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부 인증 없으면 착한 일도 못 하나요

사회적기업 인증 제도 “저희를 더 이상 사회적기업이라 부르지 말아주세요.” 지난달 중순, 소셜벤처 ㈜에코준컴퍼니 이준서 대표의 페이스북 게시글에 논란이 들끓었다. 서울시 은평구로부터 (예비)사회적기업 유사명칭 사용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받았기 때문이다. ‘사회적기업 육성법 제19조 규정에 의거, 사회적기업이 아닌 자는 사회적기업 또는 이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해서는 안 되며, 유사명칭을 사용하는 경우 사회적기업 육성법 제23조 및 같은 법 시행령 제14조의 규정에 의거해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는 경고문이었다. 이준서 대표는 “정부 지원에 의존하지 않고 자립성을 키우고자 예비사회적기업에서 고용노동부 사회적기업 인증을 신청하지 않았다”면서 “좀 더 진보된 사회 혁신을 위한 선택을 했음에도, 마치 범죄자처럼 느껴지는 현실이 불편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서울시 은평구 일자리정책과 담당자는 “사회적기업은 공공기관 우선구매제도 등 간접적인 지원 혜택을 받기 때문에 서울시 정책에 따라 주기적으로 인증 유무를 관리하고 있다”면서 “사회적기업 육성법에 따라 인증 사회적기업의 피해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사실 이번 소동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2년 여름, 소셜벤처 ㈜딜라이트는 관련 규정에 의거해 고용노동부에 과태료 500만원을 냈다. ㈜딜라이트는 청각 장애인을 위한 저가형 보청기 사업을 벌이는 기업으로, 올해 매출 80억원을 바라본다.재밌는 사실은 ㈜딜라이트와 ㈜에코준컴퍼니 두 기업 모두 미국의 비영리단체 ‘B랩(B-LAB)’으로부터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에 수여하는 ‘B코퍼레이션(B-Corporation)’ 인증을 받은 곳이라는 점이다. 직원들의 근로환경, 지역 사회와의 연계성, 지배 구조, 환경친화성 등을 총체적으로 점검받아 ‘B코퍼레이션’ 인증을 받으면, B랩과 파트너를 맺고 있는 글로벌 투자 회사들로부터 투자 기회도 가질 수 있다. 할리우드 영화배우 제시카

[희망 허브] [공감, 인성교육의 시작입니다] ③ 가정에서 상처받은 아이들 학교에서 치유하고 갑니다

공감, 인성교육의 시작입니다 <4>굿네이버스, 찾아가는 집단 치료… 말 걸면 째려보고 친구 괴롭히던 아이 프로그램 8개월 만에 밝게 변해 의사표현 없던 아이도 적극적으로 표현 ‘따라라~.’ 학교 전체에 마지막 교시를 알리는 벨 소리가 울려 퍼졌다. 5분쯤 지나자, 등에 가방을 멘 아이들 세 명이 교육복지실 문을 열고 뛰어들어왔다. “선생님, 창수(가명·10)는 오늘 청소 당번이라 조금 늦을 거예요!” 얼마 후 청소를 마친 창수가 헐레벌떡 뛰어들어오자, 작은 탁자에 네 명의 아이들이 쪼르르 둘러앉았다. “자, 오늘은 각자 여기 봉투에서 카드를 뽑아서, 내용을 크게 읽어보자!” “난 세상에서 제일 쓸모없는 사람이야, 나는 못됐어.” “나는 왕따야.” 제비 뽑기하듯 신이 나 쪽지를 뽑아들었지만, 글을 읽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점점 작아졌다. 종이봉투를 뒤져 다른 쪽지를 뽑아보지만, 역시나 나를 비난하는 내용. 읽어 보니 기분이 어떤지를 묻는 말에 민후(가명·10)군이 벌떡 일어나 발을 쿵쿵 굴렀다. “선생님, 너무 기분 나쁘고 짜증 나요!” “이렇게 나를 비난하는 이야기 들으면 화가 나잖아. 그런데 우리 잘 생각해보자. 우리가 스스로한테 이렇게 말한 적은 없을까? 엄마한테 혼나거나 친구들이 놀릴 때 ‘난 진짜 못났어, 멍청해’ 하고 마음속으로 속삭인 적은 없을까?” 지난 17일,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육복지실. 매주 1회, 수업이 끝난 방과 후 시간에 아이들과의 만남이 이뤄지는, 굿네이버스 좋은마음센터 ‘찾아가는 집단치료’ 프로그램 현장이다. “오늘이 5회째 수업이었는데, 이번 세션은 아이들이 스스로 자기를 비난하는 말들을 인지하고, 이런 비난이나 콤플렉스를 극복해보는 내용이에요. 이 학교에서는 두 학년을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부모협동어린이집, 구닥다리 잣대에 발만 동동

