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공헌 규모 3조로 늘었지만… 질적으론 10년전과 비슷

전문가 특별 좌담회 지난 10년간 국내 기업의 사회공헌은 어떻게 변화해왔을까. 아름다운재단이 국내 매출액 2000대 기업 400곳의 사회공헌 실태를 분석한 결과, 기업 10곳 중 9곳이 사회공헌을 해봤고, 사회공헌 담당자를 두고 있는 기업이 절반을 넘어섰다. 자선·봉사로 시작된 사회공헌이 3조원 규모로 성장하기까지, 지난 10년간 발견된 양적·질적 변화는 무엇일까.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아름다운재단은 ‘기업 사회공헌 10년, 이대로 괜찮은가’를 주제로, 전문가들과 함께 기업 사회공헌의 향후 10년을 그려보는 특별 좌담회를 열었다. 박란희 더나은미래 편집장의 사회로 열린 이날 좌담회에는 김기룡 플랜엠 대표, 김도영 CSR포럼 대표(SK브로드밴드 사회공헌팀장), 김종대 인하대 경영학과 교수, 김현아 아름다운재단 나눔사업국장, 한동우 강남대 사회복지대학원 교수(가나다순)가 참석했다. 사회=국내 기업 사회공헌의 지난 10년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한동우=기업 사회공헌의 10년치 통계를 분석한 결과 한국 기업의 사회공헌 평균 참여율은 90%, 그중 이듬해에도 사회공헌을 지속하는 기업이 92%로 높게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사회공헌이 늘고 있고, 많은 기업이 참여하는 건 분명하다. 그동안 ‘한국 기업 사회공헌은 대기업 12곳이 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대기업 편중이 심했는데, 최근 중소기업으로까지 사회공헌이 확대되고 있다. 대기업의 기부금은 매출액이나 당기순이익과 관련성이 높은 반면, 중소기업은 이익과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기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기룡=현장에서 느끼기에 사회공헌의 양적 성장은 수치상으로 나타나지만, 질적으론 10년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사회공헌 테마와 해결하려는 사회문제는 달라졌지만, 프로그램은 비슷하다. 다만, 결식 아동을 돕기 위해 행복도시락, 도너스캠프 등 솔루션이 나왔고 그 후에 정책적으로 바우처 제도가 실시된 사례에서도 보듯, 기업 사회공헌이 다문화,

[Cover Story] 노인복지 强國 북유럽 100년 동안 준비했다 한국, 시간이 없다

[Cover Story] 토비 포터 헬프에이지 인터내셔널 CEO 세계 노인 복지 트렌드와 고령화 대책 낮은 연금과 높은 빈곤율… 한국, 노인복지지표 60위 30년 안에 35%가 고령층, 노인복지 인식 변화 필요 96개국 중 60위. ‘2015년 세계노인복지지표(GAWI)’를 통해 발표된 우리나라의 노인복지 수준이다. 크로아티아(61위), 러시아(65위), 방글라데시(67위) 등과 비슷하다. 그나마 지난해 50위에서 10계단 더 떨어졌다. 지난 12일 이번 자료를 발표한 ‘헬프에이지 인터내셔널’과 국가인권위, 한국헬프에이지가 공동으로 ‘제5회 에이지 토크’를 열었다. 1초마다 2명씩 60세가 되고 있고, 2050년이면 전 세계 46개국에서 60세 이상 노인이 총인구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사회를 목전에 둔 지금, 우리의 상태는 어떤 걸까. 헬프에이지 인터내셔널의 CEO 토비 포터(Toby Porter·사진)를 만나 전 세계 트렌드와 고령화 대책을 물었다. ―한국은 왜 지난해보다 10계단이나 떨어졌는가. “유감스럽게도 한국의 노인들은 빠른 경제 성장 속에서 소외돼 온 것으로 나타났다. OECD 대비 순위가 매우 낮다. 우리의 지표는 4가지 영역(소득보장, 건강상태, 역량, 우호적 환경)에서 13개 지표를 종합적으로 측정한다. 소득보장 부문이 작년 80위에서 올해 82위로 더 떨어졌다. 선진국에 비해 기초노령연금도 낮고, 노인 빈곤율도 극심하다. 한국정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노인 빈곤율은 43%로 지난해보다 낮아졌지만, 비노인 인구 빈곤율에 비해 350% 높은 수치다. 반면 건강상태 부문은 42위, 역량 부문은 26위, 우호적 환경은 54위를 각각 기록했다. 우호적 환경도 좀 나쁜 편인데, 외로움이나 우울감 등이 높게 나타난다는 뜻이다. 2050년이면 한국은 전체 인구의 37%가 60세 이상이 되는 초고령사회로 돌입한다. 노인복지는 단순히 현 노인뿐

