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14% 실업률 허덕이던 캐나다… ‘사회적경제’에서 해답을 찾다

[Cover Story] 年매출 17조원, 퀘백주 GDP 8% 책임지는 사회적경제협의체 ‘샹티에’ 낸시 님탄 대표 초창기 은행·대기업이 1달러 투자하면 州가 1달러 투자하는 ‘RISQ’ 기금 조성 20년간 400여 사회적기업에 무담보 대출, 90% 생존율… 1달러당 사회·경제효과 9달 7000개 기업·단체, 12만명 직원 가입… 2013년 ‘사회적경제기본법’ 제정 이끌어 캐나다 퀘백주는 인구(800만)보다 협동조합 조합원 수(880만)가 더 많은 도시다. 사회적경제(협동조합·사회적기업) 종사자 수는 15만명 이상, 조직은 7000개가 넘는다. 이들의 연간 매출 규모는 150억달러(약 17조원), 퀘백주 국내총생산(GDP)의 8%에 이른다. 지난 4일, ‘2015 국제사회적경제협의체(GSEF) 운영위원회 및 국제세미나’ 참석차 방한한 퀘백의 사회적경제 대모(代母) 낸시 님탄(64·사진) 여사를 서울 성수동 소셜벤처 골목에서 만났다. 그녀는 퀘백의 실업률이 14%까지 치솟았던 1995년, ‘빵과 장미의 행진’이라는 여성 노동자들의 대규모 거리 시위를 이끈 인물. 이를 기점으로 퀘백주의 협동조합, 사회적기업, NGO 등이 연대한 사회적경제 협의체 ‘샹티에(Chantier)’의 수장을 맡고 있다. ―퀘백주에서는 여전히 ‘사회적경제’ 시스템이 활발하게 작동하고 있나. “1995년 당시 캐나다는 경제 위기를 겪고 있었고, 14%가 넘는 실업률로 살기 어려웠다. 1996년 퀘백 주정부와 협력해 지역 경제의 대안을 ‘사회적경제’에서 찾기로 한 것이 그 시작이다. 현재 샹티에에 참여하는 단체 및 기업의 수는 7000개, 참여 직원은 12만명이 넘는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퀘백의 사회적경제 움직임은 여전히 역동적이다. 특히 지난 3년간은 앱(애플리케이션), 게임 등 IT로 사회적기업을 창업하려는 청년이 많아졌다. 몬트리올시의 문화 행사, 서비스 등을 집단 지성으로 만들어가는 개방형 시민달력(Open Calendar) 앱을 만들거나, 폭설이 내렸을 때 실시간 교통

사회적 책임, 기업 生死 결정한다

미리 만나는 ‘롯데 소셜 임팩트 콘퍼런스’ 연사들 “이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은 하면 좋은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의 지속 가능성 여부, 즉 기업의 생사를 결정한다.” 오는 11월 4일(수)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리는 ‘롯데 소셜 임팩트 콘퍼런스(LOTTE Social Impact Conference) 2015’ 주요 발표자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더나은미래’는 이번 콘퍼런스에 참석하는 국내외 연사들을 서면으로 미리 만나봤다. 콘퍼런스 참가 신청 문의 전화 070-4944-4407, 이메일 siconference@arcon.or.kr ◇마틴 노이라이터(Martin Neureiter) ISO 26000 집행위원장 겸 오스트리아 빈대학교 교수 마틴 노이라이터 교수는 사회적 책임의 국제 표준인 ISO 26000 제정 당시 기업 파트 좌장 역할을 맡은 CSR 전문가이다. 그는 CSR의 글로벌 트렌드와 올바른 CSR 방안을 소개할 예정이다. 마틴 교수는 폴크스바겐 사태’를 예로 들며 “앞으로 기업의 CSR은 이익을 가지고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그 이익을 만들어내는지가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윌리엄 프랜시스 발렌티노(William Francis Valentino) 칭화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 “빠르게 유통되는 정보들로 인해 기업은 더 이상 소비자들에게 좋은 이미지만 심는 데 그치는 눈속임용 CSR 방식으로 살아남을 수 없다.” 윌리엄 프랜시스 발렌티노 교수의 말이다. 그는 CSR 의사 결정 과정에 투명성 확보, 환경과 사회에 대한 책임 이행 등이 포함돼야만 기업의 지속 가능한 경영이 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발렌티노 교수는 다국적 기업 바이엘의 중국 본부에서 CSR 총괄 부사장을 역임했다. 그는 이번 콘퍼런스에서 중국 CSR 분야를 들려줄 예정이다. ◇에른스트 폰 키마코위츠(Ernst von Kimakowitz) 휴머니스트 매니지먼트 센터(Humanistic Management