최근 ‘부모협동어린이집’과 보건복지부 사이에 냉랭한 기운이 감돈다. 부모협동어린이집은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을 원하고 있고,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005년부터 생기기 시작해 현재 130여 곳이 활동 중인 부모협동어린이집은 학부모가 자발적으로 공동 출자해 만든 공동 보육 시설이다. 당시 어린이집 비리, 아동 학대 문제 등이 불거지자, 학부모들이 참여해 교육·임용·급식 등을 직접 결정하자는 취지로 탄생한 곳이다. 이사회 구성이나 총회를 통한 예·결산 처리, 민주적 경영 등 내용과 형식 면에선 협동조합의 운영원리를 따랐지만, 조직 형태는 임의단체였다. 협동조합 기본법(2012년)이 발효되자, 이들은 환호했다. “드디어 조직의 형태에 걸맞은 법인격을 갖추게 됐다”며 사회적협동조합으로 바꿀 준비를 했다. 부모협동어린이집 연합회 성격을 가진 ‘㈔공동육아와 공동체교육’의 정영화 부장은 “임의단체는 대표자 맘대로 금전이나 부동산 거래를 할 여지가 있는 만큼 정체성과 투명성 차원에서 안전장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2년 동안 전국 80군데 조합을 돌면서 뜻을 모았고, 사회적협동조합으로 전환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은 예상치 못한 보건복지부의 문턱에 걸려 옴짝달싹하지 못하고 있다. 사회적협동조합이 되기 위해선 각 부처에서 인가를 해줘야 하는데, 보건복지부가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보건복지부 측은 “영유아보육법상의 부모협동어린이집과 협동조합기본법상의 사회적협동조합은 엄연히 다른 조직으로, 각각의 법적 근거나 목적, 요건 등이 다르기 때문에 일괄적으로 전환할 수 없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부모협동어린이집’이기 때문에 부모만 조합원이어야 하는데, 현재 교사도 조합원으로 포함돼 있고, 어린이집 사업은 이익을 남겨 이를 악용할 소지가 있기 때문에 비영리 영역의 사회적협동조합과는 맞지 않다”고 반대 이유를