아이의 미소, 우리가 몰랐던 나눔의 힘

4인4색, 굿네이버스 장기해외자원봉사 1년 현지서 프로젝트 기획, 심사 후 실행 기회까지 잠비아에서 손씻기 인형극으로 위생 개선 몽골 현지 주민들에 환경오염 관련 교육도 봉사자 전문분야 맞춤파견 효과 ‘톡톡’ “아프리카 아이들은 TV에서 보는 것처럼 항상 슬픈 얼굴을 하고 있을까?” 신형식(26·계명대 4년)씨는 머릿속을 맴도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잠비아행 비행기에 올랐다. 불평등의 이유를 알고 싶었던 경제학도 윤혜인(24·인천대 4년)씨는 빈부격차가 극심한 남미의 도미니카공화국으로 떠났다. 앞서 해외 자원봉사를 다녀온 지인이 털어놓은 “그 뿌듯함은 말로 설명할 수 없다”는 한마디가 도혜미(24·인하대 졸)씨의 발길을 몽골로 이끌었다. 이복주(38·회사원)씨는 ’10년에 한 번 온전히 봉사활동에 시간을 쏟겠다’는 자신의 인생 계획에 따라 인도네시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들은 모두 지난해 ‘굿네이버스 장기해외자원봉사단(GN Vol)’으로 파견된 봉사자들이다. GN Vol은 굿네이버스가 1997년부터 시작한 봉사자 파견 사업으로 올해까지 37기, 총 470명의 자원봉사자들을 전 세계 35개국 굿네이버스 지부로 파견했다. 전기도 물도 없이 말조차 제대로 통하지 않는 이역만리 타국에서 보낸 1년, 이들은 무엇을 보고 배우고 느꼈을까. 활동을 마치고 귀국한 도혜미·신형식·윤혜인·이복주(이상 ‘가나다’ 순)씨를 지난 3일, 서울 영등포에 위치한 굿네이버스 본사에서 만났다. ◇문제 파악하고 현장 발로 뛰는 ‘진짜 자원봉사’ “잠깐 흐르는 물에 손을 담그는 것 외에는 아이들이 몸을 씻거나 이를 닦는 걸 본 적이 없었어요. 가축을 먹이고, 흙장난을 한 뒤에도 씻지 않은 손으로 물을 떠 마셨죠.” 지난해 9월 잠비아의 마페페 지역개발사업장으로 파견된 신형식씨는 아이들의 위생 문제에 주목했다. 오랜 기간 성학대 예방 인형극