울퉁불퉁한 길 위, 희망의 발걸음 찍다

굿네이버스 전문 자원봉사 사진작가 3인 김태환·박정인·채우룡 작가 수년간 열악한 아이들 상황 알리려 활동 삽 한자루로 8미터 우물 파는 모습 쓰레기 더미 속 방치된 아이들 등 미화·연출없이 ‘이야기’ 담으려 노력 후원 이끌어냈단 소식이 제일 기뻐 세계 빈곤 최소화 위해 오늘도 ‘찰칵’ “사진에는 현실을 더 현실적으로 만드는 미묘함이 있다.” 리얼리즘을 추구한 20세기 근대사진의 대가 알프레드 스티글리츠(Alfred Stieglitz·1864~1946)의 명언처럼 때로 한 장의 사진이 백 마디 말보다 더 큰 전달력이 있다.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의 현실을 담기 위해 카메라를 든 사진작가가 세 명 있다. 굿네이버스의 전문 자원봉사자로 활동 중인 김태환·박정인·채우룡(이상 ‘가나다’ 순) 작가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왜 이 일을 하는 걸까. 지난 17일 굿네이버스 본부에서 세 사람을 만났다. ◇까맣게 탄 신발, 청년 구슬땀… 스토리 담는 김태환 사진작가 “어떤 사진을 찍을 때 제일 행복하세요?” 기자의 질문에 김태환 사진작가는 “예쁜 것을 찍을 때”라는 답을 내놨다. 무슨 말인지 의아할 법하지만, 지난 2013년 그가 잠비아를 방문했을 때 찍은 사진을 보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숯을 움켜쥔 손, 뜨거운 구덩이 위로 물을 부을 때 피어오르는 수증기의 모습은 사진 그 자체로도 아름답다. “잠비아에서 숯을 굽는 소년과 하루를 함께 보냈어요. 불붙은 나무를 땅속에 묻으면 가까이 가기도 어려울 만큼 강한 열기가 피어올랐죠. 하지만 힘들어 미칠 것 같은 사진은 찍고 싶지 않더라고요. 오히려 무심하게 지나칠 수 있는 신발, 손 같은 게 아이의 삶을 그대로 이야기하는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의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⑦ “나눔, 어렵지 않아요 커피 한잔이면 충분하죠”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초록우산어린이재단 ‘기쁜 기부, 해피플’ 캠페인] (7) 백종창 커피 전문점 ‘베니샤프’ 대표 “돈으로만 기부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저는 ‘커피’로 나눔을 전합니다. ” 백종창(40·사진) 대표가 운영하는 전남 순천의 토종 커피 전문점 ‘베니샤프’. 7년 전부터 백 대표는 아메리카노 리필(refill) 서비스 금액(1000원) 전부를 기부하기 시작했다. 이제는 순천 9개 베니샤프 지점은 물론 지역 대부분의 커피 전문점도 동참한다. “기부는 ‘착한 일이니 해라’ 강요하면 오히려 더 못 해요. ‘맛있는 커피 한잔을 더 즐기는데 그 돈이 좋은 일에도 쓰인다니 더 마시고 싶다’고 느끼게 해야죠.” 이뿐 아니다. 백 대표는 결혼기념일인 11월 15일 하루 매출액 전부(약 250여만원)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기부하는 ‘1115 프로젝트’를 5년째 이어오고 있다. 두 사람이 시작한 기부 이벤트는 이제 전남 지역 10여 개 기업과 단체들이 참여하며 ‘지역 기부 축제의 날’로 자리 잡고 있다. 불이 난 집 대신 새 보금자리를 갖게 된 다섯 살 한나 등 이 프로젝트를 통해 도움받은 아이들의 사연이 전해지면서 매년 자발적인 참여가 늘어 모금액은 매년 평균 300만원씩 늘었다. 5년 동안 총모금액은 5000여만원에 이른다. “하루 매출액 전부를 기부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어서, 동참해달라는 말을 주위에 못 꺼냈죠. 그런데 이젠 모르는 곳에서도 참여하겠다고 연락이 옵니다. ‘따뜻한 나눔’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는 믿음을 배우고 있습니다.” 백 대표는 어린 시절부터 생활 속 기부를 실천했다. 가난한 형편이었지만, 그의 어머니는 내 것을 나눠주고 남을 도와주면 “잘했다”고 칭찬하셨다고 한다.