함께 놀았을 뿐인데… 어느새 마음의 병도 사라졌네요

굿네이버스 좋은마음센터 ‘심리예방사업’ 우울감 경험하는 미취학 아동 많아져 일반·문제아동 나누지 않고 그룹 치료 자존감 높이고 사회성 기르는 데 도움… 유아기 때 마음의 상처 치료할수록 좋아 12명의 아이가 선생님 양옆으로 원을 그리며 앉았다. 하지만 단 한 명이 원 한가운데 들어와 앉아버렸다. 이승수(가명·6)군이다. “우리 오늘 협동하기로 했지? 협동은 다 같이 힘을 합쳐서 재미있게 노는 거야. 그러려면 우리 모두 동그랗게 원을 그리고 앉아야 시작할 수가 있어~.” 선생님 말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승수군은 원 안팎을 넘나들며 뛰어다닌다. “빨리 들어가서 앉아” 하고 버럭 화를 내는 아이, 간곡한 눈빛을 보내는 아이, 기다리는 아이까지 친구들의 태도도 다양하다. 다른 학부모들과 함께 멀찍이서 이 모습을 바라보던 승수군의 엄마 얼굴이 잿빛으로 변했다. 드디어 원이 만들어지자 본격적인 동작치료 수업이 시작됐다. 노래에 맞춰 짤랑짤랑 소리가 나는 색깔 통을 옆으로 옮기고, 다 같이 천의 가장자리를 잡고 공을 위아래로 튕기고, 엄마와 함께 몸 구석구석 만지기 놀이도 진행됐다. 1시간 남짓 진행된 수업 동안 몇 차례나 승수군의 돌발 행동이 계속 됐다. 지난달 29일, 경기 부천시 원미구에서 3주째 진행된 굿네이버스 좋은마음센터 예방교육 프로그램 ‘행복한 병아리 교실’ 현장이다. “그래도 첫째 주, 둘째 주에 비하면 정말 많이 달라진 거예요. 처음엔 색깔 통이 소리도 나고 색깔도 예쁘니까, 옆 친구에게 안 넘기고 자기가 독차지한 애들도 있었어요. 손에 다 잡지도 못하면서 발 사이에 숨겨놓기도 하고요. 아직은 나이가 어려서 친구들이랑 같이 무언가를 하는 게

[공감, 인성교육의 시작입니다] ② 굿네이버스의 실천교육 캠페인

“오늘 마신 물 한잔, 아프리카 친구에겐 생명이었네요” 지난 8일 오전 서울 중랑구 중화동에 있는 중랑중학교 교육복지실에서 특별한 배움이 진행됐다. 굿네이버스의 중학교 나눔교육 ‘미투위(Me To We)’와 실천교육캠페인 ‘굿워터 프로젝트(Good Water Project)’다. 이 학교의 봉사동아리 ‘이삭줍기’ 학생 30여명과 함께 장장 3시간 동안 펼쳐진 교육 현장을 사진으로 만나본다. 1교시 ‘미투위(Me To We)’는 지구촌이 겪는 아픔이 나와 무관한 일이 아님을 인식시키는 공감교육이다. 나눔의 정의부터, 환경·재난 등 국제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제, 실제 생활에서 나눔이 필요한 상황 등을 배운다. 이날 교육을 맡은 김영미 굿네이버스 나눔인성교육팀 과장은 “주변을 둘러보고 그 상황을 공감시키는 교육을 통해 아이들의 인성 함양을 돕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2교시-1 ‘미투위’에서 이어지는 ‘굿워터 프로젝트(Good Water Project)’는 지구촌 물 부족 및 식수위생 문제를 알리고, 생활 속에서 물 절약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독려한다. 물 사용 습관 체크리스트 작성 결과, 낭비 성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난 여태겸(14·사진)군은 “무심코 했던 버릇이 습관이 됐다”며 “오늘 배운 걸 토대로 물 절약을 생활화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2교시-2 교육에 참가한 학생들은 물 절약 캠페인을 직접 펼쳐보며, 그들이 배운 것을 친구들에게도 알려준다. ‘양치 컵을 사용해요!’, ‘샤워시간을 줄여요!’, ‘양변기 수조에 물병을 넣어요!’ 등의 실천문구가 적힌 홍보물을 만들고 있는 학생들. 3교시-1 “안녕하세요! 우린 굿워터 캠페인입니다.” 학생들은 4개의 모둠을 구성, 각자 홍보캠페인 활동을 펼쳤다. 여태겸 군이 속한 모둠이 찾은 곳은 교무실과 생물반, 물 절약 구호를 함께 외치고, 퀴즈를 내면서