[더 나은 미래 논단] 사회적 기업, 뭉쳐야 산다

결혼 이주 여성들이 주로 바리스타로 일하고 있는 ‘카페오아시아’라는 사회적협동조합은 서울과 인천, 광주를 비롯해 경기도 광주와 여주, 광명, 분당 등에서 직영점 4개를 포함해 조합카페 26개를 운영하고 있다. 3년 전 설립 당시 결혼 이주 여성이나 탈북 주민, 장애인 등 취약 계층에 일자리를 제공할 목적으로 운영되던 사회적 카페 10개가 모였다. 소규모 카페들이 골목 상권에서 ‘혼자’ 생존해 일자리를 지켜내기 쉽지 않다는 것에 인식을 같이했다. 그리고 혼자일 때는 하기 힘들었던 원두 및 부자재의 공동 구매를 통한 원가 절감, 공동 마케팅 및 메뉴 개발, 공공기관 점포 유치 등의 사업을 전개해 왔다. 카페오아시아는 연대와 네트워크의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 설립 당시와 비교해 조합카페 점포 숫자와 취약계층 고용 인원이 40%가량 늘었다. 또 적은 비용의 창업 지원을 통해 카페 창업과 운영 모델 확산이 가능해졌고, 공공기관 카페 입점도 훨씬 용이해졌으며, 타 사회적 기업의 제품 구매도 늘어났다. 아직은 넘어야 할 많은 과제를 안고 있지만, 네트워크를 통한 규모의 경제를 형성하기 시작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태생적으로 자원이 부족한 신생·소규모 기업들이 불확실한 시장 환경에서 살아남고 지속적인 성장을 한다는 것은 무척 어렵다. 네트워크는 단일 기업으로는 얻지 못할 경험, 지식 및 자원에 접근할 가능성을 높인다. 실제 네트워크가 기업 성과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많이 보고되고 있으며,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 환경 속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가능케 하는 중요한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사회적 경제 영역에서도 네트워크 연구가 활발해지는 추세다.

“제각각 재무 보고, 정보로서 기능 못해… 기부자 의사결정에 도움 안 된다”

최호윤 회계사가 말하는 ‘비영리단체 재무 정보와 신뢰도’ 비영리단체를 둘러싼 재정 투명성에 대한 논의가 점점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6일, ‘NPO CEO 포럼’에서 ‘비영리단체 재무 정보와 신뢰도’를 주제로 마이크를 잡은 최호윤 회계사(삼화회계법인·한국NPO공동회의 전문위원)에게 현재 국내 비영리 재무 정보의 문제와 개선 방향에 대해 물었다. 그는 최근 미국 비영리단체 공시 현황 등을 알아보기 위해 미국 NPO를 둘러보고 왔다. ―해외에서는 비영리 재무 정보에 대한 시스템이 어떻게 마련되어 있나. “미국과 영국은 80년대 이전에 비영리 재무 보고에 대한 기본적인 논의를 마쳤다. 영리와 비영리재무회계 전체를 아우르는 기준이 있고, 비영리에 대한 부분을 따로 만들어 별도로 운영한다. 영국의 ‘비영리단체 재무보고기준(Charities SORP)’은 결산서의 종류, 재무상태표 작성법 등 상세한 규정들을 포함해 그 분량이 90쪽에 달한다. 일본도 ‘공익법인회계기준’과 ‘NPO법인회계기준’을 따로 두어, 분야별로 세분화된 회계기준이 마련돼 있다. 사례 모두 ‘비영리회계는 이렇게 가야 한다’는 방향성과 결산서 작성 기준이 명확하다. 미국의 비영리단체가 재무 보고 용도로 사용하는 F990은 미국 국세청의 공시 양식이다. 기본적인 재무 정보는 물론 단체 내부의 의사결정 구조, 사업의 항목 및 성격, 크게 기부한 사람이 누구인지까지 상세한 내용이 담겼다. 그렇게 따지면 현재 국내 비영리단체들이 홈페이지에 공시하고 있는 결산서는 상당한 ‘요약 보고서’에 그친다. 외부 감사를 받은 정보들을 공시하게 되어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만하다. 이처럼 재무정보 비교가 가능하며 신뢰할 수 있기 때문에 기부자들의 의사 결정을 제대로 도와줄 수 있는 바탕이 된다.” ―국내 비영리 재무정보 시스템의 문제점은. “비영리단체 재무회계기준에

“사회문제 해결하는 혁신가들의 ‘작은 성공’ 이어져야”