사회공헌 규모 3조로 늘었지만… 질적으론 10년전과 비슷

전문가 특별 좌담회 지난 10년간 국내 기업의 사회공헌은 어떻게 변화해왔을까. 아름다운재단이 국내 매출액 2000대 기업 400곳의 사회공헌 실태를 분석한 결과, 기업 10곳 중 9곳이 사회공헌을 해봤고, 사회공헌 담당자를 두고 있는 기업이 절반을 넘어섰다. 자선·봉사로 시작된 사회공헌이 3조원 규모로 성장하기까지, 지난 10년간 발견된 양적·질적 변화는 무엇일까. 조선일보 더나은미래와 아름다운재단은 ‘기업 사회공헌 10년, 이대로 괜찮은가’를 주제로, 전문가들과 함께 기업 사회공헌의 향후 10년을 그려보는 특별 좌담회를 열었다. 박란희 더나은미래 편집장의 사회로 열린 이날 좌담회에는 김기룡 플랜엠 대표, 김도영 CSR포럼 대표(SK브로드밴드 사회공헌팀장), 김종대 인하대 경영학과 교수, 김현아 아름다운재단 나눔사업국장, 한동우 강남대 사회복지대학원 교수(가나다순)가 참석했다. 사회=국내 기업 사회공헌의 지난 10년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한동우=기업 사회공헌의 10년치 통계를 분석한 결과 한국 기업의 사회공헌 평균 참여율은 90%, 그중 이듬해에도 사회공헌을 지속하는 기업이 92%로 높게 나타났다. 전반적으로 사회공헌이 늘고 있고, 많은 기업이 참여하는 건 분명하다. 그동안 ‘한국 기업 사회공헌은 대기업 12곳이 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대기업 편중이 심했는데, 최근 중소기업으로까지 사회공헌이 확대되고 있다. 대기업의 기부금은 매출액이나 당기순이익과 관련성이 높은 반면, 중소기업은 이익과 상관없이 독립적으로 기부를 결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기룡=현장에서 느끼기에 사회공헌의 양적 성장은 수치상으로 나타나지만, 질적으론 10년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사회공헌 테마와 해결하려는 사회문제는 달라졌지만, 프로그램은 비슷하다. 다만, 결식 아동을 돕기 위해 행복도시락, 도너스캠프 등 솔루션이 나왔고 그 후에 정책적으로 바우처 제도가 실시된 사례에서도 보듯, 기업 사회공헌이 다문화,