[공감, 인성교육의 시작입니다] ① “다 잘될 거야” 한마디로 친구를 지킬 수 있어요

[공감, 인성교육의 시작입니다] (1) 굿네이버스 학교 폭력 예방 캠페인 학교 폭력 중 35%가 언어폭력 형태 스마트폰 통한 SNS 대화서 특히 심해 고맙거나 미안했던 이야기 나누는 방식 ‘간지럽다’며 싫어하던 아이도 차츰 변해 긍정적인 말의 중요성 깨닫게 돼 “미친, 너 원조교제 하는 거 모를 줄 알았냐 이 XX년아.” “대박ㅋㅋ, 완전 걸레.” 또 시작이었다. 23명이 초대된 카카오톡 방, 이정주(가명·14)양에게 이번엔 지금까지 상상도 못한 공격이 들어왔다. 어이가 없어 대꾸할 말도 찾지 못한 사이, 휴대폰 메신저가 연이어 울렸다. ‘그럴 줄 알았다’ ‘대박이다’ 욕설 섞인 답변이 연이어 쏟아지면서, 이씨의 원조교제가 마치 기정사실인 양 굳어졌다. 사건의 발단이 된 곳은 엉뚱하게도 학교 급식실이었다. 새치기를 한 소위 ‘노는 친구’에게 뒤로 가라고 이야기한 게 화근이라면 화근이었다. 이양은 “처음에는 몇 번 같이 욕설을 쓰면서 대꾸도 해보고 방도 나가봤지만, 듣는 욕 강도만 더 세지고 워낙 여럿에 나 혼자라 소용이 없었다”면서 “그냥 빨리 제풀에 꺾여 그만두기만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했다. ◇언어폭력, 손끝에서 휘두르는 칼날 지난 7월 교육부가 발표한 ‘2014년 1차 학교 폭력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교 폭력 중 가장 심각한 것이 언어폭력으로 드러났다. 35%에 달하는 학교 폭력이 ‘언어폭력’ 형태였다. 경기도에 한 중학교 교장은 아이들은 욕이 폭력인지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장난으로 한 말이 다른 이에게는 상처가 되고 큰 문제가 될 수 있는 데다 신체 폭력처럼 잘 드러나지 않아 잠재된 문제가 크다”고 했다. 스마트폰은

더나은미래-메이크어위시재단이 함께하는 ‘소원찾기’ 캠페인 ② 난치병 아동 찾아 방방곡곡… 6년간 138명에게 꿈 심어주다

더나은미래·메이크어위시재단이 함께하는 소원찾기 캠페인 <2>현대차 국내영업본부 소원별 글·그림 공모전 병으로 포기한 꿈 찾아줘 백혈병 투병 12살 소녀” 공모전 통해 자신감 얻어” 현대차 영업본부 직원들 발로 뛰며 난치병 아동 발굴 헬기 섭외·공장 견학 등 아이들 찾아가 소원 이뤄줘 “거울에 비친 제 모습을 그리는 장면이에요. 머리카락을 예쁘게 그려 넣었어요. 병이 다 나아서 이 그림처럼 머리가 자라면 병실에 있는 아이들이 저를 더 이상 ‘오빠’ ‘형’이라 부르지 않겠죠?” 이한별(12)양이 등 뒤에 놓인 작품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집트에서 태어나 자란 이양은 지난해 11월, 처음 한국 땅을 밟았다. 목에 생긴 혹이 점점 커지면서 호흡이 어려워졌기 때문. 이집트 병원에 다녀봤지만 항생제만 처방할 뿐 원인을 찾지 못했다. 한국에 와서야 백혈병이란 사실을 알게 됐다. 어렵사리 골수 이식을 받았지만, 완치를 위해선 앞으로 5년간 치료를 이어가야 한다. 낯선 병원 생활 속에서 한별양은 “그림을 통해 희망을 찾았다”고 했다. 계기는 병원 게시판에 붙은 ‘소원별 글·그림 공모전’ 포스터였다. ‘소원별 글·그림 공모전’은 ‘한국메이크어위시재단(Make a Wish)’과 현대차 국내영업본부가 희귀 난치병 환아들의 글·그림을 공모해 우수 작품을 시상하는 프로젝트다. 한별양은 치료 과정 중에 틈틈이 그림을 그렸다. 캔버스 속엔 이집트로 돌아가 가족, 친구들과 함께하는 소원을 담았다. 간절함이 통한 것일까. 한별양의 그림은 제6회 공모전에서 유·초등부 그림 부문 1등(소원상)을 차지했다. “화가의 꿈을 포기해야 할지 고민했는데, 나도 할 수 있단 자신감이 생겼어요.” 한별양의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아이들의 소원, 글·그림에 담았다 지난 17일 오전