‘사회적 혁신 생태계 3.0’ 출간한 장용석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비즈니스를 하면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기업이 있다? 전 세계의 화두로 떠오른 사회적 기업 이야기다. 우리나라도 2007년 ‘사회적 기업육성법’ 시행과 함께 사회적 기업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하지만 생산성이 떨어지거나 정부 보조금이 끊기면 도산하는 등 문제점이 속속 드러났다. 최근 “국내 사회적 기업과 사회적 경제가 대안 모델로서 역할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며 따끔한 일침을 던진 책 ‘사회적 혁신 생태계 3.0’이 출간됐다. 책의 주저자인 장용석<사진>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를 만나 국내 사회적 기업의 문제와 대안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책에서는 국내 사회적 기업의 자생 능력,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많이 표했는데, 어떻게 진단하고 있나. “상당한 취약함을 보이고 있다.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며 얻은 수익을 다시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재투자하는 본래 취지는 잃어버리고 정부 보조금이 끊기면 도산하는 문제가 비일비재하게 목격된다. 현재 사회적 기업은 ‘기업’이 아니라 ‘사회적’ 측면에만 방점이 찍혀 있다. 우리 사회의 문제가 무엇이고, 어떻게 가치를 창출해서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충분한 고민과 준비가 부족했다는 게 아쉽다.” ―사회적 혁신 생태계란 무엇이며, 사회적 혁신 생태계 3.0은 어떤 모델인가. “기업, 정부, 사회적 기업, NGO 등 모든 주체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면서 경제활동을 하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생태계를 일컫는다. 정부나 기업의 주도로 사회적 기업의 물리적 규모가 팽창하는 양적 성장의 단계(1.0단계), 사회적 기업에 대한 관심과 인식이 있고 ‘착한 소비’에 해당하는 수요가 생기는 단계(2.0단계)를 거쳐 사회

失明은 宿命이 아니라 열악한 안과 서비스 때문

[특별 기고] 우리는 세상을 인지할 때 상당 부분을 시각에 의존한다. 시각 장애를 안고 태어난 사람의 경우 반사된 빛이 망막에 투영되는 세상의 크고 작은 모습들을 평생 경험하지 못한 채 살아간다. “시력을 잃어 앞을 못 보게 되었다”는 뜻의 실명(失明)이라는 단어를 풀어보면 ‘빛’을 잃었다는 의미이니, 실명한 사람은 물리적으로 ‘빛’이 없이 살아가는 셈이다. 실명은 숙명일까?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실명예방기구(IAPB)에 따르면 전 세계 시력 장애 인구(Visual Impairment), 즉 시력 교정을 받았지만 시력이 10분의 3(0.3)보다 낮은 사람은 약 2억8500만명이다. 이 중 3900만명은 시력을 회복할 수 없는 상태인 실명(Blindness)에 이르렀고, 나머지 2억4600만명은 실명의 전 단계로 볼 수 있는 저시력(Low Vision) 상태다. 놀라운 사실은 시력 장애 인구의 80%는 치료나 수술을 통해 예방하거나 회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 세계 시력 장애 인구의 90%가 저소득, 저개발 국가에서 살고 있다는 WHO와 IAPB의 조사 결과가 이를 방증한다. 저개발 국가 안보건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안과 인프라 및 전문 인력의 부족, 낮은 의술 수준, 그뿐만 아니라 국민의 인식 부족 등으로 안과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지난 2011년 하트하트재단의 실명예방사업 자문위원 자격으로 처음 방글라데시에 방문했을 때, 저개발 국가의 열악한 안과 서비스 체계를 경험할 수 있었다. 안과의사로서의 35년 경험과 전문 지식을 조금 더 공유해 달라는 현지의 요청에 따라 두 차례 더 방문하여 방글라데시 정부병원 및 대학병원과 하트하트재단 MLOP(안과준전문인력) 양성센터에서 안과 관련 강의 및 기술 전수를 진행했다.