[Cover Story] 노인복지 强國 북유럽 100년 동안 준비했다 한국, 시간이 없다

[Cover Story] 토비 포터 헬프에이지 인터내셔널 CEO 세계 노인 복지 트렌드와 고령화 대책 낮은 연금과 높은 빈곤율… 한국, 노인복지지표 60위 30년 안에 35%가 고령층, 노인복지 인식 변화 필요 96개국 중 60위. ‘2015년 세계노인복지지표(GAWI)’를 통해 발표된 우리나라의 노인복지 수준이다. 크로아티아(61위), 러시아(65위), 방글라데시(67위) 등과 비슷하다. 그나마 지난해 50위에서 10계단 더 떨어졌다. 지난 12일 이번 자료를 발표한 ‘헬프에이지 인터내셔널’과 국가인권위, 한국헬프에이지가 공동으로 ‘제5회 에이지 토크’를 열었다. 1초마다 2명씩 60세가 되고 있고, 2050년이면 전 세계 46개국에서 60세 이상 노인이 총인구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초고령사회를 목전에 둔 지금, 우리의 상태는 어떤 걸까. 헬프에이지 인터내셔널의 CEO 토비 포터(Toby Porter·사진)를 만나 전 세계 트렌드와 고령화 대책을 물었다. ―한국은 왜 지난해보다 10계단이나 떨어졌는가. “유감스럽게도 한국의 노인들은 빠른 경제 성장 속에서 소외돼 온 것으로 나타났다. OECD 대비 순위가 매우 낮다. 우리의 지표는 4가지 영역(소득보장, 건강상태, 역량, 우호적 환경)에서 13개 지표를 종합적으로 측정한다. 소득보장 부문이 작년 80위에서 올해 82위로 더 떨어졌다. 선진국에 비해 기초노령연금도 낮고, 노인 빈곤율도 극심하다. 한국정부 통계자료에 따르면, 노인 빈곤율은 43%로 지난해보다 낮아졌지만, 비노인 인구 빈곤율에 비해 350% 높은 수치다. 반면 건강상태 부문은 42위, 역량 부문은 26위, 우호적 환경은 54위를 각각 기록했다. 우호적 환경도 좀 나쁜 편인데, 외로움이나 우울감 등이 높게 나타난다는 뜻이다. 2050년이면 한국은 전체 인구의 37%가 60세 이상이 되는 초고령사회로 돌입한다. 노인복지는 단순히 현 노인뿐

아이의 미소, 우리가 몰랐던 나눔의 힘

4인4색, 굿네이버스 장기해외자원봉사 1년 현지서 프로젝트 기획, 심사 후 실행 기회까지 잠비아에서 손씻기 인형극으로 위생 개선 몽골 현지 주민들에 환경오염 관련 교육도 봉사자 전문분야 맞춤파견 효과 ‘톡톡’ “아프리카 아이들은 TV에서 보는 것처럼 항상 슬픈 얼굴을 하고 있을까?” 신형식(26·계명대 4년)씨는 머릿속을 맴도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잠비아행 비행기에 올랐다. 불평등의 이유를 알고 싶었던 경제학도 윤혜인(24·인천대 4년)씨는 빈부격차가 극심한 남미의 도미니카공화국으로 떠났다. 앞서 해외 자원봉사를 다녀온 지인이 털어놓은 “그 뿌듯함은 말로 설명할 수 없다”는 한마디가 도혜미(24·인하대 졸)씨의 발길을 몽골로 이끌었다. 이복주(38·회사원)씨는 ’10년에 한 번 온전히 봉사활동에 시간을 쏟겠다’는 자신의 인생 계획에 따라 인도네시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들은 모두 지난해 ‘굿네이버스 장기해외자원봉사단(GN Vol)’으로 파견된 봉사자들이다. GN Vol은 굿네이버스가 1997년부터 시작한 봉사자 파견 사업으로 올해까지 37기, 총 470명의 자원봉사자들을 전 세계 35개국 굿네이버스 지부로 파견했다. 전기도 물도 없이 말조차 제대로 통하지 않는 이역만리 타국에서 보낸 1년, 이들은 무엇을 보고 배우고 느꼈을까. 활동을 마치고 귀국한 도혜미·신형식·윤혜인·이복주(이상 ‘가나다’ 순)씨를 지난 3일, 서울 영등포에 위치한 굿네이버스 본사에서 만났다. ◇문제 파악하고 현장 발로 뛰는 ‘진짜 자원봉사’ “잠깐 흐르는 물에 손을 담그는 것 외에는 아이들이 몸을 씻거나 이를 닦는 걸 본 적이 없었어요. 가축을 먹이고, 흙장난을 한 뒤에도 씻지 않은 손으로 물을 떠 마셨죠.” 지난해 9월 잠비아의 마페페 지역개발사업장으로 파견된 신형식씨는 아이들의 위생 문제에 주목했다. 오랜 기간 성학대 예방 인형극