[미리 보는 사회문제… 2015년 新사각지대를 살피다]④ Ⅳ 시니어 – ‘일자리’만 찾다가 오히려 ‘설자리’ 잃는 노인들

불행한 노년의 삶, 행복해지게 만드는 방법 시니어 동아리 ‘희망나눔세상’의 재능기부처럼 사회 참여 활동으로 우울·고독 해결해야 “어느 날 그냥 우두커니 앉아 있는 나를 발견했어요. 그때부터 우울증이 오기 시작했죠.” 대기업 회계 파트에서 근무했던 양태석(60)씨는 2010년 회사를 나왔다. 33년을 일했던 회사였다. 처음엔 나름 ‘자유로움’도 느꼈다고 한다. 하지만 몇 개월 만에 무기력증에 빠졌다. 아내도 일을 하고, 애들도 바쁜데 양씨만 허송세월한다는 생각에 심한 우울증까지 앓았다. ‘뭐든 닥치는 대로 해보자’는 마음으로, 지역 복지관의 인생 설계 강의부터, 요리 강좌까지 섭렵했다. 한국방송통신대학에도 편입했다. 기업 인사 파트에서 34년을 일했던 최종영(59)씨도 재작년 퇴직의 칼날을 맞았다. 최씨는 건강부터 문제가 생겼다. “시간이 많아지니까 오히려 게을러져서 건강관리가 잘 안 되더라”며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니 가족들과 전에 없던 다툼이 생기기도 했다”고 한다. 사회와의 단절에 힘겨워하던 양씨와 최씨는 최근 은퇴 후 가장 활력 넘치는 삶을 살고 있다. 작년 8월 은퇴한 시니어들로 이뤄진 재능기부 동아리에 참여하면서부터 생긴 변화다. 사회적기업이나 영세 자영업자들에게 경영 진단이나 컨설팅을 해주는 모임이다. 최종영씨는 “일주일에 3일 이상 현장에 나가다 보니, 우울증 걸릴 시간도 없다”며 “덕분에 가족과의 시간이나 여가도 훨씬 소중해졌다”고 했다. ◇노인 빈곤 문제, 재취업이 유일한 대안인가? 지난달 31일, 서울대 행정대학원 ‘고령사회와 사회자본연구센터’가 65세 이상 노인 106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노인이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경제적 문제’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에 폐지를 주우며 생계를 잇는 노인이 180만명이 넘고, 서울의 택시 운전기사 5명 중 1명(21.6%)이 65세