경제적 성공만 보고 책임 회피하는 기업… 더이상 용납해선 안 돼

콘퍼런스로 방한하는 맬럭 루스벨트그룹 회장, 폴크스바겐 사태로 본 기업윤리를 말하다 “지난 10년간 범죄와 악이 미국 월가를 지배했다. 당장의 결과에 눈이 멀어 도덕적 책임을 무시하고, 어떤 수단이든 가리지 않는 CEO가 많았다. 경제 위기 이후 기업 윤리에 대한 CEO의 관심이 증가했지만, 이는 도덕성을 요구하는 외부 압력에서 살아남기 위한 움직임에 불과하다.” 씨어도르 루스벨트 맬럭(Theodore Roosevelt Malloch·사진) 회장이 최근 미국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수준을 이렇게 평가했다. 맬럭 회장은 다국적기업의 비즈니스·네트워크·리더십 전략을 컨설팅하는 미국 루스벨트 그룹의 CEO로, 23개 산업군별 7500개 기업 CEO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세계경제포럼(다보스)의 집행위원, 미국 국무부와 상원, 템플턴 재단 위원으로 일했고, 예일대를 거쳐 현재 옥스퍼드 대학 교수로서, 책임 있는 리더십·윤리 경영·기업 지배 구조를 가르치고 있다. 20년 넘게 CSR을 연구한 전문가이자, 윤리 경영과 관련된 저서를 15권 출간하는 등 베스트셀러 작가로도 유명하다. 맬럭 회장은 오는 11월 4일 롯데그룹·ARCON이 공동 주최하고 ‘롯데면세점’이 후원하는 ‘소셜 임팩트 콘퍼런스’ 참석을 앞두고 이메일 인터뷰에 응했다. ―최근 폴크스바겐 사태로 기업 윤리가 비즈니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논의가 활발하다. 이러한 윤리 경영 문제가 계속 불거지는 이유가 무엇일까. “미국의 유명 증권 중개회사 MF 글로벌, 대형 금융회사 베어 스턴스, 리먼 브라더스의 CEO들은 투자 심리를 악용해 위험성을 숨기는 방법으로 상품을 속여 팔았다. 투자자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한 기업도 있다. 비윤리적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과 시민들의 비판 의식이 부족했던 결과다. 다행히 최근 소비자들이 공정 무역·노동자 인권·친환경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⑦ 그냥 지나칠 뿐, 누구에게나 나눔의 기회는 오죠

[해피플 캠페인] (7) 김원경 ㈜건영 부회장 女性 에이즈 환자 위해 2000만원 기부… 회사에선 한 달에 한 번 근무 대신 봉사 “두 조직을 어떻게 합쳐야 따뜻하고 행복한 분위기를 만들까 고민 끝에 ‘나눔’에서 답을 찾았죠.” 지난 4월, LIG건설사를 2년간 공들여 인수·합병한 ㈜건영 김원경〈사진〉 부회장의 말이다. 회사 합병 이후 김 부회장이 가장 먼저 한 일은 기업봉사단 ‘사랑나눔동호회’를 꾸린 것이었다. 이후 상도동 사회복지관과 MOU를 체결했고, 9월에는 홀트아동복지관과도 업무 협약을 맺었다. 겉치레보다 신경 쓴 건 봉사활동을 위한 기초공사였다. 협약을 맺은 복지관의 전문가 선생님들을 초청, 사전 교육을 했다. 매주 마지막 주 수요일 반나절 동안 근무 대신 봉사활동을 하기 위해서다. 그러기를 몇 달, 이젠 직원들 스스로 나눔 아이디어를 내고 실천한다. “사무실 층마다 저금통을 마련해서 함께 동전을 모으더라고요. 연말에 모아서 좋은 데 쓴다고요(웃음).” 나눔을 매개로 반년 만에 회사 분위기는 눈에 띄게 밝고 따뜻해졌다. 그녀가 ‘나눔 문화’를 이끌 수 있었던 저력은 30여 년간 개인적으로 실천해온 기부와 봉사활동 덕분이다. 나눔의 시작은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갔던 은평구의 한 보육원에서였다. “‘이런 삶도 있구나’ 하는 충격이 가시지 않아, 그때부터 고아원을 도우며 ‘여성’과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게 되었죠.” 결혼 후엔 남편인 이형수 ㈜건영 회장과 함께 10여 년간 루게릭 환자와 환자 가족을 지원했던 그녀는 최근 딸과 함께 에이즈 환자들의 치료와 생활을 지원하는 단체 ‘코와(KOWA·Korean Women against ADIS)’ 활동을 시작했다. “에이즈 환자의 상당수가 여성입니다. 병이 아이들에게까지 이어지기도