[더 나은 미래 논단] 사회적 기업, 뭉쳐야 산다

결혼 이주 여성들이 주로 바리스타로 일하고 있는 ‘카페오아시아’라는 사회적협동조합은 서울과 인천, 광주를 비롯해 경기도 광주와 여주, 광명, 분당 등에서 직영점 4개를 포함해 조합카페 26개를 운영하고 있다. 3년 전 설립 당시 결혼 이주 여성이나 탈북 주민, 장애인 등 취약 계층에 일자리를 제공할 목적으로 운영되던 사회적 카페 10개가 모였다. 소규모 카페들이 골목 상권에서 ‘혼자’ 생존해 일자리를 지켜내기 쉽지 않다는 것에 인식을 같이했다. 그리고 혼자일 때는 하기 힘들었던 원두 및 부자재의 공동 구매를 통한 원가 절감, 공동 마케팅 및 메뉴 개발, 공공기관 점포 유치 등의 사업을 전개해 왔다. 카페오아시아는 연대와 네트워크의 혜택을 톡톡히 보고 있다. 설립 당시와 비교해 조합카페 점포 숫자와 취약계층 고용 인원이 40%가량 늘었다. 또 적은 비용의 창업 지원을 통해 카페 창업과 운영 모델 확산이 가능해졌고, 공공기관 카페 입점도 훨씬 용이해졌으며, 타 사회적 기업의 제품 구매도 늘어났다. 아직은 넘어야 할 많은 과제를 안고 있지만, 네트워크를 통한 규모의 경제를 형성하기 시작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태생적으로 자원이 부족한 신생·소규모 기업들이 불확실한 시장 환경에서 살아남고 지속적인 성장을 한다는 것은 무척 어렵다. 네트워크는 단일 기업으로는 얻지 못할 경험, 지식 및 자원에 접근할 가능성을 높인다. 실제 네트워크가 기업 성과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많이 보고되고 있으며, 기업들이 치열한 경쟁 환경 속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가능케 하는 중요한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사회적 경제 영역에서도 네트워크 연구가 활발해지는 추세다.

“제각각 재무 보고, 정보로서 기능 못해… 기부자 의사결정에 도움 안 된다”

