원하는 프로젝트) 전문 심사위원 14명 중에 한국인으로 유일하게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올해 역시 지난 3월부터 태국·싱가포르·말레이시아·필리핀을 오가며 빡빡한 일정을 치르고 있다. 그런 그가 지난 2월 돌연 홀로서기를 선언했다. ‘크리에이티브(Creative·창조적인 생각)’에 날개를 달기 위해 대기업 임원직을 뒤로

[더나은미래 논단] Post-2015 시대 기후변화 대응과 기업의 역할

오는 9월 UN 정상회의에서는 향후 15년간 국제사회가 달성해야 할 17개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가 선언된다. 새천년개발목표(MDGs·Millennium Development Goals)가 올해 2015년 말 종료되고 국제사회는 경제성장, 사회적 포용, 지속가능환경을 고려한 Post-2015 시대 SDGs 달성에 전력 질주할 예정이다. SDGs 논의 중심에는 ‘기후변화’ 이슈가 자리 잡고 있다. 본래 기후변화는 에너지·자연자원·도시 관련 어젠다의 세부 목표로 제시될 예정이었으나, SDGs의 단일 목표(SDG 13번)로 설정될 정도로 SDGs 논의에서 주요 의제로 간주되고 있다. 또한 오는 12월 파리에서 개최되는 유엔기후협약 당사국총회(UNFCCC COP 21)에서는 교토의정서가 완료되는 2020년 이후 글로벌 온실가스감축을 위한 신(新)기후체제가 수립된다. 이에 변화의 조짐이 전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글로벌 기후 변화 대응에 비타협적이었던 중국은 지난달 30일 ‘2030년까지 GDP 단위당 온실가스 배출량을 2005년 대비 60~65% 낮추겠다’는 내용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 계획서를 UN에 제출했고, 세계 최대 탄소배출국인 미국과 중국은 지난해 11월 양자 정상회담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대한 합의를 이뤘다. 하지만 ‘글로벌 탈탄소화(decarbonization)’는 그 선언만큼이나 쉽지 않다. 화석연료 사용을 제한하려면 산업과 경제 구조 전반의 전환이 필요하기에, 이제 막 산업화를 시작한 신흥 시장과 가난한 개도국의 즉각적인 대처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현재 걸프 지역 주요 석유 수출국에서는 원자력·풍력·태양광 등 대체 에너지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등 세계는 서서히 새로운 에너지 패러다임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에 과거 환경 및 시민단체에서만 진행되던 규제운동은 이제 기업 스스로 고용 방식, 생산, 유통 등 전반에 걸쳐 환경친화적