법이 풀지 못한 숙제… 대화로 어루만지세요

한국비폭력대화센터 대표 캐서린 한 美 이민 중에 알게 된 비폭력대화, 경찰·대학 등 소통 필요한 곳 전파 ‘관찰, 느낌, 욕구, 부탁’ 4가지 훈련 부녀지간, 친구처럼 친밀하게 바꿔 “내면의 욕구에 귀기울여야 원하는 변화 만들 수 있어” 2014년 어느 겨울, 20대 여대생 A씨가 화물 트럭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편의점 카운터 아르바이트를 나서던 길이었다. 사고 시각은 새벽 5시. 화물 트럭 운전사 B씨는 검은 옷을 입고 롤러스케이트를 신은 A씨가 골목에서 나오는 모습을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 매일 12시간 이상의 운전으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던 그에게 청천벽력 같은 사고였다. “A씨의 아버지는 합의 과정 중 B씨로부터 ‘죽은 딸로 장사한다’는 말까지 들은 상태였습니다. B씨의 휴대전화에는 ‘널 감옥에 보내고 네 딸에게도 똑같이 해주마’라는 A씨 아버지의 문자가 저장돼 있었죠. 사건보다 더 끔찍한 갈등이 6개월째 계속되고 있을 때 제가 개입하게 됐어요.” 법으로도 풀지 못한 양측의 갈등을 대화로 풀어낸 사람이 있다. 지난 10년간 ‘공감과 소통의 힘’으로 수많은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져온 캐서린 한(71) 한국비폭력대화센터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한 대표는 그동안 유가족에게 금기어나 마찬가지였던 A씨의 이야기를 꺼냈고, A씨의 아버지는 6개월간 가족 앞에서도 보이지 않았던 눈물을 처음으로 보였다. 한 대표의 설득에 이끌려 마지막 본 조정에도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B씨에게는 유가족에게 제대로 그의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표현법을 선보였다. 공감과 비폭력 대화의 힘일까. 본 중재날 A씨의 아버지는 B씨의 처진 어깨를 감싸 안았다. “가장이 힘들다고 술만 먹고 그래서야 되겠소. 정신