최호윤 회계사가 말하는 ‘비영리단체 재무 정보와 신뢰도’ 비영리단체를 둘러싼 재정 투명성에 대한 논의가 점점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6일, ‘NPO CEO 포럼’에서 ‘비영리단체 재무 정보와 신뢰도’를 주제로 마이크를 잡은 최호윤 회계사(삼화회계법인·한국NPO공동회의 전문위원)에게 현재 국내 비영리 재무 정보의 문제와 개선 방향에 대해 물었다. 그는 최근 미국 비영리단체 공시 현황 등을 알아보기 위해 미국 NPO를 둘러보고 왔다. ―해외에서는 비영리 재무 정보에 대한 시스템이 어떻게 마련되어 있나. “미국과 영국은 80년대 이전에 비영리 재무 보고에 대한 기본적인 논의를 마쳤다. 영리와 비영리재무회계 전체를 아우르는 기준이 있고, 비영리에 대한 부분을 따로 만들어 별도로 운영한다. 영국의 ‘비영리단체 재무보고기준(Charities SORP)’은 결산서의 종류, 재무상태표 작성법 등 상세한 규정들을 포함해 그 분량이 90쪽에 달한다. 일본도 ‘공익법인회계기준’과 ‘NPO법인회계기준’을 따로 두어, 분야별로 세분화된 회계기준이 마련돼 있다. 사례 모두 ‘비영리회계는 이렇게 가야 한다’는 방향성과 결산서 작성 기준이 명확하다. 미국의 비영리단체가 재무 보고 용도로 사용하는 F990은 미국 국세청의 공시 양식이다. 기본적인 재무 정보는 물론 단체 내부의 의사결정 구조, 사업의 항목 및 성격, 크게 기부한 사람이 누구인지까지 상세한 내용이 담겼다. 그렇게 따지면 현재 국내 비영리단체들이 홈페이지에 공시하고 있는 결산서는 상당한 ‘요약 보고서’에 그친다. 외부 감사를 받은 정보들을 공시하게 되어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만하다. 이처럼 재무정보 비교가 가능하며 신뢰할 수 있기 때문에 기부자들의 의사 결정을 제대로 도와줄 수 있는 바탕이 된다.” ―국내 비영리 재무정보 시스템의 문제점은. “비영리단체 재무회계기준에

“사회문제 해결하는 혁신가들의 ‘작은 성공’ 이어져야”

‘사회적 혁신 생태계 3.0’ 출간한 장용석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 비즈니스를 하면서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기업이 있다? 전 세계의 화두로 떠오른 사회적 기업 이야기다. 우리나라도 2007년 ‘사회적 기업육성법’ 시행과 함께 사회적 기업이 급격하게 증가했다. 하지만 생산성이 떨어지거나 정부 보조금이 끊기면 도산하는 등 문제점이 속속 드러났다. 최근 “국내 사회적 기업과 사회적 경제가 대안 모델로서 역할을 제대로 못 하고 있다”며 따끔한 일침을 던진 책 ‘사회적 혁신 생태계 3.0’이 출간됐다. 책의 주저자인 장용석<사진>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를 만나 국내 사회적 기업의 문제와 대안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책에서는 국내 사회적 기업의 자생 능력,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많이 표했는데, 어떻게 진단하고 있나. “상당한 취약함을 보이고 있다.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며 얻은 수익을 다시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재투자하는 본래 취지는 잃어버리고 정부 보조금이 끊기면 도산하는 문제가 비일비재하게 목격된다. 현재 사회적 기업은 ‘기업’이 아니라 ‘사회적’ 측면에만 방점이 찍혀 있다. 우리 사회의 문제가 무엇이고, 어떻게 가치를 창출해서 문제를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충분한 고민과 준비가 부족했다는 게 아쉽다.” ―사회적 혁신 생태계란 무엇이며, 사회적 혁신 생태계 3.0은 어떤 모델인가. “기업, 정부, 사회적 기업, NGO 등 모든 주체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면서 경제활동을 하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생태계를 일컫는다. 정부나 기업의 주도로 사회적 기업의 물리적 규모가 팽창하는 양적 성장의 단계(1.0단계), 사회적 기업에 대한 관심과 인식이 있고 ‘착한 소비’에 해당하는 수요가 생기는 단계(2.0단계)를 거쳐 사회