한때 호주 부자 1만 명 재산 관리했지만… 비즈니스 성공과 사회공헌 동시에 추구하는 사람들에 감명, 이들을 지원하는 데 여생 쏟을 것

호주 임팩트 투자 다니엘 마드하반 대표 “호주 최고의 부자 1만 명의 재산을 내 손으로 관리했었죠.” 다니엘 마드하반(Daniel Madhavan ·37·사진) ‘호주 임팩트 투자(Impact In vesting Australia)’ 대표의 말이다. 다니엘 대표는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호주 최대 규모의 영리 투자은행 ‘제이비위어(JB Were)’에서 활동하며 최고경영자(CEO)까지 역임했던 투자·금융전문가다. 그런 그가 지난해 가을, 비영리섹터로 돌연 자리를 옮겼다. 1000만 호주달러(한화 약 85억원)의 자본금으로 설립된 사회적 투자단체 ‘호주 임팩트 투자’의 초대 대표를 맡은 것.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지난달 3일, 사회적기업주간행사의 하나인 국제포럼 참석 차 부산 벡스코(Bexco)를 방문한 다니엘 대표를 직접 만나봤다. ―지난해 영리은행에서 비영리단체로 자리를 옮겼다. 어떤 이유였나. “특별한 관심이나 구체적인 계획이 있었던 건 아니다. ‘인생 전반부엔 최선을 다해 돈을 벌고, 후반부엔 사회를 위해 쓰자’는 막연한 청사진 정도만 있었다. 그러던 중 ‘호주 젊은이들을 위한 재단(Foundation for Young Australians)’에서 우연히 프로보노(Pro bono·전문 지식이나 기술을 무료로 제공)로 컨설팅을 하게 됐는데, 그때 만난 젊은 사회적기업가들이 내 맘을 바꿔놓았다. 그들은 경제적인 성공과 사회공헌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두 가지를 한꺼번에 일구고 있더라. 큰 감명을 느꼈고, 그들을 지원하는 데 내 남은 인생을 쏟겠다고 마음먹었다.” ―갑작스러운 변화인 만큼, 적응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무엇이 가장 다르던가. “처음 부임했을 때 기관 내 직원이 다섯 명밖에 없었다. 호주의 사회적 투자시장이 시작단계이다 보니 시스템과 매뉴얼, 인적자원, 재원 등 모든 면이 부족했다. 투자를 결정하는 과정도 훨씬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④ “구두와 봉사, 내가 평생하고픈 두 가지”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4) 한국 최초 웨딩슈즈 디자이너 김리온씨 장애인 아티스트들의 후원자 자처해… 자신의 갤러리를 나눔의 장으로 활용 창작 활동 제한 없도록 공간·비용 지원 “2000개의 구두를 샀죠. 구두 수백만 켤레에 발을 넣고 빼면서 ‘구두가 이렇구나’를 몸으로 배웠죠. 나눔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최근 가장 ‘핫(HOT)’한 구두 디자이너로 손꼽히는 김리온(39·사진) ‘신(SYNN)’ 대표의 말이다. 지난 2005년 구두 디자인을 시작한 지 올해로 10년. 김씨의 신발 가게는 김남주·김연아 등 유명 여자 연예인들의 ‘단골집’으로 자리매김했다. 모든 신부들이 결혼식 때 두꺼운 흰색 통굽 구두를 신던 시절 그녀는 감각적인 디자인 수제화로 ‘웨딩슈즈’ 개념을 도입했고 ‘한국 최초의 웨딩슈즈 디자이너’로 이름을 날렸다. 장진 감독의 영화 ‘하이힐’, 세계적인 디자이너 베라왕 패션쇼의 구두 모두 그녀의 손을 거쳤다. 지난 10년간 늘어난 구두 매출은 10배 이상. 그녀의 구두 디자이너로서의 성공 스토리는 드라마(MBC ‘아이두 아이두’) 소재가 되기도 했다. 그런 그녀가 기부·봉사에 푹 빠졌다. 장애시설·영아원·요양원·미혼모의 집 등 곳곳을 찾아 다니며 봉사한 시간만 벌써 30년. 장애인 아티스트들의 작품 전시회를 기획·후원하고, 선천성 뇌병변을 앓는 장애 아동의 평생 후원자가 되는 등 나눔에 대한 애정이 곳곳에서 묻어나고 있다. ◇장애인 아티스트들을 무대 위로 올리다 “사업을 시작한 지 3년쯤 지났을때 정규 미대를 나오고 실력이 뛰어난데도 장애인 아티스트들에겐 전시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단 이야길 접했어요. 우리 회사 구두와 장애인 아티스트의 그림을 컬래버레이션(협업)한 전시회를 열었죠. 반응이 너무 좋았어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장애인 아티스트 지원 사업에