[미리 보는 사회문제… 2015년 新사각지대를 살피다]③ Ⅲ 청년 – 말이 쉬운 청년 창업, 진짜 필요한 도움은

청년 스타트업 지원, 얼마나 효과 있나 지자체가 제공하는 창업 공간 평일엔 ‘썰렁’ 창업 생태계 조성·사후 지원이 더 시급 “지난해부터 창업 자금은 많이 풀린 상황이에요. 국비지원 교육 프로그램도 많고, 창업지원 관련 행사도 굉장히 자주 열려요. 사실 내가 창업하겠다는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상황이에요.”(창업 3년차 스타트업 종사자 K씨) 3~4년 전, 인디음악 밴드 서비스 관련 창업을 준비하던 이진우(가명·32)씨는 정부의 창업 지원 사업에 참여해 1년 동안 3000만원가량의 사업 개발비를 받았다. 하지만 결국 경쟁업체들에 밀려, 돈 한 푼 못 벌고 사업을 접게 됐다. 이씨는 곧이어 다른 분야에서 사업 아이템을 찾았다. 정부 지원 사업은 물론 대기업 창업 공모전·공익재단 창업경진대회에서 상금도 받고, 투자까지 받게 됐다. 이와 같은 사례는 최근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중소기업청이 주도하는 정부 창업 지원금 규모는 1조5000억가량. 청년창업사관학교, 청년 전용 창업자금, 창업기업자금(융자), 엔젤투자 매칭펀드 등 지원 사업도 다양하다. 정부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 IT 분야 청년 창업을 위해 조성한 ‘청년창업펀드’는 지난해 이미 1000억원을 넘어섰다. SK, 한화, 현대차 등 기업에서는 사회공헌 차원에서 사회적기업 창업을 지원하고 있다. 스타트업 전문 지원 기관의 K씨는 “창업을 독려하는 분위기는 반갑지만 사실상 공급 과잉 시대”라면서 “창업하려는 젊은이들이 헝그리 정신이 부족하다”고 했다. 2014년 7월 통계청 ‘고용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로 청년 기업(30세 미만 청년이 대표자인 기업)의 폐업률(25.5%)은 전체 폐업률(12.9%)보다 두 배나 높다. ◇박근혜 정부, 청년 창업 드라이브를 걸었다 대한민국

[미리 보는 사회문제… 2015년 新사각지대를 살피다]② Ⅱ 청소년 – “게임 캐릭터 레벨업 해라” 이것도 폭력?

미리 보는 사회문제… 2015년 新사각지대를 살피다 사이버 공간으로 확대된 학교 폭력 무대 채팅방에서 집단 욕설·게임 아이템 셔틀 늘어… 맞춤형 예방·체험형 공감 교육 확대돼야 “우리 반에서 A가 제일 꼴도 보기 싫어.” “맞아. 얼굴도 못생긴 게 비굴하기까지 해.” “ㅋㅋㅋ” “그렇게 당하고도 계속 학교에 다니는 것 자체가 신기하지 않아?” “진짜 X같은 게 쳐다보지나 말지.” 얼마 전, 같은 반 친구들로부터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초대받은 A군은 얼굴이 화끈거렸다. 채팅방엔 A군을 향한 험담으로 가득 차 있었다. A군의 얼굴에 외계인 사진을 합성해 올리면서, 서로 웃고 떠들기도 했다. 당황한 A군이 채팅방에서 ‘나가기’를 눌렀지만 소용없었다. 반 친구들이 끊임없이 채팅방으로 다시 초대했기 때문. 참다 못해 카카오톡을 탈퇴했지만, “다시 어플을 깔아라”라는 이들의 엄포로 A군은 지금도 집단 욕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청소년의 ‘안전’이 사이버 공간에서 위협받고 있다. 스마트폰 3500만 시대. 초·중·고등학생의 77.1%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가지고 있는 나라. 온라인·모바일 접근성이 높은 만큼 사이버 폭력에 노출될 확률도 크다. 전문가들은 “최근 학교 폭력의 무대가 급격히 사이버 공간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청소년 신(新)사회문제, 이제는 사이버 폭력이다 지난해 청소년폭력예방기관인 ‘푸른나무 청예단(이하 청예단)’이 전국 청소년 6153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학교 폭력을 경험한 학생 중 42.1%가 ‘자살을 생각했다’고 답했다. 학교 폭력의 장소 및 유형도 달라지고 있다. ‘학교 교실’에서 폭력을 당했다는 학생이 2012년 50%에서 2013년 34.6%로 무려 15.4%가 줄어든 반면, ‘사이버 폭력을 당했다’는 학생이 4.5%에서 14.2%로 3배 이상 급증했다.