失明은 宿命이 아니라 열악한 안과 서비스 때문

[특별 기고] 우리는 세상을 인지할 때 상당 부분을 시각에 의존한다. 시각 장애를 안고 태어난 사람의 경우 반사된 빛이 망막에 투영되는 세상의 크고 작은 모습들을 평생 경험하지 못한 채 살아간다. “시력을 잃어 앞을 못 보게 되었다”는 뜻의 실명(失明)이라는 단어를 풀어보면 ‘빛’을 잃었다는 의미이니, 실명한 사람은 물리적으로 ‘빛’이 없이 살아가는 셈이다. 실명은 숙명일까?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실명예방기구(IAPB)에 따르면 전 세계 시력 장애 인구(Visual Impairment), 즉 시력 교정을 받았지만 시력이 10분의 3(0.3)보다 낮은 사람은 약 2억8500만명이다. 이 중 3900만명은 시력을 회복할 수 없는 상태인 실명(Blindness)에 이르렀고, 나머지 2억4600만명은 실명의 전 단계로 볼 수 있는 저시력(Low Vision) 상태다. 놀라운 사실은 시력 장애 인구의 80%는 치료나 수술을 통해 예방하거나 회복될 수 있다는 것이다. 전 세계 시력 장애 인구의 90%가 저소득, 저개발 국가에서 살고 있다는 WHO와 IAPB의 조사 결과가 이를 방증한다. 저개발 국가 안보건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안과 인프라 및 전문 인력의 부족, 낮은 의술 수준, 그뿐만 아니라 국민의 인식 부족 등으로 안과 서비스에 대한 접근성이 매우 낮다는 것이다. 지난 2011년 하트하트재단의 실명예방사업 자문위원 자격으로 처음 방글라데시에 방문했을 때, 저개발 국가의 열악한 안과 서비스 체계를 경험할 수 있었다. 안과의사로서의 35년 경험과 전문 지식을 조금 더 공유해 달라는 현지의 요청에 따라 두 차례 더 방문하여 방글라데시 정부병원 및 대학병원과 하트하트재단 MLOP(안과준전문인력) 양성센터에서 안과 관련 강의 및 기술 전수를 진행했다.

경제적 성공만 보고 책임 회피하는 기업… 더이상 용납해선 안 돼

콘퍼런스로 방한하는 맬럭 루스벨트그룹 회장, 폴크스바겐 사태로 본 기업윤리를 말하다 “지난 10년간 범죄와 악이 미국 월가를 지배했다. 당장의 결과에 눈이 멀어 도덕적 책임을 무시하고, 어떤 수단이든 가리지 않는 CEO가 많았다. 경제 위기 이후 기업 윤리에 대한 CEO의 관심이 증가했지만, 이는 도덕성을 요구하는 외부 압력에서 살아남기 위한 움직임에 불과하다.” 씨어도르 루스벨트 맬럭(Theodore Roosevelt Malloch·사진) 회장이 최근 미국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수준을 이렇게 평가했다. 맬럭 회장은 다국적기업의 비즈니스·네트워크·리더십 전략을 컨설팅하는 미국 루스벨트 그룹의 CEO로, 23개 산업군별 7500개 기업 CEO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세계경제포럼(다보스)의 집행위원, 미국 국무부와 상원, 템플턴 재단 위원으로 일했고, 예일대를 거쳐 현재 옥스퍼드 대학 교수로서, 책임 있는 리더십·윤리 경영·기업 지배 구조를 가르치고 있다. 20년 넘게 CSR을 연구한 전문가이자, 윤리 경영과 관련된 저서를 15권 출간하는 등 베스트셀러 작가로도 유명하다. 맬럭 회장은 오는 11월 4일 롯데그룹·ARCON이 공동 주최하고 ‘롯데면세점’이 후원하는 ‘소셜 임팩트 콘퍼런스’ 참석을 앞두고 이메일 인터뷰에 응했다. ―최근 폴크스바겐 사태로 기업 윤리가 비즈니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논의가 활발하다. 이러한 윤리 경영 문제가 계속 불거지는 이유가 무엇일까. “미국의 유명 증권 중개회사 MF 글로벌, 대형 금융회사 베어 스턴스, 리먼 브라더스의 CEO들은 투자 심리를 악용해 위험성을 숨기는 방법으로 상품을 속여 팔았다. 투자자들에게 거짓말을 하고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한 기업도 있다. 비윤리적 기업에 대한 투자자들과 시민들의 비판 의식이 부족했던 결과다. 다행히 최근 소비자들이 공정 무역·노동자 인권·친환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