英선 사회적기업, 가치 있는 ‘브랜드’로 인정받아

영국 ‘에덴 프로젝트’ 英 글로벌 사회적기업 프로그램 고문 ‘폴라 우드먼’ 지난해 4월부터 국내에서 추진되어오던 ‘사회적경제기본법’ 제정이 여러 암초에 막혀 중단됐다. 일각에서는, 이 법안을 ‘사회주의경제 기본법’이라며 자유시장경제 체제를 부정하고 있다고 말한다. ‘조선일보 더나은미래’는 보수당인 캐머런 정부가 앞장서서 수년째 사회적기업 지원정책을 과감히 추진하고 있는 영국사례를 듣기 위해 ‘폴라 우드먼(Paula Woodman)'<사진> 영국문화원 글로벌 사회적기업 프로그램 고문을 이메일 인터뷰했다. 영국문화원의 ‘사회적기업 역량강화’ 프로그램(Skills for Social Entrepreneurs)은 가나, 인도, 방글라데시 등 20개국 이상에서 사회적기업 확산을 독려하고 9000명의 사회적기업가를 훈련시켜 왔으며, 이 프로그램에 지원된 돈은 무려 250만 파운드(45억원가량)에 달한다. 영국에서 사회적기업을 직접 창업해 15년가량 일하기도 한 그녀는 현재 100개 사회적기업에 조언을 한다. ―우선 영국 보수당인 캐머런 정부가 ‘빅소사이어티’라는 개념을 주장하고, 사회적기업을 지원·육성하는 정책을 앞장서서 시행하게 된 배경은 무엇이었나. “사회적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은 199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노동당 소속 토니블레어 총리에 의해 이 움직임이 시작됐지만, 영국 사회적기업의 강력한 힘은 보수당과 노동당 모두로부터 지지를 받는 데서 나온다. 모든 정당은 사회적기업을 영국 경제의 주요 성장분야로 여긴다. 공공서비스를 현대화시키고, 소외계층의 경제적 자립을 돕고, 공동체의 회복을 이끌어내고, 창업 문화를 만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국 사회적기업을 정부가 주도하는 건 아니다. 사회적기업 매출의 32%는 일반 대중과의 거래에서 나오고, 사회적기업의 절반 이상이 영리 섹터와 비즈니스를 한다.” ―국내에서는 초창기에 사회적기업으로 인증을 받고 나면, 이에 대해 3년 동안 인건비를 지원하는 정책이 주를 이뤘다. 영국 정부에서 그동안 시행해왔던 사회적기업

“삶의 주인공 되는 순간, 성공은 찾아옵니다”

위민인이노베이션 손병옥 이사장 ‘용기를 가져라(Be courageous)’ ‘불가능한 미래를 꿈을 꿔라(Dream impossible future)’ ‘절대 포기하지 마라(Never, never, never give up)’ ‘2015 여대생커리어페어’ 행사를 주최한 (사)위민인이노베이션(이하 WIN) 손병옥 이사장(63·푸르덴셜생명 회장·사진)은 1200명의 여대생들에게 이 세 가지를 당부했다. 그가 지난 40년간 현업에서 뛰며 지켜온 삶의 노하우다. “푸르덴셜생명 부사장 자리에 올랐을 때 ‘이만하면 됐다’고 생각했습니다. 더 큰 책임을 떠안는 것이 두려웠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용기를 냈습니다.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은 채 끝나버리기 때문입니다. 그 결과 2011년 5월 우리나라 금융사 최초의 여성 사장이 됐고 진정한 리더로서의 삶을 배웠습니다.” 손 회장이 이끄는 WIN은 ‘불가능한 꿈’의 시작이었다. 2007년 국내외 기업 여성임원 40여 명의 모임으로 시작한 WIN은 지난해부터 기업의 중간관리직 여성에게 1:1 멘토링, 콘퍼런스 등을 지원해왔다. 올해 처음 개최한 ‘여대생커리어페어’는 ‘차세대 여성리더 양성’이라는 WIN의 목표를 대학생까지 확장한 행사다. “남들이 들었을 때 불가능할 법한 원대한 꿈을 꿨으면 좋겠습니다. 꿈을 이루기 위해 채워야 할 역량을 채워가다 보면 그 꿈은 어느새 현실이 돼 있을 겁니다.” 손 회장의 사전에서 ‘성공’의 반대말은 실패가 아닌 ‘포기’다. 그에게도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있었을까. 그에게 ‘가장 힘들었던 순간’을 묻자 손 회장은 미소와 함께 “바로 지금”이라는 답변을 내놨다. “40년 동안 현업에서 아이 둘을 키우며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이 왜 없었겠어요.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어요. 그 어떤 날보다 오늘 하루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15분마다 새롭게 준비되는 비즈니스 미팅, 하루 평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