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유일 장애인 야학 사라질 위기 지난 8일 부산진구의 ‘장애인참배움터’.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가장 먼저 눈에 띈 건 이삿짐을 담는 플라스틱 상자들이었다. 아직 정리되지 못한 상자들은 천장에 닿을 듯 높게 쌓였고, 서랍장과 책장은 검은 천으로 덮였다. 실내 공간 한복판을 차지한 화이트보드와 책걸상만이 제자리인 것처럼 정돈돼 있었다. 참배움터는 부산에 하나밖에 없는 장애인 야간 학교다. 성인 장애인들에게 검정고시나 한글 등을 교육한다. “이사 온 지 얼마 안 돼서 어수선한데….” 유재윤 사무국장이 머쓱해하며 말했다. 그는 “작년까지만 해도 50명이 넘는 학생들이 이곳에서 공부했는데, 코로나 이후 재정 지원이 끊기면서 공간 유지조차 어렵다”고 했다. 부산 유일의 장애인 야학인 장애인참배움터가 사라질 위기다. 작년까지만 해도 100평이 넘는 공간에 있었던 학교는 지난 8월 쫓기듯 현재 30평 남짓한 사무실로 이사 왔다. 매달 빠져나가는 임차료부터 줄이기 위해서였다. 상근 교사들은 9개월째 월급을 못 받고 있다. 일부 교사는 부업으로 식당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다른 직장을 찾아 떠난 사람도 있다. 야학을 찾던 학생들도 뿔뿔이 흩어졌다. 참배움터의 재정이 급격히 악화한 건 지난 3월부터다. 코로나가 확산하기 시작하면서 수업도 중단된 그 시기다. 장애인 야학은 매년 각 시·도교육청에서 지급되는 보조금으로 운영되는데, 수업을 열지 않으면 보조금을 어디에도 쓸 수 없게 된다. 현행 보조금 관리에 의한 법률에 따르면, ‘장애인평생교육시설’로 등록되지 않은 장애인 야학은 단순 기관 운영비 명목으로 보조금을 지원받을 수 없다. 유재윤 사무국장은 “지난 몇 년간 모아 뒀던 후원금과 교사들의 사비로 9개월을