[미리 보는 사회문제… 2015년 新사각지대를 살피다]① Ⅰ 아동 – 어릴 적 받은 상처… 평생토록 아물기 어려워

미리 보는 사회문제… 2015년 新사각지대를 살피다 불안정한 가정 환경에 방치된 아동들 경제 수준 낮을수록 아동의 삶의 질 지표 낮아… 건강한 성장 위해 장기적 심리 치료 지원돼야 송파 세 모녀 자살 사건, 아동 학대 사망 사건, 세월호 참사, 윤 일병 사건…. 사회문제가 곪아 터진 후 이슈가 되면, 그제서야 새로운 대책이 만들어진다. 정책의 손길이 닿지 못하는 사각지대는 끊임없이 생겨난다. 정부와 기업, NGO가 모두 2015년의 새로운 사업을 준비하는 시기를 맞아, ‘더나은미래’는 아동·청소년·청년·노인 분야의 신(新)사각지대는 무엇인지 들여다봤다. 이진호(가명·10)군의 집은 3평 남짓한 고시원이다. 부모님이 함께 운영하던 스포츠용품 사업이 부도나면서, 매일 다투던 부모님은 결국 이혼하고, 어머니는 집을 떠났다. 부도날 때 진 빚에 사채가 더해지면서 아버지의 빚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전세금을 뺀 돈으로 사채는 막고 옆 동네 고시원으로 거처는 옮겼지만, 전학 처리를 하지 않은 탓에 학교도 다니지 못했다. 아버지가 일용직을 하러 나간 사이, 온종일 동네를 걸어 다니다 떡볶이나 라면을 사먹고 들어오는 게 진호군의 일과였다. 지난해 한 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진호군을 발견했을 때, 진호군의 인지 능력은 또래보다 훨씬 떨어졌다. 영양 불균형도 심했고, 공격적인 성향도 강했다. 아버지에 대한 교육과 상담이 이뤄지고, 진호군에게는 18회 동안 그림 치료가 이뤄졌다. 진호의 치료사는 “엄마로부터 버림받았다는 생각에서 오는 좌절감이나 학교에 다닐 수 없었던 상황에 대한 분노, 아버지에 대한 두 가지 모순적인 감정들이 드러났다”며 “감정을 꺼내놓고, 조금씩 풀고 나니 시간이 쌓일수록 심리적 안정감을 찾아갔다”고 했다. 진호군은 이제 열악한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도마 위에 오른 CSV

“차라리 사회공헌 개념조차 모르던 시절, 기업이 선의로 어려운 이웃을 도왔던 ‘진심’, 그 초심으로 돌아가고 싶다.” 최근 사회공헌·CSR 10년차 실무자들 사이에선 이런 푸념이 많습니다. 바로 CSV 때문입니다. CSV(Creating Shared Value·공유가치창출)란 2011년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경영학과 교수가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발표한 개념으로, 기업이 수익 창출 이후에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 활동 자체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동시에 경제적 수익을 추구하는 것을 말합니다. 문제는 CSV가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기업의 사회적 책임)보다 업그레이드된 버전처럼 인식되면서, 국내에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일단 사내 조직 구조부터 바뀌었습니다. 지난해 CJ는 기존 CSR팀을 CSV경영실로 확대 개편한 뒤 CJ제일제당·CJ오쇼핑 등 계열사에 CSV팀을 신설했고, KT와 아모레퍼시픽도 기존 CSR팀을 CSV팀으로 교체했습니다. 유한킴벌리는 사회협력팀과 별도로 CSV사무국을 운영하고 있고, 현대차도 최근 CSV팀 신설을 고민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지난 5월 ‘CSV의 선도 기업이 되겠다’고 선언한 삼성그룹 역시 삼성경제연구소를 중심으로 관련 전략을 연구 중이라고 합니다. 이에 담당자들은 그야말로 ‘죽을 맛’입니다.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실현하는 전략 자체를 찾기 어려운 데다가, 상당수 CEO가 사회 문제 해결보다는 CSV 전략을 통한 마케팅에 더 관심이 많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당장 회사 수익에 도움이 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사업도 통과가 안 된다” “이제야 간신히 사회공헌과 CSR을 구분하고 체계를 잡았는데, CSV가 기존의 진정성과 노하우를 흔들고 있다” “CSV 때문에 현장에 꼭 필요한 기존의 좋은 사회공헌 활동들을 당장 접어야 한다”는 등 부작용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