‘나눔’ 배우며 자란 우리, 이제 ‘나눔’ 가르칩니다

‘수혜자’ 학생에서 ‘봉사자’ 선생님 된 3인의 나눔 이야기 대학생 봉사자와 함께하는 방학프로그램으로 빈곤가정 아이들과 추억 만들어 사는 곳도, 하고 싶은 일도 각기 다르다. 하지만 도유진(22·영남대 지역 및 복지행정학), 박찬영(22·나사렛대 사회복지학), 전수인(23·강원대 일반사회교육학)씨에겐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어린 시절 ‘나눔’을 거름으로 성장했다는 것이다. 2002년 시작된 ‘굿네이버스’ 빈곤가정 아동 지원 프로그램 ‘희망나눔학교’를 통해 행복한 유년시절을 만든 이들은 10여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봉사자로서 그 현장을 다시 찾았다. 이들이 수혜자에서 봉사자로 변신한 이유는 무엇일까. 더나은미래는 지난 3일, 나눔의 선순환을 실천하고 있는 3인의 봉사자를 만나 이들의 끝나지 않을 ‘나눔 이야기’를 들었다. ◇희망나눔학교 학생, 선생님으로 돌아오다 “개학을 하면 그동안 뭐하고 지냈는지 발표를 하잖아요. 친구들이 가족여행을 다녀온 이야기나 새로 본 공연 내용을 자랑할 때 저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어요. 유난히 주눅이 들고 자존감이 낮아지는 기분이었죠.” 박찬영씨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그는 올해로 4년째 굿네이버스 충남중부지부의 희망나눔학교 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다. 방학 중에 진행되는 교육 프로그램을 아이들이 원활히 들을 수 있도록 옆에서 지도하는 역할이다. 지난해에는 프로그램을 주도적으로 진행하는 담당교사로도 참여했다. 박씨에게 봉사활동을 시작하게 된 계기를 묻자 그는 가족 이야기부터 꺼냈다. 6남매 중 셋째로 태어난 박씨는 화목한 가정에서 자랐다. 말뚝박기나 술래잡기처럼 친구들이 많이 모여야만 할 수 있는 놀이도 문제없을 만큼 형제가 많다 보니 집에만 있어도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하지만 방학이 시작되면, 친구들을 부러운 시선으로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넉넉지 않은 가정형편

내 자식들에게… 꼭 주고 싶은 선물, 아버지께 받은 ‘나눔 DNA’

국내 최초 기부신탁 1호 강석준 ㈜와이에스썸텍 대표 지난해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 마윈 회장의 ‘통 큰’ 기부가 화제였다. 3조원 규모의 공익신탁을 설립해 이를 환경오염 방지와 보건의료 개선에 투자하기로 한 것. 공익신탁이란 재산을 특정한 공익 목적에 사용하기 위해 신탁하는 것으로, 해외에선 이미 오래전부터 고액 자산가들이 애용해온 일종의 ‘투자형’ 기부다. 인도 최대 재벌 타타그룹의 설립자 도랍지 타타(Dorabji Tata)는 1932년 인도의 보건·교육·기아 문제 해결을 위해 5억4000만달러(약 6400억원) 규모의 공익신탁을 설립하여 매년 7500만달러(약 880억원)를 기부하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 빌 게이츠 역시 ‘빌 게이츠 트러스트 펀드’라는 신탁펀드를 운용하면서 현재까지 기부금으로 423억달러(약 50조원)를 사용했다. 미국에는 이렇게 원금 또는 일정 기간의 운용 수익을 기부하는 ‘자선신탁’ 수가 12만여개에 달하고, 그 규모만 1150억달러(134조9755억원)에 달한다. 국내에도 이제 막 공익신탁이 싹트고 있다. 지난 3월 공익신탁법이 시행되면서 재단처럼 별도의 조직이 없이도 재산을 관리·운용해 수익금을 공익사업에 기부할 수 있는 다양한 길이 열렸기 때문. 실제로 연기자 유동근, 국제구호전문가 한비야씨, 법무부 장관 및 직원, 분당서울대병원 등이 5개의 공익신탁을 출범한 데 이어, 하나은행과 분당서울대병원이 협력해 설립한 ‘하나-SNUH 기부트러스트(이하 기부신탁)’ 1호 가입자가 나타났다. 이는 기부자가 분당서울대병원에 기부한 돈을 하나은행에 신탁하고, 운용을 통해 발생한 수익금까지 기부자 이름으로 전달하는 새로운 모델이다. 1억원을 선뜻 내놓은 기부신탁 1호 주인공을 지난달 27일 분당서울대병원에서 만났다. ◇나눔의 대물림…아버지의 기부 DNA, 기부신탁 1호를 낳다 “똑같은 돈으로 더 많은 기부를 할 수 있다는 게 매력적이었습니다.” 부자(父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